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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왕야의 병세는 워낙 심각했기에 왕야께서 현저히 나아지기 전까지 소유는 낙월영이 왕야를 만나지 않았으면 했다.

왕비의 말이 사실이라는 확실한 증거는 없으나 낙월영을 경계한다고 해서 나쁠 것도 없었다.

연일 부진환의 소식이 들려오지 않자 낙청연은 부진환이 병세가 심각해 밖에 피난을 갔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했다.

또한 낙청연은 낙월영을 최대한 피하고자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왔다.

넓은 왕부에서 낙월영 혼자 온종일 울고불고 난리를 쳤지만 그녀를 신경 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부진환은 거의 한 달 동안 요양했고 낙태부의 생신 하루 전에 돌아왔다.

그날 밤 낙월영은 감히 울지 못했다. 바로 다음 날 낙태부의 생신을 위해 태부부에 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낙월영의 얼굴은 아직 낫지 않았기에 어쩔 수 없이 면사포를 쓰고 연회에 가야 했다.

오늘 외출할 때 낙청연은 부진환과 낙월영이 출발한 뒤 혼자 출발했다.

태부부에 거의 도착해서 보니 거리 전체가 평소와 달리 떠들썩했고 빈객들이 타고 온 마차들이 거리가 꽉 찰 정도로 가지런히 멈춰 세워져 있었다.

낙청연도 미리 마차에서 내려 태부부의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낙해평이 낙월영과 함께 동료 집안의 도령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게 보였다.

“낙씨 가문의 둘째 아씨께서는 재능과 외모 모두 출중하시다고 들었는데 오늘 보니 과연 명불허전이군요.”

사람들은 낙월영을 칭찬하는데 인색하지 않았고 낙해평은 체면이 서는 기분에 얼굴 가득 미소를 띠고 있었다.

그러나 낙청연이 그들에게 다가갔을 때, 낙해평의 미소가 돌연 굳었다.

낙청연이 여기에 왜 있는 거지? 분명 오지 말라고 했을 텐데.

왜? 날 망신 당하게 할 생각인가? 불효녀 같으니라고.

낙해평은 빠른 걸음으로 낙청연에게 다가가서 목소리를 낮추며 그녀를 힐문했다.

“네가 여기는 웬일이냐? 내가 얘기했었잖느냐? 오지 말라고. 얼른 돌아가거라. 오늘이 어떤 자리인지 너도 알고 있겠지. 괜히 사람 창피하게 만들지 말고 돌아가.”

낙해평은 목소리를 낮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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