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0화

남자의 가면 아래, 눈동자는 깊고 밝았다. 선을 넘는 말이었지만, 경박해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말할 수 없는 애틋함이 묻어있었다.

순간, 차설아는 마음이 흔들렸다. 남자와 눈을 마주치니 몸에 전류가 흘렀고 취기가 조금 가라앉는 것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휴, 쯧쯧. 역시 프로는 남달라. 말을 예쁘게 하면서 사람 마음을 제대로 홀리네. 하지만... 가짜는 결국 가짜야. 내 전남편은 이미 죽었어. 네가 아무리 그 사람을 닮았다고 해도, 그저 죽은 사람을 닮은 것뿐이야.”

남자의 차갑던 입꼬리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변했다.

“이렇게 슬퍼하는 걸 보니 전남편을 많이 사랑하나 봐요? 그 사람의 죽음 때문에 많이 힘든가요?”

“그럴 정도는 아니야!”

차설아는 술 트림을 하고 머리가 어지러워 소파에 가서 눕더니, 고개를 들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냥... 너무 갑작스러워. 마치 아주 재밌는 책을 읽고 있는데, 한창 재미있을 때 작가가 사라진 느낌이랄까? 내 전남편은 쓰레기가 맞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결말을 맞을 정도는 아니었어.”

“단지 그뿐이에요?”

남자는 차설아의 대답이 못마땅한 듯 침울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 사람에게 한 톨의 감정도 남아 있지 않아요? 조금의 안타까움도 없어요?”

차설아는 대답하지 않고 여전히 천장을 바라보았다. 바라보더니 눈에 미세먼지가 들어갔는지 시선이 흐려졌다.

남자는 위에서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의 눈가에 고인 영롱한 눈물을 보고 미간을 살짝 구겼다.

“우는 거예요?”

“천만에!”

차설아는 코를 훌쩍이고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눈에 먼지가 들어갔어.”

“그래요?”

남자는 묵묵히 그녀를 지켜보고 있다가, 한참 후에야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취하고도 여전히 소고집을 부리다니. 전혀 귀엽지 않네요.”

남자의 커다란 체구는 소파에 엎드렸고, 어느새 그녀에게 다가와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울고 싶으면 울어도 돼요. 어차피 전 당신 친구가 돈을 주고 산 해어화예요. 모든 안 좋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