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청연은 신속하게 뛰어 들어가 숨었다.이곳은 확실히 밀실이었다. 문 뒤에 바로 기계장치가 있었다.기계장치를 움직이자, 석문이 서서히 닫혔다.낙청연은 자세히 관찰하였다. 석문 아래 틈새로 연기가 들어올 수 있었지만, 아주 적었다.그러니 이곳은 안전할 것이다.그제야 낙청연은 뒤돌아보았다. 이 밀실의 등도 어느새 모두 켜져 있었다.낙청연은 몸을 돌리는 순간, 눈앞의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다.텅 빈 밀실에는 오직 바닥에 마루만 깔려 있었다.그 외 아무것도 없었다.그러나 바닥에는 아직도 짙은 색상의 핏자국이 남겨져 있었다.낙청연은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낙청연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 확인해 보니, 바닥에 남은 핏자국은 끌려간 흔적이었다.그리고 핏자국이 가장 많은 곳은 시신을 두었던 곳으로 추정되었다……낙청연은 숨이 멎을 것 같았다.문득, 그녀의 추측이 정확하다는 것을 의식했다.낙청연은 죽임을 당한 후, 밀실로 끌려갔을 것이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발견했을 때, 아무도 그녀의 시신을 찾을 수 없었다.그리고 잠잠해지자, 시신은 다시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천기당 안의 이 밀실은 언제부터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곳을 발견한 사람은 제사장 일족일 가능성밖에 없다!예전에는 의심하기 싫었지만, 지금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온심동!온심동이 확실하다!낙청연의 마음은 무언가에 의해 산산이 부서진 것 같았고 몹시 아팠다.벽에 기대어, 낙청연은 천명 나침반을 꺼냈고, 예전에 자신이 꿨던 그 꿈을 떠올렸다.꿈속의 그 사람도 그녀의 천명 나침반을 빼앗으려고 했다.오늘의 느낌과 너무 똑같았다.그때, 천명 나침반은 이미 낙청연에게 주의를 주고 있었다.문밖에서 한참을 기다리던 온심동은 시간을 계산해 보더니 지금쯤 낙청연은 이미 혼절했겠다고 생각했다.온심동은 일어나 방문 쪽으로 걸어갔다.방문을 열고 짙은 안개 속을 천천히 걸으며 낙청연의 그림자를 찾아 헤맸다.하지만 주위를 다 찾아본 그녀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낙청연이 사라졌다!
침서는 대제사장도 죽일 기세였다.온심동은 속으로 몹시 분했지만, 감히 이 미치광이 침서는 건드리지 못했다.“낙청연!” 침서는 낙청연의 이름을 부르며 곧바로 방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밀실 안에서, 낙청연은 침서의 목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뒤이어 낙청연은 바로 일어나 밀실에서 걸어 나왔다.방안의 안개는 점점 걷혔다. 밀실에서 걸어 나오는 낙청연을 보고 침서는 약간 의아했다.“네가 어떻게……”“저는 괜찮습니다. 갑시다.”낙청연은 문밖으로 걸어갔다.온심동은 낙청연과 침서가 함께 나가는 모습을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녀의 두 눈은 살의로 가득 넘쳤다.그 흉악한 눈빛은 마치 낙청연을 산산이 부숴버릴 것 같았다.낙청연은 너무 많은 혼무를 들이마셨기에 힘없이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침서가 낙청연을 부축하더니, 바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침서는 단번에 지금 낙청연의 몸 상태를 알아차렸다.순식간에 두 눈에 살의가 번졌다.침서는 매섭게 온심동의 뺨을 후려갈겼다. 온심동은 그 강한 힘에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그러나 넘어지기도 전에, 침서의 손은 그녀의 목을 덥석 조르더니, 바로 온심동을 벽에 갔다 눌렀다.그는 흉악한 눈빛으로 온심동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이요!”“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라오.”“그렇지 않으면, 나는 반드시 당신을 죽은 것 보다 못한 삶을 살게 할 것이오.”이 말을 끝내고 침서는 온심동을 냉정하게 풀어주었다.온심동은 분통이 터져 침서를 노려보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침서를 이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어쩔 수 없이 화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침서는 낙청연을 부축하여 천기당에서 나갔다.천기당에서 나온 낙청연은 걸음을 멈추고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은은하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침서는 낙청연을 확 끌어당기며 말했다. “뭘 보느냐? 내가 온심동을 죽이지 않고 살려 둔 것만 해도 다행이다.”이 말을 마치고, 바로 낙청연의 팔을 자기 어깨 위에 올려놓더니 과감하게 낙청연을
”우유가 달려와 대제사장이 너를 천기당으로 데려갔다며 좀 이상하다고 나를 찾아왔다고 하더구나.”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런 거였구나!그러고 보니 이번에는 우유에게 감사해야 하겠구나!“돌아가십시오. 저도 쉬겠습니다.”낙청연은 방문을 닫아버렸다.침서는 아직 할 말이 남아 있었지만 삼켜버렸다. 닫힌 문을 보며 그의 마음은 다소 무거웠다.곧이어 방안의 등불이 꺼졌다.하지만 침서는 떠나지 않았다. 온심동이 다시 낙청연을 찾아올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낙청연은 너무 많은 혼무를 흡입했기 때문에 오늘 밤은 분명 몇 시진은 깊게 잠들 것이다.침서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는 바로 지붕 위에 날아올라가 앉았다.온 밤을 그곳에 앉아 있었다.--낙청연은 눕자마자 바로 깊은 잠이 들었다.잠을 잘 때도 불안해하며 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죽을힘을 다해 천명 나침반을 안고 있었다.낙청연은 다음 날 정오가 되어서야 잠에서 깨어났다.밤에 나침반은 일월정화를 흡수하여 몸 안의 혼무를 점차 사라지게 했다.방금 일어났는데 우유가 들어왔다.“몸은 좀 괜찮으냐? 내가 약을 달여 왔으니, 어서 마시거라.”낙청연은 약사발을 건네받아 한 모금 마시더니 약간 놀랐다.“이건 혼무를 없애는 약인데 네가 어떻게……”우유가 대답했다. “침서가 말해줬다.”“오늘 아침에 일부러 나를 찾아와 나에게 말해주더구나. 그래서 내가 약을 달여왔어.”낙청연은 약간 놀랐다. “침서는 날이 밝을 때까지 궁에 있었던 것이냐?”우유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래, 보아하니 출궁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아.”낙청연은 순간 넋을 잃고 생각했다. 설마 침서가 어젯밤 여기서 밤새도록 지켰단 말인가?“왜 그러느냐? 약이 식기 전에 어서 마시거라.”낙청연은 정신을 차리고 약을 깨끗이 비웠다.“대제사장은 소식이 있느냐?” 낙청연이 물었다.우유가 대답했다. “대제사장은 어젯밤에 출궁했는데, 뭐 하러 갔는지 모르겠구나.”“아직도 돌아오지 않았어.”낙청연은 생각했다. 온심동은 지금 아마 그녀
그 순간, 낙청연의 마음은 쿵 내려앉았다.“모원원?!” 구십칠은 놀라서 소리쳤다.구십칠도 한눈에 모원원을 알아보았다.세 사람은 다급히 강가로 달려갔다. 구십칠은 강물에 뛰어들어 시신을 건져냈다.가슴에 입은 치명상은 바로 몸을 뚫고 지나갔다.보기에 장검에 의한 상처 같았지만 어떤 검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냥 보통 장검인 듯했다.“보아하니,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구십칠의 표정은 어두웠다.“이럴 줄 알았더라면 좀 더 빨리 모원원을 찾으러 왔을 걸 그랬습니다. 그럼, 어쩌면 그녀를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리며 성을 나올 때 돌아가는 온심동을 마주쳤던 기억이 떠올랐다.온심동도 어젯밤에 출궁했다. 그럼, 그녀가 모원원을 죽인 건 아닐까?여기까지 생각한 낙청연은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멎을 것 같았다.낙청연은 즉시 취혼부를 그렸다. 그러나 모원원의 혼은 모이지 않았다. 모원원의 혼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기 때문이다!낙청연은 안색이 확 변했다.그는 즉시 천명 나침반을 꺼내 점쳐보았다.일월경에 길이 나타났다.낙청연은 서둘러 달려갔다.“구십칠, 모원원의 시신을 잘 묻어 두거라. 나는 일단 모원원의 혼을 찾으러 가겠다.”구십칠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조심하십시오.”곧이어 낙청연은 우유와 함께 말을 타고 계속하여 길을 재촉했다.낙청연은 천명 나침반을 들고 가는 길 내내 방향을 점치며 말을 타고 찾아갔다.대략 반 시진이 지난 후 그들은 흑룡산(黑龍山)에 도착했다.말을 타고 산에 올라갈 수 없었기 때문에, 낙청연과 우유는 어쩔 수 없이 도보로 산을 올랐다.“흑룡산에 고수들이 밀집해 있다던데, 우리 이렇게 바로 산으로 올라가도 될까?” 우유는 걱정스레 물었다.낙청연은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는 산에 사람을 찾으러 간 것이지 문제를 일으키려는 것이 아닌데 두려울 게 뭐 있어?”낙청연은 전혀 망설이지 않고 바로 산으로 올라갔다.흑룡산에 대단한 고수들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들은 무리를 지어 있지 않고
막 싸우려는데 우유가 낙청연이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돌려보라고 암시를 해주었다.고개를 돌린 낙청연은 지붕 위에, 그리고 뒤에 있는 사찰안에서 하나씩 내미는 머리들을 보았다.그들은 호시탐탐 그녀들을 노려보고 있었다.낙청연은 의아했다. 흑룡산 사람들은 이미 무리를 지어 다니는가?낙청연은 그제야 화를 눌렀다.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당신은 나의 벗을 혼향으로 만들었습니다!”여 소경(餘瞎子)은 듣고 약간 의아해했다. “당신 벗이라고? 나는 모르오.”“나는 방금 죽은 사람으로 혼향을 만들지 않소. 하지만 이번은 예외였는데, 당신의 친구를 잡았다니!”“참으로 죄송하게 됐소.”낙청연은 손바닥을 꽉 움켜쥐었다. “누가 나의 벗을 죽였는지 알고 싶습니다! 왜 혼백이 당신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까?”“누가 이 혼향을 부탁한 것입니까?”낙청연은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그 혼향들을 보며 심경이 복잡했다.이 물건을 낙청연은 어젯밤에도 보았다.여 소경도 문제 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는 당부했다. “어떤 사람이 나에게 대량의 혼향을 주문했소. 하지만 나는 소경인데 어떻게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겠소.”“남자인지 여인인지는 구별할 수 있지 않습니까?”여 소경은 그제야 말했다. “여인이요.”낙청연의 미간이 움찔했다. 여인!낙청연은 순간 온심동이 떠올랐다!“그 여인이 어젯밤에 이곳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까?”여 소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왔었소.”이 말을 들은 낙청연의 마음속 분노는 순간 활활 타올랐다.낙청연은 이를 뿌드득 갈았다.온심동!낙청연은 온심동이 모원원조차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건 생각도 못 했다. 게다가 이곳까지 쫓아와 그녀를 죽이다니!심지어 그녀의 혼까지 혼향으로 만들다니!낙청연은 천천히 책상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내 친구의 혼향은 가져가겠습니다.”여 소경은 마음대로 하라고 손짓했다.“이 물건을 주었으니, 당신과 나의 원한은 이로써 끝난 것이오.”“다시 나를 괴롭히러 찾아온다면 그때는 나도 가만있지 않겠소.”낙
”낙청연!” 우유는 놀라서 소리쳤다.우유는 다급히 달려와 쓰러지는 낙청연을 부축했다.낙청연의 미간에 한 줄기 흑기가 모여 있었다. 우유는 몹시 긴장했으며 즉시 낙청연을 자기 말에 함께 태워 신속하게 도성으로 달렸다.도성에 도착하기도 전에 낙청연의 온몸은 이미 불덩이처럼 뜨거웠다.우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 혼향에 함정이 있었다니, 게다가 낙청연을 기습까지 하다니!우유는 궁으로 돌아갈 겨를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낙청연을 데리고 침서의 장군부로 달렸다.왕부에서 사람들이 나와 낙청연을 방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즉시 누군가 침서를 찾으러 나갔다.우유는 침상 옆을 지키며 낙청연의 눈꺼풀을 제쳐보며 눈동자가 혼탁한지 검사해 보았고 또 맥을 짚어 보았으며 또한 목덜미도 만져보았다.이때, 침서가 급히 방안으로 달려왔다.“무슨 일이냐? 낙청연이 왜 이러느냐?”우유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우리는 모원원을 찾으러 갔는데 결국 모원원은 이미 혼향으로 만들어졌었습니다. 이 혼향에 사기가 숨겨져 있었으며 그 사기가 낙청연을 기습했습니다.”“그 기운이 어찌나 강한지 낙청연의 몸은 버틸 수 없었고 심지어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졌습니다.”“만약 이른 시일 내에 이 사기를 없애지 못하면 아마 오랫동안 아플 것 같습니다.”“제가 약재를 찾으러 가겠습니다. 낙청연은 침서 장군께 맡기겠습니다.”우유는 지금 낙청연의 상황을 침서보다 더욱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서둘러 약재를 찾으러 갔다.침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상 곁으로 다가가 앉았다. 온몸에 열이 펄펄 끓고 의식이 없는 낙청연을 보며 침서는 가슴 아파하며 그녀의 뺨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주었다.“너의 몸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구나!”침서의 어투는 평온했으며, 이 말속의 뜻을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낙청연은 어렴풋이 깨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침서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이 왜 여기에 있습니까?”“너를 보살펴 주고 있지 않느냐?”“저는 괜찮으니, 돌아가십시오.”침서는 약간 어이가 없었지만 그
낙청연은 또 한 잔 따르고 몽땅 마셔버렸다.하지만 여전히 아무런 감각도 없었다.연이어 차를 네 잔 마시자 낙청연은 조급해 났다.마지막 잔을 절반 마시고 내려다보니 잔에는 차가 아닌 피가 담겨 있었다…시뻘건 피였다.낙청연은 깜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며 손에 든 잔을 바닥에 떨어뜨렸다.바로 그때, 바람이 불어와 문이 열렸다.곧바로 가슴에 검이 꽂힌 그림자가 문 앞에 나타났다.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은 밤바람에 흩날렸고, 창백한 얼굴은 피로 얼룩져 있었다.모원원이다!낙청연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곧바로 모원원이 가슴에 꽂힌 검을 잡고 천천히 뽑기 시작했다.피가 미친 듯이 쏟아지고, 모원원은 뽑아낸 검을 들어 낙청연을 향해 찔렀다.낙청연은 급히 피했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몸이 허약하다 못해 반격할 힘조차 없었다.낙청연은 긴장하게 대응하며 방문 밖으로 뛰쳐나갔다.하지만 세상은 온통 까맣고, 어디로 도망쳐도 어둠뿐이었다. 뒤에서 검을 들고 자신을 쫓아오는 그림자 빼고 말이다.……이른 아침, 햇살이 방을 비춰 낙청연 미간의 살기를 몰아냈다.낙청연은 급히 눈을 떴다.그제야 자신이 온저녁 악몽에 시달렸다는 걸 깨달았다.분명 꿈에서 도망을 다녔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몸이 피곤했다.낙청연은 몸을 일으키고 한참이나 있었지만 여전히 힘들었다.침서는 먹을 것을 들고 왔다.“어찌 그리 땀을 흘리는 것이냐? 오늘 몸은 어떠냐? 이것 좀 먹거라.”침서는 죽을 들고 낙청연에게 먹여주었다.낙청연은 죽을 건네받으며 말했다.“혼자 먹겠습니다.”침서는 낙청연이 드디어 음식을 먹자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너도 참, 모원원이 죽으면 죽은 거지. 어찌 그렇게 놓질 못하느냐.”“대제사장이 되는 사람이 이런 독한 수법에 당하다니.”“앞으로 소문이라도 나면 부끄럽지 않겠느냐.”낙청연은 죽을 반 그릇 먹다 이 말을 듣더니 넘어가지 않는 듯 다시 그릇을 내려놓았다.“그래도 사람 목숨이 달린 일입니다. 구해주기로 약속했지만, 오히려 해치고 말
”당연히…… 아닙니다.” 낙청연은 눈썹을 들썩이며 전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침서도 놀라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더니 웃으며 말했다. “괜찮다. 내가 진심이면 된다.”“네가 만약 진심이면 오히려 재미없다.”“나는 도전을 좋아한다.”침서의 웃음은 사람의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차가웠다.“나가주십시오. 좀 쉬겠습니다.” 낙청연은 머리가 또 어지러워졌으며 침서와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곧이어 침서는 방에서 나갔다.잠깐 후, 방문이 또 열렸다. 낙청연은 불쾌한 어투로 말했다. “휴식하겠다고 하지 않습니까?”“저입니다.” 난희는 방문 입구에 서서 약간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낙청연은 고개를 돌려 난희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들어오거라.”난희는 탕약을 들고 들어오며 말했다. “이것은 우 낭자가 부탁한 것입니다.”낙청연은 약사발을 건네받아 약에 문제없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마셨다.약을 마시자, 난희는 빈 약사발을 건네받더니 아무 말도 없이 돌아서 가버렸다.낙청연은 약을 마시고 또 몽롱하게 잠이 들었다.어렴풋이 중간에 누군가 들어온 것 같았다.하지만 낙청연은 도저히 눈을 뜰 수가 없었다.그렇게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정신없이 잤다.낙청연은 갑자기 조열감을 느끼고 몸이 몹시 뜨거워졌다.마침 침서가 문을 열고 낙청연을 보러 들어왔다. 그는 침상 위의 낙청연을 보고 저도 몰래 깜짝 놀라고 말았다.낙청연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랐고 후끈거렸으며 계속 옷을 헤집고 있었다.침서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이마를 만져보더니 깜짝 놀랐다. 왜 이렇게 뜨거운 거야?그런데 낙청연은 그 한 줄기의 차가움을 느끼고 그의 손을 덥석 잡았다.이 반응에 침서의 두 눈에 한 줄기의 빛이 스쳤다.낙청연은 중독된 것인가?낙청연의 그 발그스름한 볼은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침서는 몸을 굽혀 가까이 다가가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요, 괜찮다면, 내가 너의 독을 해독해 주마.”그는 손가락으로 천천히 낙청연의 옷을 벗기려고 했다.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