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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7화

“아마도?”

차설아도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와 부부로 지낸 몇 년 동안, 그를 아낌없이 사랑했지만, 확실히 자존심을 버리며 그에게 매달린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그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지만, 그거 떠난다고 하면 쿨하게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설 수 있었다. 심지어 그보다 더 빨리 도망쳤다.

그녀도 만약 그때 성도윤을 만류했다면 지금 어떤 결과일지 궁금했다.

시간은 일분일초 흘러가고, 시곗바늘은 어느새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인체가 가장 피곤하고 자고 싶어 하는 시간이다.

차설아도 조금 졸렸는지, 손동작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칠색 유리병을 얻기 위해 절대 잘 수 없었다. 반드시 정신을 바짝 차려서 날이 밝기 전에 이 비행선을 완성해야 했다.

“좀 졸려.”

성도윤은 기지개를 켜며 5분의 1밖에 완성하지 않은 블록을 보며 말했다.

“어차피 완성하지 못할 텐데, 그냥 자.”

차설아는 자신의 혀를 깨물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졸리면 먼저 가서 자. 나 혼자 완성할 수 있어. 다만, 꼭 약속 지켜. 절대 장난이 아니길 바랄게.”

“진짜 혼자 완성한다고?”

“이 정도는 최소 보름은 걸려.”

차설아는 고집스럽고 오만하게 말했다.

“그건 보통 사람이고, 나 차설아는 절대 다르지.”

성도윤은 여자의 지친 눈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가서 자면 칠색 유리병을 줄게. 진심이야.”

“아니, 됐어!”

여자는 눈길도 돌리지 않고 손가락을 더욱 빨리 움직이며 말했다.

“약속했으니 꼭 지켜야지. 당신 동정 따윈 필요 없어.”

“그래, 난 잘게.”

처음으로 여자의 고집을 본 성도윤은 조금 무서울 정도였다.

그는 별다른 말 없이 혼자 침실로 가서 샤워했다.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차설아는 블록을 손에 쥐고 고양이처럼 땅바닥에 웅크린 채 쿨쿨 자고 있었다.

“하하, 차설아 허세 죽이네!”

성도윤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더니 그윽한 눈빛에는 어느새 부드러움이 피어올랐다.

그는 맨발로 조심스럽게 여자 옆으로 다가가 허리를 굽혀 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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