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너도 우수하고 예쁘고 개성이 있는 사람이잖아? 왜 내가 널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너, 너....”배경윤의 잔잔한 마음속에 자그마한 파문이 일더니 뺨이 살짝 붉어졌다.술을 마신 원유였는지 아니면 밤빛이 너무 낭만적이었는지 남자를 올려다보던 그녀는 샘물처럼 맑은 두 눈을 반짝이며 기대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그럼 지금 말해봐, 너 나 좋아해?”배경윤이 남자에게 이런 질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전에는 남자의 마음을 확신할 수 없어 그에게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오늘 밤을 거치면서 그녀는 이런 끝없는 애매한 관계에 정말 진절머리가 났다.한 발짝 다가가면 주제넘은 걸 가봐 고민됐고 한 발짝 물러서면 아쉬울까 봐 두려웠다...“나는...”사도현은 자존심이 강한 배경윤이 먼저 이 걸음을 뗄 줄 생각하지 못했다.여유를 부리던 그는 오히려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남자의 망설임이 배경윤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난생처음 주동적이었는데 이런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줄이야...“됐어, 대답할 필요 없어. 무슨 뜻인지 잘 알겠어.”좋아하면 직진하고 좋아하지 않으니 계속 주춤하고 망설이는 게 아니겠는가?이 순간 그녀는 사도현이 그녀를 전혀 좋아하지 않고 그녀를 꼬시는 것은 그저 평소 습관일 뿐이며 줄곧 그녀가 일방적으로 김칫국을 마시고 있었다는 것을 확신했다.“이만 일어날게.”배경윤은 일어서며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까 미안했어. 민망하게 해서.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라고 약속할게...”“그리고 만약 네가 정말 설아를 좋아한다면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할 필요 없이 용감하게 추구하면 돼, 우리 오빠처럼. 오랫동안 설아를 쫓아다녀서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마음가짐은 아주 훌륭하거든. 적어도 후회는 없으니까.”여자는 말하면서 물러서다가 장식품에 부딪혀 하마터면 걸려 넘어질 뻔했다.“조심해!”사도현은 재빨리 그녀를 부축해 주며 얼굴을 붉히며 미안해했다.“미안해, 너... 괜찮지?”“나한테 무슨 사과를 해, 난 괜찮아. 난
“경윤아, 왜 그래?”사도현은 배경윤의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급히 달려가 물었다.“나... 괜찮아, 신경 쓰지 마!”배경윤은 배를 움켜쥐고 억지로 남자를 밀어냈다.하지만 내장이 서로 엉켜 쥐어짜는 듯한 느낌은 정말 사람을 죽이는 기분이었는데 그녀는 눈물이 날 정도로 아팠다.“고집부리지 마, 정말 좋은 것 같지 않은데, 게다가 네 얼굴도... 음...”사도현은 여인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참지 못하고 침을 삼켰는데 충격을 받은 게 분명했다.“내 얼굴이 왜?”“아니야, 괜찮아.”사도현은 다시 배경윤을 부축하며 말했다.“빨리 병원에 가보자.”“거짓말, 내 얼굴에 문제가 생긴 게 분명해.”배경윤은 아파서 식은땀을 흘리며 혼자 서 있을 수도 없어 사도현이 부축하고 있었는데 그 틈에 그녀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 보고는 비명을 질렀다.“악!”휴대전화 화면에 비친 그녀의 얼굴은 돼지머리처럼 부어올라 눈과 입술이 뒤틀려 있었다.“걱정하지 마. 알레르기 때문인 거 같아.”사도현은 결단력 있게 행동했고 배경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여자를 끌어안고 인근 병원으로 달려갔는데 차설아에게도 미처 알리지 못했다.그들이 병원에 와서 응급실을 찾는데 의사도 여자의 그런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어머, 왜 이렇게 부었어요?”“의사 선생님, 저 이제 죽는 건가요?”“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상태가 너무 심각하네요...”의사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배경윤을 쳐다보았는데 하마터면 웃음이 새어 나올뻔했다. 그래도 가까스로 참고 정색을 하며 대답했다.“일단 검사부터 하시고 다시 처방을 내리도록 하죠.”알레르겐을 조사한 후 사도현과 배경윤은 복도에 앉아 결과를 기다렸다.“망했어, 내 얼굴 어떡해... 나 돼지 됐어!”배경윤은 얼굴을 가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역시 오빠 말이 맞았어. 난 평생 시집 못 갈 거야. 어떤 남자도 돼지머리를 한 여자를 좋아하진 않을 거야... 난 망했어!”“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아.”사도현은 여자의 어깨를 툭툭 치며 "게다가 돼지머리 같
쌩얼로 전 남자친구를 만나는 것도 쪽팔리지만 지금 배경윤은 얼굴이 돼지가 되지 않았던가... 이런 낭패한 모습을 하고 강우혁을 보고 싶지 않았다!“경윤아, 숨지 마. 너인 거 알아.”강우혁은 배경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듯 감격스러운 표정이었다.그들 사이를 가로막은 사도현은 강우혁보다 몸집이 더 크고 우람하여 마치 큰 산을 사이에 둔 것 같았다.“실례합니다, 제가 경윤이한테 할 말이 있어서요.”하는 수 없이 강우혁은 예의 바르게 사도현에게 청했다.사도현의 시선은 거만하게 강우혁의 정수리를 넘었다.“어느 난쟁이가 말을 하는지 너무 낮아서 들리지 않네.”강우혁 옆에 있던 조수는 그 말에 반박해 나섰다.“무슨 말씀이세요. 강 교수님은 우리 병원에서 특별히 모신 전문가예요. 교수님의 높이는 어디 당신 같은 사람이 따라잡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그래서 그쪽도 교수가 키가 작다는 것을 인정하는 건가요?”“우리 교수님도 작지 않으세요. 신발까지 신으면 182인데 어디가 작아요...”조수는 최소한 188은 돼 보이는 사도현을 올려다보며 “다만 그쪽만큼 크지 않을 뿐이에요.”라고 낮은 소리로 덧붙였다.사도현은 머리 하나 낮은 강우혁을 내려다보며 말했다.“그래서 내가 난쟁이라고 부르는 게 무례한 짓은 아니겠죠, 난쟁이 씨?”“당신!”조수는 화가 나서 펄쩍 뛰었다.강우혁은 조수에게 말을 삼가라고 손사래를 친 뒤 사도현한테 말했다.“전 그쪽과 아무런 원한이 없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적대적인 거죠?”“그냥, 단순히 그쪽 보기 불편해서.”사도현은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눈 밑의 시큰둥한 모습을 유감없이 드러냈다.배경윤이 아니었다면 이런 작은 의사는 그와 말을 섞을 자격조차 없었을 것이다.배경윤은 사도현 뒤에 숨어서 그들의 충돌을 듣다가 미안한 마음에 남자의 옷자락을 살짝 잡아당겼다.“그만하지.”“이 자식이 너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고 했잖아, 아직 제대로 손본 것도 아닌데 벌써 마음 아픈 거야?”사도현은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의미를
배경윤은 조금 억울해 갑자기 화를 내는 남자를 노려보았다. “네가 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나한테 왜 뭐라고 소리 지르는 거야. 네가 아니면 내가 새우랑 게를 그렇게 많이 먹을 필요가 있었겠어?”“너...”사도현의 분노는 순식간에 가라앉았고 더욱 깊은 죄책감에 그를 깊이 머리를 파묻고 작은 목소리로 여자에게 말했다.“왜 이렇게 바보 같은 거야, 나는 네가 좋아하는 줄 알고 너에게 계속 까서 줬던 거야...”“너야말로 바보야!”배경윤은 퉁명스럽게 말했다.“내가 좋아한다고 까줄 필요 없잖아, 날 좋아하지도 않는데 뭘 그렇게 애써?”사도현은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그래, 내가 바보지, 세상에서 나만 제일 바보야... 네가 제일 똑똑해.”강우혁은 두 사람의 썸 타는 모습을 보며 씁쓸해했다.“경윤아, 너 알레르기가 있어서 빨리 처치해야 해. 일단 먼저 따라와.”그는 사도현을 넘어 배경윤의 손을 잡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의사를 바꿔도 될까요?”사도현도 매우 불쾌했는데 예쁜 눈매는 배경윤의 팔에 걸린 그 손을 뚫어지라 쳐다봤는데 그 손을 그대로 베어버리고 싶었다.“강 교수님은 의술이 뛰어나기 때문에 환자의 경우 후유증이 생기지 않도록 강 교수님한테 치료를 받는 게 좋을 거에요.”간호사가 진지한 얼굴로 건의했다.“허허, 의술이 높다고 이렇게 환자한테 마음대로 손대도 되는 건가요? 여기가 병원인지 클럽인지 원?”“말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세요? 억지를 부리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저희도 환자의 치료를 거절할 수 있습니다.”“내가 잘못 말했나요? 의사로서 의덕이 전혀 없는데요. 무슨 근거로 의사가 환자의 손을 함부로 잡는 거죠?”강우혁은 어쩔 수 없이 배경윤의 손을 빨리 놓을 수밖에 없었다.그는 안경을 올리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사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저랑 환자분 사이가 좀 특별해서요. 저도 모르게 그만... 앞으로는 조심하죠.”“하지만 제 생각이 짧았더라도 환자 의견이 중요하지 당신 같
이 녀석 오늘 왜 이러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미쳤나 봐, 갑자기 왜 이렇게 이상하지?“고개 좀 가까이 대.”강우혁은 흰 장갑을 낀 채 전문적인 방법으로 항알레르기제를 발라주려고 했다.그가 몇 번이나 얘기했지만 여자는 들리지도 않는 것처럼 모든 주의가 바깥의 소리에 사로잡힌 것 같았다.“오, 뭐라고? 미안해.”배경윤은 그제야 남자의 말소리가 들렸는지 고개를 조금 돌렸다.“이 약은 자극적이어서 바르면 조금 아플 수 있지만 효과가 아주 좋아서 빨리 붓기를 가라앉힐 수 있으니 참아.”강우혁은 참을성 있게 여자에게 소개하며 부드러운 손놀림을 선보였다.“뭐라고?...아!”배경윤은 여전히 남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듣지 않고 밖에 있는 사도현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귀 기울다가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다 얼굴에 묻은 약에 자극받아 울음이 나올뻔했다.“뭘 발랐길래 이렇게 아파? 내 얼굴 제대로 고치는 거 확실해?”배경윤은 아파서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얼굴이 타는 듯한 통증은 마치 황산을 바른 것 같았다.“강력한 항알레르기 연고는 순수 식물에서 추출한 것이어서 산 비중이 강해. 그래서 피부에 자극을 줘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지만 약효가 좋고 부작용도 없어 가장 안전해.”강우혁은 설명하면서 약의 양을 늘렸다.그리고 복도 전체가 배경윤의 울부짖는 소리가 울렸다.“아아, 아파 죽겠어, 그만해. 얼굴이 다 타버릴 것 같아, 아파!”“조금만 참아, 곧 괜찮아질 거야. 많이 아프면 내 팔을 잡아!”강우혁도 마음이 아팠지만 여자가 빨리 탈민할 수 있도록 독하게 발라주는 수밖에 없었다.사도현은 문밖에서 배경윤의 고함을 듣고 더욱 통제력을 잃었다.“저 자식이 틀림없이 나쁜 짓을 하고 있어. 내 친구가 나에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 거라고. 비켜, 들어가야 해!”더 이상 좋게 말할 생각도 없이 간호사를 강제로 밀어내고 치료실로 들이닥쳤다.“야 이 망나니야, 의사가 직책을 이용해 환자에게 행패를 부리다니, 내가...”사도현은 나쁜 짓을
배경윤은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강우혁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우리 두 사람 사이를 네가 왜 궁금해해? 너한테 알려줄 필요는 없는 것 같은데?”“경윤아, 화내지 마. 난 그저 그 남자가 좋은 사람 같지 않아서 그래. 완전히 바람둥이 같잖아, 상처받지 않도록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래.”“허허, 그가 아무리 좋은 사람 같지 않다고 해도 너 같은 사기꾼보다는 낫잖아!”배경윤은 강우혁의 옷깃을 움켜쥐고 눈 밑에 깊은 원한을 품고 말했다.“내가 너의 목숨을 남겨둔 것은 단지 내가 마음이 넓어서야. 내가 이미 과거의 원한을 잊고 너를 용서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인내심에 도전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날 미워할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지만, 그런 남자 찾아서 너 자신을 해치지 마, 너...”강우혁은 말을 끝내지 못했는데 문밖을 지키며 안의 인기척을 엿듣던 사도현이 끝내 참지 못하고 다시 쳐들어왔다.“방금 뭐라고 했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네가 어떻게 알아!”“왜 또 들어왔어요!”배경윤은 노기등등한 사도현을 보며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이 녀석은 어찌 이리도 남의 말을 엿듣기 좋아하는지!“내가 다시 들어오지 않았으면 이 비열한 소인배한테 어떤 먹칠을 당했는지도 모를 거잖아? 내가 그쪽이랑 아무 교류가 없었는데 왜 내가 좋은 사람 같지 않고 바람둥이가 된 거지?”사도현은 바람둥이라는 말을 반박하면서 힘이 부쩍 모자라는 기분이 들었다.“나는 단지 많은 아름다운 여자들과 친구를 사귀는 데 열중했을 뿐이야...”배경윤: “...”강우혁은 사도현을 외면한 채 배경윤을 바라보며 말했다.“경윤아, 네 상태가 완전히 호전되려면 일주일 정도 입원해야 해.”입원 절차를 마친 배경윤은 병원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고급 1인실에 입원했다.그녀의 얼굴은 그렇게 붓지는 않았지만 얼굴 전체가 빨갛게 달아올라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배경윤은 거울을 보며 중얼거렸다.“망했어, 나 진짜 얼굴 망가질 것 같은데 치료 못 하면 어떡하지?”사도
“강우혁?”차설아도 남자를 놀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그런 쓰레기는 당연히 배경윤이의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하는 게 맞는데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이렇게 자리에 나타났는지 너무 어이가 없었다.이 남자가 배경윤에게 한 갖가지 악행을 생각하자 차설아는 분노에 불타서 남자의 옷깃을 움켜쥐었다.“여기 왜 왔어요, 또 우리 경윤이에게 매달려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건데요? 진짜 더는 눈앞에서 알짱거리지 말죠, 내가 당신, 본인이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게 보내줄 수 있는데.”“당연히 차설아 씨의 수단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죠. 누구의 목숨을 앗아가든 너무 쉬우신 거 너무 잘 알죠. 제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거라는 걸요. 만약 그게 경윤이를 기쁘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세요.”강우혁은 눈을 감은 채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차설아는 멱살을 잡은 손의 힘을 더 세게 주고 눈살을 찌푸리며 눈앞의 남자를 노려보았다.“무슨 뜻이죠? 당신이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닐 거라는 건 무슨 뜻으로 한 말이에요? 내가 변태 살인마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강우혁의 옷깃이 그의 목을 옥죄는 바람에 그는 숨이 막혀 볼이 빨갛게 질렸다.“무슨 뜻인지는 차설아 씨가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경윤이도 자리에 있으니 어떤 말은 제가 너무 자세히 하기 불편하네요. 어떤 일은... 저희 두 사람만 알고 있으면 되니까요.”“싱겁기는.”그러다 차설아는 이 녀석이 곧 죽을 것 같아 보이자 결국 손을 떼고 땅에 내동댕이쳤다.강우혁은 허겁지겁 일어나 배경윤 옆으로 다가가 상태를 체크했다."걱정하지 마, 푹 자고 내일 일어나면 네 얼굴은 원래대로 회복될 거야.”말투는 부드러웠고 눈빛에는 꿀이 떨어질 것 같았다."내일 낫는데 왜 일주일 동안 입원해 있어야 해?”배경윤이 쌀쌀한 태도로 물었다.강우혁의 의술을 믿지 않았더라면 그와는 말도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알레르기 증상이 너무 심해서 반복될 수도 있어. 이번 주 안에 다시 알레르겐에 노출되면
“한 사람을 잊는 데는 시간과 새로운 사랑만 있으면 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어?”배경윤의 시선은 아득히 멀어지더니 천천히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그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것은 다양한 사람과 일을 만나 치유해 주고 싶어서였어.”“원래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는데 결국 운명처럼 사도현을 만나게 되었어. 그는 비록 내 새 애인은 아니었지만 마치 구조대원처럼 나를 깊은 바다에서 끌어내어 강우혁이 낸 상처를 완전히 치유할 수 있게 해줬어... 하지만 지금 보니 나는 어쩌면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네...”차설아는 배경윤의 쓸쓸한 모습을 보고 매우 마음이 아팠다, “네가 정말 좋아한다면 쟁취해 봐. 나는 사도현도 분명 무슨 응어리가 있어서 이렇게 삐뚤어진 것으로 생각해. 어쩌면 그도 물에 빠진 사람이라 네가 좀 도와줘야 할 수도 있고...”"그의 응어리라...”배경윤은 차설아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너일 수도?”“경윤아, 나랑 사도현은 정말 순수한 우정이야. 너랑 오빠가 계속 우리를 맺어주니 정말 난처해.”“네가 아니면 누구겠어?”배경윤은 한숨을 내쉬고 말을 이었다.“너 말고 이 세상에 또 어떤 여자가 사도현의 응어리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어.”"아,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생각났는데 그 윤설이라는 여자가 사도현의 관심을 받아온 것 같은데 설마 응어리가 여기에 맺힌 건 아니겠지?”지난 몇 년 동안 사도현이 윤설을 얼마나 총애했는지 연예계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다.“네가 그렇게 말하니 나도 기억이 나. 사도현을 만난 날 사도현과 윤설 사이가 틀어졌었어. 윤설이 죽네 사네 하며 사도현에게 용서를 빌던데 설마 문제가 여기서 생긴 건 아니겠지?”“분명 이걸 거야!”“일단 넌 편안하게 몸조리해. 내가 이제 시간을 내서 윤설을 만나 사도현이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아낼게.”"설아야, 내 이런 하찮은 일은 신경 쓰지 마. 나도 사도현과 어떻게 할 생각은 없어. 섣불리 윤설을 찾으러 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