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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9화

성도윤은 당연히 차를 세우지 않았고, 오히려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차씨 저택은 이미 폐허로 되었어. 허울만 남았는데 큰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어디로 가려고?”

“어디든 돼, 큰집만 아니면 돼!”

차설아가 단호하게 말했다.

“전셋집을 구해도 되고, 집을 하나 사도 돼. 이 넓은 세상에 나 차설아가 있을 곳이 없겠어?”

“그럴 필요 없어!”

성도윤도 단호하게 말했다.

“큰집은 당신이랑 공동명의로 되어있잖아, 큰집도 당신의 집이라고. 이제 며칠 후에 당신 명의로 모두 넘겨줄 테니까 그때면 큰집은 완전히 당신 소유야.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다고. 팔아도 좋아.”

성도윤의 말에 차설아는 더는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큰집은 시가가 2000억은 넘었기 때문이다.

성도윤에게서 2000억의 선물을 받았는데 계속 눈치 없이 주절거리면 안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차설아는 여전히 낮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날 쫓아낼 때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서.”

“뭐라고?”

성도윤은 제대로 못 들은 듯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

차설아는 얼른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야, 큰집도 좋다고. 넓으니까 마음에 들어.”

“좋은 건 알아가지고.”

성도윤은 그제야 따지지 않고 집중해서 차를 큰집 쪽으로 몰았다.

임채원이 떠난 후로 큰집은 마침내 이전의 평화를 되찾았다.

차설아를 가장 놀라게 한 건, 바로 장미가 가득 심어졌던 정원은 다시 해바라기가 줄지어 있었다. 차씨 저택의 해바라기처럼 똑같이 화사하게 피어났기에 차설아는 기분이 좋았다.

각박하게 굴었던 하인들은 차설아를 보더니 그녀를 반갑게 맞이했다. 심지어 감격의 눈물을 흘린 사람도 있었다.

“너무 잘됐네요. 사모님께서 드디어 돌아오셨네요. 언젠간 사모님께서 돌아오실 줄 알았어요!”

집사인 이 아주머니가 감격에 겨운 얼굴로 말했다.

차설아가 입꼬리를 올리더니 말했다.

“이 아주머니, 나를 내쫓던 것처럼 적극적으로 맞아주시네요. 황송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이 아주머니의 얼굴은 빨개지더니 곧이어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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