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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1화

낙청연은 날 선 눈빛으로 산명 대사를 쳐다보며 그의 멱살을 잡았다.

“보았습니까? 당신 배후의 사람이 절 모함하라고 시켰어도 당신을 살려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감히 자신을 해치려 하다니? 그렇다면 배후가 누군지 반드시 알아내야 했다.

으스러진 검은 벌레를 본 산명 대사는 심장이 철렁했지만 결연한 기색을 드러내며 대꾸했다.

“당신에게 잡혔다고 한들 제 처지가 나아질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말을 마친 그는 입 안에 넣어뒀던 독을 먹고 죽으려고 했고, 그 순간 낙청연은 서늘하게 눈빛을 빛냈다.

그가 독을 마시고 자결하려는 것을 눈치챈 낙청연은 그를 세게 때렸고 그로 인해 산명 대사는 얼굴이 삐뚤어지고 치아가 두 개 빠졌으며 독약도 빠져나왔다.

부진환은 그 장면에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저리도 민첩하게 반응하다니, 평범한 대갓집 규슈 같지 않았디.

대체 모함을 당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고의로 이 기회를 빌려 자신의 믿음을 사려는 건지 구별이 가지 않았다.

낙청연은 노끈으로 산명 대사를 묶으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죽을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얌전히 협력할 생각이 없는 걸 보니 고생을 좀 해봐야겠군요.”

그녀는 산명 대사를 밀면서 밖으로 나갔고 부진환의 앞에 선 채로 그를 차갑게 노려보며 말했다.

“이 사람은 제가 잡았으니 제가 심문할 겁니다. 왕야께서는 간섭하지 마시지요!”

부진환을 보자 또 가슴이 아팠다.

그녀는 그를 구한 게 후회됐다.

눈앞의 남자는 그녀를 끝도 없이 의심하는데, 자신은 왜 그를 구한 것일까?

“그리고 이 일이 끝나고 제 결백이 증명되면 수세를 써주세요.”

낙청연의 결연하면서도 냉담한 말이 부진환의 마음속에 강렬히 내리꽂혔다.

부진환은 놀랍기도 하고 또 우습기도 했다.

애당초 낙월영을 대신해 죽기 살기로 섭정왕부로 시집온 것은 낙청연이었고 그에게 약을 써서 아이부터 가지려고 한 것도 낙청연이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수세를 써달라고 하는 것도 그녀였다.

설마 이것도 밀고 당기려는 수작인 건가 싶었다.

부진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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