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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Author: 배시아
라이브 방의 다른 팬들도 12358에 놀라 댓글을 달았다.

“대박, 형님을 못 알아뵙고 까불었네요! 존경합니다!”

“여자를 꼬시려고 밑천을 다 까네.”

“혹시 어느 재벌가 도련님이 자기 여자 기분 풀어주려고 쇼하는 거 아니야?”

“...”

차설아는 12358의 프로필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그의 신분이 더욱 궁금해졌다.

사건은 여기까지 일단락된 줄 알았다.

허민희는 설레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향해 소리쳤다.

“라이브 방송 마감 5분 전입니다! 제게 연애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주신 12358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약속대로 우리 설아 언니와 로맨틱한 촛불 만찬을 즐길 수...”

하지만 갑자기 또 신비로운 팬이 선물을 미친 듯이 보냈다. 1만 1000대의 페라리를 보냈고 12358을 단박에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순간 라이브 방은 들끓기 시작했고 시청자 수도 500만 명에 다다랐다.

“이거... 환... 환영합니다, 그림자 분께서 주신 페라리 선물들 감사합니다. 설아 언니와 촛불 만찬을 함께 할 사람이 바뀌었네요...”

허민희는 말을 더듬었고, 겨우 정상으로 돌아온 다리는 또 놀라서 녹초가 되었다.

‘요즘 부자들이 이렇게 많아? 몇억짜리 선물을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준다고? 정말 대박이야!’

물론, 12358도 지지 않고 또 1000대를 추가해 그림자와 맞붙었다.

이렇게 5분 동안 1위 자리는 두 사람에 의해 계속 바뀌었다.

모두 숨도 쉬지 못하고 댓글에 카운트다운을 했다. 5, 4, 3, 2, 1...

결국 1위 자리는 12358이 차지했고 모두 50억에 달하는 페라리를 내줬다.

“12358님, 정말 감사드려요. 저희 설아 언니를 진심으로 사랑하시나 봐요. 내일 저녁에 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허민희는 두 손을 모으고 화면을 향해 연신 감사 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절이라도 할 기세였다.

차설아는 조금 감동했고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

“당신이 누구든, 내일 저녁 제가 기다리죠. 쪽!”

여자는 사랑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이며 화면을 향해 손 키스를 날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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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식사를 마친 뒤, 차설아는 차성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동안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차성철이 전화를 걸어올 때마다 핑계를 대며 다급히 끊었다.그러나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지금, 차설아는 차성철과 덤덤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다.몇 초 후, 차성철이 전화를 받았다.“설아야,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야? 너답지 않게 먼저 연락해서 놀랐어. 별일 없지?”차성철은 남부 지역에서 인력과 물자를 모아서 보물과 함께 가라앉은 배를 찾으려고 했었다. 배에 있던 보물은 하나도 찾지 못했고 차성철은 점점 지쳐갔다.차성철은 차설아가 해안시에서 혼자 지내다가 안 좋은 일이 생겨도 당장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다.그래서 차설아의 연락을 받고 마음이 더 무거워졌던 것이다. 차성철은 먼저 연락한 차설아를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차설아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지 않은 이상, 먼저 차성철에게 연락할 리 없었다.“오빠, 그렇게 진지하게 물을 필요 없어. 기쁜 일이 생겨서 오빠한테 알려주려고 용기 내서 전화한 거야.”차설아는 소파에 편하게 누워서 다리를 꼬았다. 그러고는 미소를 지으면서 애교 섞인 어조로 말했다.“들어보니 기분이 좋은 모양이네. 무엇이 우리 설아를 기쁘게 했는지 들어나 볼까?”차성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씩 웃으면서 대답했다.“음... 우리 집에 일도 잘하고 요리도 잘하는 사용인이 한 명 들어왔어. 월급을 적게 주는데도 군소리하지 않고 아주 부지런하게 일해. 오빠, 이런 사용인이 있어서 얼마나 편한지 몰라.”차설아는 드라마 여주인공처럼 수줍어했고 다른 사람에게 자꾸만 자랑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차성철과 성도윤은 원수 사이였기에 성도윤을 사용인이라고 둘러댔다.“그래? 네가 편하면 돼.”“너무 편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쩌다가 이런 사용인이 우리 집에 오게 된 건지...”“사용인을 쉽게 믿지 말고 계속 지켜봐. 집에서 너를 보살피는 사람인데 만약 겉모습에 속아서 경계하지

  • 선 이혼, 후 집착   제1505화

    차설아는 깨어난 척하면서 기지개를 켜고는 성도윤이 떨어진 방향을 향해 말했다.“도, 도윤 씨? 도윤 씨가 어떻게 저의 방에 들어온 거예요? 그렇게 안 봤는데 진짜 변태 같아요. 그리고 장난감이라고 한 건 뭐죠? 도윤 씨가 무슨 말을 하는지 하나도 알아듣지 못하겠어요.”성도윤은 차설아가 사실을 왜곡함으로써 자존심을 되찾는 모습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 그러고는 검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고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했다.“당신 말대로 나는 뻔뻔스러운 변태 같은 남자야. 그래서 아이가 있는 여자의 방에 가만히 들어가서 장난감 역할을 자처하곤 했어. 주인님이 깨어났으니 이제는 주인님을 모시고 내려가서 음식을 대접해야지.”“음... 그래요. 푹 자서 그런지 기분이 좋아요. 당신의 상황극에 맞춰줄 테니 어서 옷부터 갈아입혀 줘요.”차설아는 긴 팔을 뻗고는 성도윤이 옷을 갈아입혀 주기를 기다렸다. 성도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안의 불을 켰고 편안한 잠옷을 찾아서 갈아입혀 주었다.두 사람은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이 붙어 섰고 애틋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차설아는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옷을 입은 뒤, 성도윤은 차설아의 가는 허리를 감싸면서 귓가에 속삭였다.“나를 유혹해 놓고 혼자 발 빼는 게 어디 있어? 당신이 모르는 척한다는 걸 다 알아. 나중에 우리 둘 다 몸이 회복하면 오늘 진 빚을 제대로 갚아야 할 거야. 알겠어?”“흥! 변태 같은 당신을 다시는 방 안에 들이지 않을 거예요. 이 손 치워요.”차설아는 장난스럽게 말하면서 성도윤의 팔을 툭 쳤다. 어릴 적부터 독하게 마음먹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어른스럽게 행동했던 차설아는 여린 면을 내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성도윤 앞에서는 마음이 편해져서 연약한 모습이거나 귀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예전에 사도현이 차설아를 보면 ‘사랑스러운 여왕’이라고 불렀던 것도 그래서였다.차설아는 성도윤만 보면 저도 모르게 거만한 모습 대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다. 그래서 부끄럽기도 하고 수치스럽기도 했다.두

  • 선 이혼, 후 집착   제1504화

    원이와 달이는 식탁 앞에 앉아 성도윤과 차설아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달이는 인쌍을 찌푸리고는 원이를 향해 말했다.“오빠, 아빠랑 엄마는 뭐 하고 있기에 아직도 내려오지 않는 거야? 음식이 식으면 맛없단 말이야. 아직 뜨거울 때 같이 먹었으면 좋겠어.”어른들의 일에 대해 알지 못하는 원이는 턱을 괴고 생각해 보았다.“나올 때가 되었는데 왜 안 나오는 거지? 아빠가 엄마를 괴롭히고 있는 거 아니야?”“흥! 아빠를 용서한 지 얼마나 되었다고 엄마를 괴롭히는 거지? 우리가 가서 아빠를 혼내주자.”두 아이는 주먹을 꽉 쥐고는 위층으로 올라가려고 했다. 이때 민이 이모가 맛있게 끓인 국을 들고 걸어 나왔다. 그러고는 흥분한 달이와 원이를 말렸다.“원이 도련님, 달이 아가씨. 먼저 식사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도윤 도련님과 설아 아가씨는 피곤해서 쉬고 있을 거예요. 간만에 휴식하는 거라 방해하면 안 돼요.”“쉬고 있을 거라고요?”원이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말을 이었다.“엄마는 오후 내내 쉬고 있었잖아요. 저녁도 안 드시고 또 잔다는 뜻인가요? 그러다가 배가 고파서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떡하죠?”“그, 그건... 예전에 설아 아가씨는 실면해서 제대로 주무시지 못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곁에 도윤 도련님이 계시니까 마음이 편해서 푹 주무실 수 있는 거고요. 어른들의 일에 끼어들지 않는 것이 좋아요.”민이 이모는 어린아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몰라서 식은땀을 흘렸다.“자, 얼른 식사부터 하세요. 조금 더 기다리면 두 분이 식사하러 내려올 수도 있잖아요.”민이 이모는 위층에 있는 차설아의 방을 힐끗 쳐다보면서 생각에 잠겼다.‘도련님은 식사 시간이 끝나기 전에 설아 아가씨를 보내주지 않을 것 같아. 어쩌면 좋지?’민이 이모의 예상과는 달리 성도윤과 차설아는 이불만 덮고 자고 있었다. 차설아는 성도윤의 복근이 손에 닿자 깜짝 놀랐다.‘이건 꿈이 아니야! 이런 복근을 나의 손으로 직접 만질 수 있다니, 꿈에 절대 나올 리 없는 초콜릿 복근이

  • 선 이혼, 후 집착   제1503화

    성도윤의 말을 들은 차설아는 마치 청심환이라도 먹은 듯 마음이 안정되었다.생각이 많았던 그녀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눈앞의 행복을 놓쳤다.어쩌면 득보다 실이 많았었다.현재의 삶을 잘 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 그녀는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가보기로 결심했다.성도윤은 차설아를 위로하고 밥하러 주방으로 갔다.오늘은 그의 인생에 있어서 큰 관문이었다. 처음으로 주방에 선 성도윤은 모든 요리 실력을 발휘하여 세 명의 입맛을 동시에 만족시켜 그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했다.화원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과 은은하게 전해지는 음식 향이 더해져 삶이 더없이 행복하고 평온하게 느껴졌다.오늘 불쾌한 일을 겪은 차설아는 기운 없이 침대에 누워있었다.졸음기가 없었던 그녀였지만 방금 겪은 일로 힘들었던 그녀는 잠이 들었다.“설아야,설아야.”비몽사몽인 그녀의 귓가에는 낮고 부드러운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입으로 중얼거리며 이불을 감싼 그녀는 계속 쿨쿨 잤다.“아직도 잠에서 덜 깬 거야? 밥이 다 되었는데 가져다줘?”성도윤은 희미한 조명 아래에 서서 차설아의 귓가에 조용히 말했다.저녁 내내 바쁘게 움직여 한 상 가득 음식 준비를 마친 성도윤은 마치 선생님의 칭찬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안절부절못하며 차설아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었다.방에 들어온 성도윤은 깊게 잠든 차설아를 차마 깨울 수가 없어 조용히 그녀의 귓가에 혼잣말을 했다.“당신이에요?”꿈꾸듯 비몽사몽인 차설아는 애교를 부리며 손을 내밀어 성도윤의 목을 끌어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뽀뽀.”이 말을 들은 성도윤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뽀뽀라고... 진심이야?”성도윤의 기억 속에서 차설아가 이렇게 열정적이고 부드러운 순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갑작스러운 차설아의 적극적인 사랑에 놀란 성도윤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당신의 입술... 어디에 있어? 왜 닿지 않는 거야? 뽀뽀하게 얼른 가까이 들이대 봐.”자신이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한 차설아는 혀를 꼬며 애교

  • 선 이혼, 후 집착   제1502화

    “원이야, 아빠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너희들에게 상처를 줘서 미안해. 앞으로 달이와 원이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아빠가 옆에서 함께 있으면서 지켜주겠다고 약속할게.”성도윤은 원이에게 다시 한번 약속했다.조용히 옆에서 지켜보던 차설아의 얼굴은 차갑게 변해가고 있었다.차설아의 창백한 얼굴을 본 성도윤은 아이들에게 말했다.“엄마가 오늘 마트에서 장을 보느라 힘들었나 봐, 아빠가 엄마 데리고 올라가서 좀 쉬다 올 테니 너희들 먼저 놀고 있어. 잠시 후 아빠가 너희들이 제일 좋아하는 물고기랑 소고기를 해줄게. 어때?”“좋아요!”달이는 신나서 폴짝 뛰며 대답했다.원이는 차설아와 성도윤을 바라보며 어른스럽게 말했다.“둘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그러시는 거죠? 저랑 동생은 방해하지 않을 테니 얼른 가보세요.”아이들은 깡충깡충 뛰어서 화원으로 갔다.차설아를 부축해 2층 침실로 온 성도윤은 그녀를 침대 옆에 앉혔다.“오늘 고생했어. 억울한 일을 겪어서 힘들었을 텐데 좀 누워서 쉬고 있어. 밥이 되면 부르러 올게.”성도윤은 보모처럼 세심하게 차설아를 돌봤다.차설아는 그에게서 결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그러나 그럴수록 그녀의 마음은 점점 더 불안하기만 했다.달이 차면 기울듯이 아름다운 것일수록 더 쉽게 사라진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아이들에게 함부로 약속하지 말아야 했어요.”한동안 침묵하던 차설아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미래를 걱정하기보다 제때 즐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 그녀였었다. 하지만 그녀처럼 잃을 각오가 되어 있지 않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욕심과 기대가 많을 것이며 계속 이렇게 네 식구가 행복하게 지내고 싶을 것이다...그러나 사실상 이 또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한 달, 석 달, 반년 아니면... 이삼일?가졌을 때 즐거웠던 만큼 잃었을 때의 상실감도 크다.겨우 모자 셋이서 의지하며 아빠가 없는 생활에 적응하였는데 갑자기 성도윤이 그들의 삶에 침입하여 그들을 지켜주고 있었다. 만약 그가 갑자기 그들의 삶에서 사라진다면 아이들은 어

  • 선 이혼, 후 집착   제1501화

    “꿈을 꾸었다고요?”달이는 천진난만하게 동그란 큰 눈을 깜빡이며 성도윤에게 물었다.“아빠, 꿈속에 무서웠어요? 그 꿈은 사람들이 아빠를 괴롭히는 무서운 악몽이었나요?”“그건...”진짜 꿈인 줄로만 생각하는 순진무구한 달이가 너무도 귀여웠던 성도윤은 웃고 말았다.“악몽인지 아빠도 잘 모르겠어. 꿈에서 아빠는 산송장처럼 비몽사몽 살면서 중요한것을 잃어버렸어. 그런데 지금 꿈에서 깨어나 보니 너희들을 잃어버렸던 거야.”“흠, 그렇다면 달이는 아빠를 원망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제일 힘든 시기에 옆에 함께 있어 주지 못했기에 달이는 오히려 속상해요. 아빠는 저희한테 화나셨나요?”달이는 작은 손으로 완벽한 윤곽을 가진 성도윤의 볼을 잡고 찰진 목소리로 진지하게 물었다.달이가 예전에 악몽을 꾸었을 때 엄마와 오빠는 그녀를 품에 안고 곁에서 인내심을 가지고 부드럽게 위로해 주었기에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달이는 아빠가 홀로 끔찍한 일을 마주하고 있을 때 그의 곁에서 함께 있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를 비난하기까지 했기에 매우 미안하게 느끼고 있었다.“하하, 바보야, 아빠가 왜 화나겠어? 아빠는 너희들을 아주 많이 사랑해.”달이에 의해 마음이 녹아버린 성도윤은 아이에게 뽀뽀해 주었다.얼떨떨하게 오랜 시간을 살았어도 여전히 성도윤을 사랑하는 하느님은 그에게 아이들과 차설아의 곁으로 돌아갈 기회를 주었다.원이의 총명함과 지혜로움, 달이의 부드러움과 선량함은 성도윤의 갑옷이자 약점이었다. 두 아이는 성도윤이 막막한 인생을 이겨낼 수 있게 힘이 되어주었고 그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달이야, 너 내려와. 도윤이가 수술 직후라 너무 무리하면 안 돼...”차설아의 손을 잡은 원이는 성도윤의 품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장난치는 달이의 모습을 보고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성도윤의 품에서 순순히 뛰어내린 달이는 그의 손을 잡고 차설아와 원이의 앞으로 갔다.“오빠, 예의 없게 아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면 안 돼. 아빠는 악몽 때문에 우리를 잊어버린 거라고 말했어.

  • 선 이혼, 후 집착   제1500화

    “당신이 아직 잘 몰라서 그래. 꽃병은 선천적으로 예뻐서 진열만 해놓아도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사람들은 그것을 보물로 여겨 대가를 치르지... 박물관에 진열된 보물들을 보면 진정으로 쓸모가 있는 것이 있어? 하지만 그들의 가치는 부정할 수 없어. 당신은 우리의 보물이기에 우리가 지켜줄 거야. 그러기에 다른 생각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진심으로 차설아를 위로한 성도윤은 온통 그녀 생각뿐이었다.사실 성도윤은 애초에 차설아를 지켜주려고 했지만 남자 못지않게 성격이 강하고 완벽을 추구했던 그녀는 오히려 그를 지켜주려고 했다.그러나 오늘날 차설아가 무너지자 성도윤은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존재감과 자아 가치를 되찾게 되었다.“저는 싫어요...”차설아는 슬프게 한숨을 내쉬었다.“누구나 꽃병처럼 자신의 운명을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기는 걸 원하지 않아요. 그리고 그 누구도 평생 한 사람을 지켜줄 수 있을 거라고 약속하지 못해요. 이 세상에 태어나면 사람마다 자신의 사명이 있는데, 일편단심으로 상대방을 위해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을 수 있을까요?”“지금 나의 진심을 의심하고 있는 거야?”성도윤은 슬픔이 묻은 차설아의 말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그는 그녀의 슬픔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고 있었다.“당신의 진심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에요. 도윤 씨도 사명감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어요. 단지 모든 일은 진심만 있다고 해서 다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차설아는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당신이 저를 선택하면 서씨 가문과의 관계도 끊어질 거예요. 지금 성대그룹이 위기에 놓여서 스스로 돌볼 여유도 없는데 저를 돌볼 여유가 있겠어요?”차설아는 성도윤에게 정신 차릴 것을 알려 주었고 자신도 이 보호 속에 갇혀 있지 말 것을 각인시켜 주었다.아름다운 것은 항상 쉽게 사라지기 마련이기에 잃을 때 가슴 아파하기보다는 처음부터 그 아름다움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좋다.“모두 신경 쓸

  • 선 이혼, 후 집착   제1499화

    말이 끝나자 뚱뚱한 여자는 성도윤과 차설아의 앞에 털썩 무릎 꿇고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용서를 빌었다.“제가 잘못했어요. 당신들에게 화를 내지 말아야 했어요. 죽을죄를 지었어요, 용서해 주세요.”성도윤의 압도적인 카리스마에 기가 눌린 뚱뚱한 여자는 그들의 배경이 만만치 않음을 알아채고 바로 무릎을 꿇고 꼬리를 내렸다. 더욱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우리 이제는 가요.”차설아는 성도윤의 옷깃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저는 그냥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요, 저를 데리고 떠나주세요.”조금 전 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차설아는 사람들이 싫어졌고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하지만 저 뚱뚱한 여자는...”분노에 찬 성도윤은 그의 아내를 괴롭힌 뚱뚱한 여자를 혼내주려고 했다.“뚱뚱한 여자는 관심 없어요.”선글라스 속 차설아의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었다.“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사람이 어디 한 명뿐이겠어요, 뚱뚱한 여자도 그중 한 명일 뿐이에요. 죽인다고 한들 뭔 소용 있겠어요.”괴물처럼 사람들에게 주목받으며 평가의 상대가 되고 싶지 않았던 차설아는 단지 이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그래, 우리 가자.”더 이상 뚱뚱한 여자에게 책임을 묻고 싶지 않았던 성도윤은 구매한 식재료를 들고 차유라와 함께 마트를 떠났다.차에 탄 후 운전하던 성도윤은 우울하게 차창에 기대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차설아의 모습을 보았다.방금 그녀가 겪은 일은 과거의 고난과 역경에 비하면 에피소드에 불과할 뿐이었다.그러나 그녀에게는 큰 트라우마로 남았다.그 순간 차설아는 자신이 어린이마저 괴롭힐 수 있을 정도로 나약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신호를 기다리던 성도윤은 고개를 돌려 차설아를 보며 부드럽게 물었다.차를 운전하는 내내 차설아가 걱정된 성도윤은 그녀를 위로하려고 하였으나 그의 말이 그녀에게 압력을 가할까 봐 계속 고민하며 망설였다.그러나 참을 수 없었던 성도윤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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