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하이 테크 회의 중 가장 중요한 회의가 곧 시작된다. 성도윤을 비롯한 회의 의장, 업계 거물 등 8명의 주요 인사가 차례로 회의 테이블에 앉았다.나머지 인원은 설사 그 사람이 이번 회의의 최대 후원자인 서은아라도 외부 대회의실에서만 방청할 수 있고 참여할 자격이 없었다.약속 시간에 맞춰 회의가 시작됐어야 했고 다들 실시간 번역기를 끼고 가슴 설레며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었다."파이브, 포, 스리, 투......”하지만 라운드 테이블의 가장 상징적인 시작 버튼은 카운트 다운이 끝났는데도 눌리지 않았다.이 시작 버튼은 8명의 대표가 동시에 테이블 중앙에 있는 지구를 누르면 작동이 되는 것인데 지구는 총 8개의 모듈로 나뉘고 이는 전자 기술 분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전 세계 8개 지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 곳도 빠지면 작동이 되지 않는다."죄송합니다. 사정이 생겨서 잠시는 회의를 제시간에 진행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하이 테크 협회장이자 글로벌 하이 테크 회의의 사회자인 단혁이 초조한 어조로 사람들에게 알렸다."아, 무슨 일이지?”회의 바깥쪽 회의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한 채 귓속말로 이론이 분분했다.오직 회의에 참여한 여덟 명의 회원만이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일곱 명의 멤버만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다."보시다시피 회의에 참여해야 할 8명의 멤버 중 현재 7명만이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또 한 명의 중요한 멤버가 있는데 그분이 대표하는 부문은 성대 그룹 다음으로 지위가 높은 부문으로, 그분이 오시지 않아 불을 켤 수 없어 회의 전체가 가동되지 못하고 있습니다.”단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성도윤 옆 빈자리를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늦은 이 멤버는 바로 KCL 그룹의 신임 대표님이십니다. 그분이 전자 과학 기술 분야에서의 공헌은 의심할 여지 없이 뛰어나죠. KCL 그룹은 매우 강력한 연구 개발팀을 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우리에게 놀라움을 주고 업계를 끊임없이 최고봉으로 이끌고 있죠...”"KCL의 신임 회
그 옆에는 동부 인공지능(AI) 개발을 총괄하는 오가미 히가시노무라 이치가 앉아 있었다.이 사람은 전자공학 분야에서 성도윤과 KCL 신임 대표에 버금가는 지위에 있었다.히가시노무라는 야망이 매우 커서 줄곧 대외적으로 확장하고 싶어 했고 그의 연구개발 방향에는 인공지능 외에 전자 칩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아쉽게도 시종 기술의 돌파를 할 수 없었기에 이에 상응하는 과학 기술 제품을 생산할 수 없었고 업계 3위에 머물렀다.그는 연속 10년째 성대 그룹과 KCL의 협력을 깨뜨리려 시도했고 성대 그룹을 대신해 KCL과 손을 잡으려 했다.그의 산하의 히가시노 그룹이 KCL과 협력할 수 있다면 히가시노 그룹이 성대 그룹을 앞지르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성 대표님, 표정이 담담한 걸 보니 KCL 그룹과 이미 손을 잡았나 보군요.”히가시노무라는 웃으며 성도윤과 고개를 끄덕여 인사하는 등 가식적인 모습을 보였다.사실 그는 KCL 신임 대표와 성도윤이 어떤 인연이 있는지 모른 채 떠본 것일 뿐이다."아직 KCL 신임 대표와는 잘 모르는 사이예요.”성도윤은 얇은 입술을 움직이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잘 모른다고요?”히가시노무라는 성도윤의 말을 듣자마자 눈이 번쩍번쩍 빛났는데 아예 대놓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렇다면 모두가 공평하게 경쟁할 수 있다는 거죠, KCL은 성대 그룹과 협력할 수도 있고 히가시노 그룹과 협력할 수도 있겠네요. 심지어 오늘 참석한 모든 그룹과 협력할 수도 있다는 거 아니겠어요?”"그럼요. 여러분이 협력하고 싶고 성의를 보이기만 한다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을 겁니다.”성도윤은 사실대로 말했다.과거 그와 성지훈의 관계로 인해 성대 그룹은 KCL의 독점 협력그룹이었지만 지금은 성지훈이 신임 회장에 의해 교체된 이상 KCL과의 합작이 성사될 수 있을지 성도윤도 자신이 없었다.전에도 KCL의 신임 회장이 누구인지 성지훈에게 알아봤지만 웃긴 것은 성지훈도 모른다는 거다.그래서 오늘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성도윤도 이 미스터리한 인물에
생방송 카메라와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서은아에게 집중되었다."네? 저한테 달렸다고요?”서은아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내심 기분이 좋았다.서가네는 비록 이번 정상회의의 최대 후원자였지만 솔직히 전자업계와 잘 어울리지 않았고 서은아가 정상회의에서의 존재감도 돈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 그녀도 큰 성취감은 없었다.정상회의의 순조로운 개최 여부가 본인의 손에 달렸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다."네, 서은아 씨. KCL 신임 대표님이 은아 씨를 콕 집어 말씀하셨는데요...”"제가 뭘 하면 될까요, 회장님의 말씀이라면 제가 받아들여야죠. 이 또한 제 영광 아니겠어요?”서은아는 내로라하는 KCL 신임 대표가 직접 자신을 호명하자 너무 감격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앉을 뻔했다.어찌 됐든 그녀가 KCL의 신임 회장과 친하게 지낸다면 그녀는 전자 기술 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게 될 것이고, 그 거물들은 KCL과 협력하기 위해 반드시 그녀 앞에 무릎 꿇게 될 것이었다.그렇게 되면 성도윤의 마음속에서의 그녀의 지위는 더욱 높아지게 되고 성도윤은 더욱 그녀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어, 그니까 그게...”단혁은 안경을 밀면서 어색하게 말을 이었다."KCL 신임 회장이 해안을 좋아하시는데 이곳에서 양녀를 만들고 싶대요. 그래서 은아 씨가 전 세계로 방송되는 카메라 앵글을 보며 ‘아버지, 이 딸이 잘못했어요. 노여움 푸시고 회의에 참석해주세요’라고 하시라고...”이 말이 나오자 현장은 발칵 뒤집혔다.서은아의 표정은 점차 어두워졌다."회장님이 정말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너무 유머 감각이 있으신걸요...”회의실의 일곱 멤버 중, 여섯 명은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히가시노무라 카즈요시: "하하하, 이 새로운 회장 마음에 들어, 너무 개성이 있는걸. 반드시 그와 협력해야겠어!”성도윤만이 무관심한 듯하던 표정이 갑자기 진지해졌고 그는 짙은 눈썹을 잔뜩 찡그렸다.왜 이런 조작이 좀 익숙하다고 생각되는 걸까? 설마...서은아는 한바탕 생각을 하더니 인츰 표정
"성 대표님, 공교롭게도 우리가 다시 만났군요.”차설아는 성도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는데 입꼬리는 올라갔고 표정에는 그녀의 한껏 흥분된 기분이 다 드러나 있었다."그래, 또 만났네. 계획한 지 오래됐겠네, 대단한걸.”역시 그녀였어!이 순간, 성도윤은 놀라움이 아니라 오히려 말할 수 없는 기쁨의 표정이 서렸다.역시 차설아야, 이렇게 큰 판을 짜다니 그도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여자의 대응 방식 또한 그를 더욱 안심시켰다.적어도 'KCL 회장'이라는 신분이 있으니 그녀가 괴롭힘을 당할 것이라는 염려가 없어졌고 적어도 앞으로 그녀부터 3대까지는 돈이 부족할 일은 없을 것이다."단혁, 이게 무슨 상황이야. 이 여자가 정말 KCL의 신임 회장이야?”"그러니까. KCL 그룹이 우리를 가지고 노는 거야?”라운드 테이블의 다른 멤버들은 앞다투어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그들은 그들이 가장 경멸하는 여자가 업계에서 이렇게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분명 무슨 오해가 있었거나 KCL 그룹이 일부러 그들을 조롱하는 것일 거다.밖에서 서은아는 회의실 안으로 들어가겠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당장 들여보내 줘, 당장! 그렇지 않으면 서가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녀의 현재의 난폭함과 방금의 조신함은 강렬한 대조를 이루었다.다만, 그녀가 지금 얼마나 날뛰던 이미 서씨 집안 전체가 체면을 구겼고 전 세계에 망신을 당했다는 거다!단혁은 사람들에게 급급히 해명에 나섰다."여러분, 흥분하지 마세요, 차설아 씨는 확실히 KCL의 신임 회장이자 G6 칩의 최종 개발자입니다. 기술 지분 참여 방식으로 KCL 그룹의 최대 주주가 되었고 한 사람의 힘으로 전체 업계의 프로세스를 거의 10년이나 앞당겼습니다. 우리 업계의 영웅과도 같은 존재이니 여러분 모두 존중하고 지지해 주세요!”오직 단혁의 설명만으로는 이 늙은이들을 이해시킬 수 없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이 여자는 분명 부적절한 방법으로 KCL 회장 자리에 앉은 걸 거야. KCL
모두들 일제히 성도윤을 쳐다보았는데 순간 조용해졌고 감히 소리도 내지 못했다.차설아도 성도윤을 주시했는데 그녀의 예쁜 눈망울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그의 '동의'는 그녀의 예상에 있었기도 예상을 벗어나기도 했는데 어쩌면 그래서 다소 의외였다."우리는 경력뿐만 아니라 능력도 봅니다. 여러분은 모두 업계 최고의 인물입니다. 차설아 씨가 도대체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여러분은 4년 전에 이미 검증받지 않으셨습니까...”성도윤은 냉랭한 눈빛으로 정면을 바라보며 다소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4년 전 시험을 통과해 하이 테크협회 회장에 당선된 것만으로도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고 지금은 G6칩을 개발했으니 이번 회의의 8대 멤버 중 한 명으로 선출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저도 차설아 씨가 존경스럽다고 생각되는데요.”히가시노무라는 차설아한테 손을 뻗으며 90도로 절을 했는데 얼굴에는 작위적인 미소를 띠고 있었다."차설아 씨, 어서 오세요. 우리 회의는 진작에 좀 다른 풍채를 더했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아리가도!”단혁은 두 사람의 반응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다른 분들의 의견은요?”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두 거물이 모두 환영의 뜻을 표하자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더 이상 반항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차설아를 받들기 시작했다."우리는 당연히 환영이죠. 업계는 이런 인재가 필요합니다!”"차설아 대표는 정말 젊고 재능이 뛰어납니다. 여자라고 전혀 뒤지지 않죠. 미래의 하이 테크 분야는 당신들이 선도할 것이라 믿습니다. 앞날이 창창합니다!”차설아도 이들의 말에 허위적으로 응대를 했다."천만에요. 저는 아직 어리고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 아직 배워야 할 것도 많고요. 이 업계에 여러분들이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성도윤은 옆에서 듣다가 참지 못하고 입술을 오므리고 피식 웃어버렸다.여자가 갑자기 진지한 모습을 하고 있으니 정말 웃기는군...차설아는 능구렁이들과 얘기를 하는 틈
"그렇다면 G6 칩이 곧 시장에 출시되어 사용될 것인데 KCL 그룹은 도대체 누구와 협력할 것인지 알려줄 수 있습니까? 이 결정이 미래 10년에서 누가 이 업계의 선두가 될 것인가를 좌우지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단혁은 또 모두가 더욱 궁금해하는 질문을 했다."차 대표님, 고민하지 마시고 저희 히가시노 그룹과 협력하시죠. 저희는 이미 인공지능 분야에서 거의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매년 이윤 또한 셀 수 없이 많습니다. KCL 그룹이 저희와 협력할 의향이 있다면 제가 회사 20%의 지분을 나눠 드리겠습니다.”흥분한 히가시노무라는 적극적으로 히가시노 그룹을 홍보했다.그룹의 지분 20%를 내놓는다는 건 듣기에 매우 대범한 결정 같지만 만약 이 계약이 성사되기만 한다면 지분 20%가 가져오는 이윤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차 대표님, 저희 이스트소프트 그룹과 협력하시는 건 어때요? 저희 이스트소프트 그룹은 지금 수익률이 아주 좋아요. 저희와 협력하신다면 주식의 50%를 드리겠습니다...”다른 몇몇 거물들도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더 큰 성의를 보였다.“…”차설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성도윤의 답을 기다리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사람들도 눈치를 챘는데 두 사람의 옛 부부라는 친분이 있으니 KCL은 여전히 성대 그룹과 협력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성대 그룹의 업계 1위의 지위는 누구도 흔들 수 없었다.이때 서은아가 기세등등하게 뛰어 들어왔고 경비원이 그 뒤를 쫓았다."서은아 씨, 죄송하지만 들어가실 수 없습니다...”"우리 서가 후원하는 곳이니 내가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갈 수 있으니까 닥쳐!”서은아는 몇몇 경비원들을 돌아보며 으름장을 놓았다."누가 또 입을 놀리면 각오해!”경비원들은 하나같이 난감한 표정으로 더 이상 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무사히 회의의 가장 중심 자리에 온 서은아는 노기등등하게 차설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감히 나를 이렇게 모욕하다니, 죽여버릴 거야!”말을 마치고 그녀는 미친개처럼 차설아를 향해 머리를 처
”차설아,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서은아는 얼굴을 붉히며 한 마리의 사나운 짐승 개처럼 온몸의 힘을 다해 차설아를 향해 뛰어들었다.“네가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해? 내 손에는 너의 모든 걸 망가뜨릴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경고하는 데 나 건드리지 마. 아니면...””그만해!”성도윤이 호통을 쳐 서은아가 계속 말을 해내러 가는 것을 막았다. 그는 긴 팔로 서은아의 몸을 잡고는 냉랭한 눈빛으로 경고를 날렸다.“이미 많이 쪽팔려. 그러니까 이상한 소리 좀 그만해. 아니면 서가 전체를 팔아도 모자라니까.”남자의 말이 떨어지자 서은아는 순간 온순해졌고 한마디도 더 내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하지만 차설아는 이미 두 사람 사이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고 일부러 서은아의 화를 돋우며 말했다.“날 망가뜨릴 물건이란 게 뭐야? 우리 딸, 아빠한테 얘기해봐. 화 안 낼게. 아니면 그냥 허세 부리는 거야?””...”서은아는 성도윤의 품에 숨어서는 입을 꼭 다물고 있었는데 눈빛은 사람을 죽일 수도 있을 듯했다.“당신도 그만 해요. 원래 이런 성격이어서 그래요, 내가 대신 사과하죠.”성도윤은 가볍게 차설아를 향해 고개를 숙였는데 이렇게 예절을 차리는 모습이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멀게 해버린 것 같았다.차설아는 순간 김빠진 공처럼 풀이 죽었고 가슴이 답답해 났다.이런 태도는 남자가 직접 그녀와 화를 내고 다투는 것보다 더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두 사람 무슨 사인데 그쪽이 대신 사과를 하는 거죠?”차설아는 냉소를 지으며 되물었다.서은아는 순간 기운이 났는지 성도윤을 툭툭 치며 의기양양해서 말했다.“도윤아, 차 대표님이 물으셨으니까 대답해야지. 마침 여러분께 우리의 사이도 밝히고.”성도윤은 서은아의 어깨를 감쌌는데 마치 일종의 무언의 방식으로 그녀를 안심시키는 것 같았다.이 장면은 차설아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는데 그녀는 저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나랑 은아는...””잠깐!”성도윤이 막 입을 열려던 찰나, 차설아가 그의 말을 끊었다.그녀
”쓰읍.”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누구 하나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는데 모두들 성도윤에게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왔다.특히 오가미 히가시노무라 이치는 무의식적으로 작은 거울을 꺼내 들고는 자신의 외모를 다잡으며 서은아와 차설아를 바라보았다.“지금 성형하러 가도 괜찮을까요?”하늘 아래 그 어떤 남자가 돈 많은 여자의 눈에 들어 놀고먹는 상상을 해보지 않았던가? 심지어 차설아와 서은아와 같은 절세미인 부자라니...성도윤 정말 너무 행운다운 거 아닌가? 이미 능력에 외모에 다 갖추었는데 외모만으로 두 미녀가 집안 사업을 포기하고 오직 그를 위해 싸우다니... 이런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모두들 성도윤의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성도윤의 잘생긴 얼굴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냉담하게 말했다.“내 선택은 항상 같았어, 나랑 은아는 어릴 때부터 아는 사이였고 그래서 오늘 여러분들 앞에서 밝히려고요. 저와 은아는 연인 사이입니다.”서은아의 마음속의 큰 돌이 끝내 내려가는 것 같았다. “들었지? 이게 바로 도윤이의 선택이야. 네가 나보다 돈이 더 많다고 하더라도 도윤이는 나를 선택할 거라고. 이게 바로 진정한 사랑이야.”“진정한 사랑? 하하하, 웃기고 있네.”차설아는 성도윤의 그런 말을 믿지 않았다.그녀가 성도윤에 대한 요해로 볼 때 이렇게 딱딱하고 진정성 없는 선고는 이미 전에 짜놓은 연기가 아니라면 손에 장을 지질 거다.다만 왜 이런 일을 꾸몄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뿐이었다.“성도윤, 납치당했다면 눈 두 번 깜빡여, 그런 어정쩡한 연기를 내가 믿을 것 같아?”차설아는 심지어 성도윤의 약점이 서은아 손에 잡혔다는 상상까지 했다.“혹시 벌거벗은 사진이 서은아 손에 있는 거야? 그거로 협박해? 몸도 좋은 사람이 뭐 어때, 인터넷에 올리라고 해. 이럴 필요 없잖아.”성도윤은 별다른 말 없이 서은아의 손을 잡고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회의가 끝났으니 저와 여자친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그리고 두 사람은 차설아를 넘어 회의실을 나섰다.차설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