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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성도윤은 마치 위엄 있는 왕처럼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는 차가운 얼굴로 차설아의 손에 든 잔에 가득 담긴 오렌지주스를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당신의 성의는 겨우 이것뿐이야?”

“난 진심을 다했어, 오렌지주스를 마신다고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는 당신 말엔 동의할 수 없어.”

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거물들을 바라보며 공손하게 말했다.

“여러분, 저는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어요, 그러니 술 대신 오렌지주스를 마시는 걸 용서해 주세요. 이렇게 부탁드릴게요.”

“술 대신 오렌지주스를 마신다고?”

성도윤은 어이없는 듯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무슨 소꿉놀이하러 왔어? 비즈니스라는 건 아주 엄숙한 일이야, 당신과 놀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적응 못하겠으면 얼른 집이나 가.”

성도윤의 말에 사람들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 이때 라인을 제대로 타지 않으면 앞으로의 나날들이 많이 힘들어질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도 덩달아 부추기면서 차설아를 쏘아붙였다.

“차설아 씨, 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술자리에서 오렌지주스를 마시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지금 우리를 무시하는 거 아니에요?”

“신임 협회 회장님이시잖아요, 여자라고 우리가 특별히 봐줄 것 같았어요?”

“협회 회장으로서 앞으로 술자리는 더 많아질 거예요. 오렌지주스를 마시느니 지금 바로 사퇴하세요.”

성도윤은 손에 든 와인을 흔들면서 만족스러운 듯 눈썹을 치켜들더니 마치 그녀를 이 바닥에 나타날 자격이 안 되는 개미처럼 보면서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

차설아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성도윤은 어쩜 속이 콩알만큼 좁을까? 나를 난처하게 만들 기회를 전혀 놓치질 않네.’

사실 차설아는 주량이 어마어마했다, 온 저녁을 마셔도 취하지 않곤 했다.

다만 그녀는 지금 임신한 상태였기 때문에 술을 입에 댈 수 없을 뿐이었다.

‘그래, 나 도발했다 이거지? 당장 후회하게 만들어줄게.’

“대표님 말씀이 지당하시네요. 내가 생각이 짧았어, 지금 마실게.”

차설아가 말하고는 잔에 담긴 오렌지주스를 모두 마셔버렸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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