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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낙태부는 그런 것들에 관심이 없었지만 그래도 참을성 있게 그들의 얘기를 들으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비록 겉으로는 아주 만족한 표정을 짓고 있었으나 다들 낙태부가 선물에 크게 관심이 없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게다가 선물은 대부분 초상화였다. 열어보면 그 내용이 다양했으나 대부분은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아이를 데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네를 타는 것도 있었고 장난을 치는 것도 있었으며 나무 그늘 밑에 앉아 쉬는 것도 있었다. 초상화들은 전부 훌륭했으나 오래 보고 있으면 평범해 보였다.

게다가 낙태부의 방 안에는 이미 백여 개가 넘는 초상화들이 걸려있었다.

낙청연도 그 기회를 틈타 누가 준 초상화에 문제가 있는지를 관찰했다.

몰랐다면 그냥 지나쳤겠지만 제대로 살펴보니 엉망진창이었다.

거의 모든 초상화들에 문제가 있었다.

화폭을 여는 순간 두 모자가 불길 속에서 몸부림치면서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비록 작은 소리였지만 귀가 따가웠다.

옆에 있던 낙용은 낙청연의 안색이 좋지 않자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무엇을 보아냈느냐?”

낙청연은 목소리를 낮춘 채로 낙용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이 초상화를 준 사람들을 전부 기록해두세요. 그리고 조금 이따 어떤 화가가 그렸는지 사람을 시켜 알아보십시오.”

낙용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사람을 시켜 기록하기 시작했다.

낙청연의 주의력은 줄곧 초상화와 낙태부에게 올려지는 선물들에 있었고 누가 그 선물을 건네는지는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

또 하나의 초상화가 펼쳐지는 순간, 낙청연은 살짝 놀랐다.

초상화에는 그 어떤 사악한 기운도 없었고 그저 평범한 초상화 같아 보였다.

한 사람의 얼굴이 그려진 그 초상화는, 지금껏 모자 둘이 유희하는 초상화들보다는 다소 초라해 보여도 그것들 중 가장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낙청연은 잠깐 놀랐다가 그 초상화를 바친 이가 부진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제가 재능이 없어 간단히 아이의 얼굴만 그렸고 사모(師母)님의 얼굴은 그리지 못했습니다.”

부진환은 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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