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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작가: 배시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6-15 18:30:00
배경윤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강우혁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우리 두 사람 사이를 네가 왜 궁금해해? 너한테 알려줄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

“경윤아, 화내지 마. 난 그저 그 남자가 좋은 사람 같지 않아서 그래. 완전히 바람둥이 같잖아, 상처받지 않도록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래.”

“허허, 그가 아무리 좋은 사람 같지 않다고 해도 너 같은 사기꾼보다는 낫잖아!”

배경윤은 강우혁의 옷깃을 움켜쥐고 눈 밑에 깊은 원한을 품고 말했다.

“내가 너의 목숨을 남겨둔 것은 단지 내가 마음이 넓어서야. 내가 이미 과거의 원한을 잊고 너를 용서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인내심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날 미워할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지만, 그런 남자 찾아서 너 자신을 해치지 마, 너...”

강우혁은 말을 끝내지 못했는데 문밖을 지키며 안의 인기척을 엿듣던 사도현이 끝내 참지 못하고 다시 쳐들어왔다.

“방금 뭐라고 했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네가 어떻게 알아!”

“왜 또 들어왔어요!”

배경윤은 노기등등한 사도현을 보며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이 녀석은 어찌 이리도 남의 말을 엿듣기 좋아하는지!

“내가 다시 들어오지 않았으면 이 비열한 소인배한테 어떤 먹칠을 당했는지도 모를 거잖아? 내가 그쪽이랑 아무 교류가 없었는데 왜 내가 좋은 사람 같지 않고 바람둥이가 된 거지?”

사도현은 바람둥이라는 말을 반박하면서 힘이 부쩍 모자라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단지 많은 아름다운 여자들과 친구를 사귀는 데 열중했을 뿐이야...”

배경윤: “...”

강우혁은 사도현을 외면한 채 배경윤을 바라보며 말했다.

“경윤아, 네 상태가 완전히 호전되려면 일주일 정도 입원해야 해.”

입원 절차를 마친 배경윤은 병원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급 1인실에 입원했다.

그녀의 얼굴은 그렇게 붓지는 않았지만 얼굴 전체가 빨갛게 달아올라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

배경윤은 거울을 보며 중얼거렸다.

“망했어, 나 진짜 얼굴 망가질 것 같은데 치료 못 하면 어떡하지?”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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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 이혼, 후 집착   제1414화

    암컷 돼지가 새끼 돼지를 낳는 것을 도와주면 1000점을 얻을 수 있었다. 사도현이 그 점수를 얻게 되면 다른 참가자의 별장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를 것이다.그때가 되면 사도현은 배경윤이 선택한 바다 별장을 빼앗을 것이고 배경윤이 어떤 반응일지 몹시 궁금했다.사도현은 제일 빠른 속도로 달려 마을 안쪽에 있는 장은학의 집에 도착했다. 장은학은 국가의 정책에 따라 도움을 받을 정도로 아주 가난했다.집에서 암컷 돼지를 다섯 마리 기르면서 돈을 벌려고 했다. 장은학이 정성스럽게 보살핀 덕분에 암컷 돼지들은 출산을 앞두게 되었다. 하지만 장은학이 까막눈이라서 어떻게 암컷 돼지의 출산을 도와야 할지 몰랐다. 그때 > 제작진이 이 섬에 오게 되었고 장윤태는 장은학을 만나게 되었다. 이야기를 들은 장윤태는 무르팍을 치면서 무척 좋아했다.“그럼 게스트들이 암컷 돼지의 출산을 도와주면 되겠어. 새끼 돼지가 태어난다는 건 새 생명을 맞이한다는 거잖아. 남성 참가자와 여성 참가자가 같이 출산을 도와주면 기묘한 분위기가 이루어질 거야.”이때 제작진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장 감독님, 출산을 도와주는데 어떻게 기묘한 분위기가 생긴단 말이에요?”제작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윤태는 암컷 돼지의 출산을 도와주는 일에 높은 점수를 걸었다. 이 에피소드는 시청률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믿었다.하지만 암컷 돼지의 출산 장면이 나가기도 전에 이미 시청률은 정상을 찍고 있었다.사도현과 배경윤의 키스 장면 덕분이었다. 장윤태는 기대에 가득 찬 눈빛을 하고 말했다.“괜찮아. 암컷 돼지의 출산 장면은 이 프로그램의 두 번째 하이라이트가 될 거야.”장은학은 돼지우리 앞에 서서 미간을 찌푸린 채 기다리고 있었다. 사도현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는 재빨리 다가가서 말했다.“자네가 바로 출산을 도와주러 온 사람인가?”“저, 저는...”사도현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비록 제일 일찍 도착했지만 암컷 돼지의 출산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 선 이혼, 후 집착   제1413화

    “웃기지 마!”배경윤은 사도현을 밀어내고는 목청을 높였다.“너는 어쩌면 날이 갈수록 뻔뻔해지는 거야? 내가 선택한 바다 별장에 너 같은 사람은 절대 들어올 수 없어. 미안하지만 나가줄래? 앞으로 내 집에 들어오지 말아줘.”배경윤은 사도현이 어떤 남자인지 잘 알고 있었다. 미쳐 돌아서 카메라가 있는 곳에서 수위 높은 행각을 벌이려고 든다면 감당할 수 없었다.지금으로서 제일 좋은 방법은 사도현과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러면 사도현의 음험한 계획에서 벗어날 수 있을 줄 알았다.조각 같은 사도현의 얼굴에 사악한 미소가 피어올랐다.“경윤아, 지금 네가 한 말 후회하게 될 거야. 그때가 되면 나한테 울면서 빌어도 소용없어.”곁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게스트들이 일부러 두 사람을 놀려댔다.“유명한 회사 대표가 경윤 씨만 바라보고 직진하는데 왜 자꾸 내빼는 거예요? 솔직히 마음 있잖아요.”“프로그램의 이름을 >이 아니라 >이라고 바꾸는 게 낫겠어요.”“사도현 씨, 경윤 씨가 지내는 별장에 들어오세요. 어차피 곧 가족이 될 사람들인데 초가집에 살든, 별장에 살든 상관없잖아요.”배경윤은 미간을 매만지면서 한숨을 내쉬었다.“여러분, 놀리는 것도 적당히 하세요. 사도현은 시한폭탄 같은 존재예요. 요트에서 저를 제압하고 그런 짓을 했으니 여성 참가자를 쉽게 보고 함부로 대할 수도 있어요. 그러니 저랑 같은 편에 서서 사도현과 맞서 싸워야 하는 거 아닌가요?”“그런 사람이라서 더 무섭다는 말이에요.”소수민은 웃음을 겨우 참으면서 사도현을 힐끔 쳐다보았다.“저는 차라리 사도현 님처럼 완벽한 남자가 다가와 주길 바랐어요. 그런데 이미 마음은 정해진 것 같으니 어쩔 수 없죠. 유빈 씨, 이나 씨. 제 말이 맞죠?”장유빈과 양이나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사도현 씨처럼 멋진 남자가 이 세상에 또 어디 있겠어요? 그러니까 기회가 왔을 때 잡으세요.”명문대 학생 장유빈은 사도현을 지그시 쳐다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차갑기

  • 선 이혼, 후 집착   제1412화

    소수민이 숙소를 선착순으로 정한다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올림픽 금메달 선수 하늘과 더 얘기하지 않고 재빨리 달려갔을 것이다.“장 감독님이라면 그럴 줄 알았거든요. 장 감독님이 촬영한 예능을 보면서 어떤 스타일인지 알게 되었어요. 혹시나 해서 먼저 뛰었더니 진짜 선착순이더라고요.”“아까 경윤 씨가 사도현 씨랑 키스하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부러웠는지 알아요? 게다가 바다가 보이는 별장까지 선택했으니 정말 모든 걸 다 가졌네요.”소수민은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면서 말했다.“수민 씨가 그걸 어떻게 알고 있어요? 저랑 사도현을 보고 있었나요?”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배경윤은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다.“실시간 방송이라 진작에 소문이 났는걸요. 두 사람이 키스하는 장면을 네티즌이 편집해서 올린 모양인데 그게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어요.”“어떻게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길 수가 있어! 망신당했으니 어쩌면 좋아.”배경윤은 바다를 쳐다보면서 소리를 질렀고 미쳐버릴 것 같았다. 인터넷에서 영상이 퍼졌다는 건, 진찬영도 그 영상을 보게 되었다는 뜻이다.‘사도현, 너 일부러 그런 거지? 나랑 찬영 오빠를 갈라놓으려는 수작이잖아.’배경윤은 저 멀리서 진찬영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진찬영의 두 눈은 오로지 배경윤을 향해 있었다.“찬, 찬영 오빠...”배경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발끝만 바라보면서 말했다. 그 모습은 바람이 난 아내가 남편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것 같았다.“경윤 씨는 운이 참 좋은 것 같아요. 그전에 나한테 얘기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별장이네요. 바다를 마주 보고 있고 날씨가 따뜻하잖아요.”진찬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하면서 미소를 지었다.“네. 정말 좋아요.”배경윤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물었다.“찬영 오빠는 어디에서 지내요?”“아주 운 좋게도 경윤 씨랑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내게 되었어요. 경윤 씨만 괜찮다면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식사해요. 이래 보여도 요리 하나는 자신 있거든요.”“저야 너

  • 선 이혼, 후 집착   제1411화

    배경윤은 제일 빨리 달려갔고 여섯 채의 별장 중에서 가장 근사한 별장을 선택했다.반대로 사도현은 느긋하게 걸어서 마지막으로 남은 별장을 선택했다. 별장이라 하기에는 한없이 누추한 초가집이었고 지붕도 없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지낸단 말이에요? 다른 집으로 안내해 주세요.”사도현은 재벌가 도련님으로서 어릴 적부터 큰집에서 자랐다. 그런데 갑자기 초가집에서 지내라니 기가 찼다.“사도현 씨, 정말 죄송하지만 이곳의 규칙을 준수해야 해요. 숙소는 선착순으로 결정되지만 합산 점수가 가장 높은 참가자에게는 숙소를 바꿀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요. 며칠 동안 힘내서 점수를 얻으세요.”사회자 최빈이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사도현은 윈스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지만 연애 프로그램에 참가했으면 규칙을 잘 준수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시청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다.“숙소를 바꿀 수 있다고요?”사도현은 턱을 매만지더니 씩 웃으면서 물었다.“어떻게 하면 점수를 얻을 수 있어요?”“밭일을 하거나 가축에게 먹이를 주면 돼요. 바닥에 널린 소똥과 개똥을 치워도 되고요. 아무튼 이곳은 할 일이 아주 많으니 일을 찾아서 하면 점수를 드려요.”그러자 사도현의 표정이 삽시에 굳었다.“연애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을 부려 먹는 프로그램 아니에요? 자꾸 힘든 일만 하라고 부추기는 것 같아요.”최빈은 어색하게 웃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시다시피 장윤태 감독님이 >을 찍은 지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사랑을 찾으러 온 이곳에서 직접 일하면서 성취감도 느끼고 호감을 느끼는 상대의 마음을 얻으라는 취지라고 했어요.“하! 소똥이나 주우면서 매력을 발산하라는 말이네요? 궂은일만 하는데 어떻게 로맨틱한 분위기가 이루어지겠어요. 감독님도 참 대단해요.”사도현은 어이가 없어서 웃음만 나왔다. 그러고는 주먹을 꽉 쥔 채 말했다.“합산 점수가 제일 높으면 된다는 뜻이죠? 내가 이런 승부욕은 또 있거든요. 다른 남성 참가자한테 뒤처지지 않을 거예요.”사도현은 소

  • 선 이혼, 후 집착   제1410화

    윤설은 화면 속의 배경윤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배경윤, 네까짓 게 뭔데 내 남자를 차지해! 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게 해줄 테니 딱 기다려. 연예계라는 곳은 너처럼 멍청한 년이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줄게.”윤설은 심호흡하고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상대는 인터넷 마케팅 회사의 사장이었다. 그 회사는 수백 개의 계정으로 한 사건의 여론을 조작하는 것에 능했다.“윤설 씨, 오랜만이에요. 고귀하신 분이 어쩐 일로 연락했어요?”“장 사장님, 그동안 너무 받기만 해서 선물이라도 드리려고요. 엄청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예요.”“저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걸요. 요즘 장사도 잘되지 않아서 골치 아팠거든요. 한번 들어나 볼까요?”“배경윤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있죠? 이 여자가 망신당하게 해주면 돼요. 평생 먹고 살 걱정 없이 챙겨드릴 테니 확실하게 해주세요.”“저한테 맡겨만 주세요. 밑바닥으로 끌어내리는 건 우리 회사가 이 바닥에서 제일 잘해요. 조만간 다시 연락드릴게요.”윤설을 전화를 끊고는 피식 웃었다. 한편, 요트에서 사도현이 돌진한 뒤로 배경윤은 꼼짝하지 못했다.“사도현, 너는 내가 본 남자 중에 제일 뻔뻔한 남자야. 너처럼 뻔뻔하면 못 하는 일이 없겠어.”조각상 같은 사도현의 얼굴에 빨간 손자국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사도현은 개의치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배경윤은 그저 한숨만 나왔다.“뻔뻔스러운 척했을 뿐이야. 너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여기 왔으니 뭐라도 해야지. 나는 직진할 줄밖에 몰라.”사도현은 평온하게 말했다.“내가 그 말을 믿을 것 같아? 나의 마음을 얻고 싶다면서 왜 계속 확신을 주지 않았어? 너는 진심을 표현할 줄 모르는 멍청이야.”배경윤은 사도현과 사귀기 전에 있었던 일들이 줄줄이 생각났다. 사도현의 여자가 되려고 애썼지만 고통만 받았기에 다시는 자신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내가 너한테 상처 준 걸 많이 후회했어. 너를 잃고 나서 내가 잘못했다는

  • 선 이혼, 후 집착   제1409화

    “읍!”배경윤은 갑자기 돌진한 사도현을 뿌리치려고 발버둥 쳤지만 소용없었다. 사도현은 배경윤을 집어삼킬 것처럼 격렬하게 키스를 퍼부었다.편집 없이 실시간으로 방송되었기에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두 사람이 입을 맞추는 모습을 본 네티즌은 앞다투어 댓글을 달았고 시청률은 기록을 경신했다.[아니, 내가 이런 장면을 봐도 되는 거야? 드라마보다 더 로맨틱하잖아!][키스하는 것처럼 연기하는 줄 알았더니 정말 입을 맞추었어. 유명한 그룹의 대표와 사랑에 빠지는 대본을 나도 받아보고 싶네.][윈스 엔터테인먼트에서 그 여배우를 더 이상 밀어주지 않았던 건 다 이유가 있었어. 벌써 새로운 여자랑 놀아나고 있었던 거지!][그럼 배경윤이 첩이네. 첩 주제에 연애 프로그램에 왜 출연하는 거야? 이런 사람을 섭외한 제작진도 이상해.][지금 몇 세기인데 첩을 논해? 고귀한 사도현이 그 여우한테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다가 지쳤을 뿐이야.][네가 뭔데 우리 윤설을 여우라고 해? 윤설이 사도현한테 그렇게 해달라고 했어?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네티즌은 의견이 분분했고 댓글이 삽시에 몇천 개씩 달렸다.사도현과 배경윤을 응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배경윤을 첩이라고 부르면서 모욕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윤설의 극성팬들이 윤설을 옹호했다.하지만 대부분 시청자는 두 사람이 입을 맞추는 장면에 감탄하면서 댓글을 달았다.사도현과 배경윤의 촬영을 맡은 일부 제작진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드라마 같은 장면을 계속 촬영해야 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지 가늠조차 하지 못해서 장윤태한테 도움을 청했다.“두 사람을 방해하지 말고 내버려둬. 예능이 아니라 다큐멘터리를 찍는다고 생각해.”화면을 응시하고 있던 장윤태는 엄숙한 표정을 하고서 말했다. 배경윤과 진찬영을 이어주려고 했지만 갑자기 돌진한 사도현 때문에 흐름이 끊기고 말았다.수줍고 천천히 다가가는 진찬영과 달리, 사도현은 직진하는 남자였다.방송한 지 20분도 채 되지 않아서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아무리 잘 짜인 대

  • 선 이혼, 후 집착   제1408화

    “하,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배경윤은 자신이 사도현과 같은 붉은 공을 뽑았을 때 눈을 질끈 감았다. 정말이지 그 순간 죽고 싶었다.그를 멀리 피해 도망가려 하면 할수록 운명은 계속 그녀와 그를 엮고 있었다.만약 사도현이 일부러 이런 상황을 만든 거라면 그녀는 거부할 기회가 있었다.하지만 이건 랜덤이었고 그녀가 지금 거부를 한다면 사람들이 수상하게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그랬기에 그녀는 너무도 짜증이 났다.“어쩔 수가 없네요. 하늘의 뜻은 거스를 수가 없죠!”사도현이 웃음을 참으며 자신이 들고 있는 공으로 배경윤이 들고 있는 공을 툭 쳤다.“만나서 반가워요. 파트너.”그러자 배경윤이 말했다.“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 배가 바다 중간까지 갔을 때 제가 실수로 그쪽으로 바닷속에 차버릴 수 있으니까요.”“괜찮아요. 바다에 떨어져도 전 경윤 씨를 쫓아갈 거니까요. 그거 모르죠? 전 예전에 수영 대회에서 우승한 적 있거든요.”사도현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배경윤이 아무리 정색하면서 말해도 그는 오히려 더 뻔뻔하게 말했다.그가 살아온 세상엔 약육강식만 존재했다. 그의 인생엔 ‘실패'라는 두 글자가 존재하지 않았고 한번 꽂힌 것이 있으면 반드시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렸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체면 따위 중요하지 않았다.옆에 있던 진찬영이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가시 돋친 말을 했다.“아무리 하늘의 뜻이라고 해도 성격이 맞지 않으면 안 맞는 거죠. 어차피 배로 한 시간도 안 되는 거리니까 이런 하늘의 뜻이라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 거예요.”말을 마친 후 이내 배경윤을 보며 말했다.“조금만 참아요. 제가 먼저 가서 경윤 씨 기다리고 있을게요.”“네, 찬영 오빠. 제가 비록 다른 사람이랑 같은 배에 타게 되었지만, 마음만은 오빠한테 있다는 거 아시죠? 저 꼭 기다려줘야 해요!!”배경윤은 눈물 닦는 시늉을 하며 손수건을 흔들었다. 누가 보면 해적에게 인질로 붙잡힌 사람인 줄 알 것이다.“걱정하지 마요. 꼭 기다리고 있을게요. 섬이

  • 선 이혼, 후 집착   제1407화

    최빈은 웃으며 그들을 향해 말했다.“다들 그렇게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 그냥 말 그대로 배를 타는 것에 집중하시면 됩니다. 이따가 섬에 도착할 때 저희가 여러분께 제비뽑기를 진행할 겁니다. 그때가 되면 네 개의 팀으로 나뉘게 되겠죠... 같은 색의 공을 뽑는 사람이 같은 배에 타는 겁니다. 말 같은 색 공을 뽑은 두 사람이 한배에 탄다는 의미죠.”최빈의 설명을 들은 그들은 오랫동안 침묵했다.한참 후 하늘이 먼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투덜댔다.“이런 게임은 너무 식상하네요. 억지로 커플로 엮어주는 거랑 뭐가 다른가요. 만약 남자 둘이거나 여자 둘이 같은 색 공을 뽑은 거라면, 남남 커플 또는 두 여자로 커플로 밀어줄 건가요?”최빈은 머리를 긁적이더니 잔뜩 기대하는 얼굴로 말했다.“말이 안 되는 건 아니죠. 저희 프로그램 제목도 ‘사랑스러운 선택'이잖아요. 반드시 남자와 여자가 커플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하긴 하지만 지금 시대에 동성이 찐 사랑일 때가 많잖아요. 만약 저희 프로그램에서 정말로 동성 커플이 탄생한다면 그럼 시청률은 분명 대박 날 겁니다.”“쯧쯧쯧, 시청률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말이군요. 그래도 전 기대가 되네요...”배경윤은 손바닥을 마주 비볐다. 이미 흥미가 생겨버린 그녀는 다소 장난스럽게 말했다.“자극적인 걸 원한다면 제가 자극이 뭔지 보여드릴게요.”“그래요, 맞아요. 저희가 두려워할 건 없죠. 저 소수민은 남자든 여자든 전부 환영해요. 그래도 경윤 씨처럼 귀엽고 예쁜 사람이 저랑 같은 배에 탔으면 좋겠네요!”소수민은 극강의 E였다. 처음부터 배경윤과 친해지려고 했고 두 사람은 언제 어디서든 계속 대화를 나누고 있었기에 정말로 ‘어울리는' 것 같았다.“귀엽다고요?”사도현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귀엽다는 것에 대해 오해가 있는 것 같네요.”“안 귀여운가요? 전 우리 경윤 씨가 아주 귀엽다고 생각하는데요. 일단 얼굴부터 귀엽잖아요. 볼살도 통통하고 피부도 아기들처럼 보드랍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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