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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어둠 속에서, 실버 부가티 베이론이 빠르게 질주하고 있었다.

조수석에 앉은 차설아는 덤덤한 얼굴로 앞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운전석에 앉은 성진이 좋은 놈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도, 오늘 밤에 많은 함정들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어도 그녀는 여전히 흔들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을 상대하면 몰라도 성진같이 실속 없는 바보를 상대하는 건 그녀는 누구보다 잘했으니까 말이다.

차 안에는 경쾌한 리듬의 록 스타일 노래가 흘렀다.

성진은 눈에 띄게 즐거워 보였다. 그는 미소를 머금은 채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리듬을 따라 창문을 툭툭 두드렸다. 마디가 뚜렷한 길고 가는 그의 손가락은 어둑어둑한 가로등 불빛에 비쳐 유난히 보기 좋았다.

“당신이 아직 자지 않았다면, 내가 아직 그대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맨정신을 한 것도 죄라면, 제발 함께하기로 한 약속을 무르지 말아요, 제발 떠나지 말아요...”

남자는 몸을 흔들며 유쾌한 목소리로 흥얼거렸다.

성도윤과 비슷한 옆모습을 가진 그는 완벽한 이목구비와 정교한 윤곽을 자랑했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차설아는 한순간 바보 같은 성진이 혹시 잘생긴 남자의 탈을 썼는지 의심이 갔다. 평소보다 매력적으로 보였으니 말이다.

“부대표님 노래를 잘할 줄은 몰랐네요. 파이브 밴드의 노래가 잔잔하게 들리지만 사실 엄청난 기술이 필요하거든요. 자칫하면 과하게 들릴 수 있는데 부대표님은 아주 적절하게 부르시네요, 심지어 원곡보다 듣기 좋은데요...”

차설아가 진심으로 칭찬했다.

바보 같은 성진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의 목소리는 차설아를 놀라게 했다.

“그래요?”

성진은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옆에 앉은 여자를 힐끔 바라보고는 덤덤하게 말했다.

“제가 노래를 잘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사람은 설아 씨가 처음이 아니에요. 다만 제가 아무리 노래를 잘 부른다고 해도 설아 씨보다는 못하죠.”

“그게 무슨 말씀이죠? 그럼 제가 노래한 걸 들어본 적이 있는 거예요?”

“들어보고 말고요, 심지어 설아 씨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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