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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차설아는 휴대전화의 희미한 불빛을 빌려 놀랍게도 성도윤의 책상 위에 유명 애니메이션의 피규어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는 걸 발견했다.

'원피스'의 육비, '명탐정 코난'의 코난, '나루토'의 나루토, '코믹만화데이'의 증량군까지!

"하하하, 웃겨 죽겠네. 다중인격이야 뭐야, 평소에는 얼음처럼 차가워 보이더니 이렇게 사차원이었어?”

차설아는 손에 들고 있는 모양이 정교한 손바닥만 한 '육비'를 보고 또 봤다.

그녀는 성도윤이 무표정한 얼굴로 책상 앞에 앉아 피규어들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생각하다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도 어렸을 때 실험실에서 병과 캔을 만지는 것 외에 코믹 만화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과 성도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은근 매치도가 높았다.

이혼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인제야 전남편과 취미가 같다는 걸 알게 된 거야?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성도윤의 방에는 커다란 유리 찬장이 놓여있었는데 그 안에는 모두 작은 알갱이 레고 블록이 있었다. 크게는 에펠탑, 무거운 비행선 등, 작게는 단지 2피트 너비의 트랜스포머, 오토바이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그 인간도 블록 맞추는 걸 좋아할 줄 몰랐네. 이렇게 어려운 우주선까지 만들 줄이야!”

차설아는 또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둘 다 레고 퍼즐을 즐긴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놀란 얼굴로 남자의 진열장에 있는 그 레고 비행선을 보고 있었다. 족히 1m가 넘는 넓이에 9999개의 크고 작은 알갱이로 만들어졌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 완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차설아는 이 비행선을 너무 좋아했다. 전부터 만들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계속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이 비행선은 한정판으로 전 세계적으로 99개 모델만 발매되었다. 그녀는 마침 구매 시간을 놓쳤던 터였다. 지금은 레고의 두 번째 발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꿈에 그리던 비행선이 눈앞에 놓여있으니, 그녀는 흥분된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

그녀가 핸드폰을 내려놓고 유리 찬장을 열려고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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