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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낙청연은 미간이 떨렸다.

그녀는 산명 대사를 집어 들어 그를 바닥으로 엎어뜨렸고, 예리한 화살은 마차의 차 벽을 뚫었다.

부진환은 심장이 조여오면서 긴장됐고 급히 차 문을 열어 안을 확인했다.

그의 시선은 먼저 낙청연에게로 향했고 낙청연이 고개를 드는 순간 그는 산명 대사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그들이 살아있음을 확인한 그는 곧바로 고개를 돌리더니 채찍을 휘두르며 말의 속도를 높였다.

“잘 앉아있거라!”

채찍이 말의 엉덩이를 때리는 순간, 말은 우는 소리를 내면서 다리를 움직여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낙청연은 덜컹거리는 마차 안에서 거의 날아오르다시피 했고 산명 대사 역시 자신의 몸을 통제하지 못하고 마차 안에서 이리저리 굴렀다.

쉬쉬쉭—

날카로운 화살들이 그들이 앉은 마차 위로 쏟아져 내렸다. 낙청연은 자세를 바로 하려고 애를 쓰는 동시에 산명 대사를 붙잡고 이리저리 피했다.

만약 산명 대사가 죽는다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가 더 어려웠다.

“세상에, 어지러워 죽겠네. 그냥 날 죽여!”

산명 대사는 덜컹거리는 걸 참지 못했고 당장이라도 토할 듯한 얼굴이었다.

“그렇게 쉽게 죽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시지요!”

낙청연은 그를 바닥에 쓰러뜨리더니 자신의 체중을 이용해 그를 위에서 아래로 눌렀고 그 바람에 산명 대사는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마차는 미친 듯이 달리고 있었지만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화살은 점점 더 많아졌고, 마차에는 수없이 많은 구멍이 생겨 그곳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마차는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다.

그 점을 부진환에게 알리려 발을 걷는 순간, 낙청연은 놀랍게도 부진환이 수도로 향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는 점점 더 외진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왕야, 어디로 가시려는 것입니까?”

낙청연이 다급히 물었다.

앞에 뜸직하게 앉아있던 부진환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온몸에서 날카로운 기세를 내뿜고 있었는데 낙청연은 이상하게 그 모습에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그 생각이 머리를 스치는 순간 낙청연은 곧바로 그 생각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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