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를 돌린 벙어리는 그 모습을 보고 곧바로 그녀의 곁에 쭈그리고 앉아 다급히 부축했다.낙청연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았고 안색이 전보다 더욱 창백해졌다.“난 괜찮소.”낙청연은 시선을 들어 허공에 떠 있는 우단봉을 보았다, 그녀의 혼백이 드디어 완전해졌다.그녀의 창백한 얼굴 위로 미소가 걸렸다. 우단봉은 거만하게, 또 득의양양하게 웃었다.“내가 드디어... 자유로워졌어! 하하하하...”우단봉이 크게 웃자 숲속에 광풍이 불었다.벙어리는 다급히 팔을 들어 낙청연을 위해 흩날리는 흙먼지와 낙엽을 막아줬다.-동운수는 피를 왈칵 토하며 눈앞이 까매져 까무룩 쓰러졌다.“어머니!”우향은 대경실색하며 즉시 달려들었다.“어머니! 어머니! 왜 그러십니까?”한참을 불렀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깨어나지 않았다.우향은 화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낙청연, 이 천한 것이!”“두고 보자!”-한참 뒤에야 우단봉은 평정을 되찾았고 숲속의 바람도 잠잠해졌다.옆에 있던 도명은 그제야 천천히 다가갔다.제설미는 여전히 충격받은 상태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조금 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낙청연은 천천히 몸을 일으킨 뒤 나침반을 거두었다. 그녀는 기운이 넘치는 우단봉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끌어당겼다.“임무는 완성했다.”그 말을 들은 도명의 눈동자에 빛이 번뜩였다.그는 곧바로 검을 뽑아 들고 제설미를 찔렀다.너무 빨라 미처 막을 새가 없었다.사람들은 전부 깜짝 놀랐고 제설미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고개 숙여 피가 묻은 칼날을 바라봤다. 그녀가 입을 뻐끔거리자 피가 왈칵 쏟아졌다.제설미는 눈조차 감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 간절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봤다.꼭 도명을 죽여달라고 애원하는 것만 같았다.낙청연은 도명을 바라봤다.“지금 뭐 하는 짓이오?”도명은 칼을 뽑으며 웃었다.“임무를 완수했으니 보물이 이제 곧 손에 들어오겠지. 그렇다면 다른 사람을 남겨도 소용없
우향은 차가운 목소리로 이를 갈며 말했다.낙청연은 우유를 바라봤다. 며칠 사이 우유는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당신이 우유를 잡아 날 이곳으로 유인한 것이오?”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우향을 바라봤다.“하지만 당신에게는 우유를 궁에서 빼돌릴 능력이 없을 텐데.”“온심동이 한 짓이오?”“온심동이랑 무슨 거래를 한 것이오?”우향은 차갑게 웃었다.“알고 싶소?”“알고 싶으면 무릎 꿇고 애원하시오.”“내게 애원하면 알려주겠소. 누가 우유를 잡은 건지, 누가 나랑 협력하여 당신을 이곳 귀도로 유인한 건지.”낙청연은 우향의 건방진 태도에 참지 못하고 코웃음 쳤다. 그녀는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동운수는 오지 않았소?”“설마 조금 전 나와 싸웠던 이가 그녀였소?”낙청연의 어투에서 느껴지는 조롱에 우향은 더욱더 화가 났고 또 내심 놀랐다. 낙청연은 이미 그녀의 어머니가 누군지 알고 있었다.“천한 것!”우향은 우유의 목을 조르며 낙청연을 위협했다.“무릎 꿇지 않을 것이오?”“낙청연, 당신에게 기회는 이번 한 번뿐이오!”“얌전히 무릎 꿇고 항복하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이자의 목을 부러뜨릴 것이오!”말하면서 우향은 손에 힘을 꽉 주었다.우유는 그 때문에 숨이 막혔고 이마에 핏줄이 섰다.낙청연은 평온한 얼굴로 차갑게 바라봤다.바로 그때, 허공에 떠 있던 우단봉이 맹렬히 돌진하여 우향의 몸을 꿰뚫고 지났다.그 순간, 우향은 오장육부 모두 충격을 받고 멀리 날아가 바닥에 거세게 부딪혀 피를 왈칵 토했다.우향이 데려온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그들은 누가 손을 쓴 건지 제대로 보지 못했다.그들은 곧바로 낙청연 일행을 향해 덤벼들였고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었다.우단봉은 사실 그들을 직접 해결할 수 있었지만 낙청연이 그녀에게 눈치를 줬고 우단봉은 그녀의 뜻을 이해했다.“구십칠, 아토, 뒤로 물러서시오!”낙청연이 다급히 외쳤고 두 사람은 곧바로 뒤로 물러섰다.그 순간 음산한 바람이 불어왔고 보이지 않는 힘이
“뭘 급해하는 것이냐? 그렇게 오랜 시간을 기다렸는데 겨우 이때를 못 참는 것이냐?”그 말을 듣고서야 우단봉은 멈췄다.낙청연은 다가가 우향을 붙잡았다.낙청연은 구십칠더러 우향을 묶게 했고 아주 단단히 묶은 뒤에야 우향을 깨웠다.우향은 정신을 차린 뒤 눈을 부릅뜨고 낙청연을 노려봤다.“감히 날 잡은 것이오? 당신은 죽기를 기다리시오!”낙청연은 그녀의 앞에 앉더니 냉소를 흘렸다.“그러게나 말이오. 누가 감히 귀도의 아가씨를 건드리겠소?”“하지만 아쉽게도 귀도는 당신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훔쳐서 빼앗아 온 것이오. 원래 그들의 것이 아니지. 그러니 당연히 당신의 것도 아니오.”“이제 주인에게 돌려줄 때가 됐소.”우향은 분노에 찬 눈빛으로 낙청연을 쏘아봤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오? 이 귀도는 처음부터 나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것이었소!”그 말에 낙청연은 의아해졌다.“동운수가 진실을 얘기하지 않은 모양이군.”“하긴, 그렇게 떳떳하지 못한 일을 어떻게 자기 딸에게 얘기할 수 있겠소?”“이 귀도는 그들이 아주 비열한 수단으로 빼앗은 것이오!”“아마 당신은 당신이 마주하고 있는 적이 누군지도 모르겠지. 그렇지 않으면 혼자서 산에서 내려왔을 리가 없지.”동운수는 아주 심하게 다쳐서 우향이 산에서 내려가는 걸 막지 못한 듯했다.우향은 낙청연의 말을 한마디도 믿지 않았다.그녀는 버럭 화를 내며 입을 열었다.“대체 뭘 하려는 것이오? 죽이려면 죽이시오! 난 귀신이 되어서도 절대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오!”그녀는 반드시 자신의 아이와 두풍진을 위해 복수할 것이다!낙청연은 그녀를 바닥에서 일으켰다.“당신은 날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야 하오.”“어떤 원한은 당신의 어머니와 대면으로 해결해야 하오.”우향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꿈 깨시오! 지금 당장 날 죽인다고 해도 난 당신들을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지 않을 것이오!”그들을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는 건 늑대를 집안에 들이는 것과 다름없었다.죽어도 굴복하지 않으려는 우향의 모습에 낙청연은
우향은 단호히 부인했다.낙청연은 오히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일어섰다.“이자를 데리고 절로 향할 것이다!”그들은 줄곧 남쪽으로 향했고 우향은 가는 길 내내 저항했다. 하지만 구십칠과 벙어리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탈출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그렇게 오래도록 걷다가 동이 트기 시작해서야 그들은 겨우 그 허름한 절에 도착했다.허름한 절에는 부서진 불상이 쓰러져 있었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인 듯했다.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바닥에 발자국이 있었다.낙청연은 이곳이라고 더더욱 확신할 수 있었다.우향은 낙청연이 혹시라도 기관을 찾을까 봐 긴장한 얼굴로 낙청연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하지만 낙청연도 똑같이 우향의 반응을 살피고 있었다. 낙청연은 우향을 시험하기 위해 이곳저곳 살펴봤는데 그럴 때마다 우향의 반응이 달랐다.그러다 낙청연은 벽 한쪽을 선택해 기관을 찾기 시작했다.철컥.기관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바닥에서 갑자기 암문이 열렸다.낙청연이 암문을 열어 보니 아래에 문이 하나 있었고 그곳에도 기관 자물쇠가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낙청연에게 식은 죽 먹기였다.그 문을 연 뒤 낙청연은 횃불로 안을 비춰 보았는데 아래에는 긴 계단이 있었다.“제가 먼저 가보겠습니다!”구십칠이 먼저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낙청연과 벙어리가 그의 뒤를 바짝 따르며 우향을 끌고 내려왔고 우유가 제일 뒤에 섰다.긴 계단을 내려가니 앞에 통로가 하나 보였다.공간은 아주 협소했고 손본 적 없는지 벽면이 울퉁불퉁했다.그곳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위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사람들은 깜짝 놀라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암문의 틈을 통해 빛이 들어왔는데 누군가의 모습이 언뜻 보였다.낙청연은 그 인기척을 듣고 심장이 철렁했다.복맹이었다!이곳까지 쫓아오다니, 복맹은 정말 끈질겼다.어둠 속에서 우단봉의 목소리가 들렸다.“저자는 날 찾아온 것이다. 먼저 가거라. 내가 붙잡아 두겠다.”곧이어 낙청연은 일행을 불러 부랴부랴 앞
인파 속에서 기세등등한 그녀가 걸어 나왔다.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녀는 낙청연이 우단봉의 기억에서 봤던 그 여인이었다.동운수!우향은 저항하며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동운수를 바라봤다.“어머니... 저 때문입니다. 저 때문에 이자들이 산을 올랐습니다.”만약 허름한 절에 비밀통로가 있다는 걸 낙청연에게 들키지 않았더라면 낙청연 일행은 이렇게 쉽게 산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다.동운수는 심장이 미어졌다. 그녀는 낙청연을 노려보았다.“내 딸을 놓아주거라! 그렇지 않으면 아주 참혹히 죽여주겠다!”“누가 참혹히 죽을지는 모르는 일이지.”그 말에 동운수는 심장이 철렁했고 안색이 매우 안 좋아졌다.긴장한 모습이 조금 티가 났지만 그래도 꽤 잘 숨긴 편이었다.그녀는 침착하게 낙청연을 바라보며 말했다.“귀도를 찾은 건 귀도의 보물을 찾기 위해서겠지.”“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내가 먼저 약속을 지키마.”동운수는 바짝 긴장해서 자꾸만 주위를 둘러보며 우단봉을 찾았다.“난 용삼이 필요하오!”낙청연이 직설적으로 말했다.벙어리는 다급히 구십칠의 팔을 잡아당겼고 정신을 차린 구십칠이 황급히 입을 열었다.“그리고 불전연도!”“있는 만큼 다 내놓으시오!”이틀 전 밤에 벙어리가 그를 찾아 단둘이 얘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낙청연은 벙어리를 위해 용삼을 얻을 생각이었지만 낙청연 본인은 불전연이 매우 필요했다.지금 우향은 그들의 손에 있으니 그 어떤 약재라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니 용삼과 불전연 모두 얻어야 했다!동운수는 그 말을 듣고 눈썹을 치켜올렸다.“겨우 그 두 가지뿐이냐?”“내 딸을 놓아주면 약재를 주겠다.”낙청연은 웃으면서 우향의 목을 졸랐다.“약재를 주면 사람을 풀어주겠소.”동운수는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지만 사람을 시켜 약재를 가져오게 했다.양측은 그렇게 그곳에서 대치했다.약재를 가지러 간 사람이 돌아왔는데 그가 상자를 열자 안에는 용삼밖에 없었다.“성주님, 불전연이 없습니다!”그 말에 동운수는 눈살을 찌푸렸다.“없다니? 내가
바로 그때, 우향이 기회를 틈타 낙청연에게서 벗어났다.동운수는 차가운 시선으로 그들을 보았다.“여기까지 왔으니 얌전히 죽어!”바로 그때, 대들보 위에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한 줄로 서서 활을 들고 그들을 겨누었다.날카로운 화살촉에서 섬뜩한 빛이 번뜩였다.낙청연은 입꼬리를 당기며 차갑게 웃었다.“미리 준비했나 보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이 방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거겠지?”낙청연은 방문, 천장, 벽을 관찰했고 곳곳에 기관이 있는 걸 발견했다.동운수는 차갑게 웃었다.“당연하지, 이곳은 기관실(機關室)이다. 너희처럼 산으로 난입한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지.”“오늘 이곳에서 살아서 나갈 생각은 하지 마라!”낙청연은 천참검을 움켜쥐더니 벽에 있는 기관을 향해 검을 세게 던졌다.동운수는 우향을 데리고 연신 뒷걸음질 쳤다.그런데 낙청연은 그들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 벽에 있는 기관을 하나 부쉈고 그로 인해 대문이 완전히 잠겼다.동운수는 그 광경을 보고 코웃음 쳤다.“스스로 죽을 길을 찾는구나.”낙청연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그렇소? 누가 죽게 될지 아직 알 수 없지.”그녀의 미소를 본 순간, 동운수는 살짝 당황했다.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다음 순간, 음산한 기운이 들이닥쳤다.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사람들의 옷자락이 휘날렸다. 낙청연은 중앙에 서서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있었다. 안색은 창백했고 눈빛에는 강렬한 살기를 띠고 있었는데 섬뜩할 정도로 사나웠다.낙청연의 손아귀에서 부적이 부스러지자 음산한 목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졌다.“우단봉, 네가 복수할 때가 되었다!”돌연 붉은색 옷을 입은 사람이 나타나 낙청연의 손아귀에 빨려 들어갔다.그 순간 낙청연의 눈동자에 붉은빛이 번뜩였다.그녀는 온몸에서 살기가 흘러넘쳤는데 너무 강렬해서 감히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우단봉이라는 세 글자를 들었을 때 동운수는 두려운 기색을 드러냈다. 그녀는 초조한 얼굴로 외쳤다.“화살을 쏘거라! 화살을 쏴!”“한 명도 남
동운수는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고 곧바로 반격하며 복맹과 싸웠다.하지만 동운수의 실력은 지금의 복맹보다 훨씬 약했다.결국 그녀는 복맹에게 목이 단단히 졸렸다.낙청연은 똑똑히 보았다. 지금 복맹의 몸 안에 있는 건 우경성이었다!우경성은 미친 걸까? 자기 아내인 동운수를 죽이려 하다니?그 모습을 본 우향은 동운수를 구하기 위해 검을 들고 달려들었는데 복맹은 전혀 피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우향이 들고 있던 검에 몸이 꿰뚫렸다.복맹이 손바닥으로 우향을 공격해 그녀를 날려 보냈고 우향은 피를 토했다.동운수는 애타는 얼굴로 말했다.“우향아, 난 상관하지 말고 얼른 도망치거라!”우향은 어머니가 죽는 꼴을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복맹을 공격하려 했다.그런데 복맹이 사나운 눈빛으로 우향을 노려보며 그녀를 위협했다.“내가 죽이려는 건 동운수니 꺼지거라.”“그렇지 않으면 내가 부녀의 정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탓하지 말거라.”그 말에 우향은 대경실색하며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녀는 목이 메어 말했다.“부... 부녀라고요?”지금 복맹의 목소리는 복맹의 목소리가 아니었다.동운수는 그 목소리를 들은 순간, 겁을 먹고 얼굴이 창백하게 질렀다.그녀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비참한 얼굴을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경... 경성?”“하하하하, 네 놀란 얼굴 좀 보거라. 내가 돌아올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것이냐? 날 죽이면 이 귀도가 네 것이 될 줄 알았느냐?”우경성의 광기 어린 웃음소리에 동운수는 머리털이 쭈뼛 섰다.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우경성을 죽인 것이 동운수라니?나쁜 놈이 나쁜 놈을 해친 걸까?동운수는 전혀 발버둥 칠 수 없었다. 그녀는 우경성에게 목이 졸려 눈이 벌게진 채로 눈물을 흘렸다.그녀는 눈앞의 섬뜩한 얼굴을 보며 말했다.“돌아왔으면 그냥 날 죽여.”“우리 딸은 놔줘.”우향은 눈앞의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낙청연은 입꼬리를 당기며 천천히 다가갔다.“정말 재
그 얼굴은 확실히 우경성의 것이었다.“이번에는 너희 차례다.”그의 음산하고 거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구십칠은 수중의 장검을 움켜쥐며 벙어리와 우유 두 사람을 지켰다.천천히 앞으로 나선 낙청연의 눈동자에 살기가 일었다.그녀는 눈을 감았다.“우단봉, 이제 네 복수를 하거라.”낙청연은 자기 몸을 우단봉에게 완전히 맡겼다.다시 눈을 떴을 때, 얼굴은 여전히 낙청연의 얼굴이었지만 눈빛은 더없이 매서웠고 벌게진 두 눈동자에는 증오가 가득했다.우단봉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우경성, 너와 나의 원한을 오늘 끝내야겠다.”“널 어떻게 죽여야 내 한이 풀릴까, 십여 년 동안 끊임없이 생각했다.”“그런데 당신은 이미 죽었더군.”“하지만 상관없어. 오늘 난 반드시 당신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그에게로 돌진했다.검이 부딪히는 매서운 소리가 들렸다.그런데 바로 그때, 우경성이 벽 쪽으로 돌진해 천참검을 덥석 잡은 뒤 몸을 날려 방에서 도망쳤고 우단봉이 그의 뒤를 바짝 쫓았다.벙어리의 안색이 확 달라졌다. 천참검! 복맹은 천참검을 들면 인검합일의 경지에 오를 수 있었다.비록 지금 그의 몸 안에 있는 건 우경성이지만 그가 천참검을 가진다면...벙어리는 낙청연이 조금 걱정됐다.우경성은 복맹의 몸 상태가 어떤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복맹의 몸은 이미 심하게 썩은 상태였기 때문이다.하지만 우단봉은 낙청연을 고려해야 했다.그런 생각이 들자 벙어리는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그들은 곧 방에서 나왔다.낙청연과 복맹은 격렬히 싸우고 있었고, 그들의 움직임에 강풍이 몰아쳐 감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천참검을 든 복맹은 확실히 실력이 훨씬 강해졌다. 치열한 전투 끝에 낙청연의 몸에 상처가 많이 생겼다.하지만 낙청연의 몸을 조종하는 우단봉은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옆에서 보고 있던 벙어리는 초조하기 시작했고, 구십칠도 알아차렸다.“천참검이 저자의 손에 들어가면 안 될 것 같군.”벙어리는 구십칠과 시선을 주고받았고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