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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임채원을 향한 밑도 끝도 없는 보호는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은 거나 다름없었다.

그런 남자한테 설렌 감정을 느꼈으니 차설아는 자신이 한심했다.

“그럼 두 분 천천히 얘기를 나누세요. 저는 일이 있어 이만 가보겠습니다.”

차설아는 이곳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로 사도현의 상황이었다.

그녀는 두 걸음 나아가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성도윤에게 말했다.

“도윤 씨, 채원 씨를 숨기려면 잘 숨겨. 만약 나한테 들킨다면 내가 무슨 짓을 할지도 몰라. 죽은 사람을 다시 사라지게 만드는 건 법에 어긋나지 않으니까.”

물론 이건 차설아의 경고뿐이었다. 임채원이 다른 짓을 더 못하게 최선을 다하라는 성도윤을 향한 그녀의 경고였다.

하지만 그녀의 이 한마디 경고는 결국 일파만파를 일으키게 되는데...

차설아가 떠난 후, 소영금은 겨우 정신을 차렸다.

“저 재수탱이 말을 들어보니, 채원이는 아직 안 죽은 거야?”

“네.”

성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그의 얼굴색은 한껏 어두워졌다.

그는 아직도 차설아가 한 말을 생각하고 있었다.

왜 임채원을 향한 차설아의 원한이 그렇게 깊은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행이야, 그럼 내 손주도 아직 살아있다는 거네? 하느님, 감사합니다. 우리 성씨 가문의 아이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영금은 입꼬리가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두 손을 모으면서 하느님께 고마움을 전하고 있었다.

성도윤은 그 모습을 보더니 어이가 없었다.

“제가 죽지도 않았는데 앞으로 기회도 많을 거잖아요.”

“흥, 네가 살아있으면 뭐 해, 여자에게 손도 대지 않으면서. 네가 스님이랑 다를 게 뭐야? 채원이가 재주 좋아서 네 아이를 임신해 그렇지, 네가 채원이한테 마음이라도 있어? 만약 아이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아이가 생기긴 힘들 거야...”

소영금은 성도윤을 잘 알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워낙 차갑고 도도했기에 여자한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 차설아와 오랫동안 결혼 생활을 했어도 그녀에게 손 한 번 대지 않았던 거고.

임채원이 그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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