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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낙청연은 웃는 얼굴로 초상화를 낙태부에게 건네며 말했다.

“할아버지, 오늘 받은 그림 중에서 왕야의 그림만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것은 남겨두시지요.”

그 초상화를 바라보면서 낙태부는 감개하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 많은 사람들이 초상화를 선물로 줬는데 그중에 왕야의 그림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니.”

문밖에 서 있던 사람은 그 의미심장한 말이 다르게 들렸다.

부진환의 눈빛이 싸늘해졌고 그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좁히며 낙청연이 일부러 그러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주먹을 꽉 쥐더니 몸을 돌려 떠났다.

낙태부의 말을 들은 낙청연은 급히 설명했다.

“할아버지, 이 그림은 왕야께서 직접 그리신 뒤 줄곧 곁에 보관해 두고 있었으니 다른 사람들이 손을 못 썼을 것입니다.”

그 말에 낙태부는 뒷짐을 지면서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왕야를 왜 그렇게 감싸고 도는 것이냐? 내가 너한테 왕야가 의심스럽다고 한 적 있느냐? 부진환은 지금 섭정왕으로 권세가 대단하고 수완도 인정사정없지만 내가 가르쳤던 아이다. 나에게 불만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잔인한 수단으로 날 상대하지는 않겠지.”

그 말과 함께 낙태부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면서까지 나와 우리 가문을 상대하려는 걸 보면 아마 우리에게 큰 원한이 있는 모양이구나.”

낙청연 또한 그 문제를 생각해 보았으나 감히 물어보지는 못했다.

예사롭지 않은 일이었다. 낙씨 가문을 겨냥한 사람에게는 분명 큰 원인이 있을 것이고 어쩌면 집안 비밀과도 연관 있을지 몰랐기에 쉽게 물어볼 수 없었다.

“할아버지, 사람을 보내 오늘 수도의 어딘가에 불이 붙지 않았는지 알아보게 하세요. 불길이 센 곳일수록 이 배후가 몸을 숨기고 있는 곳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 말에 낙태부는 깜짝 놀랐다.

“그럼…”

그의 시선은 거센 기세로 타오르는 화로에 멈췄고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꼭 잡을 수 있으리라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자를 고생스럽게 만들 수는 있지요.”

수도는 아주 컸고 어디에 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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