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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6화

성도윤은 차설아가 블록을 좋아하는 줄도 몰랐고, 그녀가 고수라는 것은 더더욱 몰랐다.

그녀가 잘하지 못하는 일로 그녀의 기세를 꺾을 목적이었지만... 차설아의 행동은 그야말로 놀라웠다.

차설아는 다양한 모양의 블록을 모아 손쉽게 하나의 완전한 모양을 만들어냈다.

이 정도의 사고능력과 속도는 보통 사람이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전혀 몰랐네. 당신 고수였어?”

성도윤은 진심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보통 사람들이 이 모양을 만드는 데 적어도 한 시간이 걸리지만, 그녀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와 대등할 정도로 훌륭한 솜씨였다.

차설아는 도면도 보지 않고 몇 개의 블록을 척척 맞추더니, 붉은 입술을 끌어올리며 여우처럼 교활한 웃음을 지었다.

“당신 원래 사람 보는 눈이 없잖아. 모르는 게 당연하지!”

성도윤은 똑똑한 머리를 지녔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는 데는 바보였다.

그는 임채원을 ‘부드럽고, 착하고, 순진한’ 여자라 하고, 서은아를 ‘털털한 형제’라고 한다. 차설아를 오히려 가식적이고 꿍꿍이가 많은 여자라고 생각하니, 모르는 것도 당연했다.

성도윤도 자리에 앉아 차설아와 함께 블록을 쌓았다.

크리스탈 램프에 비친 그의 손가락은 훤칠하고, 뼈마디가 뚜렷해 잡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다.

차설아는 원래 블록을 쌓는 데 집중했지만, 눈빛은 어느새 그의 예쁜 눈에 떨어졌고, 자연스럽게 속도가 느려졌다.

“왜 집중 안 해?”

성도윤은 여자의 집중력 변화를 예리하게 감지하고는 낮은 소리로 물었다.

“무슨 생각해?”

남자의 속도도 차설아와 맞먹었고, 말을 하는 사이, 자잘한 블록들이 그의 손에서 모양새를 갖췄다.

“아니, 별것 아니야!”

차설아는 볼이 살짝 뜨거워졌고, 이내 시선을 돌렸다.

그는 속으로 자신을 꾸짖었다.

‘차설아, 제발 철 좀 들어. 잘생긴 남자에 환장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자기 손까지 통제 못하는 거야? 남자 손을 만져보지 못한 것도 아니고, 왜 설레고 난리야!’

두 사람은 함께 비행선의 날개를 맞추고 있었다. 한 사람은 왼쪽, 한 사람은 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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