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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3화

“하지만 너도 우수하고 예쁘고 개성이 있는 사람이잖아? 왜 내가 널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아?”

“너, 너....”

배경윤의 잔잔한 마음속에 자그마한 파문이 일더니 뺨이 살짝 붉어졌다.

술을 마신 원유였는지 아니면 밤빛이 너무 낭만적이었는지 남자를 올려다보던 그녀는 샘물처럼 맑은 두 눈을 반짝이며 기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지금 말해봐, 너 나 좋아해?”

배경윤이 남자에게 이런 질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전에는 남자의 마음을 확신할 수 없어 그에게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오늘 밤을 거치면서 그녀는 이런 끝없는 애매한 관계에 정말 진절머리가 났다.

한 발짝 다가가면 주제넘은 걸 가봐 고민됐고 한 발짝 물러서면 아쉬울까 봐 두려웠다...

“나는...”

사도현은 자존심이 강한 배경윤이 먼저 이 걸음을 뗄 줄 생각하지 못했다.

여유를 부리던 그는 오히려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남자의 망설임이 배경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난생처음 주동적이었는데 이런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줄이야...

“됐어, 대답할 필요 없어. 무슨 뜻인지 잘 알겠어.”

좋아하면 직진하고 좋아하지 않으니 계속 주춤하고 망설이는 게 아니겠는가?

이 순간 그녀는 사도현이 그녀를 전혀 좋아하지 않고 그녀를 꼬시는 것은 그저 평소 습관일 뿐이며 줄곧 그녀가 일방적으로 김칫국을 마시고 있었다는 것을 확신했다.

“이만 일어날게.”

배경윤은 일어서며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까 미안했어. 민망하게 해서.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라고 약속할게...”

“그리고 만약 네가 정말 설아를 좋아한다면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할 필요 없이 용감하게 추구하면 돼, 우리 오빠처럼. 오랫동안 설아를 쫓아다녀서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마음가짐은 아주 훌륭하거든. 적어도 후회는 없으니까.”

여자는 말하면서 물러서다가 장식품에 부딪혀 하마터면 걸려 넘어질 뻔했다.

“조심해!”

사도현은 재빨리 그녀를 부축해 주며 얼굴을 붉히며 미안해했다.

“미안해, 너... 괜찮지?”

“나한테 무슨 사과를 해, 난 괜찮아.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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