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55화

“그런 것 같아.”

배경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우혁에 비해 그녀는 훨씬 담담했고, 심지어 이상하게 평온하기까지 했다.

“진짜 네 살짜리 아이가 혼자 해안에 왔다고?”

“엄격하게 말하면 네 살에 석 달이 조금 넘었지.”

“그래도... 어떻게 가능해? 네 살짜리 아이가 이런 일을 했는데 자기는 왜 이렇게 덤덤해? 나쁜 사람을 만날까 봐 걱정도 안 돼?”

“이 일이 네 살짜리 아이한테 일어난 건 확실히 정상이 아니지. 하지만 그 네 살짜리 아이가 우리 원이라면 지극히 정상이야. 이런 일이 처음 있는 것도 아니거든. 전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도망쳐서 언니한테 잡혀 올 때마다 얻어터졌지... 그런데 맞으면 맞을수록 ‘탈옥’ 기교만 늘 뿐, 전혀 막을 수 없었어. 우리 언니도 원이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배경윤은 자랑스러운 얼굴로 그녀의 천재적인 수양아들에 대해 말했고, 더없이 자신만만했다.

“게다가, 나쁜 사람한테 잡혀가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어린 녀석이 얼마나 대단한데? 원이가 나쁜 사람을 괴롭히지 않으면 오히려 다행이지.”

그래서 배경윤은 원이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씨 가문을 걱정하고 있었다. 특히 원이가 어려서부터 항상 눈엣가시로 여기며 단단히 혼내주겠다고 다짐한 성도윤을 걱정하고 있었다.

“정말? 그럼 아주 똑똑한 아이네. 설마... 성 대표 아들이야?”

강우혁은 놀란 나머지 조심스럽게 떠보았다.

배경윤은 항상 털털한 성격이지만, 이 순간만큼은 경각심을 가지고 눈살을 찌푸리며 남자를 주시했다.

“자기 왜 설아 언니한테 관심이 이렇게 많아? 자꾸 이것저것 캐묻잖아. 아이가 어디 있냐, 아이 아빠가 누구냐, 호구 조사 나왔어?”

강우혁은 조금 켕기는 듯 마른기침을 하고 말했다.

“자기 질투하는 거야? 설아 씨는 자기의 가장 친한 친구라서 관심을 두고 있는 거야. 내가 설아 씨를 관심하는 건, 결국 우리 자기에 대한 관심이잖아.”

“질투가 아니라, 경고하려는 거야. 허튼 생각 따위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만약 우리 언니에게 조금의 불이익이라도 생긴다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