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그만둬, 네놈이 나를 속이고 우리 설아를 모독할 줄 알았어!”"그건 아니에요.”성도윤은 계속해서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이제야 생각났는데, 설아가 저를 블랙리스트에 넣었어요. 보세요, 저에게 와인 커피를 뿌렸을 뿐만 아니라 제 연락처도 지웠어요... 제가 아무리 마음이 강해도 슬프고 상처받는다고요.”그녀는 진작에 그를 차단했다, 따라서 그는 그녀의 전화를 걸 수 없었다.차설아는 한숨 돌렸지만 그의 말에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고 싶었다.빌어먹을 녀석.'나를 냉혈하게 말하고는 자신은 무고한 척. 내가 왜 자기를 괴롭히고, 왜 와인과 커피를 뿌렸는지는 왜 안 말한대?'"노력해봤자...”"할아버지, 저 정말 너무 아프고 피곤해요, 어쩔 수 없어요.”성 어르신은 평생 똑똑하셨지만, 더 똑똑한 손자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속아 넘어갔다.노인은 긴 한숨을 내쉬며 성도윤의 어깨를 툭툭 치며 위로했다."너도 너무 괴로워하지 마, 여자의 마음은 확실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네가 노력했다면 할아버지도 너를 탓하지 않을 거야, 내가 시간을 내서 그 아이를 잘 타이르고, 다시는 이렇게 너를 다치게 할 수 없도록 할게....”차설아는 주먹을 쥐고 이를 악물고 바닥을 두드렸다. 화가 나서 터질 것 같았다.'할아버지, 제가 언제 성도윤을 괴롭혔다고요, 여우처럼 교활하고 빙산처럼 냉혹한 손자를 제가 어떻게 괴롭혀요?'차설아는 몰래 빠져나간 후 반드시 가장 먼저 성 할아버지에게 진실을 알리고 성도윤의 가면을 벗기기로 했다.마침내 성 어르신이 성도윤의 방을 나가셨고, 공기는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차설아는 숨을 죽이고 꼼짝도 하지 못했는데 오히려 전보다 더 떨렸다.그녀는 성도윤의 발을 날카롭게 쳐다보며 시시각각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빠져나올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성도윤은 마치 일부러 그를 괴롭히는 것처럼, 때때로 침대 곁을 지나다녔고, 매번 그녀가 놀라 심장병이 도지려고 할 때마다 그는 또 적절하게 멀리 갔다.차츰 차설아의 인내심이 바닥났
누구한테서 전화가 온 거지? 뭘 갖고 온다는 거야?차설아는 침대 밑에 있어서 잘 들리지 않았다.하지만 분명한 건, 그녀는 당분간 빠져나갈 수 없다는 거다.'참... 오늘 밤 침대 밑에 갇히는 건 아니겠지?'차설아는 미칠 지경이었다.약 10분 후, 허은아가 성도윤의 침실 문을 쾅쾅 두드렸다."벌써 왔어?”성도윤이 문을 여는 순간 차설아는 퍽 의외였다."그럼!”허은아가 해맑게 웃으며, 성도윤에게 달려들어 목을 껴안고는 고개를 쳐들며 말했다."사실 본가에 도착해서 너한테 연락한 거야. 네가 본가에 있을 거로 생각했거든. 역시나 여기 있었네.”성도윤은 허은아와의 이런 스킨쉽에 익숙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느꼈다.그는 여자를 안고 그녀의 정교한 머리카락을 손바닥으로 주무르며 물었다."한밤중에 나한테 오면서 헤어스타일도 따로 하고, 솔직히 말해봐. 또 무슨 꿍꿍이야?”허은아는 얼굴에 엷은 홍조를 띠더니 대답했다."뭐야, 난 타고난 미모라고, 솔직히 말해. 나한테 반한 건 아니고?”"아휴, 들켰네, 난 벌써 너한테 빠져서 헤어나올 수가 없어!”성도윤은 팔짱을 낀 채 농담처럼 말했다.그들 무리는 일이 있든 없든 이렇게 허은아를 놀리는 것을 좋아했지만, 실제로는 허은아를 여자로 여기지 않고 줄곧 거친 남자로 대했다.하지만 차설아의 시선으로 바라본 두 사람은 다리를 가까이 대고 계속 껴안고 있었고 말도 이처럼 오글거리게 하는 걸 보니 역시 보통 사이가 아닌 것으로 보였다.허은아는 성도윤이 장난을 치는 것을 알고도, 여전히 마음이 설레어 입꼬리는 걷잡을 수 없이 치켜 올랐다."네가 말을 제일 예쁘게 잘하네, 역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동생이야.“"내가 오늘 준비한 선물은 분명 네 마음에 들 거라고 생각해.”그녀는 자신만만하게 말하고는 손바닥을 쳐서 문밖의 두 하인을 향해 말했다."들고 들어오세요.“두 하인은 명령을 받고 커다란 선물을 들고 조심스럽게 성도윤의 방으로 들어왔다."이게 뭐야?”성도윤도 궁금했다.“뜯어봐.”허은아는 성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성도윤이 블록을 조립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이런 것에 주의를 기울였고, 특히 귀한 것을 보면 즉시 사서 그에게 선물했다.물론 '좋은 형제'라는 명의로.성도윤이 사내아이처럼 선물을 뜯는 것을 볼 때마다, 그녀는 매우 특별한 성취감을 느꼈다!유리 진열장에 놓인 우주선 X2호도 그녀가 사준 것이었다.성도윤의 침실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자신이 그의 마음속에 분명 어떤 자리가 있으리라 생각했고 이로 인해 그녀의 사랑은 점점 더 깊어졌다.무려 수만 개가 넘는 블록을 꺼내 바닥에 아빠 다리를 하고 앉은 성도윤은 이미 조립하고 싶어 기대만발이었다.허은아도 따라 앉더니 성도윤을 뒤에서 껴안고 남자의 어깨에 턱을 대고 애교스러운 말투로 장난을 치며 말했다."선물을 이렇게 좋아하니 나한테 뭔가 상을 줘야 하는 것 아니야?”성도윤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줄게.”"나는 너를 원하는데?”허은아는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떠보았다.얼굴을 찡그렸던 성도윤은 여자를 돌아보며 손을 뻗어 그녀의 이마를 만졌다.”너 어디 아파?”"하하하, 걱정 마, 넌 나한테 그냥 동생이야. 집에서 하도 닦달을 하니까 너한테 도움 좀 받으려고 했지.”허은아는 여전히 자신의 마음을 까발리지 못하고 그저 웃기만 할 뿐이었다."구체적으로는?”그러자 성도윤은 별생각 없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봐봐, 난 아직 시집도 안 갔고, 너도 장가를 안 갔고. 그리고 어려서부터 같이 자랐고 서로 집안 형편도 알고... 뭐 그러니까 우리 둘이라도 같이...”허은아는, 마치 웅장하고 원대한 상업 프로젝트를 말하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게 말했다.침대 쪽을 향해 길고 날씬한 손가락이 콩알만 한 블록을 닥치는 대로 조립하는 성도윤이였다. 침대 밑의 차설아가 이 제안을 듣고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성도윤은 허은아를 반대하지 않고 오히려 말했다.
결혼에 대해 허은아는 성도윤의 마음을 떠보려 했을 뿐이었다.그런데 성도윤이 이 제안을 받아들일 줄이야...이것은 허은아에게 있어서는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았다."만약 네가 나와 결혼하고 싶다면, 앞으로 허씨 집안도 너에게 맡길게. 어쨌든 나도 사업에 대해서 전혀 모르니까. 너한테 맡기면 나도 안심이야!"허은아는 이미 그녀와 성도윤의 아름다운 결혼 후 생활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남자의 팔을 잡고는 고개를 들어 반짝이는 수정 샹들리에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구에 단독주택을 사고 장식은 모두 우리의 뜻에 따라 하자. 너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블록을 좋아하니까 특별히 방을 남겨두자. 내가 전 세계에서 가장 희귀하고 조립하기 어려운 블록들을 다 사줄게.”"어쨌든 안심해. 나랑 결혼하면 분명 전처와는 느낌이 다를 거야. 난 우리의 삶을 다채롭게 만들 거야, 전처처럼 차갑고 딱딱한 사람이 아니니까, 지루하고 고지식해서 너를 결혼에 싫증 나게 하지 않을 거야.”예전에도 성도윤이 차설아와 이혼하지 않았을 때, 그들 무리는 그의 무미건조한 결혼을 놀리곤 했다.허은아는 당시 성도윤이 정말 결혼에, 그의 단아하고 정숙한 아내에게 싫증이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래서 그녀는 성도윤이 다시 결혼에 골인하기 위해서는 결혼의 재미를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확실히, 내 전 아내는 조금 차가웠지. 그때 결혼생활을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성도윤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멈칫했다."뭔데?"허은아는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이와 동시에 차설아도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남자의 입에서 그들의 끔찍한 결혼생활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듣고 싶어 했다.성도윤은 대답했다."아무것도 아니야.”허은아는 조금 실망하여 얼굴을 찡그리며 불쾌함을 표시했다."뭐야. 그럼 말해 봐, 너는 너의 전처와의 결혼생활을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는 거야? 만약 너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그녀와 또 결혼할 거야?”차설아가 성도윤의 마음에 얼마나 큰 자리를
그녀는 온몸이 굳어 있었다. 땀이 이마를 따라 땅에 떨어지며 숨을 쉴 수가 없었다.이번에는 진짜 망했네.그녀는 오히려 성도윤이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창피한 것이 더 두려웠다.맨날 그를 변태라고 욕하다가 침대 밑에 가만히 엎드려 있는 자기가 더 변태 아니냐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에잇, 블록이 떨어졌잖아.”허은아는 성도윤의 블록이 침대 밑에 떨어진 것을 발견했고 일어나서 블록을 주워 오려고 했다. "조심해, 이 장난감은 하나도 모자라면 안 된다고 내가 정말 큰 노력을 들여서, 갖고 온건데. 난... 으악!”그녀는 머리를 땅에 대고 블록이 어디로 굴러갔는지 보려고 하다가 침대 밑의 처설아를 한눈에 보고 혼이 다 빠져나가 목청을 돋우어 '와와' 소리를 질렀다."너 침대 밑에...”허은아는 창백한 얼굴로 성도윤을 바라보며 차설아를 가리키면서 더듬더듬 말을 잇지 못했다.성도윤은 우뚝 서서 말했다."이제 나와, 그렇게 오래 있었으니 힘들지 않아?”차설아는 놀랍고 굴욕감도 밀려왔다.성도윤 그녀가 침대 밑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른 체하고 있었던 것이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완전한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뭐야, 침대 밑에 누가 있는지 알아?”허은아는 마침내 정신을 차렸다.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성도윤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희 두 사람, 뭐 하고 노는 거야?”차설아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침대 밑을 조금씩 기어 나왔다.존엄 따위는 이미 짓밟혔다."실례합니다.”차설아는 머리를 다듬고 어색한 듯 방을 나가려고 했다."그냥 나가려고?”성도윤은 여인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내가 알기로 주거침입죄는 형사범죄이고 형량이 작지 않을 건데.“허은아는 마침내 어떻게 된 일인지 눈치를 채고는 큰소리로 차설아를 향해 소리쳤다. "당신은 도윤이의 방에 몰래 침입한 것이군요, 변태예요? 내가 도윤이에게 말한 것 모두 엿 들은 거 아녜요? 도대체 무슨 목적이죠?“차설아는 입술을 깨물고 참
차설아는 겁내지 않고 OK 손짓을 했다.“마음대로 하세요.”“너!”허은아는 도리어 어찌할 바를 몰라 성도윤을 끌어당겨 원망했다. "이 여자 좀 봐, 자기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고도 사과 한마디 없이, 이 세상에 어찌 이렇게 뻔뻔한 사람이 있을 수 있어?”성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이 매우 진지했다. "네 말이 맞아. 이런 뻔뻔한 사람은 절대 용서할 수 없지. 그러니까... 먼저 집에 가, 내가 잘 처벌할게.”"뭐... 뭐라고?”허은아는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자신이 차설아를 엄벌하겠다고 소란을 피우다가, 결국 성도윤이 제일 먼저 그녀를 내보내다니... 이는 그녀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것처럼 보였다."너도 알다시피 설아는 내 전 부인이고 내 침실에 잠입한 것은 나를 잊지 못해서고, 이렇게 특별한 방식으로 내 마음을 되돌리려고 하는 거야...”성도윤은 차설아 바라보며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니까 결국 우리의 개인적인 일이니 남들 없이 우리 혼자 해결하는게 더 적합해.”“남?”허은아의 표정은 억제할 수 없이 약간 굳어 있었다.이 한 글자는 마치 그녀의 뺨을 때리는 것과 같았다.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빠르게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었다. 일부러 성도윤의 어깨를 툭툭 치며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정말 사랑꾼이네. 아까까지만 해도 형제라고 하더니 이젠 남이야?“"됐어, 설아 씨가 이렇게까지 하는 데 나도 감동했어. 그냥 설아 씨랑 잘 해봐.”차설아는 이 말을 듣고 있자니 유난히 불편했다.분명히 성도윤을 싫어하고 죽을 만큼 싫어했는데 결국 그들의 입에서 그녀는 그에게 끈질기게 달라붙는 변태가 되었다.이 분노를 그녀가 어떻게 참을 수 있을까?"성도윤, 그만해. 내가 왜 네 침대 밑에 들어갔는지 정말 몰라?”성도윤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나 못 잊었으면 솔직하게 말해. 숨길 필요 없어.”“웃기고 있네. 내가 널 왜 못 잊어?”차설아는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그녀는
차설아는 시계를 보더니 시간이 늦었던 터라 떠나려 했다.성도윤도 싱긋 웃으며 물었다."'칠색 유리병'은 이제는 필요 없나 보지?”차설아는 발을 멈췄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외쳤다.헛소리, 당연히 갖고 싶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침대 밑에 들어갔겠어?하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새침했다. "그건 이제 필요 없어. 네가 가지고 가서 요강으로 써!”성도윤은 여자의 무뚝뚝하고 야비한 표정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칠색 유리병은 죽어도 차설아한테 요강 취급을 당할 줄 몰랐을 것이다.역시 여자는 못 건드려."원한다면 오늘 헛걸음하지 않도록 줄 수도 있어.”성도윤은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둘러 말했다.차설아는 망설였다.비록, 그녀는 1초 전까지만 해도 “싫어!”라고 당당하게 말했지만 말이다.30초도 안 되는 투쟁 끝에 차설아는 금세 빙그레 웃으며 남자를 바라보았다."정말 나에게 줄 의향이 있어? 나는 당신이 너그러운 사람인 줄 알았어. 비록 내가 당신을 욕하고 커피를 쏟았지만, 당신은 넓은 아량으로 날 용서할 줄 알았지.”성도윤은 대답했다.“물건 당연히 줄 수 있지...”차설아는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어디 있어, 오늘 밤에 그냥 가져가도 돼?”성도윤은 이마를 짚으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말 좀 다 듣고 설레발 칠래?”차설아의 열정은 순식간에 식어버린 듯했다."전제조건이 있을 줄 알았어. 또 이상한 말을 하고 싶은 거야?”"이번에 또 이상한 소리를 하면, 이번엔 커피를 뿌리는 거로 끝나지 않아!"성도윤은 웃으며 말했다."긴장할 필요 없어. 나와 함께 힘을 합쳐 한 가지 일만 해줘. 그러면 칠색 유리병은 네 거야.”차설아는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내가 무엇을 하길 원해?”바닥에 놓인 거의 만 개의 블록에 시선을 박은 성도윤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물었다."블록 조립 수준은 좀 어때?”차설아는 어리둥절했다."보통이야.”"강박증이 있어서 손에 넣은 블록은 바로 맞춰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양이 너무
성도윤은 차설아가 블록을 좋아하는 줄도 몰랐고, 그녀가 고수라는 것은 더더욱 몰랐다.그녀가 잘하지 못하는 일로 그녀의 기세를 꺾을 목적이었지만... 차설아의 행동은 그야말로 놀라웠다.차설아는 다양한 모양의 블록을 모아 손쉽게 하나의 완전한 모양을 만들어냈다.이 정도의 사고능력과 속도는 보통 사람이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전혀 몰랐네. 당신 고수였어?”성도윤은 진심으로 감탄을 자아냈다.보통 사람들이 이 모양을 만드는 데 적어도 한 시간이 걸리지만, 그녀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그와 대등할 정도로 훌륭한 솜씨였다.차설아는 도면도 보지 않고 몇 개의 블록을 척척 맞추더니, 붉은 입술을 끌어올리며 여우처럼 교활한 웃음을 지었다.“당신 원래 사람 보는 눈이 없잖아. 모르는 게 당연하지!”성도윤은 똑똑한 머리를 지녔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는 데는 바보였다.그는 임채원을 ‘부드럽고, 착하고, 순진한’ 여자라 하고, 서은아를 ‘털털한 형제’라고 한다. 차설아를 오히려 가식적이고 꿍꿍이가 많은 여자라고 생각하니, 모르는 것도 당연했다.성도윤도 자리에 앉아 차설아와 함께 블록을 쌓았다.크리스탈 램프에 비친 그의 손가락은 훤칠하고, 뼈마디가 뚜렷해 잡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다.차설아는 원래 블록을 쌓는 데 집중했지만, 눈빛은 어느새 그의 예쁜 눈에 떨어졌고, 자연스럽게 속도가 느려졌다.“왜 집중 안 해?”성도윤은 여자의 집중력 변화를 예리하게 감지하고는 낮은 소리로 물었다.“무슨 생각해?”남자의 속도도 차설아와 맞먹었고, 말을 하는 사이, 자잘한 블록들이 그의 손에서 모양새를 갖췄다.“아니, 별것 아니야!”차설아는 볼이 살짝 뜨거워졌고, 이내 시선을 돌렸다.그는 속으로 자신을 꾸짖었다.‘차설아, 제발 철 좀 들어. 잘생긴 남자에 환장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자기 손까지 통제 못하는 거야? 남자 손을 만져보지 못한 것도 아니고, 왜 설레고 난리야!’두 사람은 함께 비행선의 날개를 맞추고 있었다. 한 사람은 왼쪽, 한 사람은 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