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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작가: 배시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9-15 18:30:00
하이 테크 포럼이 끝난 후.

차설아의 등장은 하이 테크 분야에 일파만파를 일으켰다.

많은 사람들은 그녀를 찾아 얘기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그녀는 순식간에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관례에 따르면 하이 테크 회의가 성공적으로 끝을 맺게 되면 업계의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곤 했다.

성도윤은 업계 최강자로, 차설아는 협회 회장으로 당연히 초대를 받게 되었다.

사람들을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같은 원형 테이블에 앉았다.

분명 한때 가장 가까웠던 부부 사이였는데 두 사람은 말을 하기는커녕 서로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자면 차설아가 성도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었다.

반대로 성도윤은 차설아가 신경 쓰였는지 계속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차설아가 술잔을 들고는 온화한 미소를 지은 채 여유롭게 업계 거물들과 얘기를 나눴다.

여유로운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치 비즈니즈계를 오랫동안 겪어온 ‘알파 우먼’ 같았다. 성씨 가문 사모님이었을 때의 수줍음과 소심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성도윤의 얼굴색은 점점 어두워졌고 아무도 그의 곁에 다가갈 수 없었다.

누군가 그에게 술을 권하러 오면 그의 싸늘한 얼굴에 겁을 먹어 뒤로 물러서고는 멀리서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현장은 극과 극인 상황으로 엇갈려졌다.

차설아가 있는 쪽은 웃음이 끊이질 않았고 사람도 북적북적 많았는데, 성도윤이 있는 쪽은 아무도 말을 하지 않은 채 무거운 분위기를 이어가며 조용했다.

진무열은 성도윤의 뒤에 서 있었다. 그도 성도윤과 마찬가지로 차설아만 빤히 쳐다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이런 대단한 재주도 있으셨네요. 공부만 잘했나 싶었는데 말씀도 엄청 잘하시네요. 왜 예전에는 몰랐을까요?”

성도윤은 입술을 씰룩거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얼굴색은 한껏 더 어두워졌다.

진무열은 눈치 없이 계속 물었다.

“전에 대표님은 신임 회장에게 천신 그룹을 아웃시키는 일을 맡기려고 하셨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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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알코올 알레르기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패배를 인정해.”성도윤은 차가운 얼굴로 차설아에게 말했다.그는 단지 차설아에게 교훈을 주고 싶었지, 정말 그녀의 몸을 망가뜨리고 싶진 않았다.하지만 차설아는 입을 삐죽 내밀더니 한껏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여러분들한테 내 성의를 보이면 되는 거 아니야?”‘정말 고집불통이네!’성도윤은 인내심이 바닥나 턱을 치켜들고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시작해.”사람들은 숨을 죽인 채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그들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그들은 말 그대로 손을 넣었다 뺐다 하는 보리보리쌀을 진행했다.성도윤 같은 차도남들은 대체로 게임을 잘 하지 않는 편이다. 그는 아주 가끔 술자리에서 강진우, 사도현과 몇 번 게임을 해본 적이 있긴 했다.성도윤은 자신이 게임을 잘 하는 편이 아닌 건 알고 있었지만 차설아 같은 아마추어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예상 밖으로 차설아는 그와 몇 번을 주고받았고 승부가 나지 않았다.“보리!”“보리!”“보리!”현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자 성도윤은 미간을 구기며 게임에 더 집중했다.“쌀!”차설아는 재빠르게 주먹을 성도윤의 벌린 손에서 빼냈다. 그녀는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면서 박수를 치고 있었다.“미안, 내가 이겼네. 얼른 마셔!”“내가 졌다고?”성도윤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는 몇 초 전까지 차설아를 봐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져버렸다니.구경꾼들도 모두 놀란 기색을 보였는데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남자가 여자한테 게임을 지다니, 이보다 더 쪽팔린 일은 없을 것이다.성도윤은 차가운 얼굴로 진무열에게 술 한 잔을 받고는 단번에 마셔버렸다. 그리고 차설아에게 말했다.“한 판 더.”“대표님은 정말 신사시네요. 아깐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부터는 나 안 봐줘도 되니까 실력대로 해.”차설아는 겨우 웃음을 참으면서 성도윤에게 고마운 척 말했다.성도윤의 얼굴색은 흙빛이 되었고 그는 입술을 씰룩거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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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차설아는 매혹적인 성도윤의 눈빛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그날도 성도윤은 지금처럼 제멋대로 앞을 막아서고는 그녀와 관계를 가졌다.하지만 그 일이 있은 후로 성도윤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무책임하게 굴었다. 그래서 차설아는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승부는 이미 갈렸고, 난 남아서 당신과 있어줄 책임도 없어.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겠으면 처음부터 게임을 안 했어야지.”차설아는 오랫동안 억눌렸던 분노에 싸늘한 얼굴로 말하고는 남자를 돌아보지도 않으면서 룸을 떠났다.성도윤은 제대로 충격받은 듯 무표정으로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잘생긴 얼굴의 그는 차가운 기운을 뽐내며 그 누구도 다가가지 못하게 했다.룸 안에 무거운 분위기가 계속되자 사람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서로 눈치를 살폈다.소문에 의하면 성씨 가문의 사모님이었던 차설아는 얌전하고 단정하기로 유명했다. 마치 교양 있는 집안에서 바르게 자란 아가씨같이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렇게 당돌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온 해안시에서 이런 건방진 태도로 성도윤을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그녀밖에 없을 것이다. 혹시 성도윤의 사랑을 받고 있어 두려운 게 없는 건 아닐까?진무열은 성도윤이 이미 취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과거 경험으로 볼 때 술에 취한 성도윤은 상당히 까다로웠고 끔찍한 일을 많이 저지르곤 했다. 그래서 그는 급히 사람들에게 먼저 자리를 뜰 것을 권했다. 아니면 성도윤이 술에 취해 제멋대로 한 말이나 행동이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면 오히려 다음 날 그만 다른 사람들의 입을 막느라 바빠질 것이다.사람들도 눈치 빠르게 인사말을 나누고는 바로 자리를 떴다.조금 나이 있는 어르신은 심지어 성도윤의 어깨를 툭툭 치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성 대표, 너무 기죽지 마. 아내가 마음이 떴다면 다시 잘 보이면 되잖아. 파이팅!”“X발, 누가 잘 보이겠대요? 돌아오려고 울고불고 사정해도 저는 다시 받아주지 않을 거예요!”성도윤은 큰 몸을 휘청거리면서 잔뜩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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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무열은 노래 리스트를 보자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성도윤이 예약한 첫 곡은 바로 김범수의 ‘보고 싶다’였고 두 번째 곡은 ‘끝사랑’, 세 번째 곡은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였다...모두 가슴 아픈 이별 노래들이었는데 아마 차설아한테서 받은 충격이 적지 않은 모양이었다.성도윤은 평소에 이성적이고 멀쩡해 보였지만 술만 마시면 이렇게 허당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결자해지라고 성도윤이 술에 취하면 슬픈 이별 노래를 마구 부르는 버릇은 역시 차설아가 고쳐줘야 할 듯싶었다.“대표님, 먼저 마시고 계세요, 저는 먼저 화장실을 다녀올게요.”진무열은 성도윤과 같이 몇 곡을 부르다가 휴대폰을 챙기고는 화장실로 향했다.잘생긴 성도윤은 그윽한 눈빛으로 스크린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애틋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기에 진무열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진무열은 화장실에 숨어 있으면서 차설아에게 전화를 걸고는 다짜고짜 하소연하기 시작했다.“사모님, 얼른 와보셔야 해요. 대표님에게 큰일 나셨어요!”차설아는 이미 집에 도착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반신욕을 하고 있었다. 다급한 진무열의 목소리를 듣더니 그녀는 매정하게 말했다.“큰일 나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에요. 무열 씨, 제멋대로 나한테 전화하지 마요. 그럼 이만 끊을게요.”“안 돼요, 사모님. 꼭 한 번 오셔야 돼요. 왜냐하면...”진무열은 어떻게 말을 해야 차설아를 불러올 수 있을지 머리를 쥐어짰다.“대표님께서는 술에 취하고 나서야 사모님과의 이혼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으셨습니다. 사모님을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면서 자... 자해를 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사모님이 오지 않으시면 건물에서 뛰어내리겠다고 하십니다!”그러고는 마음속으로 바로 사죄했다.‘죄송합니다, 대표님. 대표님과 사모님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대표님의 이미지를 좀 희생해야겠습니다. 두 분의 관계가 회복되면 오히려 저를 고마워할 겁니다!’차설아는 어이가 없었다.“무열 씨, 사람 괜찮아 보이던데 왜 거짓말을 해요? 나한테 안 좋은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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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설아가 말하고는 성도윤 앞으로 걸어가더니 그와 같이 발라드를 부르고 있던 잘생긴 남자에게 말했다.“친구, 자리 좀 비켜줄래? 이 사람 옆자리는 내 자리야.”젊은 남자는 겨우 스무 살 남짓해 보였다. 그는 이 노래방에서 가장 핫한 호스트였기 때문에 팔짱을 끼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 제가 먼저 왔는데 왜 자리를 비켜야 하죠?”차설아는 턱을 치켜들더니 건방진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이 사람 전처거든.”젊은 남자는 흠칫 놀랐다. 하지만 그는 노래방의 가장 핫한 호스트로서 이런 상황을 겪어보지 못했던 건 아니었다.“전처면 어때요? 우리는 현처가 와도 자리를 안 내줘요. 불만이 있으면 우리 로비 매니저님한테 말씀하세요. 하지만 한 가지만 미리 말해두죠, 우리 이 노래방은 뒤를 봐주고 있는 사람이 어마어마하거든요.”“너!”차설아는 화가 나 말문이 막혔다.‘지금 젊은이들 정말 대단하네. 어떻게 이렇게 뻔뻔스러울 수가 있지?’젊은 남자가 성도윤 옆에 앉아 있으면서 아예 자리를 내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차설아는 이 모든 상황이 너무 황당하게만 느껴졌다.“누님, 우리가 오빠랑 엄청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거든요. 얼른 집에 들어가세요, 괜히 여기 있으면서 분위기나 망치지 말고요. 지금 우리와 오빠의 즐거운 시간을 완전히 방해하고 있잖아요.”성도윤 옆에 앉은 다른 잘생긴 남자가 교태를 부리며 말했다. 눈꼴 시린 남자의 모습에 차설아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얘네들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차설아는 참다못해 계속 침묵을 지킨 성도윤을 향해 말했다.“도윤 씨, 아무 말도 안 할 거야? 계속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나 진짜 도윤 씨 두고 먼저 갈 거야, 나중에 나 몰라라 했다고 원망하지나 마.”성도윤은 술에 취했기에 머리가 어질어질했고 시선도 흐릿해졌다.그는 차설아가 나타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시도 그녀에게서 눈을 뗀 적이 없었다. 마치 눈앞에 있는 여자가 진짜인지, 아니면 환각일 뿐인지 확인하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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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아침햇살이 비추는 섬은 몽롱하고 매력적이었다.아침 조깅하는 습관 있는 배경윤은 다들 자고 있을 때 이미 일어나 뛰고 있었다.산 주위를 따라 2킬로 정도 뛰면서 땀에 흠뻑 젖은 그녀는 개운한 느낌이었다.산 중턱에 있는 전망대에 서서 파란 바닷가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좋은 아침이에요.”배경윤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뒤돌아보았더니 진찬영이었다.“이런 우연이. 찬영 오빠도 조깅하러 오셨어요?”진찬영을 향해 손을 흔드는 그녀의 얼굴은 자기도 모르게 발그레해졌다.어제저녁 진찬영이 대놓고 고백하는 바람에 두 사람 사이의 장벽이 무너져 이제는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우연이 아니라...”진찬영은 오늘 흰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살짝 가르마를 탄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어 청춘 로코물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잊지 못하는 킹카처럼 보였다.그는 난간을 잡고 옆모습으로 의미심장하게 배경윤을 쳐다보았다.“저번에 경윤 씨가 조깅하는 습관이 있다고 들어서... 일부러 만나려고 온 거예요.”배경윤과 이곳에서 만나려고 그녀보다 한 시간이나 더 일찍 일어난 것이다.그때는 아직 날도 밝지 않았던 때였다. 그는 혼자서 산 중턱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와 하늘이 서서히 물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속으론 배경윤과 함께 이 경치를 보면 얼마나 좋았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배경윤이 흔들린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제가 이 코스를 달릴지 어떻게 알았어요? 그러다 못 만나면요?”“만나지 못해도 아쉬운 대로 아름다운 경치를 봤잖아요.”진찬영은 고개돌려 전방에 있는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저는 어떤 일이든 결과를 바라지 않아요. 과정만 아름다우면 된 거예요. 그리고 결국엔 경윤 씨를 만났잖아요.”배경윤은 잘생긴 그의 옆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그렇다. 결과보다는 과정만 아름다우면 되었다.이 부분에서는 진찬영과 생각이 똑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4화

    “에헴!”하늘을 신경 쓰지도 않던 사도현은 두 사람이 신나게 이야기하고 있길래 질투심을 느꼈다.하늘도 그제야 선을 넘었다는 것을 눈치채고 바로 입을 닫으면서 자세를 고쳐잡았다.“죄송해요. 경윤 씨,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다른 사람을 선택해 보세요.”“그게 뭐 어때서요? 어차피 저희 서로 선택하는 과정이잖아요. 하늘 씨가 마음에 들어 하는 분과 셋이 함께 스노클링하면 되잖아요. 둘이든 셋이든 저는 상관없어요.”배경윤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녀는 하늘이 컨트롤하기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거기다 제일 안전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진찬영에게 폐를 끼치지도 않고 사도현도 어쩔 수가 없었다.“그래요? 경윤 씨는 정말 내일 아침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과 함께 스노클링할 수 있는 거예요?”하늘은 억울한 강아지처럼 순진한 표정으로 배경윤을 쳐다보고 있었다.“그럼요. 저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에요. 3각 구도는 제일 안정적이니까요.”배경윤이 익살스럽게 말했다.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입이 자기 말을 듣지 않았다.“그래요. 그러면 내일 경윤 씨, 저, 그리고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분, 세 명이 함께 스노클링하는 거예요. 마음이 변하면 안 돼요.”“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빠지는 일이 없을 거예요. 제가 빠지면 평생 짝을 찾지 못할 거예요.”배경윤은 하늘에 대고 진지하게 맹세했다.이때 하늘이 진지하게 말했다.“사실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은 사도현 씨에요. 그리고 오늘 모든 사람 앞에서 사실대로 말했고요.”사도현이 눈썹을 움찔하더니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배경윤을 쳐다보았다.“저희 내일 봐요.”‘왜 이렇게 된 거지?’배경윤은 흐뭇한 표정의 사도현을 보면서 그가 일부러 함정을 파놓았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바로 이때, 진찬영이 입을 열었다.“3각 구도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재미가 없잖아요. 저도 끼워주시면 안 돼요?”진찬영은 사도현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사도현을 쳐다보았다.“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분은 배경윤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3화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 다부진 몸매에 끌려 그대를 쭉 지켜보게 되었어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그대의 모습을 보면서 심장이 떨려왔어요. 자신감이 넘치는 그대가 유독 빛나 보였거든요. 그대는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하늘은 배경윤이 쓴 편지를 천천히 읽으면서 진찬영을 힐끗 쳐다보았다. 남성 참가자 중에서 진찬영이 텔레비전에 가장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진찬영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앉아 있었다. 사도현은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었고 당장이라도 한 대 때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첫인상 1위가 누구냐고 물으면 그대라고 하고 싶어요. 하늘 씨, 앞으로 우리 잘 지내봐요. 하늘 씨랑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요. 하늘 씨의 마음도 궁금해요. 단둘이 얘기 나누고 싶어요.”편지를 다 읽은 하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늘은 부끄러워하면서 머리를 긁적였고 배경윤을 쳐다보면서 물었다.“경윤 씨, 언제부터 저한테 호감이 생긴 거예요?”하늘을 포함한 게스트들은 전부 두 눈을 크게 뜨고 배경윤을 쳐다보았다. 많은 일이 일어났지만 배경윤은 사도현, 진찬영이 아닌 뜬금없는 하늘한테 고백했던 것이다.[지금 사람 마음 갖고 장난하는 거야? 거짓말하지 마. 누구한테 마음이 있는지 다 보이는데 왜 저러는 거야?][이거 대본 맞지? 대본의 냄새를 맡았어. 제작진한테 너무 실망이야.][대본이든 말든 나는 사도현과 배경윤이 이어지길 기도할 거야. 두 사람 진짜 잘 어울리잖아. 이러다가 진짜 이어져서 결혼할 수도 있어.][결혼이라니, 너무 앞서간 거 아니야? 사도현이 혼자 짝사랑하는 것 같아. 배경윤은 진찬영을 더 좋아한다고!]네티즌은 댓글 수백 개씩 달면서 열렬하게 토론했다. 진찬영의 평온한 얼굴에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사도현도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사도현은 하늘을 쳐다보면서 피식 웃더니 입을 열었다.“내가 열렬하게 구애했는데도 하늘 씨한테 졌어요. 정말 아쉬워요.”“사도현 씨, 제 말 좀 들어봐요. 경윤 씨가 장난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래요. 저는 오늘 경윤 씨랑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2화

    배경윤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진찬영은 배경윤이 손을 아무리 뻗어도 닿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동안 꾸준하게 좋아했던 연예인이기도 했다.배경윤은 그동안 진찬영과 지내면서 연예인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매력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열정적인 팬에서부터 진찬영을 좋아하는 여자가 되었다.가끔 진찬영과 손을 잡고 천천히 늙어가는 평화로운 삶을 그리기도 했었다.진찬영은 자신을 향해 뻗은 배경윤의 손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불쾌함을 전부 씻어버리고 손을 잡으려고 했었다.그런데 이때 사도현이 갑자기 나타나서 배경윤의 손을 잡았다.“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오늘 밤에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있으니 아무도 빠지면 안 된다고 했어요.”말을 마친 사도현은 진찬영을 힐끗 쳐다보고는 씩 웃었다. 그리고 배경윤을 데리고 게스트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이 손 안 놔? 누구 마음대로 내 손을 덥석 잡는 거야? 때리기 전에 놔줘.”배경윤은 살기가 넘치는 눈으로 사도현을 쳐다보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당장 사도현을 바다에 던져버리고 싶었다.사도현은 진찬영과 배경윤이 한 발짝 더 가까이 가려고 하면 어김없이 나타나 훼방했다.“내가 잡고 싶어서 잡은 줄 알아? 제작진이 너를 데리고 오라고 했어.”사도현은 게스트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배경윤을 데리고 왔다. 그러고는 사회자 최빈을 향해 말했다.“다 모인 것 같으니 시작하죠.”최빈은 뒤쪽에 서 있는 진찬영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찬영 씨, 얼른 이쪽으로 오세요. 곧 고백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은 매일 밤에 게스트들이 모여 앉아 호감이 있는 사람한테 진심이 담긴 편지를 써야 했다. 다 쓴 편지는 추첨함에 넣고 제작진이 지목한 게스트가 나와서 뽑은 편지를 읽으면 되었다.낯부끄러운 시간이었지만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서 게스트들의 마음이 어디로 향했는지 아주 궁금했다.마음을 편지에 담아 공개하기에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1화

    배경윤은 초가집의 뒷문으로 나온 뒤에 일부러 바닷가를 돌아서 바비큐 파티가 열린 곳으로 향했다. 게스트들은 배경윤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반가워했다.“경윤 언니, 오셨어요? 언니가 오기만을 기다렸어요. 경윤 언니가 와서 너무 기뻐요.”장유빈이 머무는 숙소는 배경윤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았기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장유빈은 바비큐 파티에 같이 참가하자고 했지만 배경윤은 단호하게 거절했었다. 못내 아쉬웠던 장유빈은 배경윤을 발견하고는 신나서 벌떡 일어났다.“모두 참가했는데 저만 빠지면 그렇잖아요. 저만 유별난 것도 아니고요. 아무튼 늦게 와서 죄송해요.”배경윤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이제라도 와줘서 고마워요. 경윤 씨, 이것 좀 봐요. 찬영 오빠가 경윤 씨를 위해서 쉬지 않고 고기만 구웠어요. 경윤 씨가 고기를 그렇게 좋아한다더라고요.”소수민은 불판에 올려진 고기를 보면서 부러운 어조로 말했다.“같은 여자라도 어떤 남자를 만나는지에 따라 달라요. 저희는 먹고 싶은 걸 구워주는 사람이 없어서 직접 구웠어요. 그런데 경윤 씨가 고기를 좋아하니까 찬영 오빠가 양념 고기, 불닭 소스 고기, 허니 고기를 준비했대요. 먹음직스러워서 침이 저절로 고였어요.”배경윤은 진찬영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한편으로 고마웠고 다른 한편으로 미안했다.“찬영 오빠, 고기를 굽느라 고생 많았어요.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돼요. 제가 오빠를 위해서 뭐라도 할게요.”배경윤은 진찬영의 옆으로 걸어가서 같이 고기를 굽고 양념을 발랐다.“조심해요!”진찬영은 튀어 오르는 숯불을 막아주기 위해 손을 뻗었다. 숯불은 그대로 진찬영의 손에 튀었다.“찬영 오빠, 괜찮아요? 이 고귀한 손으로 왜 막은 거예요! 흉이 지면 안 되니까 얼른 가서 약부터 발라요.”소수민은 입을 틀어막고 기겁하더니 이내 소리를 질렀다.“찬영 오빠, 저...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오빠가 다쳤어요.”깜짝 놀란 배경윤은 어쩔 줄 몰라 했다.“괜찮아요. 덴 것도 아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0화

    사도현은 배경윤의 귓가에 속삭였다.“지금 가서 문을 열어주면 어떻게 될까?”“그러지 마!”배경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사도현의 팔을 꼭 붙잡았다. 사도현은 꼼짝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이상한 소리라도 낸다면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입 다물고 있어.”배경윤은 진찬영한테 이런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진찬영과 시작해 보지도 않고 끝나기에는 너무 아쉬웠다.뻔뻔스러운 감이 있긴 하지만 인성은 늘 그렇듯 욕심이 끝도 없었다.“안에 누구 없어요? 없으면 문 열고 들어갈게요.”쾅!소수민은 문을 점점 세게 두드렸고 허술하게 지어진 초가집이 무너질 것 같았다. 벽이 흔들거렸고 먼지가 떨어졌다.배경윤은 사도현을 끌어안은 채 미간을 찌푸렸고 이 난감한 상황이 빨리 지나기만을 기다렸다. 사도현은 잔뜩 긴장해 있는 배경윤이 우스웠다.어쩐지 기분이 언짢았던 사도현은 일부러 배경윤의 겨드랑이를 간지럽혔다.“하하하!”배경윤은 참지 못하고 소리를 내고 말았다. 문밖에 서 있던 진찬영과 소수민은 그 소리를 듣게 되었다. 소수민은 큰 소리로 물었다.“계세요? 화장실을 쓰고 싶은데 문을 열어주세요. 저기요!”배경윤은 입을 틀어막고는 사도현을 노려보았다. 사도현은 눈썹을 치켜세우더니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고 약을 올렸다.“안에 사람이 있는 것 같으니 다른 곳에 가봐요. 쉬고 있는 사람을 방해하면 안 되니까요.”진찬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알겠어요. 찬영 오빠는 참 다정해요.”소수민은 짜증이 밀려왔지만 진찬영과 같이 다른 곳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발걸음 소리가 희미해지자 배경윤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러고는 주먹으로 사도현을 마구 때리면서 말했다.“사도현, 너 진짜 미친 거지! 일부러 나를 난처하게 만들었잖아. 이러고도 네가 남자야?”“사람들은 이미 우리를 한 쌍의 커플로 보고 있어. 커플이 같은 침대를 쓰는 게 그렇게 부끄러운 일이야?”사도현은 굳은 표정을 하고서 배경윤을 내려다보았다. 배경윤이 진찬영의 목소리에 반응한 것이 마음에 걸렸고 신경이 거슬렸

  • 선 이혼, 후 집착   제1419화

    “그, 그게...”배경윤은 입술을 깨물면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사실 배경윤은 사도현을 아직도 좋아하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도대체 무슨 감정이 드는지도 몰랐다.‘내가 아직 좋아하고 있는 걸까? 그래도 설레는 순간은 있었어.’배경윤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매일 마음을 졸여야 하는 사도현보다 잔잔한 물결 같은 진찬영이 더 좋았다. 진찬영은 다정하고 친절해서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진찬영과 진지하게 만나서 결혼할 생각도 있었다.만약 이 프로그램을 통해 두 사람이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한다면 그대로 진찬영한테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었다.사도현은 빛이 나는 태양이라 열정적이고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다치는 건 결국 배경윤이었다.진찬영은 차가워 보이지만 어둠으로 모든 것을 품어주는 달이었다. 달을 바라보고 가까이하는 것만으로 행복해서 시간이 가는 줄도 몰랐다.“도현아, 사실 나는...”배경윤은 심호흡하고는 솔직한 감정을 전달하려고 했다. 그런데 사도현은 이미 대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배경윤의 입을 막아버렸다.“읍!”배경윤은 또다시 사도현과 입을 맞추게 될 줄 몰랐다. 요트 위에서 나눴던 키스와는 달리 한편으로는 부드럽고 다른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운 입맞춤이었다.가볍게 부딪친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사도현은 두려워했고 비굴하게 보이더라도 배경윤한테 떠나지 말라고 빌고 싶었다.화가 나서 밀치려고 했던 배경윤은 손을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가만히 쳐다보다가 더 가까이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이 세상에 불쌍하고 가엾은 강아지 같은 남자를 마다할 여자는 없을 거야. 그저 불쌍해 보여서 어쩔 수 없었어.’두 사람은 서로를 껴안고 사랑을 퍼부었다. 몸이 달아올라서 주체할 수가 없었다.“너의 대답이 무엇이든 중요하지 않아. 네가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사도현은 배경윤의 얼굴을 내려다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도현아, 혹시 아까 그것도 작정하고 그런 거야? 너는 나를 너무 잘 알아. 나는 네가 미워!”배경윤의

  • 선 이혼, 후 집착   제1418화

    당장이라도 별이 쏟아질 것처럼 몽환적인 순간이었다. 배경윤은 사도현의 어깨에 기대고는 조용히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 사이에 알 수 없는 기류가 흘렀고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이렇게 많은 별을 볼 수 있다는 게 꿈만 같아. 몇 년 전에 보고 나서 한 번도 보지 못했었는데 말이야...”배경윤은 제일 빛나는 별 하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슬픔이 가득 묻어나는 눈으로 사도현을 바라보았다.“마지막으로 별을 본 건 대학교 시절에 나, 우리 오빠와, 설아까지 셋이 외국에 여행 갔을 때야. 높은 산과 낮은 산 사이에 있는 구역에 차를 세우고 텐트를 쳤어. 밤만 되면 두 설산 사이로 반짝이는 별들이 얼마나 예뻤는지... 그 별을 따라 가면 이 은하의 끝에 닿을 것만 같아서 손을 뻗어보기도 했어.”“네 말을 들으니까 상상이 돼.”사도현은 아름다운 밤하늘을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고원지대에서 보는 별을 사뭇 다르다고 들었기에 늘 가보고 싶어 했다. 하지만 바삐 돌아치는 바람에 가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배경윤의 말을 들은 사도현은 마치 고원지대에 간 것처럼 기분이 묘했다.“그때의 우리는 걱정할 것도 없이 행복하게 지냈어. 시간이 나면 운전해서 바람 쐬러 갔고 등산도 자주 갔었어. 바다를 많이 보지 못한 게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지. 별들은 여전히 그대로이고 제 자리를 잘 지키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변했을까?”배경윤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행복했던 대학 시절을 돌이켜보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사도현은 고개를 돌려 배경윤을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평소에는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긍정적인 여자인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진지하고 우울한 면이 있었네? 의외의 모습을 보게 되었어.”배경윤은 사도현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별똥별이 한 획을 긋고 떨어지는 것처럼 뜨거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너는 모든 사람이 너처럼 겉만 화려하고 속은 텅 빈 줄 알아? 사람은 대자연 앞에서 한없이 작아진다는 말도 모르냐고!”“공주님이 웬일로 울고 있어? 그렇게 슬

  • 선 이혼, 후 집착   제1417화

    “응. 보고 싶어. 그게 어딘데?”배경윤은 진지한 표정을 한 사도현을 바라보았고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다. 그래서 겨우 진정하고 태연하게 물었다.“그럼 나랑 같이 가볼래?”사도현은 배경윤한테 손을 내밀면서 부드럽게 물었다.“이 시간 때에 가야 볼 수 있어. 너만 괜찮다면 같이 가고 싶어. 네가 싫다면 강요하지 않을게.”배경윤은 사도현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더니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가자! 혼자서 심심했었어.”“나의 공주님한테는 최고의 선물이 될 거야.”사도현은 눈이 휘어지게 웃으면서 배경윤을 데리고 자신만의 아지트로 달려갔다.두 사람이 멀어진 뒤로 배경윤이 처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날이었다.사도현은 자신이 암컷 돼지의 출산을 도와준 모습에 배경윤이 감동했을 것이라고 여겼다.몇 분 후, 두 사람은 섬의 다른 한 끝에 도착했다. 그곳은 사도현이 지내는 초가집이었고 마당에서 게스트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모여 앉아 해산물을 구워 먹고 기타를 쳤다. 남성 참가자와 여성 참가자 사이에 핑크빛 기류가 흘렀고 분위기가 한층 더 무르익어갔다.“설마 제일 예쁜 풍경이 저 사람들이 해산물을 구워 먹는 모습은 아니겠지?”배경윤은 멀리서부터 한곳에 모여 놀고 있는 게스트들을 발견했다. 사도현한테 속은 것 같아서 화가 솟구쳐 올랐고 배신감이 들었다.‘이럴 줄 알았어. 진지한 척만 하고 항상 나를 놀리고 싶어 했지. 내가 또 속을 줄 알아?’“그쪽 말고 여기로 가자.”사도현은 배경윤을 데리고 아무도 모르게 뒷문으로 초가집 안에 들어갔다. 배경윤은 미간을 찌푸린 채 사도현을 노려보았다.“고작 초가집을 보여주려고 데리고 온 거야? 그럴 바에는 나가서 다른 사람들이랑 노는 게 낫겠어. 너는 왜 항상 나를 놀리는 건데? 단 한 번만이라도 진지할 수는 없어?”“잠깐만 기다려 줘. 곧 보게 될 거야.”사도현은 배경윤의 두 눈을 손으로 가리고 불을 껐다.“사도현,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또 허튼수작을 부렸다가는 소리 질러서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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