“하지만 넌 랑목 왕자이니 다들 네 신분을 알고 있는데 어떻게 널 참가시키겠느냐?”“네가 신분을 바꿔 참가해서 발각된다면 사람들은 내가 나쁜 마음을 먹었다고 할 것이다.”랑목은 그 말을 듣고 미간을 팍 구겼다. 그는 살짝 화가 난 듯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쳤다.“그러면 어떡하오? 난 아무 데도 쓸모가 없다는 말이오?”우유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랑목 왕자의 방법이 통할지도 모른다.”“시합에 참여하려는 사람은 분명 아주 많을 것이다. 그만큼 경기도 많겠지. 황제와 황후가 모든 시합을 다 관람하지는 않을 것이다.”“그들이 보지 않을 때 랑목이 나가면 되지 않겠느냐?”“게다가 우리는 목적성 있게 랑목이 비교적 강한 사람들을 상대하게 하여 그들을 막을 수 있다. 그렇게 하면 시간과 힘을 낭비하지 않을 수 있다.”그 말을 들은 랑목은 흥분하며 탁자를 내리쳤다.“좋은 방법이군. 그렇게 하는 게 좋겠소, 누이!”낙청연은 잠깐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좋다.”그녀의 승낙이 떨어지자 랑목은 매우 기뻐했다.그가 말했다.“내가 나갈 수 있다면 주락도 가능하겠지. 다들 함께한다면 우리를 막을 자들은 없을 것이오!”“이번에 난 반드시 누이를 위해 대제사장의 자리를 가져올 것이오!”랑목은 매우 흥분했다.그 뒤로 한동안 다들 무척 바쁘게 지냈다.그들은 이번에 대제사장의 자리를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큰 사람들을 기록하기 위해, 각 주루와 찻집에서 수소문하며 몰래 상대를 조사하고 상대의 실력을 파악했다.낙청연은 매일 그 책자들을 반복적으로 보며 그 내용을 마음에 새겼다.낙청연은 많은 이들의 신분이 명확하지 않고, 실력도 파악하기 어려운 신비한 사람이라는 걸 발견했다.낙청연은 그들을 하나하나 열거한 뒤 구십칠에게 명부를 넘겼다.“이자들을 조사해보거라.”“내 추측이 맞다면 아마 천궁도일 것이다.”구십칠은 화들짝 놀라더니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그렇게 시간은 하루하루 흘렀고 더욱더 많은 천궁도 사람이 도성
장궤는 그 광경을 보고 바짝 긴장했다.“낙 낭자, 내려오지 말았어야 했소.”“낭자의 일행은 아침 일찍 나가서 지금 아무도 없소.”“낭자는 여인이니...”괴롭힘을 당할지도 몰랐다!곧바로 한 사내가 팔을 뻗어 장궤를 밀쳤다.“당신이랑 뭔 상관이오? 비키시오!”장궤는 탁자에 부딪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낙청연은 그들을 차갑게 쏘아봤다.“뭘 원하는 것이오?”낙청연을 에워싼 사내들은 음흉한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보며 사악하게 웃었다.“당연히 이 객잔에서 낭자와 함께 지내려고 그러지.”“이 도성의 객잔이 전부 찼는데 기회를 주겠소?”말은 그렇게 했지만 낙청연은 그들이 단지 객잔에 머물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발견했다.“안 되오.”“이 객잔은 내가 대절했소. 당신들은 다른 곳을 알아보든지 성 밖에서 지내든지 하시오.”낙청연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히 거절했다.사내들은 안색이 삽시에 달라지더니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한 사내가 손을 들어 낙청연의 어깨를 잡고 바짝 다가가며 위협했다.“낭자, 고생을 찾아서 할 필요는 없소.”낙청연은 단숨에 산의 손목을 잡고 비틀었고 그 사내는 바닥에 쓰러졌다.다른 이들은 대경실색하더니 이내 버럭 화를 냈다.“뻔뻔한 여인이군!”그들이 손을 쓰려고 했는데 낙청연이 발을 들어 그중 한 명을 걷어차며 화를 냈다.“지금 당장 꺼지지 않는다면 봐주지 않겠소!”낙청연이 그들을 공격하려고 할 때, 흰옷을 입은 사내 한 명이 툭 튀어나와 사내들을 객잔 밖으로 걷어차 버렸다.그 사내들이 바닥에서 일어나 공격하려고 하자 흰옷을 입은 사내의 곁에 있던 호위들이 그들을 길거리에 눌러놓고 심하게 때렸다.결국 그 사내들은 감히 고개 한 번 돌리지 못하고 부리나케 도망쳤다.이때 낙청연은 흰옷을 입은 사내를 훑어봤다. 용모가 준수하고 실력도 꽤 강한 듯했다.특히 그의 곁에 있는 호위들도 약하지 않았고 보통 사람은 아닌 듯했다.“도와줘서 고맙소.”낙청연은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했고 사내는 웃으며 말했다.“별
부소가 약병 두 개를 들고 문밖에 서 있었다.“실례했소. 이것은 낭자에게 주는 답례요.”“오늘 낭자의 움직임을 보니 기운이 조금 부족하고 걸음도 살짝 느렸소. 내상이 있는 듯한데 이 약은 내상을 치료하는 좋은 약이오.”“믿지 못하겠다면 쓰지 않아도 상관없소.”낙청연은 살짝 놀랐다.약병을 열어 냄새를 맡아본 순간,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증원단(增元丹)!이것은 보기 드문 진귀한 약이었는데 그것을 아무렇게나 남에게 선물하다니, 게다가 두 병이었다.낙청연은 그것을 돌려줬다.“한 게 없으니 받지 않겠소.”“당신들은 객잔에서 머물며 장궤에게 돈을 주니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오. 그러니 내게 이렇게 귀한 선물을 줄 필요는 없소.”부소는 살짝 놀라더니 이내 약병을 거두어들이며 미안한 듯 웃어 보였다.“내가 당돌했소.”“이 약은 내가 자주 쓰는 것이오. 낭자는 용모도 아름답고 마음씨도 고운데 밖에 있다 보니 내어줄 것이 없어 이것으로 감사의 뜻을 표하러 한 것이오.”“그런데 선물이 너무 귀하여 낭자를 놀라게 할 줄은 몰랐소.”“그렇다면 낭자에게 저녁을 대접하겠소.”낙청연은 거절했다.“괜찮소, 부 공자.”“오늘 일은 마음에 두지 않아도 괜찮소.”부소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알겠소.”“낙 낭자는 방해받는 걸 싫어하는 모양이오.”낙청연이 방문을 나서 문을 닫으려는데 부소가 궁금한 듯 물었다.“낭자, 혹시 외출하려는 것이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부소는 접부채로 밖을 가리켰다.“오늘 시비를 걸었던 놈들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소.”“복수할 기회를 찾는 것 같소.”“낭자 혼자 외출한다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나와 함께 가는 건 어떻겠소?”낙청연은 살짝 놀랐다.“괜찮소.”“알려줘서 고맙소, 부 공자.”떠나려던 낙청연은 걸음을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부소를 바라봤다.“부 공자는 걸을 때 발자국이 하나는 깊고 하나는 얕더군. 그리고 공격할 때도 기운이 흐트러지는 걸 보니 내상 때문에 아파서 그런 것 같던데, 증원단은 공자의 내상
곧이어 그 사내들은 낙청연을 공격하려 했다.하지만 바로 그때 장군 저택의 문이 벌컥 열리며 호위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사내들은 깜짝 놀라더니 겁을 먹고 황급히 도망치려 했다.그러나 호위들이 그들을 겹겹이 에워쌌다.이내 침서가 안에서 걸어 나왔다. 그는 안색이 한없이 흐렸고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그 기세에 사내들은 겁을 먹었다.“감히 나 침서의 저택 앞에서 내 사람을 잡으려 하다니, 너희는 죽음이 전혀 두렵지 않은 모양이구나.”침서의 음산한 어조에 사내들은 순간 모골이 송연했다.“뭐라고? 침서라고?”“침서가 누구지?”고개를 든 그들은 장군 저택이라는 걸 발견하고는 다리가 풀렸다.이 거리가 이토록 조용하고 문밖에 사람이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이곳이 바로 미친 염라대왕이라고 불리는 침서의 구역이었기 때문이다!그들은 곧바로 무릎을 꿇었다.“장군, 살려주십시오! 제발 살려주십시오!”“이곳이 장군 저택인 줄 몰랐습니다. 장군, 살려주십시오.”침서는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끌고 가서 죽이거라!”낙청연이 그를 막았다.“잠깐만요.”그녀는 바닥에 꿇어앉은 사내들을 보며 말했다.“조금 전에 누군가 돈을 줘서 시합하러 온 것이라고 했지?”그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 저희에게 인당 20냥을 주었습니다!”그 말에 낙청연은 미간을 구겼다.“그렇게 적다고?”“그런데 이곳에 온 것이냐?”그들은 이내 시선을 주고받으며 손가락 두 개를 내밀었다.“20냥이면 적은 건 아닙니다.”낙청연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그러면 이번 시합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이냐?”“겨우 20냥에 목숨을 건 걸었다고?”그 말에 그들은 겁을 먹고 안색이 창백해졌다.“목숨이 위험하다니요?”“기권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저 상대방의 체력을 고갈시키면 된다고 했습니다.”“이기지 못하겠으면 패배를 인정하면 되는데 왜 목숨이 위험하단 말입니까?”그 말을 듣는 순간, 낙청연은 황후의 계획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황후가 이
”그러면 얼른 꺼지거라!”침서의 허락이 떨어지자 그들은 부리나케 도망쳤다.그들이 감히 도성 밖으로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고 침서는 두 사람을 보내 몰래 그들을 감시하게 했다.물론 감시당하고 있다는 걸 그들이 알 수 있게 했고 시시각각 그들이 목숨을 위협했다.침서는 낙청연을 바라봤다.“장군 저택에 와서 날 찾다니, 오늘은 총명하구나.”“내가 너에게 아무런 쓸모도 없는 건 아니구나.”낙청연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당신은 줄곧 큰 쓸모가 있었습니다. 미친 염라라는 별명만으로도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우리 낙요는 참으로 똑똑하구나.”침서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눈동자는 한없이 부드러웠다.침서는 대부분의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려 했다. 그는 낙요가 스스로 해결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낙요의 강한 성격을 생각하면 쉽게 그의 도움을 원하려 하지 않을 것이었다.오늘 낙청연이 자발적으로 그를 찾아왔기에 침서는 무척 기뻤다. 그는 처음으로 낙청연이 그를 필요로 한다는 걸 느꼈다.그 사내들은 그곳을 떠난 뒤 곧바로 객잔의 찻집으로 달려갔고 몰래 시합에 참여하려는 사람들을 찾아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가짜 소문을 퍼뜨려 상대에게 겁을 줬다.“당신도 돈을 받고 시합에 참여하러 온 것이오? 휴, 당신도 속았군!”“우리가 체력을 소모해야 할 사람이 누군지 아시오? 바로 미친 염라대왕 침서요!”“그가 나선다면 우리에게 그의 체력을 소모할 기회가 있겠소?”“바로 우리 목이 떨어지겠지!”그 말을 들은 상대는 대경실색했다.“우리에게 상대가 침서라는 건 알려주지 않았소!”사내는 고개를 저으며 탄식했다.“나도 방금 안 것이오. 생각해 보시오. 침서가 아니라면 이렇게 많은 사람을 찾아 그의 체력을 소모할 필요가 있겠소?”“상대하기 어려우니 그의 체력을 소모하려는 것이오.”“우리 모두 이용당한 것이오!”“겨우 20냥에 목숨을 걸 필요는 없소!”“난 도망칠 생각이오. 일찍 도망치면 안전하겠지. 어차피 돈을
”부 공자?”낙청연이 그를 부르자 상대는 살짝 놀라며 곧바로 몸을 돌렸다.“낙 낭자, 외출했었소?”낙청연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 있소?”부소는 웃으며 말했다.“낙 낭자에게 감사드리러 온 것이오.”“저번에 낭자가 가르쳐준 뒤 즉시 자운근을 사서 써봤는데 효과가 아주 좋았소.”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효과가 있다면 잘된 일이지.”“그렇소.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직접 낭자에게 감사 인사를 하러 왔소.”“그런데 요즘 바쁜 것 같던데 혹시 대제사장 시합 때문에 그러시오?”낙청연은 그 말을 듣고 흠칫했다. 부소를 보니 일부러 그녀를 떠보는 것 같았다.낙청연은 바로 인정하지 않고 반문했다.“부 공자는 시합에 참여하기 위해 도성에 온 것이오?”“최근 도성에 온 자들은 전부 시합을 위해 온 것이던데.”부소는 살짝 놀랐지만 부인하지 않고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소.”“하지만 난 시합에서 낭자의 상대가 되고 싶지 않소.”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덤덤히 웃었다.“비무장에서 만난다면 난 봐주지 않을 것이오.”-그렇게 또 며칠이 지났고 드디어 공지가 나왔다.이번 무술 시합에 관한 규칙이었다.연무대는 하나뿐이고 공격과 수비의 방식으로 비무가 진행된다. 매일 수비 시간이 가장 긴 사람이 진급할 수 있으며 매일 최대 세 명이 진급할 수 있었다.그러니까 수비 시간이 가장 긴 세 명이 진급할 수 있었다.그리고 연무대에 오르는 방식은 명부에 등재된 순서에 따라서였다.그날 거리에 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자리가 여러 개 생겼다.이름만 등록하고 신분이나 배경은 적을 필요 없었다.대제사장을 선발하는 것치고는 아주 경솔한 행위였다.하지만 이미 규칙이 정해졌기에 낙청연도 반대할 권리는 없었다.시합은 시작되고 나서 오랜 시간 지속될 것이었다. 명부에 적힌 사람들이 전부 다 시합을 마쳐야 두 번째 시합이 시작될 수 있었다.그리고 매일 진급한 사람들끼리 또 한 번 비무를 해야 했다.그렇게 마지막에 스무 명이 남게 된다.무공 시합이
삼십여 명이 연무대에 올랐지만 반 시진 이상 버티는 사람이 없었다.낙청연 차례가 됐을 때는 정오였다.낙청연은 훌쩍 뛰어 연무대 위로 올라갔고 매서운 움직임으로 속전속결 하여 시합에서 이겼다.곧이어 진짜 시합이 시작되었다.낙청연 뒤에 올라온 사람들은 실력이 약하지 않았다.낙청연은 감히 게으름을 부릴 수 없었다. 그녀는 재빠르게, 또 매섭게 공격을 퍼부었다. 그런데도 상대와 향이 반쯤 타들어 갈 만한 시간이 지나서야 시합을 끝낼 수 있었다.처음에는 피곤하지 않았다.하지만 이어서 나온 사람들은 점점 더 강했다.열 명이 넘어가자 낙청연은 강한 피로감을 느꼈다.하지만 연무대 위에서는 잠시라도 쉴 수 없었고 숨 돌릴 틈마저 없었다. 다음 상대가 연무대 위로 올라왔다.이번에 올라온 사람은 건장한 체격에 낙청연보다 몸이 두 배는 더 넓었다.그가 주먹을 뻗자 날카로운 권풍에 낙청연은 뺨이 따끔할 정도였다.낙청연은 몸을 비켜 공격을 피했다.그런데 상대의 속도는 전혀 줄지 않았고 오히려 신속히 낙청연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복부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낙청연은 두 팔로 막으려 했지만 상대방의 강한 힘을 막지는 못했다.결국 낙청연은 주먹을 맞고 날아갔고 바닥에 세게 부딪혔다.“청연!”우유는 긴장 때문에 손바닥에서 땀이 났다.상대가 다시 한번 공격하려 할 때, 낙청연이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고 훌쩍 뛰어올라 두 다리로 상대방의 가슴팍을 힘껏 걷어찼다.상대방은 팔을 들어서 막아냈고 낙청연은 몸을 빙 돌려 다리로 사내의 목을 조른 뒤 뒤로 확 끌었다.사내는 그 힘을 못 이겨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낙청연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재빨리 일어나 주먹을 뻗었고 사내는 그 주먹을 맞고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오직 사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때를 틈타 계속해 공격했다.낙청연의 주먹에서 피가 흘렀고 사내는 완전히 기절해 버렸다. 낙청연은 그제야 몸을 지탱하며 힘들게 일어섰다.배를 문지르니 살살 아팠다.하지만 쉴 기회도 없이 다음 사람이 올라왔다.아래에서 구경하는
구십칠의 표정은 무거웠다. “아직은 적어도 한 시진은 더 버텨야 합니다. 그래야 인원수로 하든, 시간으로 하든, 모두 안정권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한 명 또 한 명의 적수들이 등장했다.낙청연의 체력은 점점 떨어졌고, 연달아 여러 곳에 상처를 입었다.한차례 겨루기를 끝낸 후, 피 비린 단내가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지만, 낙청연은 억눌렀다.꽉 움켜쥔 주먹은 걷잡을 수 없이 떨렸고,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다.연무대 아래서 의논 소리가 들렸다.“이 여인은 정말 대단합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버티다니, 오늘 진급한 세 사람 명단에 분명 이 여인의 이름이 있을 겁니다!”“확실히 실력이 대단합니다. 이 여인을 만난 그 사람들은 정말 재수가 없습니다.”“다행히 내 이름은 내일로 정해졌습니다.”구십칠 등 사람들은 이미 초조하고 불안했다.우유가 걱정하며 말했다. “이제 겨우 1차전인데 이렇게 어려우면, 다음 경기는 더욱더 어려울 것입니다.”구십칠은 시간과 인원수를 계산하더니, 긴장한 표정으로 낙청연의 상태를 살펴보았다.연무대에서 낙청연이 또 한 번 적수를 이기자, 사람들은 환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구십칠은 약간 시름을 놓으며 말했다. “한 명만 더, 한 명만 더 이기면, 무조건 진급합니다!”낙청연은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구십칠과 그들을 바라보았다.구십칠이 손가락 하나를 세우고, 입 모양으로 그녀와 말하고 있었다. “딱 한 명만 더 이기십시오!”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이 마지막 경기만 치르면, 드디어 쉴 수 있다.낙청연은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마지막일수록 실수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체력도 이미 한계에 이르렀지만, 마지막, 이 시합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지면 안 된다!그녀는 투지를 불태웠다.“다음, 부소!”함성이 울려 퍼지는 그 순간, 낙청연은 흠칫 놀랐다.부소?다음 상대는 부소라고?낙청연의 마음은 쿵 내려앉았다. 비록 부소와 맞붙어 싸워본 적은 없지만, 낙청연은 왠지 이 사람의 실력이 매우 강하다는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