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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낙청연의 치맛자락에 피가 튀었다.

바닥에 누워있는 시체는 삽시에 피범벅이 되어 고깃덩이가 되어버렸다. 너무 잔인했다.

낙청연의 눈앞은 순식간에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심장이 조여왔다. 가슴에서 증오가 차오른 그녀는 장검을 뽑아 들더니 침서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침서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여전히 광기와 살기가 넘실대고 있었다.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왜? 마음이 아프냐? 마음을 접었다고 하지 않았느냐?”

“이제 그와는 아무 사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느냐?”

“왜 그렇게 화가 난 것이지? 시체조차 보지 못하는 것이냐?”

침서는 날카로운 검날을 꽉 쥐고서 그녀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

선혈이 그의 손목을 타고 뚝뚝 흘렀다.

낙청연은 매서운 눈초리로 그를 노려보다가 장검을 빼내 침서의 가슴팍을 힘껏 찔렀다.

낙청연은 호통을 쳤다.

“전 그를 증오합니다. 전 제 손으로 직접 그를 죽일 생각이었습니다! 누가 당신더러 쓸데없이 참견하라고 했습니까?”

침서는 깜짝 놀라더니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곧이어 그는 미친 사람처럼 웃어 젖혔다.

“하하하하...”

“그런 것이냐?”

침서는 털썩 무릎을 꿇으며 한없이 가볍게 말했다.

“내가 잘못했구나.”

“네 심정을 헤아리지 못했으니 날 때리거나 벌하거나 마음대로 하거라!”

옆에 있던 구십칠은 깜짝 놀랐다. 침서가... 무릎을 꿇다니?

침서가 무릎을 꿇자 숲속의 병사들도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

장군이 무릎을 꿇고 있는데 그들이 어찌 감히 서 있을 수 있겠는가?

그들은 장군이 왜 이 여인에게 무릎을 꿇는 건지 알지 못했다.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침서는 실력이 막강했고 모두를 무시했다. 그는 황제 앞에서도 무릎을 꿇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오늘, 그는 아주 과감하게 한 여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구십칠도 놀랐다.

이 천하에 침서를 무릎 꿇릴 수 있는 것은 낙청연이 유일할 것이다.

낙청연은 대체 어떤 사람일까?

절대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다.

낙청연은 검을 내던졌다. 침서의 득의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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