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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민이 이모는 달이의 침실에 들어가, 침대 위에 누워있는 달이를 불렀다.

“음, 다음에 해요. 달이 잘 거예요.”

달이는 몸을 잔뜩 웅크린 채로 이불을 뒤집어썼다.

달이는 차설아가 ‘엄한 고문’을 해올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빠의 행방을 절대 누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달이는 양쪽 모두에게 미움을 살 수 없어 일단 상황을 회피하고 있었다.

“아가씨, 말 들으세요. 엄마가 중요한 일이 있어서 물어봐야 한대요. 빨리 나와요.”

민이 이모는 침대 위에 있는 ‘덩어리’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싫어요, 졸려요. 잘 거란 말이에요. 엄마한테 다음에 다시 영상통화 하자고 말하세요.”

달이는 이렇게 말하고는 코를 골며 말했다.

“난 이미 잠들었어요. 뭐라고 하는지 전혀 안 들려요.”

민이 이모는 약간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달이가 뒤집어쓴 이불을 벗기려 했지만, 달이가 꽉 잡고 있어 전혀 잡아당길 수 없었다.

한참의 사투 끝에 이미 땀범벅이 된 민이 이모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아가씨,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차설아는 차가운 얼굴로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달이에게 화가 난 것이 분명했다.

차설아는 심호흡을 하고 허리에 양손을 얹고 소리쳤다.

“차원영!”

말이 끝나자 달이는 이불속에서 벌떡 나왔다. 작고 하얀 얼굴은 사과처럼 불그스름하고 한입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엄마, 엄마, 화내지 말아요. 달이가 다 말할게요.”

달이는 큰 눈망울을 글썽이며 바로 항복했다.

차설아가 두 아이의 본명을 부른다는 것은 몹시 화가 났다는 표현이었다. 계속 말을 듣지 않으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미안해 오빠, 엄마 화나면 진짜 무서우니까, 오빠를 배신할 수밖에 없어.’

차설아의 엄숙한 얼굴은 그제서야 부드러워졌고, 작은 소리로 물었다.

“역시 우리 달이는 착해. 말해봐. 오빠 대체 어디 갔어?”

“엄마, 절대 달이한테 화내지 않겠다고 먼저 약속해요. 그리고 오빠한테도 화내지 마세요.”

달이는 똑똑한 아이라 먼저 차설아와 조건을 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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