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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실검 사건은 차설아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녀는 빠르게 샤워를 마치고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옅은 화장을 했다. 그리고 부모님이 계신 산소로 가서 인사를 하려고 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었다. 차설아의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지 9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내가 같이 갈까?”

배경윤이 따뜻한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아, 나 혼자 가도 돼.”

차설아는 해안을 떠난 지 4년 만에 돌아왔고, 부모님께 드리는 첫인사이니 따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그녀는 어제 그 빨간색 페라리를 운전하고 산소가 있는 곳까지 질주했다.

8월의 한여름이었지만 울창한 산소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었고, 아주 조용했다.

차설아가 주차하고는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하얀 데이지꽃을 손에 든 채 부모님이 계신 산소 앞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충분히 일찍 왔음에도 불구하고 부모님 산소 앞에는 이미 꽃다발이 놓여 있어 차설아는 깜짝 놀랐다.

누가 봐도 값비싼 꽃다발이었다. 몇 년 전에 그녀가 보았던 꽃다발과 똑같았다.

‘그동안 누가 몰래 엄마 아빠를 찾아왔던 거야? 누가 이렇게 정성이지?’

차설아가 생각했다.

몇 년 전에도 누군가는 산소 앞에 정교한 엠버 펜던트 하나를 남겨두고 갔었다.

공교롭게도 성도윤은 똑같은 엠버 펜던트가 있었다.

그래서 차설아는 그동안 부모님을 찾아온 사람이 성도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했다.

성도윤처럼 차가운 사람이 자기한테도 차갑게 굴었는데 왜 정성을 다해 그와 아무 상관 없는 부모님을 찾아뵈러 오겠는가?

게다가 그녀는 성도윤과 이혼한 지 이미 여러 해가 지났고, 단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아 그야말로 서로 남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럼 성도윤은 더 부모님의 산소를 찾아올 리가 없었다...

“됐어! 쓸데없는 생각은 그만하자고!”

차설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이 생각들을 떨쳐버리기로 했다.

‘엄마 아빠가 좋은 분들이셨으니까 계속 그들을 그리워하고 걱정하는 친구가 있었던 걸로 생각하자고. 그래서 매해 엄마 아빠에게 찾아와 꽃을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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