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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7화

다행히도 오도자의 그림은 높이 걸려있었기 때문에 아직 불타지 않았다. 그는 소화기로 주변의 불을 끄고는 재빠르게 그림을 챙겼다.

하지만 차설아가 말한 ‘지도’는 위층 침실에 있었기 때문에 찾으러 가기엔 상당히 위험했다...

“돌아오라고, 성도윤. 미친 짓 그만하고 빨리 돌아와!”

차설아는 목이 터질 정도로 소리를 질렀다.

그녀는 참다못해 직접 불바다로 뛰어들 셈이었다.

하지만 멀리서, 성도윤은 아빠가 가장 사랑했던 그림을 든 채 불길에서 걸어 나왔다.

성도윤은 차설아와 똑같이 얼굴이 연기에 그을려 시커메졌다. 그는 손에 화상을 입었고, 옷과 바지는 너덜너덜해진 초라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자기를 애타게 기다린 차설아를 바라보면서 조심스럽게 품에 든 그림을 꺼내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미안해, 나 최선을 다했어. 당신이 말한 지도는 도저히 못 찾겠어.”

차설아는 남자의 초라하지만 진정성 있는 모습에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바보 아니야? 불에 타서 죽으면 어떻게 해? 당신이 죽으면 나도 더는 살 수 없다고. 그걸 몰라서 그래?”

그녀는 주위를 신경 쓸 겨를도 없어 곧바로 남자의 목을 끌어안았다. 마치 잃어버린 보물을 되찾은 듯, 다시는 놓지 않으려 했다.

“...”

커다란 몸집의 성도윤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손에 그림을 쥔 채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활활 타오르는 불 때문에 미친 듯이 더웠는데, 지금 이 순간, 마치 감전된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찌릿했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이 여자가 처음 이렇게 마음을 다해 안겼던 것 같은데?’

예전에 성도윤은 차설아의 애틋한 마음이 느껴지긴 했지만 차설아는 항상 주눅이 들어 그와 거리를 두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뜨거운 사랑을 그에게 전하고 있었다.

“자, 그만 울어. 나 성도윤이 그렇게 쉽게 죽을 리가 있나? 바다에 절대 빠지지도 않고, 불에도 절대 타죽지 않으니 걱정 안 해도 돼.”

성도윤은 보기 드물게 눈물을 흘리는 차설아를 위로하며 말했다.

차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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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랑
제발 헛소리좀 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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