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23화

작가: 배시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10-07 18:30:01
여인은 청순하고 앳된 얼굴에 똘망똘망한 큰 눈을 가지고 있었다. 사회 초년생 여대생과도 같은 풋풋한 모습을 보였다.

세 사람은 그 여인이 바 앞에 앉을 때까지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사도현은 성도윤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도윤 형, 운이 좋네. 저 여자애 엄청 괜찮아 보이는데? 전에 내가 벌칙에 걸렸을 때에는 얼마나 불운했는지 알아? 덩치 큰 형님 아니면 4, 50대 아줌마를 만났었다고. 멍해서 뭐해? 얼른 가지 않고.”

강진우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여자애 괜찮아 보이는데? 그리고 설아 씨 얼굴도 있는 것 같아. 성격은 설아 씨보다 훨씬 부드럽겠지? 가서 춤 한 번 추자고 해, 거절하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야.”

“...”

성도윤은 입술을 씰룩거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차가운 눈빛으로 흰 치마를 입은 여인을 주시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녀는 누굴 기다리고 있는지 혼자 바 앞에 앉아있었다. 표정은 어색해 보였는데 아마 이런 곳은 처음인 듯해 보였다.

청순하고 순진한 그녀의 모습에서 차설아가 보인 건 사실이었다.

물론 예전의 차설아였다.

성도윤은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늘씬한 다리로 성큼성큼 여자애에게 다가갔다.

그는 워낙 존재감이 뛰어났고 또 카리스마가 있었기 때문에 여자애는 처음부터 그를 눈여겨봤다.

그가 점점 가까워지자 여자애도 긴장했는지 볼이 발그레해졌고, 그러다가 고개를 푹 숙이고는 다급하게 음료수만 들이키고 있었다.

“혼자 왔어요?”

성도윤이 여자애를 내려다보며 알 수 없는 얼굴로 물었다.

“아, 그게... 저한테 물어보시는 거예요?”

여자애는 부끄러워하며 고개를 들더니 황급히 주위를 둘러봤다. 자기가 이렇게 잘생기고 훤칠한 남자에게 플러팅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여자애의 반응이 귀여워 성도윤은 눈썹을 치켜들었다.

그는 어쩐지 자꾸 예전의 차설아가 떠올라 입꼬리를 씩 올리고는 말했다.

“제가 말 거는 게 싫어요?”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 말 거는 거 좋아요...”

여자애는 이런 설명이 가당치 않다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선 이혼, 후 집착   제224화

    차설아도 오늘 흰 치마를 입고 있었다. 화장기 없는 담백한 얼굴에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어깨 한쪽에 넘겨 있었는데 청순함은 물론, 더 치명적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그녀는 입꼬리를 씩 끌어올리더니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은 곳이네, 앞으로 모임은 계속 여기서 가져도 되겠어. 오늘 이현 변호사님이 내 후환을 해결했으니 제대로 축하해야지...”차설아는 말하는 중 배경수 남매의 표정이 심상치 않는 것을 발견했다.“언니, 저 사람 좀 봐봐. 잘생긴 저 사람, 언니 남편처럼 생겼는데?”배경윤은 차설아의 팔을 흔들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차설아는 배경윤이 가리킨 방향을 바라봤는데 역시 그녀의 말대로 훤칠하고 잘생긴 성도윤을 발견하게 되었다.배경수와 배경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어떻게 차설아를 위로할지 고민하고 있었다.하지만 차설아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웃고는 말했다.“뭔 남편이야? 전 남편이지. 호칭 헷갈리지 마.”“누나, 만약 저 사람이 신경 쓰인다면 우리 장소 바꿔도 돼. 거긴 어때...”“왜 장소를 바꿔야 하는데?”차설아는 턱을 치켜들고는 우아한 백조처럼 그들의 앞을 지나가며 말했다.“이 클럽이 무슨 성도윤이 차린 것도 아닌고. 저 사람도 여기서 놀 수 있는데 우리는 왜 못 놀아?”“맞아, 우리가 더 신나게 놀아야지!”배경수는 차설아와 배경윤을 이끌고 미리 예약한 자리에 앉았다.세상에 이런 우연이 있을까, 그들의 자리는 마침 성도윤의 맞은편에 있었다.이 클럽에서 가장 비싼 두 VIP 자리였다.강진우와 사도현도 차설아를 발견하고는 어색한 얼굴을 보이더니 차설아와 인사할지 말지 고민하고 있었다.차설아는 술잔을 그들을 향해 치켜들었다. 우아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으니 분위기는 차설아의 완승이었다.강진우도 허공에 대고 차설아와 잔을 부딪쳤다. 그는 이 상황이 점점 흥미로워졌다.사도현은 차설아의 인사를 무시하고는 강진우에게 말했다.“진우 형, 차설아한테는 왜 인사를 하는 거야? 허공에 대고 잔까지 부딪쳐? 왜 저렇게 허

    최신 업데이트 : 2023-10-07
  • 선 이혼, 후 집착   제225화

    “사기캐라고? 남자야 여자야? 잘생겼어? 언니랑 무슨 관계야?”배경윤은 두 눈을 반짝이며 잔뜩 궁금한 얼굴로 차설아에게 따져 물었다.차설아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남자야, 잘생겼어. 그리고 너도 아는 사람이야.”“남자라고?”배경수의 안색은 곧바로 어두워졌다. 그는 쭈뼛쭈뼛하며 물었다.“보스랑 어떤 사이인데?”차설아는 대답 대신 전화를 받았다.“맞아, 그냥 쭉 안으로 들어오면 돼...”이때 클럽 입구에 검은 마스크를 쓴 키 크고 잘생긴 남자가 나타났다. 그의 깊은 눈망울은 마치 뭔가의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차설아는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남자에게 손을 흔들었다.“여기야!”배경수 남매와 맞은편에 앉은 강진우, 사도현도 모두 남자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 남자는 곧장 차설아가 앉은 자리로 향하더니 마스크를 벗었다.순간 배경윤은 흠칫 놀라며 말했다.“이... 이 사람... 리틀 성도윤이야?”“무슨 리틀 성도윤이야, 그 재수 없는 이름은 꺼내지도 마. 얘는 지훈이라고 해. 네가 그때 나한테 준 서프라이즈, 기억 안 나?”차설아는 말하면서 지훈을 자기 옆자리에 앉히고는 살갑게 말했다.“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어. 손 상태는 어때? 괜찮아? 조금 있다가 게임할 때 지장이 있는 건 아니지? 오늘 우리 넷이서 반드시 상대 포탑을 부숴야 해. 쟤네 둘은 왕초보라 너랑 나밖에 믿을 사람 없다고!”지훈은 긴 다리를 굽히며 자리에 앉고는 덤덤한 얼굴로 여유롭게 휴대폰을 꺼내더니 길쭉한 손가락으로 화면을 스크롤 하며 덤덤하게 말했다.“그 정도야 쉽죠!”“그럼 잔말 말고 이제 시작하지?”차설아는 서둘러 그들을 게임방으로 초대했다.배경수는 갑작스레 나타난 잘생긴 남자, 그것도 성도윤을 닮은 잘생긴 남자에 적개심이 가득했지만 오로지 게임에만 전념할 뿐, 잘생긴 남자에 아무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보이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얌전히 게임에 돌입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다짐했다.‘오늘 내 실력 제대로 보여줘야지. 게임을 잘해야만 보스도 나

    최신 업데이트 : 2023-10-07
  • 선 이혼, 후 집착   제226화

    “무슨 신분?”“요새 엄청 핫한 보이 그룹의 SK 보이즈 있잖아. 그 그룹에서 비주얼 담당이야, 리틀 성도윤이라는 별명까지 얻었거든.”“푸흡!”사도현은 너무 놀란 나머지 술을 뿜었다.성도윤의 조카는 수석 연구 개발사이자 게임중독자일 뿐만 아니라 보이 그룹의 비주얼 담당이라고?‘성지훈, 재미있는 놈인데?’“보이 그룹으로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칩을 연구하고 개발한대?”사도현은 호기심에 강진우에게 물었다.“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연구하는 일이 지겨워서 다른 생활을 체험해 보려는 건 아닐까?”강진우는 먼 곳에서 성지훈을 향해 부러운 눈빛을 보냈다.자유자재로, 제멋대로 자기가 원하는 삶을 사는 생활은 그나 성도윤, 심지어 사도현도 이루지 못했으니까 말이다!다른 한편, 성도윤은 별생각 없이 흰 치마를 입은 여자애와 춤을 추고 있었다.그는 워낙 관찰력이 뛰어났기에 차설아 일행이 클럽으로 들어온 걸 진작 알아챘다.처음에는 괜히 도둑이 제 발 저리긴 했다. 혹시나 차설아가 그와 흰 치마 여자애의 관계를 오해할까 봐 일부러 거리를 뒀는데 그 망할 여자가 이쪽으로 눈길 한 번 주지 않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모르는 사람 대하듯이 그의 앞에서 휙 지나가버렸다.그녀의 대수롭지 않은 태도에 성도윤은 괜히 마음이 불편했다.그리고 무엇보다 그를 화나게 만든 건, 바로 성지훈마저 그녀와 엮인 것이었다.배경수만으로도 충분히 화가 나는데, 이제 조카까지 끼어들었으니 차설아는 미남들에게 둘러싸인 것과 마찬가지이다.‘참으로 좋겠네!’만약 이때 성도윤이 그녀에게 달려가서 따져 묻는다면 괜히 신경 쓰이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흰 치마 여자애와 계속 춤을 출 수밖에 없었다.성도윤은 전에 사도현한테서 배운 연애 비법을 떠올렸다.‘매달리고, 낭만적이게 대해주고, 밀어내고. 그래, 이렇게 하는 거야.’그래서 그는 차설아에게서 주의를 돌리고는 눈앞에 있는 여자애에게 신경 쓰기로 했다.“이름이 뭐예요?”성도윤은 낮은 목소리로 여자애에게 물었

    최신 업데이트 : 2023-10-07
  • 선 이혼, 후 집착   제227화

    “춤?”차설아는 헛기침을 하더니 흥미 없는 듯이 말했다.“나 춤에는 관심이 없어.”잘생긴 성지훈의 얼굴에는 의미심장한 미소가 담겼다. 그는 차설아의 눈을 똑바로 보며 물었다.“관심이 없는 거예요? 아니면 그럴 엄두가 안 나는 거예요?”“웃겨, 내가 엄두가 안 날 게 뭐가 있어?”차설아는 괜히 센 척하며 말했지만 사실 이 말을 할 때 성지훈의 눈도 똑바로 보지 못할 만큼 뒤가 켕겼다.왜인지 성지훈은 성도윤과 너무도 비슷한 두 눈을 가지고 있었다. 날카로운 눈빛은 그녀의 마음속 모든 비밀을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사실 차설아는 성도윤과 다른 여자가 춤을 추고 있다는 사실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는 그저 괜찮은 척할 뿐이었다!하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끝내는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연기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성도윤과 그 여자애가 담소를 나누는 모습에 그녀는 결국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래서 게임에 집중을 못 했고 아쉽게도 같은 팀원에게 게임의 패배를 안겨줬다.“엄두가 안 난 게 아니면 나랑 같이 춤 한 번 춰요. 나랑 춤 한 번 추면 많이 여유로워질 것 같은데요?”성지훈은 다시 한번 차설아를 향해 손을 내밀며 러브콜을 보냈다.그는 성도윤의 조카였지만 성도윤보다 겨우 한, 두 살 어렸다.어려서부터 비교적 개방적인 해외에서 살아왔던지라 자유로운 삶을 추구해왔고, 그래서인지 삼촌인 성도윤보다 더 평온하고 차분해 보였다.“그게...”차설아는 어금니를 깨물며 고민에 빠졌다.‘춤을 추러 가자니 너무 질투를 유발하는 것 같고, 말자니 너무 겁쟁이처럼 보일 거 아니야?’배경수도 알아차리게 되었다, 보스는 아직 빙산처럼 차가운 성도윤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지 못했다는 것을.아니면 가장 잘하는 게임에서 절대 당황해하면서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을 것이다.‘성도윤 저 녀석도 참. 전처가 있는 걸 알면서도 다른 여자랑 신나게 춤을 추고 있어? 이거 명백한 도발 아니야? 안돼. 보스를 지키는 기사로서 나는 절대 보스가 지는 꼴을

    최신 업데이트 : 2023-10-08
  • 선 이혼, 후 집착   제228화

    차설아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왕이 왕비를 고르듯이 배경수의 얼굴을 만지더니 또 성지훈의 머리를 툭툭 치며 입꼬리를 올렸다.“두 사람 모두 마음에 드는구나. 하나는 해맑은 매력을 가지고 있고, 다른 하나는 깊고 매력 있는 눈망울을 가졌으니 참으로 보기 좋구나. 걱정하지 말거라, 두 사람 모두 예뻐해 줄 테니...”“그럼 나 먼저 지훈이랑 춤추고 올게. 일부러 멀리서 와줬잖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는 안 되겠지. 경수, 얌전히 누나 기다리고 있어!”배경수는 질투가 나고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그는 결국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 그럼 보스는 먼저 가짜 성도윤이랑 몸을 풀고 있어. 이제 중요한 순간에 내가 다시 등장하면 되지.”“음, 착하지!”차설아가 흐뭇하게 웃고는 배경수의 얼굴을 또 한 번 어루만졌다. 동시에 성지훈의 손을 잡으며 남자의 손에 이끌려 당당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그 모습을 지켜본 클럽의 다른 여자들은 두 손으로 얼굴을 치켜들고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저 여자 너무 대단한 거 아니야? 잘생긴 남자에 둘러싸였잖아. 얼마나 행복하겠어.”“어떻게 남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거야? 집에 돈이 엄청 많은 거 아니야? 아니면 전생에 우주를 구했나?”맞은편에 앉은 강진우와 사도현도 이 광경을 보고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흥,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겉으로 보인 것처럼 절대 순진한 여자는 아니라니까. 얼마나 남자를 꼬시는 방법이 많다고. 배경수랑 Y씨가 다 만만한 사람들이야? 그런 두 사람의 마음을 홀렸으니 순진한 도윤 형이 어떻게 저런 여자를 상대할 수 있겠어?”사도현은 성도윤이 그저 불쌍하게만 느껴졌다.강진우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으며 술을 들이켰다.“이제 도윤이가 꽤 스트레스 받겠는걸?”차설아와 성지훈이 춤을 추기 시작할 때, 불빛은 마침 그들에게 향했고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집중되었다.하지만 어색하게도 성도윤과 윤설은 바로 그들 옆에 서 있었고, 그들

    최신 업데이트 : 2023-10-08
  • 선 이혼, 후 집착   제229화

    차설아가 고개를 숙여보니 자신의 발바닥이 성지훈을 발등을 꾹 찍어누르고 있었다. 그녀는 당황한 나머지 연신 사과를 했다.“미안, 방금 딴생각하느라.”성지훈이 덤덤하게 말했다.“나랑 춤을 추고 있는데 무슨 딴생각을 해? 나한테 집중했어야지.”그 말을 들은 차설아는 화가 치밀어 올라 또다시 성지훈을 힘껏 밟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 왜 이래? 왜 자꾸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거야. 내가 더 난처해지길 바라는 거야?”‘누가 봐도 뻔한 일을 왜 자꾸 물어? 당연히 성도윤이 신경 쓰여 몰래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은 걸 몰라서 묻나?’이때, 음악이 끝나고 불빛이 어두워졌다.성지훈은 갑자기 차설아의 허리에 올린 손을 내려놓고는 높지도 낮지도 않은, 딱 성도윤이 들을 수 있을 만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호흡이 안 맞아서야. 파트너를 한 번 바꾸는 건 어때요?”“뭐야? 왜 갑자기 파트너를 바꾸겠대?”차설아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성지훈은 윤설에게 걸어가더니 윤설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저랑 같이 춤 한 번 추실래요?”“그게...”윤설은 어색해서 볼이 발그레해졌다.그녀는 성도윤과 비슷한 얼굴의 성지훈을 보더니 부끄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두 사람은 모두 잘생긴 얼굴을 가졌고, 각자 다른 매력이 있었으니 선택하기 쉽진 않았다.클럽 여자들의 부러움의 대상은 순식간에 차설아에서 윤설로 바뀌었다.이때 성도윤이 입을 열었다.“파트너를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그러고는 윤설의 손을 놓더니 곧바로 차설아를 향해 걸어갔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차설아를 바라보며 카리스마 있게 말했다.“같이 춤 추자.”차설아는 거절하고 싶었지만 남자의 내민 손을 보고는 귀신에 홀리듯 저도 모르게 손을 얹었다.이번의 선곡은 자유로운 왈츠였다.차설아는 왈츠라면 자신 있었기에 곧바로 허리를 곧게 펴고는 여유롭게 성도윤과 춤을 추기 시작했다.사실 두 사람이 왈츠를 추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비록 서로 눈에 거슬렸지만 호흡 척척 춤을 잘 췄고, 멀리서 보

    최신 업데이트 : 2023-10-08
  • 선 이혼, 후 집착   제230화

    차설아는 남자의 날카로운 눈빛을 애써 피하더니 얼굴이 빨개졌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도 몰랐다.성도윤은 공격을 퍼붓는 맹수처럼 밀어붙였다.“대답 안 하면 그렇다는 걸로 알고 있을게. 역시 아직 나한테 마음이 있었구나? 아직도 나 때문에 괴로운 거 맞지?”차설아는 머리가 하얘졌는데 몇 번이나 스텝이 꼬여 성도윤의 발을 밟았다.‘나 왜 이렇게 찌질하지? 정말 못났어!’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는 뾰족하고 앙증맞은 턱을 치켜들며 용감하게 남자와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정말 자기애가 넘치는구먼. 난 당신한테 마음이 있은 적도 없어, 그러니까 당신 때문에 괴로울 일도 없겠지.”“아닌척하긴...”성도윤은 살짝 고개를 숙이더니 입술을 차설아의 귓가에 가까이 대고는 자신 있게 말했다.“당신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당신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겠지.”차설아의 얼굴은 점점 더 빨개졌고 재빨리 부인하려고 했다.하지만 음악은 이때 멈췄다.성도윤은 갑자기 열정이 식어버린 듯이 차설아를 놓아주고는 평소 차갑던 모습으로 돌아왔다.두 사람은 방금까지 찰싹 붙은 파트너였지만 지금은 서로 모르는 사이인 것처럼 거리를 두고 있었다.그리고 차설아를 가장 화나게 만든 것은 성도윤은 또다시 윤설을 찾아가 모처럼 요청의 의미로 손을 내밀었다.“같이 술 한잔할래요?”윤설은 방금 성지훈과 춤을 출 때부터 정신을 딴 데 팔았다. 그녀는 온갖 신경을 성도윤과 차설아에게 집중했다.성지훈도 충분히 매력 있었지만 그녀는 성도윤이 더 마음에 들었다. 그에게 첫눈에 반한 설렘을 느꼈다.윤설은 이대로 성도윤과 끝내기 싫어 마음속으로 계속 성도윤과 더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랐다.그래서 성도윤의 말을 들은 그녀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기쁜 마음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럼요, 저야 영광이죠.”그렇게 두 사람은 차설아가 보는 앞에서 나란히 자리를 떴다. 성도윤은 차설아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차설아의 가슴은 비수에

    최신 업데이트 : 2023-10-08
  • 선 이혼, 후 집착   제231화

    차설아는 숨을 죽였다. 혹여나 배경수가 정말 이성을 잃어 성도윤을 한 대 칠까 봐 무서웠다.보는 눈도 많고, 두 사람은 명문 가문의 도련님이었으니 만약 소문이라도 나면 두 가문에게 좋을 것 없었다.차설아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배경수를 끌어오고 싶었는데 배경윤이 그녀를 말렸다.“걱정하지 마, 언니. 오빠가 어떤 사람인지 몰라? 그런 충동적인 일은 절대 하지 않을 테니 재밌는 구경이나 하자고.”“그렇긴 해!”차설아는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는 자리에 앉았다.배경수는 유명한 배씨 가문의 도련님이자 해안시에서도 영리하기로 소문나 여우라는 별명까지 보유하고 있었다. 많은 거물까지 그에게 당한 적이 있으니 그는 절대로 제멋대로 행동할 사람이 아니었다, 손해는 더더욱 보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점점 가까이 오는 배경수를 본 성도윤의 표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를 투명 인간 취급하며 덤덤한 얼굴을 보였다.사도현은 워낙 거침없는 성격이라 바로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호시탐탐 배경수를 노려보며 불친절하게 말했다.“무슨 일 있어요?”배경수가 씩 웃더니 살갑게 말했다.“형님들, 긴장하지 마시고. 저는 악의가 없습니다. 오히려 후배로서 항상 형님들을 우러러보는 존재였지요. 오늘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같이 술 한잔하고 친해지는 건 어떤가요?”사도현은 눈살을 찌푸리며 가차 없이 거절했다.“누가 당신 형님이야? 당신보다 나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고. 그렇게 부르면 사람들이 나 늙었다고 오해한다고.”사도현과 달리 강진우는 훨씬 우호적인 태도를 선보였다. 그는 옆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배씨 가문의 도련님으로 참 유명하죠. 최근 몇 년 동안 배씨 가문을 잘 이끌어나갔잖아요. 아버지도 줄곧 경수 씨를 칭찬하셨고, 저도 진작 뵙고 싶었어요. 얼른 앉아요.”“진우 형님, 감사합니다. 그럼 사양하지 않고 자리에 앉겠습니다.”배경수는 술병을 든 채 바로 성도윤의 옆에 있는 빈자리에 앉았다.분위기는 삽시에 어색해졌다.차설아는 성도윤와 이혼한 뒤로 배경수와 가까운

    최신 업데이트 : 2023-10-09

최신 챕터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7화

    이들은 어제저녁 약속한 대로 섬 근처에 있는 청정지역에서 스토클링하기로 했다.이때 감독 최빈이 말했다.“이 섬은 모양이 하트로 되어있어 하트섬이라고 불리는데 물이 맑아 산호초와 열대 물고기를 많이 볼 수 있을 거예요. 다들 오늘 운이 좋으면 하트섬 특유의 야맹주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보던 밤이면 빛이 나는 그런 야맹주요.”“정말 야맹주가 있는 거예요?”배경윤이 이번 스노클링이 점점 더 기대되었다.사실 그녀는 일찍 하트섬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섬 중앙에는 고가의 진주가 들어있는 천연 조개가 많다고 했다. 최빈이 언급한 야맹주는 그저 전설일 뿐이었다.전설 속에서는 야맹주를 찾은 사람이 평생 행복할 거라고 했다.신난 배경윤은 야맹주를 찾아서 차설아한테 선물하고 싶었다. 하지만 정말 존재하는지, 아니면 호객행위인지 몰랐다.“당연히 있죠. 수년 전에 섬에서 살던 분들이 발견했대요. 찾을 확률은 낮지만, 없는건 아니에요.”최빈이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했다.“그럼 뭘 기다려요. 저희 얼른 가요...”조급해 난 배경윤이 이때 대담하게 제의했다.“저희 스노클링하지 말고 아예 다이빙하는 거 어때요? 6미터 가까이 되는 그런 다이빙을 하면 야맹주를 찾을 수 있는 확율이 더욱 높지 않을까요?”“좋아요.”사도현이 손을 들면서 말했다.“스노클링을 해 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다이빙해야 얻고 싶은 걸 얻을 수 있죠.”“저도 좋아요. 저는 폐활량이 좋아서 물속에서 산소통이 없어도 몇 분씩이나 있을 수 있다고요.”하늘도 찬성의 의미도 손을 들었다.올림픽 금메달 수영선수로서 물을 전혀 무서워하지도 않았다.오직 진찬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찬영 씨는 스노클링하실 거예요? 아니면 다이빙하실 거예요?”최빈이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진찬영에게 물었다.“저는 경윤 씨랑 같은 걸 할게요.”진찬영의 표정이 안 좋았던 것은 전에 중이염 수술을 받은 적 있어 수압을 견디지 못해 너무 깊게는 내려가지 못했다. 5미터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6화

    배경윤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머리를 긁적거렸다.“급할 필요 없어요. 아직 시간은 많아요. 어제저녁 하늘 씨를 선택한 것은 저랑 사도현 씨의 모순을 와해시키려고 그랬다는 거 알아요. 그런데 오늘 저녁은 경윤 씨 마음에 따라 선택하고 싶은 사람을 선택했으면 좋겠어요.”진찬영은 배경윤한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계속 지금처럼 애매모호하지 말았으면 했다.이런 명분 없는 사이가 싫기도 했고, 사도현의 맹렬한 공격하에 배경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도 했다.그래서 하루빨리 결정짓고 싶었다.“알았어요.”배경윤이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저녁은 제 마음에 따라 더는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오늘 아침 진찬영과 함께 잠깐 아침햇살을 만끽하면서 롤러코스터처럼 기복이 심한 생활이 아니라 평온한 생활을 기대했다.배경윤과 진찬영이 함께 하산할 때, 사도현도 마침 기상했다.사도현은 지금까지 스코어가 가장 높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배경윤과 방을 바꾸기로 하고 짐을 배경윤의 바다뷰 별장으로 옮기기로 했다.복식 별장에는 방이 네 개나 있었고, 모두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속으로는 배경윤이 상냥하게 대해준다면 기꺼이 방을 하나 내어주겠다고 했다. 두 사람이 같은 지붕 아래에 있는 모습만 상상해도 기분이 좋았다.입이 귀에 걸려있을 때, 배경윤과 진찬영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웃으면서 걸어오는 것이다.“어디 갔었어요?”사도현의 안색은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냉랭한 목소리로 물었다.“제가 어딜 갔든 보고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배경윤이 미간을 찌푸린 채 냉랭하게 말했다.“그러다 저를 놓칠 수도 있어요. 지금 경윤 씨한테 방을 하나 내어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말이죠...”사도현이 턱을 만지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지금, 이 상황에서 할수 있는 가장 진지한 말이었다.배경윤은 어이가 없었다.“유치하긴. 어차피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디서 지내든 상관없어요. 도현 씨한테는 천장에 별이 가득 붙어있는 저 방이 어울릴 것 같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5화

    다음날.아침햇살이 비추는 섬은 몽롱하고 매력적이었다.아침 조깅하는 습관 있는 배경윤은 다들 자고 있을 때 이미 일어나 뛰고 있었다.산 주위를 따라 2킬로 정도 뛰면서 땀에 흠뻑 젖은 그녀는 개운한 느낌이었다.산 중턱에 있는 전망대에 서서 파란 바닷가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좋은 아침이에요.”배경윤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뒤돌아보았더니 진찬영이었다.“이런 우연이. 찬영 오빠도 조깅하러 오셨어요?”진찬영을 향해 손을 흔드는 그녀의 얼굴은 자기도 모르게 발그레해졌다.어제저녁 진찬영이 대놓고 고백하는 바람에 두 사람 사이의 장벽이 무너져 이제는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우연이 아니라...”진찬영은 오늘 흰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살짝 가르마를 탄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어 청춘 로코물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잊지 못하는 킹카처럼 보였다.그는 난간을 잡고 옆모습으로 의미심장하게 배경윤을 쳐다보았다.“저번에 경윤 씨가 조깅하는 습관이 있다고 들어서... 일부러 만나려고 온 거예요.”배경윤과 이곳에서 만나려고 그녀보다 한 시간이나 더 일찍 일어난 것이다.그때는 아직 날도 밝지 않았던 때였다. 그는 혼자서 산 중턱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와 하늘이 서서히 물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속으론 배경윤과 함께 이 경치를 보면 얼마나 좋았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배경윤이 흔들린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제가 이 코스를 달릴지 어떻게 알았어요? 그러다 못 만나면요?”“만나지 못해도 아쉬운 대로 아름다운 경치를 봤잖아요.”진찬영은 고개돌려 전방에 있는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저는 어떤 일이든 결과를 바라지 않아요. 과정만 아름다우면 된 거예요. 그리고 결국엔 경윤 씨를 만났잖아요.”배경윤은 잘생긴 그의 옆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그렇다. 결과보다는 과정만 아름다우면 되었다.이 부분에서는 진찬영과 생각이 똑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4화

    “에헴!”하늘을 신경 쓰지도 않던 사도현은 두 사람이 신나게 이야기하고 있길래 질투심을 느꼈다.하늘도 그제야 선을 넘었다는 것을 눈치채고 바로 입을 닫으면서 자세를 고쳐잡았다.“죄송해요. 경윤 씨,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다른 사람을 선택해 보세요.”“그게 뭐 어때서요? 어차피 저희 서로 선택하는 과정이잖아요. 하늘 씨가 마음에 들어 하는 분과 셋이 함께 스노클링하면 되잖아요. 둘이든 셋이든 저는 상관없어요.”배경윤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녀는 하늘이 컨트롤하기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거기다 제일 안전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진찬영에게 폐를 끼치지도 않고 사도현도 어쩔 수가 없었다.“그래요? 경윤 씨는 정말 내일 아침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과 함께 스노클링할 수 있는 거예요?”하늘은 억울한 강아지처럼 순진한 표정으로 배경윤을 쳐다보고 있었다.“그럼요. 저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에요. 3각 구도는 제일 안정적이니까요.”배경윤이 익살스럽게 말했다.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입이 자기 말을 듣지 않았다.“그래요. 그러면 내일 경윤 씨, 저, 그리고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분, 세 명이 함께 스노클링하는 거예요. 마음이 변하면 안 돼요.”“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빠지는 일이 없을 거예요. 제가 빠지면 평생 짝을 찾지 못할 거예요.”배경윤은 하늘에 대고 진지하게 맹세했다.이때 하늘이 진지하게 말했다.“사실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은 사도현 씨에요. 그리고 오늘 모든 사람 앞에서 사실대로 말했고요.”사도현이 눈썹을 움찔하더니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배경윤을 쳐다보았다.“저희 내일 봐요.”‘왜 이렇게 된 거지?’배경윤은 흐뭇한 표정의 사도현을 보면서 그가 일부러 함정을 파놓았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바로 이때, 진찬영이 입을 열었다.“3각 구도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재미가 없잖아요. 저도 끼워주시면 안 돼요?”진찬영은 사도현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사도현을 쳐다보았다.“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분은 배경윤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3화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 다부진 몸매에 끌려 그대를 쭉 지켜보게 되었어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그대의 모습을 보면서 심장이 떨려왔어요. 자신감이 넘치는 그대가 유독 빛나 보였거든요. 그대는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하늘은 배경윤이 쓴 편지를 천천히 읽으면서 진찬영을 힐끗 쳐다보았다. 남성 참가자 중에서 진찬영이 텔레비전에 가장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진찬영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앉아 있었다. 사도현은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었고 당장이라도 한 대 때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첫인상 1위가 누구냐고 물으면 그대라고 하고 싶어요. 하늘 씨, 앞으로 우리 잘 지내봐요. 하늘 씨랑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요. 하늘 씨의 마음도 궁금해요. 단둘이 얘기 나누고 싶어요.”편지를 다 읽은 하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늘은 부끄러워하면서 머리를 긁적였고 배경윤을 쳐다보면서 물었다.“경윤 씨, 언제부터 저한테 호감이 생긴 거예요?”하늘을 포함한 게스트들은 전부 두 눈을 크게 뜨고 배경윤을 쳐다보았다. 많은 일이 일어났지만 배경윤은 사도현, 진찬영이 아닌 뜬금없는 하늘한테 고백했던 것이다.[지금 사람 마음 갖고 장난하는 거야? 거짓말하지 마. 누구한테 마음이 있는지 다 보이는데 왜 저러는 거야?][이거 대본 맞지? 대본의 냄새를 맡았어. 제작진한테 너무 실망이야.][대본이든 말든 나는 사도현과 배경윤이 이어지길 기도할 거야. 두 사람 진짜 잘 어울리잖아. 이러다가 진짜 이어져서 결혼할 수도 있어.][결혼이라니, 너무 앞서간 거 아니야? 사도현이 혼자 짝사랑하는 것 같아. 배경윤은 진찬영을 더 좋아한다고!]네티즌은 댓글 수백 개씩 달면서 열렬하게 토론했다. 진찬영의 평온한 얼굴에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사도현도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사도현은 하늘을 쳐다보면서 피식 웃더니 입을 열었다.“내가 열렬하게 구애했는데도 하늘 씨한테 졌어요. 정말 아쉬워요.”“사도현 씨, 제 말 좀 들어봐요. 경윤 씨가 장난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래요. 저는 오늘 경윤 씨랑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2화

    배경윤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진찬영은 배경윤이 손을 아무리 뻗어도 닿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동안 꾸준하게 좋아했던 연예인이기도 했다.배경윤은 그동안 진찬영과 지내면서 연예인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매력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열정적인 팬에서부터 진찬영을 좋아하는 여자가 되었다.가끔 진찬영과 손을 잡고 천천히 늙어가는 평화로운 삶을 그리기도 했었다.진찬영은 자신을 향해 뻗은 배경윤의 손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불쾌함을 전부 씻어버리고 손을 잡으려고 했었다.그런데 이때 사도현이 갑자기 나타나서 배경윤의 손을 잡았다.“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오늘 밤에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있으니 아무도 빠지면 안 된다고 했어요.”말을 마친 사도현은 진찬영을 힐끗 쳐다보고는 씩 웃었다. 그리고 배경윤을 데리고 게스트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이 손 안 놔? 누구 마음대로 내 손을 덥석 잡는 거야? 때리기 전에 놔줘.”배경윤은 살기가 넘치는 눈으로 사도현을 쳐다보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당장 사도현을 바다에 던져버리고 싶었다.사도현은 진찬영과 배경윤이 한 발짝 더 가까이 가려고 하면 어김없이 나타나 훼방했다.“내가 잡고 싶어서 잡은 줄 알아? 제작진이 너를 데리고 오라고 했어.”사도현은 게스트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배경윤을 데리고 왔다. 그러고는 사회자 최빈을 향해 말했다.“다 모인 것 같으니 시작하죠.”최빈은 뒤쪽에 서 있는 진찬영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찬영 씨, 얼른 이쪽으로 오세요. 곧 고백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은 매일 밤에 게스트들이 모여 앉아 호감이 있는 사람한테 진심이 담긴 편지를 써야 했다. 다 쓴 편지는 추첨함에 넣고 제작진이 지목한 게스트가 나와서 뽑은 편지를 읽으면 되었다.낯부끄러운 시간이었지만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서 게스트들의 마음이 어디로 향했는지 아주 궁금했다.마음을 편지에 담아 공개하기에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1화

    배경윤은 초가집의 뒷문으로 나온 뒤에 일부러 바닷가를 돌아서 바비큐 파티가 열린 곳으로 향했다. 게스트들은 배경윤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반가워했다.“경윤 언니, 오셨어요? 언니가 오기만을 기다렸어요. 경윤 언니가 와서 너무 기뻐요.”장유빈이 머무는 숙소는 배경윤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았기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장유빈은 바비큐 파티에 같이 참가하자고 했지만 배경윤은 단호하게 거절했었다. 못내 아쉬웠던 장유빈은 배경윤을 발견하고는 신나서 벌떡 일어났다.“모두 참가했는데 저만 빠지면 그렇잖아요. 저만 유별난 것도 아니고요. 아무튼 늦게 와서 죄송해요.”배경윤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이제라도 와줘서 고마워요. 경윤 씨, 이것 좀 봐요. 찬영 오빠가 경윤 씨를 위해서 쉬지 않고 고기만 구웠어요. 경윤 씨가 고기를 그렇게 좋아한다더라고요.”소수민은 불판에 올려진 고기를 보면서 부러운 어조로 말했다.“같은 여자라도 어떤 남자를 만나는지에 따라 달라요. 저희는 먹고 싶은 걸 구워주는 사람이 없어서 직접 구웠어요. 그런데 경윤 씨가 고기를 좋아하니까 찬영 오빠가 양념 고기, 불닭 소스 고기, 허니 고기를 준비했대요. 먹음직스러워서 침이 저절로 고였어요.”배경윤은 진찬영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한편으로 고마웠고 다른 한편으로 미안했다.“찬영 오빠, 고기를 굽느라 고생 많았어요.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돼요. 제가 오빠를 위해서 뭐라도 할게요.”배경윤은 진찬영의 옆으로 걸어가서 같이 고기를 굽고 양념을 발랐다.“조심해요!”진찬영은 튀어 오르는 숯불을 막아주기 위해 손을 뻗었다. 숯불은 그대로 진찬영의 손에 튀었다.“찬영 오빠, 괜찮아요? 이 고귀한 손으로 왜 막은 거예요! 흉이 지면 안 되니까 얼른 가서 약부터 발라요.”소수민은 입을 틀어막고 기겁하더니 이내 소리를 질렀다.“찬영 오빠, 저...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오빠가 다쳤어요.”깜짝 놀란 배경윤은 어쩔 줄 몰라 했다.“괜찮아요. 덴 것도 아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0화

    사도현은 배경윤의 귓가에 속삭였다.“지금 가서 문을 열어주면 어떻게 될까?”“그러지 마!”배경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사도현의 팔을 꼭 붙잡았다. 사도현은 꼼짝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이상한 소리라도 낸다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입 다물고 있어.”배경윤은 진찬영한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진찬영과 시작해 보지도 않고 끝나기에는 너무 아쉬웠다.뻔뻔스러운 감이 있긴 하지만 인성은 늘 그렇듯 욕심이 끝도 없었다.“안에 누구 없어요? 없으면 문 열고 들어갈게요.”쾅!소수민은 문을 점점 세게 두드렸고 허술하게 지어진 초가집이 무너질 것 같았다. 벽이 흔들거렸고 먼지가 떨어졌다.배경윤은 사도현을 끌어안은 채 미간을 찌푸렸고 이 난감한 상황이 빨리 지나기만을 기다렸다. 사도현은 잔뜩 긴장해 있는 배경윤이 우스웠다.어쩐지 기분이 언짢았던 사도현은 일부러 배경윤의 겨드랑이를 간지럽혔다.“하하하!”배경윤은 참지 못하고 소리를 내고 말았다. 문밖에 서 있던 진찬영과 소수민은 그 소리를 듣게 되었다. 소수민은 큰 소리로 물었다.“계세요? 화장실을 쓰고 싶은데 문을 열어주세요. 저기요!”배경윤은 입을 틀어막고는 사도현을 노려보았다. 사도현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약을 올렸다.“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으니 다른 곳에 가봐요. 쉬고 있는 사람을 방해하면 안 되니까요.”진찬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알겠어요. 찬영 오빠는 참 다정해요.”소수민은 짜증이 밀려왔지만 진찬영과 같이 다른 곳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발걸음 소리가 희미해지자 배경윤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러고는 주먹으로 사도현을 마구 때리면서 말했다.“사도현, 너 진짜 미친 거지! 일부러 나를 난처하게 만들었잖아. 이러고도 네가 남자야?”“사람들은 이미 우리를 한 쌍의 커플로 보고 있어. 커플이 같은 침대를 쓰는 게 그렇게 부끄러운 일이야?”사도현은 굳은 표정을 하고서 배경윤을 내려다보았다. 배경윤이 진찬영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이 마음에 걸렸고 신경이 거슬렸

  • 선 이혼, 후 집착   제1419화

    “그, 그게...”배경윤은 입술을 깨물면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사실 배경윤은 사도현을 아직도 좋아하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감정이 드는지도 몰랐다.‘내가 아직 좋아하고 있는 걸까? 그래도 설레는 순간은 있었어.’배경윤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매일 마음을 졸여야 하는 사도현보다 잔잔한 물결 같은 진찬영이 더 좋았다. 진찬영은 다정하고 친절해서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진찬영과 진지하게 만나서 결혼할 생각도 있었다.만약 이 프로그램을 통해 두 사람이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면 그대로 진찬영한테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었다.사도현은 빛이 나는 태양이라 열정적이고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다치는 건 결국 배경윤이었다.진찬영은 차가워 보이지만 어둠으로 모든 것을 품어주는 달이었다. 달을 바라보고 가까이하는 것만으로 행복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도현아, 사실 나는...”배경윤은 심호흡하고는 솔직한 감정을 전달하려고 했다. 그런데 사도현은 이미 대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배경윤의 입을 막아버렸다.“읍!”배경윤은 또다시 사도현과 입을 맞추게 될 줄 몰랐다. 요트 위에서 나눴던 키스와는 달리 한편으로는 부드럽고 다른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운 입맞춤이었다.가볍게 부딪친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사도현은 두려워했고 비굴하게 보이더라도 배경윤한테 떠나지 말라고 빌고 싶었다.화가 나서 밀치려고 했던 배경윤은 손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가만히 쳐다보다가 더 가까이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이 세상에 불쌍하고 가엾은 강아지 같은 남자를 마다할 여자는 없을 거야. 그저 불쌍해 보여서 어쩔 수 없었어.’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사랑을 퍼부었다. 몸이 달아올라서 주체할 수가 없었다.“너의 대답이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아. 네가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사도현은 배경윤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도현아, 혹시 아까 그것도 작정하고 그런 거야? 너는 나를 너무 잘 알아. 나는 네가 미워!”배경윤의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