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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소영금은 도도하고 잘 웃지도 않은 아들이 그녀의 앞에서 차설아 이 재수탱이와 시시덕거리며 장난을 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이건 지구에서 외계인을 본 것보다 더 놀라운 일이었다.

“아들, 왜 그래? 전엔 저년을 똑바로 쳐다도 안 보더니, 지금은 관심이 생긴 거야? 설마 정말 차설아를 유혹하려는 건 아니지?”

성도윤은 그저 어깨를 들썩이더니 인정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않았다.

소영금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만약 차설아 이 재수탱이가 성도윤한테 잘 보이려는 거면 몰라도, 성도윤이 오히려 차설아를 유혹하고 있으니 소영금은 이 상황이 답답했고, 더는 기고만장할 명분도 없어졌다.

“아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야? 아니면 마가 씐 거야?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누굴 유혹하면 안 좋아, 그런데 왜 하필 이 재수탱이인데?”

소영금은 워낙 성질이 사나운 사람이기 때문에 화가 난 나머지 저도 모르게 성도윤에게 손을 쓰기 시작했다.

그녀는 성도윤을 두들겨 때리면서 훈수를 뒀다.

“정신 차려, 제발 정신 좀 차리라고. 여자가 없어서 이미 이혼당했던 차설아를 유혹해? 사람은 뒤돌아보는 거 아니야, 왜 나도 성씨 가문도 체면을 차리지 못하게 이러는 건데?

차설아는 소영금이 성도윤을 마구 때리자 재빨리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소영금의 말을 바로잡았다.

“여사님, 말을 똑바로 하셔야죠. 저는 당신 아들에게 이혼을 당했던 여자가 아니라, 정확히 당신 아들과 이혼했던 여자입니다. 그리고 도윤 씨는 뒤돌아보지도 않았어요, 예전엔 저를 유혹한 적이 없었거든요.”

물론 술에 취하고 두 사람은 뜨거운 하룻밤을 보낸 게 맞다. 하지만 차설아는 그날 밤은 두 사람이 서로 원해서 생긴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성도윤이 자기를 유혹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소영금은 더 체면이 깎이는 것 같아 성도윤을 더 세게 때리며 말했다.

“들었어? 저 여자는 너한테 마음도 없었다잖아. 그런데도 저 여자한테 몸을 바치려고 해? 얼른 옷 찾아서 입어!”

성도윤의 얼굴은 별다른 표정 없이 덤덤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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