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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차설아는 남자의 품에 안겨 가녀린 두 팔로 남자의 목을 껴안으며 흐리멍덩하게 말했다.

“아, 역시 프로야. 꽤 야성미가 있는걸? 이렇게 날 안아주다니! 역시 여자의 맘을 잘 알아!”

여자는 여세를 몰아 남자의 얼굴을 한 번 더 만졌다.

그의 강인한 턱은 아주 멋있었다. 그 위에 푸르스름한 턱수염은 좀 뜨거웠지만, 남성호르몬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차설아는 여자들이 부러워하는 눈빛을 받으며 남자에게 안겨 바의 고급스러운 개인 룸으로 들어갔다.

이 룸의 인테리어와 조명은 모두 야릇하고 한가운데에 큰 원형의 물침대가 놓여 있었다. 부자들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곳이었다. 룸에 들어온 차설아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않을 수 없었다.

“왜 날 여기로 데려온 거야? 너 혹시 몸까지 파는 애였어? 누나가 오늘 돈을 안 챙겨왔어. 이만 내려줘.”

차설아는 취한 듯 안 취한 듯 남자의 품에서 허우적대며, 자신의 강직한 이미지도 챙겼다.

“누나는 정도가 있는 사람이야. 네가 아무리 내 스타일이긴 하지만, 절대 공짜를 탐하는 사람이 아니야. 그리고 누나는 보통 함부로 행동하지 않아. 만약 함부로 행동하기로 마음먹으면... 넌 당해내지 못할걸?”

여자는 말하면서 손가락으로 남자의 완벽한 얼굴을 꼬집고, 바보처럼 웃었다.

“너처럼 얼굴이 희고 예쁜 남자는 밖에서 여자를 조심하라고 엄마가 안 알려줬어?”

“작작 하세요.”

남자의 목소리는 차갑고 딱딱했지만, 부드러움을 띠고 있었다. 차설아를 소파 위에 조심스럽게 눕히고 물었다.

“목 안 말라요? 물 따라 줄까요?”

남자가 일어서자마자, 차설아는 코알라처럼 남자의 기다란 팔을 껴안고 칭얼댔다.

“엄마, 가지 마. 나 목 안 말라. 나 술 마시고 싶어.”

‘엄마?’

남자의 얇고 차가운 입술이 눈에 띄게 경련을 일으켰다.

‘이 여자가... 대체 술을 얼마나 마셨기에 이 지경이 된 거야?’

그는 차갑게 물었다.

“날 당신 엄마로 착각한 거예요?”

“뭐야? 왜 갑자기 무섭게 말을 해. 떽! 착하지.”

남자는 어이가 없었다.

차설아는 흐리멍덩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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