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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4화

작가: 배시아
“경윤아, 왜 그래?”

사도현은 배경윤의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급히 달려가 물었다.

“나... 괜찮아, 신경 쓰지 마!”

배경윤은 배를 움켜쥐고 억지로 남자를 밀어냈다.

하지만 내장이 서로 엉켜 쥐어짜는 듯한 느낌은 정말 사람을 죽이는 기분이었는데 그녀는 눈물이 날 정도로 아팠다.

“고집부리지 마, 정말 좋은 것 같지 않은데, 게다가 네 얼굴도... 음...”

사도현은 여인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참지 못하고 침을 삼켰는데 충격을 받은 게 분명했다.

“내 얼굴이 왜?”

“아니야, 괜찮아.”

사도현은 다시 배경윤을 부축하며 말했다.

“빨리 병원에 가보자.”

“거짓말, 내 얼굴에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해.”

배경윤은 아파서 식은땀을 흘리며 혼자 서 있을 수도 없어 사도현이 부축하고 있었는데 그 틈에 그녀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보고는 비명을 질렀다.

“악!”

휴대전화 화면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돼지머리처럼 부어올라 눈과 입술이 뒤틀려 있었다.

“걱정하지 마. 알레르기 때문인 거 같아.”

사도현은 결단력 있게 행동했고 배경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여자를 끌어안고 인근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차설아에게도 미처 알리지 못했다.

그들이 병원에 와서 응급실을 찾는데 의사도 여자의 그런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머, 왜 이렇게 부었어요?”

“의사 선생님, 저 이제 죽는 건가요?”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상태가 너무 심각하네요...”

의사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배경윤을 쳐다보았는데 하마터면 웃음이 새어 나올뻔했다. 그래도 가까스로 참고 정색을 하며 대답했다.

“일단 검사부터 하시고 다시 처방을 내리도록 하죠.”

알레르겐을 조사한 후 사도현과 배경윤은 복도에 앉아 결과를 기다렸다.

“망했어, 내 얼굴 어떡해... 나 돼지 됐어!”

배경윤은 얼굴을 가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역시 오빠 말이 맞았어. 난 평생 시집 못 갈 거야. 어떤 남자도 돼지머리를 한 여자를 좋아하진 않을 거야... 난 망했어!”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아.”

사도현은 여자의 어깨를 툭툭 치며 "게다가 돼지머리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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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은 서로를 무척 사랑했지만 함께일수록 견디기 힘든 상처를 주었다. 그래서 성도윤은 고민하다가 차설아를 멀리하기로 결심했다.“그게 무슨 뜻이에요? 우리 엄마를 두고 도망가기라도 하겠다는 건가요?”성도윤의 말을 들은 원이는 표정이 삽시에 굳었다. 원이가 성도윤이 차설아한테 접근하지 못하게 막았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아예 달랐다.성도윤이 차설아를 멀리하겠다는 것처럼 말하자 원이는 화가 치솟았다.“그런 게 아니야. 나는 그저 설아가 행복하길 바라서 그래.”성도윤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스스로 좋은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차설아를 평생 행복하게 해줄 수가 없었다.“입으로만 그러지 말고 행동으로 증명하세요! 우리 엄마가 행복하길 바란다는 말에 진심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요. 예전에 우리 엄마한테 접근할 때마다 제가 막았었죠. 그럼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노력해서 저의 마음을 얻으면 안 돼요?”원이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씩씩거렸다. 그러고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성도윤을 노려보면서 진지하게 물었다.“아직도 우리 엄마를 사랑하기는 해요?”“사랑해.”성도윤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다른 여자한테 마음을 표현해 본 적은 있어요?”원이는 엄숙한 표정을 하고서 계속 캐물었다.“아니...”성도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말을 이었다.“한 명 있긴 하지. 네 엄마한테 수없이 많은 사랑 고백을 했었어.”돌이켜보면 차설아를 향한 사랑 고백은 전부 사도현이 직접 가르친 것이었다. 한때는 어린아이처럼 유치하고 단순했었다.성도윤은 아직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어떻게 얻어야 할지 잘 몰랐다.그리고 차설아를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었기에 적극적으로 다가갈 생각조차 사라져 버렸다.“사랑 고백이 뭐 대수인가요? 이렇게 허무하게 포기하고 싶어요? 저랑 엄마, 여동생이 아무리 밀쳐내고 거절해도 절대 포기하면 안 돼요. 알겠죠?”원이는 성도윤을 향해 박력 있게 말했다.“저희가 확실하게 거절하지 않은 건 여지를 주겠다는 말이에

  • 선 이혼, 후 집착   제1471화

    “그, 그래. 그러는 게 두 사람한테 좋은 거겠지...”소영금은 머뭇거리다가 결국 진무열의 말을 따랐다. 원이는 혼자 큰 병실에 들어갔고 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는 성도윤을 발견했다.성도윤은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고 얼굴이 창백했다. 살짝 밀어놓으면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상태가 좋지 않았고 몸이 허약해 보였다.성도윤의 두 눈은 초점 없이 허공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카리스마 있고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을 내뿜던 눈은 영혼이 빠져나가기라도 한 듯 빛을 잃었다.성도윤을 탐탁지 않아 하던 원이마저 그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했다.‘이 찌질한 아빠를 어쩌면 좋아? 너무 불쌍해 보이잖아. 이러면 뭐라고 할 수도 없어.’혀를 끌끌 차면서 성도윤을 혼내고 싶었지만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원이는 우물쭈물하더니 조심스럽게 성도윤을 불렀다.“저기요.”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성도윤은 원이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고개를 돌렸고 눈에 생기가 돌았다.“원, 원이야?”성도윤의 머릿속에 세 식구가 해바라기섬의 바닷가에서 뛰어놀던 화면이 번뜩 떠올랐다.“이제는 제가 누군지 아시나 봐요?”원이는 무뚝뚝하게 대답하려고 했지만 자신을 알아봐 준 성도윤한테 그러고 싶지 않았다.“당연하지. 너는 내 아들이잖아. 원이야, 이리 와.”성도윤은 감격스러운 어조로 말하면서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했다. 원이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성도윤은 밀려오는 통증에 상처 자국을 움켜쥐고 인상을 찌푸렸다. 원이는 재빨리 침대맡으로 다가가서 말했다.“수술받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침대에서 내려와요? 얼른 누우세요. 일단 하고 싶은 말만 하시고요.”어린 원이는 어른처럼 사뭇 진지하고 엄숙한 어투로 당부했다. 그러고는 작은 손으로 성도윤의 손등을 살며시 어루만졌다.“그래. 먼저 너랑 얘기를 나누는 게 좋겠어.”성도윤은 원이의 말대로 자리에 누우면서 미소를 지었다. 원이의 작은 손이 성도윤의 손등에 닿을 때, 따뜻한 기운이 스며들면서 성도윤에게 살아갈 희망을 주

  • 선 이혼, 후 집착   제1470화

    소영금은 보디가드를 뒤로하고 원이와 함께 성도윤이 있는 병실로 향했다. 병실의 문을 열려던 소영금은 다시 손을 거두었다.“할머니, 왜 그러세요? 어서 들어가요.”원이는 큰 눈을 깜빡이면서 소영금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네 아빠가 수술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어. 의식이 돌아오긴 했지만 아직도 회복 중이야. 도윤이가 너를 보고 더 충격받으면 안 되는데...”소영금은 성도윤이 늘 걱정되었다.뇌수술이 순리롭게 끝났지만 의식을 되찾은 성도윤은 슬픔에 잠겨 창밖을 종종 내다보곤 했다. 작은 곳에 자신을 가두어 놓고 외부와 접촉하려고 하지 않았다.그래서 소영금은 성도윤이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다시 기억해 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원이와 만나게 했다가 자칫 상태가 악화하면 자극받은 성도윤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었다.“할머니는 아들을 그렇게 못 믿으세요? 생각보다 강한 사람일 거예요. 그리고 제가 괴물도 아닌데 왜 저를 보고 충격을 받겠어요? 만약 이번 만남으로 인해 충격받고 쓰러질 나약한 사람이었다면 이렇게 도움을 청하러 찾아오지도 않았을 거예요.”원이는 어린아이답지 않게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성도윤이 나쁜 남자인 건 맞지만 능력 있는 든든한 어른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차설아의 마음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엄마를 사랑한다면서 엄마를 지키지 못한다면... 남자로서 실패한 인생이라고 해야겠지.’“네 말을 들어보니 또 그런 것 같구나.”소영금은 원이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성대 그룹의 대표가 나약한 인간이었다면 진작에 회사를 날렸을 것이다. 소영금이 머뭇거릴 때, 병실 안에서 성도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밖에 누구 있어요?”“보스, 제가 나가볼게요.”병실의 문을 열고 나온 진무열은 소영금과 원이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누가 왔나 했더니, 원이 도련님이셨군요! 두 분이 같이 오신 건가요?”“아니. 이 어린아이가 글쎄 여기까지 혼자 왔다지 뭐야? 원이는 너무 똑똑해.”소영금은 말하면서 병실 안쪽을 들여다보더니 말을 이었다.“

  • 선 이혼, 후 집착   제1469화

    “꼬마야, 이곳은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부모님은 어디에 계셔? 당장 돌아가.”키가 훤칠한 보디가드는 무기를 들고 인상을 찌푸린 채 원이를 노려보았다. 소영금은 병실과 엘리베이터 앞, 병원 내부 곳곳에 보디가드를 배정해 두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많은 인력을 투입한 것이다. 원이는 순리롭게 병원 내부로 들어갔지만 엘리베이터 입구에서 멈춰 섰다.“성도윤이 저의 보호자예요. 얼른 만나게 해주세요. 믿지 못하겠으면 저를 데리고 가주세요.”원이는 덩치가 몇십 배 더 큰 보디가드 앞에서 주눅이 들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네 장난에 내가 속을 줄 알아? 감히 성대 그룹의 성도윤 대표님을 만나려고 해? 꼬마야, 장난칠 거면 집으로 돌아가.”보디가드는 원이를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경계하더니 말을 이었다.“이제는 어린아이까지 동원해서 대표님을 해치려고 하는구나.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 거야. 누구의 지시를 받고 여기까지 온 거지? 말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죽여줄게.”보디가드는 어느 가문에서 성씨 가문에 복수하기 위해 어린아이를 보낸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러고는 원이의 어깨를 꽉 붙잡고 허공에 들어 올렸다.“어떤 무기를 갖고 왔는지 당장 말해! 내놓으란 말이야! 이번에는 독약인가?”“이것 좀 놓으세요. 나를 괴롭힌 걸 엄마가 알게 되면 당신들은 무사하지 못할 거예요! 이 손 놓으라고요.”원이는 허공에서 발버둥 치면서 소리를 질렀다. 무슨 일이 생겨도 늘 침착하던 원이는 일을 크게 벌이기 위해 일부러 소란을 피웠다.성도윤이 원이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조용히 하지 못해? 이 자리에서 당장 죽여줄 수도 있어. 그 입 당장 다물어! 어린놈이 목소리는 왜 이렇게 큰 거야?”보디가드는 다른 환자들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원이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았다. 이마에서 식은땀이 뚝뚝 떨어졌고 심장이 벌렁거렸다.‘보디가드 경력만 10년이 넘는데 꼬맹이 때문에 벌벌 떠는 꼴이라니... 우스운 모습을 보였어. 이러면 내 체면이 뭐가

  • 선 이혼, 후 집착   제1468화

    하지만 이미 늦가을로 접어든 시기라 쌀쌀해진 날씨와 빨리 지는 해 때문에 이 시간에는 산책로에 사람도 거의 없었다.그런 길을 원이를 데리고 걷던 서은아는 자연스레 발걸음을 늦추며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꼬맹이, 넌 왜 혼자 온 거야? 엄마는? 너 혼자 나가는 데 걱정도 안 해?”“엄마가 사라져서 엄마 좀 찾아달라고 유전학적 아빠 찾아온 거예요.”성도윤이 병원에 입원해있다는 것도 차설아가 성진의 별장에 있다는 걸 알아낸 원이는 어린아이의 몸으로 그 먼 산까지 가서 엄마를 데려오는 건 비현실적일 것 같아 자신의 지원군을 얻기 위해 성도윤이 입원해있는 병원으로 온 것이다.“그런데 네 엄마 아빠는 이미 헤어진 사이잖아. 네 아빠가 엄마를 찾아줄 이유는 없는데 자꾸 이런 일로 아빠 귀찮게 하면...”“당신이 뭔데 의무가 있다 없다 에요, 우리 아빠도 아니면서. 그쪽이랑은 상관없는 사람이잖아요?”“내가 네 아빠랑 무슨 사인지 너도 잘 알잖아.”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서서 원이를 내려다보던 서은아의 눈빛이 점점 더 차가워져 갔다.“난 네 아빠랑 곧 결혼할 사람이야. 네 아빠는 네 엄마를 버리고 나랑 결혼하기로 했다고. 그런데도 내가 상관없는 사람이야?”“내연녀라는 말을 뭐 그렇게 거창하게 해요? 아줌마 입으로도 직접 말했잖아요, 곧 결혼할 사이라고. 그럼 아직은 상관없는 사람 맞네요.”어른들보다 더 분명한 사리로 서은아를 상대한 원이는 여전히 표정을 굳히고 있었다.물론 원이도 제 엄마를 버린 아빠를 뼛속 깊이 원망하고 있지만 그래도 내연녀 앞에서만은 밀릴 수가 없었다.아빠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않은 이상, 엄마에 관한 일을 책임질 사람은 여전히 아빠였다.“넌 이렇게 똑똑하고 용감한데... 네 엄마는 너무 바보 같아. 이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지도 모르고 이렇게 널 혼자 내보냈으니 말이야. 가장 복잡한 게 인간의 마음인데, 오늘 날 만난 걸 다행으로 여겨. 내가 친절히 가르쳐줄게.”말을 마친 서은아는 순간 눈을 번뜩이더니 원이의 어깨를 잡고 그를

  • 선 이혼, 후 집착   제1467화

    잘생긴 원이의 얼굴을 한참 뜯어보던 간호사는 성도윤과 묘하게 닮은듯한 이목구비에 가십거리를 알아낸 듯 익살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아, 너 대표님 아들이지?! 엄청 똑같게 생겼다!”성도윤의 아들이라는 말을 아주 싫어했던 원이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 애어른 같은 말투로 말했다.“저는 그분 아들이 아니에요. 그분도 제 아빠가 아니시고요. 그냥 유전자로 엮여있는 것뿐이에요. 자기 아들도 못 알아보는 아빠는 세상에 없잖아요?”“어...”원이의 말에 간호사가 어쩔 줄 몰라 할 때 서씨 집안에서 보내온 영양제를 잔뜩 챙겨 들고 성도윤을 보러 온 서은아가 병원 안으로 들어섰다.성도윤이 깨어났다는 소식만 들었지 그가 차설아를 기억해냈는지에 대해서는 들은 게 전혀 없었기에 서은아는 당장이라도 병실로 달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소영금이 앞뒤로 경호원만 열댓 명을 붙여놓은 탓에 어떻게 들어가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고 있던 와중에 간호사와 얘기 중이던 원이가 그녀의 눈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그제야 방법이 떠오른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아이에게로 다가가 물었다.“꼬마야, 너 나 알아?”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서은아를 힐끗 본 원이는 표정을 찌푸리며 말했다.“알죠, 내 유전학적 아빠한테 들러붙는 여우 아줌마잖아요!”그 말에 화가 치밀어올랐지만 차마 화를 낼 수는 없었던 서은아는 주먹만 꼭 쥐며 말했다.“날 안다니 다행이네, 그럼 잘됐다. 너 아빠 보러 가고 싶은 거지? 아줌마랑 같이 가자.”“싫어요.”똑똑한 원이는 서은아가 이상한 일을 꾸미고 있다는 걸 바로 눈치채고는 단칼에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여우 아줌마는 나 갖다 팔 수도 있는 사람이잖아요. 나한테서 떨어져요!”그 말에 서은아는 당장이라도 아이의 뺨을 때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지만 공공장소라 안간힘을 쓰며 참아냈다.“간호사 누나, 나 빨리 유전학적 아빠한테 데려다주세요.”서은아에게 한마디 하고 난 원이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고개를 들고 간호사를 보며 말했다.“그래, 나 따라와 아가야.”그런데

  • 선 이혼, 후 집착   제1466화

    드디어 한시름 놓은 차설아가 묻자 달이는 천진한 표정으로 답했다.“그야 오빠가 괜히 어른들 걱정시킨다고 말하지 말라고 했으니까요.”“걱정할 걸 알았으면 혼자 나가질 말았어야지.”차설아는 화낼 새도 없이 김정민을 향해 말했다.“이모, 얼른 원이한테 연락해서 어딨는지 물어봐 줘요.”“전화하고 있는데... 안 받아요.”“위치추적은 돼요?”“워치가 꺼져있어서 그것도 안 돼요.”“괜찮아요, 저한테 방법이 있으니까 노트북 좀 줘보세요.”달이랑 원이를 잃어버렸을 때를 대비해 차설아는 전에 아이들의 워치에 위치추적 어플을 깔아둔 적이 있었다. 그건 핸드폰이 꺼졌거나 배터리가 없을 때도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어플이었기에 차설아는 빠르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마지막 로딩이 끝나기만을 기다렸다.“화면에 원이 위치가 뜰 텐데, 보여요?”“내, 보여요!”눈을 감고도 키보드를 치는 차설아에 놀란 것도 잠시,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그녀에 김정민은 다급히 화면으로 시선을 돌리며 답했다.“지금... 재원 병원에 있다고 나오는데요?”“병원이요?”원이의 코딩기술 정도라면 자신의 위치를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기에 지금쯤 성진의 별장에 있을 거라 예상했던 차설아는 뜬금없는 위치에 미간을 찌푸렸다.어쩌다가... 재원 병원까지 간 거지?---한편 재원 병원 앞에 서서 몇 번이나 병원 이름을 읽어보던 원이는 틀림없다는 걸 확인한 후에야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작지만 당찬 아이가 씩씩하게 걸어들어오는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고 지나치던 간호사 하나가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말을 걸어왔다.“아가야, 너 혼자 온 거야? 부모님은 어디 계셔?”“사람 좀 찾으러 왔는데요.”원이는 어른스러운 표정으로 간호사를 보며 말했다.“예쁜 누나, 혹시 성도윤이라는 환자분 어느 병실에 입원해있는지 아세요?”“성 대표님 찾아온 거야?”간호사는 아이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웃으며 알려주었다.“그럼 사람 잘 찾았네. 대표님 며칠 전에 뇌수술 마치고 입원해계신 데 내가 담당

  • 선 이혼, 후 집착   제1465화

    “오빠는 볼일 있다고 나갔는데 민이 이모가 오빠 걱정된다고 아까 찾으러 나갔어요.”제 오빠가 집 밖을 나가는 건 자주 있는 일이라 달이는 차분하게 엄마의 질문에 답했다.달이한테 오빠는 자신이 원하는 곳은 어디든 갈 수 있는 천재였기에 그녀는 오빠가 매일 같이 나가도 한 번도 걱정한 적이 없었다.“뭐? 또 어디 간 거야?”하지만 엄마인 차설아는 잠깐이라도 한눈만 팔면 그 틈을 타 밖으로 나가버리는 원이 때문에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하지만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하는 이 상황에 나가서 아이를 찾을 수도 없었기에 초조해하고 있는데 그때 김정민이 집으로 들어왔다.“아가씨, 오셨어요? 원이 도련님이 또 집을 나가셨어요! 어떡해요? 동네를 한 바퀴 다 돌았는데 어딨는지도 모르겠고...”밥을 하는 사이에 나가버린 원이 때문에 김정민은 아직도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원이가 나가기 전에 무슨 이상한 말을 했다거나 요즘 이상한 행동을 했다거나 한 적은 없었어요?”“별말은 하지 않고 그냥 몰래 나간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아가씨가 영상통화 안 해준다고 아가씨한테 무슨 일이 난 것 같다면서 구하러 가겠다는 말을 한 적은 있어요. 저는 그냥 애니메이션 보고하는 말인 줄 알고 별로 신경을 안 썼었고요.”미간을 찌푸리며 묻는 차설아 김정민은 한숨을 앞세우며 답했다.“다 제 불찰이에요. 원이 도련님은 지능이 남달라서 보통 아이처럼 대하면 안 됐던 건데... 구하러 간다는 말이 장난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아마 그때부터 계획하고 있었을지도 몰라요...”손을 휘적이며 김정민에게로 다가간 차설아는 그녀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이모 잘못 아니니까 자책하지 마세요. 따지면 제 잘못이죠. 제가 제대로 설명을 안 해서 모두를 걱정시켰어요.”차설아의 반응이 자신의 예상과 달라 이상하다고 느낀 김정민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자세히 보며 물었다.“아가씨, 이 밤에... 왜 선글라스를 끼고 계세요?”“그냥 산 타다가 눈을 좀 다쳐서 시력이 안 좋아졌어요. 병원 가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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