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온몸이 굳어 있었다. 땀이 이마를 따라 땅에 떨어지며 숨을 쉴 수가 없었다.이번에는 진짜 망했네.그녀는 오히려 성도윤이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창피한 것이 더 두려웠다.맨날 그를 변태라고 욕하다가 침대 밑에 가만히 엎드려 있는 자기가 더 변태 아니냐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에잇, 블록이 떨어졌잖아.”허은아는 성도윤의 블록이 침대 밑에 떨어진 것을 발견했고 일어나서 블록을 주워 오려고 했다. "조심해, 이 장난감은 하나도 모자라면 안 된다고 내가 정말 큰 노력을 들여서, 갖고 온건데. 난... 으악!”그녀는 머리를 땅에 대고 블록이 어디로 굴러갔는지 보려고 하다가 침대 밑의 처설아를 한눈에 보고 혼이 다 빠져나가 목청을 돋우어 '와와' 소리를 질렀다."너 침대 밑에...”허은아는 창백한 얼굴로 성도윤을 바라보며 차설아를 가리키면서 더듬더듬 말을 잇지 못했다.성도윤은 우뚝 서서 말했다."이제 나와, 그렇게 오래 있었으니 힘들지 않아?”차설아는 놀랍고 굴욕감도 밀려왔다.성도윤 그녀가 침대 밑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모른 체하고 있었던 것이다.지금, 이 순간 그녀는 완전한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뭐야, 침대 밑에 누가 있는지 알아?”허은아는 마침내 정신을 차렸다.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성도윤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희 두 사람, 뭐 하고 노는 거야?”차설아는 주먹을 불끈 쥐고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침대 밑을 조금씩 기어 나왔다.존엄 따위는 이미 짓밟혔다."실례합니다.”차설아는 머리를 다듬고 어색한 듯 방을 나가려고 했다."그냥 나가려고?”성도윤은 여인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내가 알기로 주거침입죄는 형사범죄이고 형량이 작지 않을 건데.“허은아는 마침내 어떻게 된 일인지 눈치를 채고는 큰소리로 차설아를 향해 소리쳤다. "당신은 도윤이의 방에 몰래 침입한 것이군요, 변태예요? 내가 도윤이에게 말한 것 모두 엿 들은 거 아녜요? 도대체 무슨 목적이죠?“차설아는 입술을 깨물고 참
차설아는 겁내지 않고 OK 손짓을 했다.“마음대로 하세요.”“너!”허은아는 도리어 어찌할 바를 몰라 성도윤을 끌어당겨 원망했다. "이 여자 좀 봐, 자기가 불미스러운 일을 저지르고도 사과 한마디 없이, 이 세상에 어찌 이렇게 뻔뻔한 사람이 있을 수 있어?”성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표정이 매우 진지했다. "네 말이 맞아. 이런 뻔뻔한 사람은 절대 용서할 수 없지. 그러니까... 먼저 집에 가, 내가 잘 처벌할게.”"뭐... 뭐라고?”허은아는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자신이 차설아를 엄벌하겠다고 소란을 피우다가, 결국 성도윤이 제일 먼저 그녀를 내보내다니... 이는 그녀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는 것처럼 보였다."너도 알다시피 설아는 내 전 부인이고 내 침실에 잠입한 것은 나를 잊지 못해서고, 이렇게 특별한 방식으로 내 마음을 되돌리려고 하는 거야...”성도윤은 차설아 바라보며 입가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러니까 결국 우리의 개인적인 일이니 남들 없이 우리 혼자 해결하는게 더 적합해.”“남?”허은아의 표정은 억제할 수 없이 약간 굳어 있었다.이 한 글자는 마치 그녀의 뺨을 때리는 것과 같았다.그녀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빠르게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었다. 일부러 성도윤의 어깨를 툭툭 치며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정말 사랑꾼이네. 아까까지만 해도 형제라고 하더니 이젠 남이야?“"됐어, 설아 씨가 이렇게까지 하는 데 나도 감동했어. 그냥 설아 씨랑 잘 해봐.”차설아는 이 말을 듣고 있자니 유난히 불편했다.분명히 성도윤을 싫어하고 죽을 만큼 싫어했는데 결국 그들의 입에서 그녀는 그에게 끈질기게 달라붙는 변태가 되었다.이 분노를 그녀가 어떻게 참을 수 있을까?"성도윤, 그만해. 내가 왜 네 침대 밑에 들어갔는지 정말 몰라?”성도윤은 어깨를 으쓱하고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나 못 잊었으면 솔직하게 말해. 숨길 필요 없어.”“웃기고 있네. 내가 널 왜 못 잊어?”차설아는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그녀는
차설아는 시계를 보더니 시간이 늦었던 터라 떠나려 했다.성도윤도 싱긋 웃으며 물었다."'칠색 유리병'은 이제는 필요 없나 보지?”차설아는 발을 멈췄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외쳤다.헛소리, 당연히 갖고 싶지, 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침대 밑에 들어갔겠어?하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새침했다. "그건 이제 필요 없어. 네가 가지고 가서 요강으로 써!”성도윤은 여자의 무뚝뚝하고 야비한 표정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칠색 유리병은 죽어도 차설아한테 요강 취급을 당할 줄 몰랐을 것이다.역시 여자는 못 건드려."원한다면 오늘 헛걸음하지 않도록 줄 수도 있어.”성도윤은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둘러 말했다.차설아는 망설였다.비록, 그녀는 1초 전까지만 해도 “싫어!”라고 당당하게 말했지만 말이다.30초도 안 되는 투쟁 끝에 차설아는 금세 빙그레 웃으며 남자를 바라보았다."정말 나에게 줄 의향이 있어? 나는 당신이 너그러운 사람인 줄 알았어. 비록 내가 당신을 욕하고 커피를 쏟았지만, 당신은 넓은 아량으로 날 용서할 줄 알았지.”성도윤은 대답했다.“물건 당연히 줄 수 있지...”차설아는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어디 있어, 오늘 밤에 그냥 가져가도 돼?”성도윤은 이마를 짚으며 어이가 없다는 듯이 말했다.”말 좀 다 듣고 설레발 칠래?”차설아의 열정은 순식간에 식어버린 듯했다."전제조건이 있을 줄 알았어. 또 이상한 말을 하고 싶은 거야?”"이번에 또 이상한 소리를 하면, 이번엔 커피를 뿌리는 거로 끝나지 않아!"성도윤은 웃으며 말했다."긴장할 필요 없어. 나와 함께 힘을 합쳐 한 가지 일만 해줘. 그러면 칠색 유리병은 네 거야.”차설아는 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내가 무엇을 하길 원해?”바닥에 놓인 거의 만 개의 블록에 시선을 박은 성도윤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물었다."블록 조립 수준은 좀 어때?”차설아는 어리둥절했다."보통이야.”"강박증이 있어서 손에 넣은 블록은 바로 맞춰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양이 너무
성도윤은 차설아가 블록을 좋아하는 줄도 몰랐고, 그녀가 고수라는 것은 더더욱 몰랐다.그녀가 잘하지 못하는 일로 그녀의 기세를 꺾을 목적이었지만... 차설아의 행동은 그야말로 놀라웠다.차설아는 다양한 모양의 블록을 모아 손쉽게 하나의 완전한 모양을 만들어냈다.이 정도의 사고능력과 속도는 보통 사람이 따라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전혀 몰랐네. 당신 고수였어?”성도윤은 진심으로 감탄을 자아냈다.보통 사람들이 이 모양을 만드는 데 적어도 한 시간이 걸리지만, 그녀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그와 대등할 정도로 훌륭한 솜씨였다.차설아는 도면도 보지 않고 몇 개의 블록을 척척 맞추더니, 붉은 입술을 끌어올리며 여우처럼 교활한 웃음을 지었다.“당신 원래 사람 보는 눈이 없잖아. 모르는 게 당연하지!”성도윤은 똑똑한 머리를 지녔지만 사람의 마음을 읽는 데는 바보였다.그는 임채원을 ‘부드럽고, 착하고, 순진한’ 여자라 하고, 서은아를 ‘털털한 형제’라고 한다. 차설아를 오히려 가식적이고 꿍꿍이가 많은 여자라고 생각하니, 모르는 것도 당연했다.성도윤도 자리에 앉아 차설아와 함께 블록을 쌓았다.크리스탈 램프에 비친 그의 손가락은 훤칠하고, 뼈마디가 뚜렷해 잡고 싶은 충동을 일으켰다.차설아는 원래 블록을 쌓는 데 집중했지만, 눈빛은 어느새 그의 예쁜 눈에 떨어졌고, 자연스럽게 속도가 느려졌다.“왜 집중 안 해?”성도윤은 여자의 집중력 변화를 예리하게 감지하고는 낮은 소리로 물었다.“무슨 생각해?”남자의 속도도 차설아와 맞먹었고, 말을 하는 사이, 자잘한 블록들이 그의 손에서 모양새를 갖췄다.“아니, 별것 아니야!”차설아는 볼이 살짝 뜨거워졌고, 이내 시선을 돌렸다.그는 속으로 자신을 꾸짖었다.‘차설아, 제발 철 좀 들어. 잘생긴 남자에 환장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자기 손까지 통제 못하는 거야? 남자 손을 만져보지 못한 것도 아니고, 왜 설레고 난리야!’두 사람은 함께 비행선의 날개를 맞추고 있었다. 한 사람은 왼쪽, 한 사람은 오른쪽,
“아마도?”차설아도 부정하고 싶지 않았다.곰곰이 생각해보면, 그와 부부로 지낸 몇 년 동안, 그를 아낌없이 사랑했지만, 확실히 자존심을 버리며 그에게 매달린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그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지만, 그거 떠난다고 하면 쿨하게 작별인사를 하고 돌아설 수 있었다. 심지어 그보다 더 빨리 도망쳤다.그녀도 만약 그때 성도윤을 만류했다면 지금 어떤 결과일지 궁금했다.시간은 일분일초 흘러가고, 시곗바늘은 어느새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인체가 가장 피곤하고 자고 싶어 하는 시간이다.차설아도 조금 졸렸는지, 손동작이 느려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칠색 유리병을 얻기 위해 절대 잘 수 없었다. 반드시 정신을 바짝 차려서 날이 밝기 전에 이 비행선을 완성해야 했다.“좀 졸려.”성도윤은 기지개를 켜며 5분의 1밖에 완성하지 않은 블록을 보며 말했다.“어차피 완성하지 못할 텐데, 그냥 자.”차설아는 자신의 혀를 깨물며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졸리면 먼저 가서 자. 나 혼자 완성할 수 있어. 다만, 꼭 약속 지켜. 절대 장난이 아니길 바랄게.”“진짜 혼자 완성한다고?”“이 정도는 최소 보름은 걸려.”차설아는 고집스럽고 오만하게 말했다.“그건 보통 사람이고, 나 차설아는 절대 다르지.”성도윤은 여자의 지친 눈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가서 자면 칠색 유리병을 줄게. 진심이야.”“아니, 됐어!”여자는 눈길도 돌리지 않고 손가락을 더욱 빨리 움직이며 말했다.“약속했으니 꼭 지켜야지. 당신 동정 따윈 필요 없어.”“그래, 난 잘게.”처음으로 여자의 고집을 본 성도윤은 조금 무서울 정도였다.그는 별다른 말 없이 혼자 침실로 가서 샤워했다.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차설아는 블록을 손에 쥐고 고양이처럼 땅바닥에 웅크린 채 쿨쿨 자고 있었다.“하하, 차설아 허세 죽이네!”성도윤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더니 그윽한 눈빛에는 어느새 부드러움이 피어올랐다.그는 맨발로 조심스럽게 여자 옆으로 다가가 허리를 굽혀 가로
이튿날, 차설아가 깨어났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떴다.포근한 침대에 누운 그녀의 이불에서는 편안하고 특별한 냄새가 났다. 바로 성도윤 특유의 향기였다.한 사람을 미치게 사랑하면, 그 사람만의 체취를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이 향기는 향수나 다른 무엇이 아닌, 그 사람 영혼의 향기라고 한다.아마도 차설아의 무의식 속에 성도윤은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그 특유의 향기를 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젠장!”눈을 뜬 차설아는 자신이 아직 성도윤의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정신이 번쩍 들더니 토끼처럼 폴짝 뛰었다.큰 방에 그녀 혼자였고, 성도윤은 이미 떠난 것으로 보인다.“참, 왜 잠들었지?”차설아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빈약한 의지력을 탓했다. 블록을 완성하지도 못하고 쿨쿨 잠을 잤다. 그것도 성도윤의 침대에서.성도윤이 얼마나 자신을 조롱하고 모욕했을지 눈에 선했다.이제 칠색 유리병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성도윤이 그녀를 비웃을 기회까지 주었으니, 그녀는 정말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차설아는 머리를 가로저으며 옷을 후딱 챙겨입고 침대에서 내려왔다.그리고, 유리 진열장에 완성된 X3 비행선이 있는 것을 보고 눈알이 빠질 정도로 놀랐다.“헐, 이걸 완성했다고? 그 자식 마법이라도 부린 거야? 너무 대단한데?”분명 그녀는 어제 3분의 1도 못 채우고, 나머지 3분의 2는 널려 있는 블록 조각들이라 혼자서는 완성할 수 없는 양이었다.그리고, 성도윤은 일찍 잔다고 먼저 샤워를 했었다. 설마 자다가 깨어나서 한밤중에 완성했을까?하지만, 그는 그럴 이유가 없다.밤새도록 블록을 쌓으면 자기 몸이 상할 뿐만 아니라 차설아의 요구도 만족시키는 것이 되니, 성도윤에게는 전혀 이득이 없었다.어쨌든, 블록을 완성했으니 성도윤은 약속대로 칠색 유리병을 그녀에게 주어야 했다. 사내로서 뱉은 말은 꼭 지켜야 하니 말이다.이렇게 생각한 차설아는 갑자기 낯가죽이 두꺼워지기 시작했다.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남자에게 약속대로
차설아는 애써 해명했다.“할아버지, 사실 어젯밤...”“설명할 필요 없어. 부끄러워하지도 마. 젊은 사람들끼리 무슨 일이 일어나든 모두 정상이지. 나 그렇게 꽉 막힌 사람 아니다. 다 이해해.”성주혁은 목청을 가다듬더니 웃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 녀석이 이제야 철이 들었는지, 오늘 아침에 내려와서 특별히 나에게 부탁하더구나. 어젯밤에 네가 많이 피곤했으니 잘 쉬어야 한다고, 절대 널 방해하지 말고 푹 자게 내버려 두라고 했어.”차설아는 얼굴이 후끈 달아오르더니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 오해하셨어요. 어제 저랑 도윤 씨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그저...”“젊은 남녀가 한 침대에 누워 아무 일도 없었다고? 밤새도록?”“그건... 도윤 씨는 침대에 누워있지 않고 아마 블록을 쌓았을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차설아가 설명하면 할수록 두 사람의 사이가 더 의심스러워보였다.“괜찮아. 난 이해한다. 부끄러워할 필요 없다니까. 이제 그만 할 때도 됐지!”성주혁은 긴 한숨을 내쉬며 차설아의 어깨를 툭툭 치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할아버지,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차설아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너처럼 똑똑한 애가 내 뜻을 모른다고?”성주혁은 고개를 흔들더니 늙은 얼굴에는 안쓰러움이 가득했다.“설아야, 우리 도윤이가 확실히 잘못했고, 너에게 상처를 줬어. 하지만 도윤이도 너 때문에 괴로웠어. 요 몇 년 동안 그 녀석 아마 충분히 힘들었을 거야. 네 화풀이는 이제 끝났으니 고집 피우지 말고 둘이 잘살아봐.”“어젯밤에 내 손자가 처음으로 아주 괴롭다고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더구나. 최선을 다해 너를 붙잡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고 말이야. 할아버지로서 그런 도윤이를 보고 있는 내 심정도 편치만은 않아. 네가 아직도 우리 도윤이에게 마음이 남았다는 걸 안다. 그래서 말인데... 이 할아버지 말 한 번만 들어. 이제 그만해. 그렇게 모질게 밀어내다간 앞으로 또 후회하게 될 거야.”그의 말을 들은 차설
차설아는 칠색 유리병을 들고 착잡한 심정으로 성씨 저택을 떠났다.그녀는 전화로 조인성과 약속을 잡았다. 최대한 빨리 차씨 저택의 일이 해결하고 싶었다.두 사람은 경치가 수려한 안양 리조트에서 만났다.조인성의 옆에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묘령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설아 씨 능력 있네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절세의 보물 칠색 유리병을 이렇게 빨리 손에 넣다니. 역시 나 조인성의 절친답게 능력자예요!”차설아는 칠색 유리병을 아름다운 상자에 담아 계속 품에 안은 채 웃으며 말했다.“별말씀을요. 단지 문물일 뿐, 대체품도 널렸고, 사람을 불로장생시킬 수 있는 약도 아닌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 필요가 있을까요?”조인성은 말없이 웃더니 차설아 품에 안긴 상자를 노려보며 여우처럼 교활한 눈빛을 보냈다.반대로 조인성의 곁에 앉은 묘령의 여자는 경멸하며 차설아를 비웃기 시작했다.“뭘 몰라도 한참 모르시네요. 칠색 유리병의 가치는 불로장생 약보다 얼마나 높은지 몰라요. 이 보물은 모든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악의 기운과 재난도 피할 수 있죠!”“매일 칠색 유리병에 탕약을 담아 마시면 정신이 맑아지고 무병장수할 수 있다는 전설이 있죠. 당시 성씨 가문이 성심 전당포에서 이 물건을 빼앗아 둘째 도련님의 목숨을 구하려고 가문이 하마터면...”“닥쳐!”차설아가 넋을 잃고 듣던 중, 조인성이 묘령의 여자를 노려보며 말했다.여자는 즉시 고개를 숙이고 감히 한마디도 더 하지 못했다.“성도윤의 목숨을 구한다고요?”차설아는 중요한 정보를 듣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왜 성씨 가문이 이 문물 하나 때문에 그렇게 큰 소동을 일으켰는지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이건 대체 어떤 물건이죠?”조인성은 능글맞은 웃음을 지었고, 당연히 차설아에게 많은 것을 알려줄 리 없었다.“설아 씨는 물건을 내놓고 저는 땅을 내놓으면 되는 일이죠. 그런 건 상관해서 뭐 해요? 이 물건이 성씨 가문의 명맥과 관계된다고 한들, 성도윤과 이미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