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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알겠어, 들어오라고 해!”

소영금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는 임채원에 대해 싫증이 났다.

임채원이 성씨 가문의 아이를 가졌고, 또 비참한 결과를 맞이해서 망정이지, 아니면 소영금은 진작 그녀와 인연을 끊었을 것이다.

얼마 후, 하인의 안내하에 소복을 입은 임채원은 연약한 얼굴로 정원에 들어섰다.

“어머, 저 재수 없는 꼴을 좀 봐요. 모르는 사람이 보면 초상집으로 온 줄 알겠어요. 재수 없어!”

소영금이 미간을 찌푸리며 오 아주머니에게 투덜거렸다.

“어머님!”

임채원이 천천히 소영금 앞으로 걸어가더니 갑자기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님, 제가 사고를 친 것 같아요. 이번에 저 좀 도와주세요. 만약 저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아마 도윤이가 영원히 저를 용서하지 않고, 저의 얼굴을 보려고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래?”

소영금은 내심 기뻤다.

‘이런 좋은 일이 있을 수가. 부처님 같은 심성을 가진 내 아들이 드디어 널 내버려 두려는 걸까?’

하지만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소영금은 도도한 척하고는 능청스럽게 물었다.

“울지 마, 뭔 일 있었어? 한 번 똑똑히 말해봐. 내가 도울 수 있으면 당연히 도와야지.”

임채원이 불쌍한 얼굴로 눈물을 쓱 닦아내며 말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일은 제가 잘못했어요. 어머님도 아시겠지만 설아 씨가 해안으로 돌아왔잖아요. 그래서 과거의 원한이 떠올라서 마음이 좋지 못했어요. 그래서 설아 씨가 아이 산소 앞에 가서 진심으로 사과해 아이의 망령을 위로해 주길 바랐어요...”

소영금은 엄숙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무리한 요구는 아니네. 고의가 맞든 아니든 아이는 설아 때문에 죽었으니 한 번 가서 인사하는 것도 맞아!”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어머님도 아시다시피 설아 씨는 워낙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잖아요. 그래서 전혀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결국 도윤이가 나서서 겨우 설아 씨를 설득했고요...”

“그래서?”

소영금의 얼굴색은 조금 어두워졌다. 그녀는 임채원에게 계속 말하라며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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