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정신이 좀 들어?”사도현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더니 헛기침하며 물었다.“그런 것 같아.”배경윤은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늦었으니 집까지 바래다줄게.”“고... 고마워!”배경윤은 평소에 다르게 고분고분 말을 들었다. 배경윤은 사도현이 여태껏 자신을 여자로 보지 않고 품에 안고 싶은 생각이 없는 줄 알았다. 하지만 휴대폰 속 사진을 본 뒤, 사도현이 배경윤에 대한 욕망을 깨닫게 되었다. 배경윤을 향한 사랑이 묻어나는 ‘하루의 끝에 맛보는 디저트’를 보고 난 후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사도현이 택시를 불렀고 두 사람은 배씨 저택으로 향했다. 배경윤은 스스로 마련한 집이 따로 있었지만 대부분 시간을 배씨 저택에서 보냈다.배성준은 딸을 연거푸 다섯 명이나 낳은 뒤에 쌍둥이를 갖게 되어서 얼마나 예뻐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성인이 된 쌍둥이 오빠 배경수는 여행을 가면 몇 년 후에야 돌아왔기에 배성준 부부는 함께 지내는 배경윤이 집에 들어오지 않으면 전화를 몇십 통씩 쳐댔다.오늘 밤도 전화가 몇백 통 들어왔기에 배경윤은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다. 뒷좌석에 앉은 배경윤은 사도현의 어깨에 기댔다.“속 괜찮아?”사도현은 빨갛게 달아오른 배경윤의 볼을 만지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다.“괜찮아. 좀 덥기도 하고 머리가 어지러워.”배경윤은 사도현 곁에 더 가까이 붙었고 몸에 달라붙는 하얀 티 아래로 완벽한 몸매가 드러났다.“그러게 왜 그 술을 다 마셨어?”사도현은 투덜거리면서 배경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주었다.“졸리면 좀 자.”“고마워.”배경윤은 미소를 지으며 사도현의 팔을 감싸안았다. 가까이 붙어서인지 사도현은 자신의 몸에 닿은 배경윤이 신경 쓰였고 힐끔 쳐다보았다.사도현은 갈증이 나서 마른침을 삼켰고 안절부절못했다.“평소에는 털털하다가 갑자기 얌전하게 있으니까 이상하네.”배경윤은 눈을 감고는 사도현의 팔을 살짝 꼬집었다.“몰래 찍지 말고 예쁘게 잘 찍어줘.”사도현은 어찌할 바를 몰라서 일부러 목청을 높였다.“그...
“어...”사도현은 아까까지만 해도 수줍어하던 여자가 갑자기 이렇게 열정적일 줄 몰랐다.사지가 즉시 굳어져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배경윤은 남자의 목을 껴안고 자신의 취기를 빌려 눈을 질끈 감은 채 열정적이면서도 서툰 모습으로 애정을 표현했다.예전에는 사도현의 마음을 잘 몰랐는데, 오늘 사진들을 보니 그녀는 드디어 확신이 생겼다.“인정해, 날 좋아한다고, 나한테 감정이 있다고, 왜 시치미를 떼는 건데!” 그녀는 손바닥으로 남자의 뒤통수를 감싸 쥐며 패기 넘치게 말했다. “얼른 대답해!”사도현이 비록 많은 여자를 만나왔고, 품에 안긴 여인도 수없이 많았지만, 배경윤처럼 이렇게 용감하고 진실한 여자는 처음이었다.그는 정말이지,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딱따구리야? 키스하는 법을 어디서 배운 거야, 형편없어.”사도현은 이렇게 말하며 몸을 살짝 숙이고, 두 손으로 여자의 앙증맞은 얼굴을 움켜쥐고는 긴 속눈썹을 가늘게 떨며 말했다.“잘 봐, 이것이야말로 키스야.”사도현이라는 고수의 리드로 배경윤은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고, 그녀는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키스는 단지 이빨과 이빨이 닿는 것이 아닌 입술과 입술이 닿는 것이고, 이는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마치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것만 같았다.두 사람이 애틋한 키스를 나누는데 “콜록콜록” 하는 기침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누가 한밤중에 기침하는 거야? 키스하는 거 안 보여?”배경윤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섭섭한 듯 사도현을 놓아주고 나무 그늘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를 향해 다가갔다.그녀는 누구인지 확인을 하자마자 눈이 번쩍 떠져서 달려갔다.“이 양심도 없는 놈, 드디어 돌아왔구나!”그녀는 눈을 붉히며 남자를 덥석 껴안고 남자의 넓은 등을 미친 듯이 두들겼다.“왜 돌아왔어? 그냥 확 죽어버릴 거지. 내가 보고 싶어 할 줄 몰랐어? 내가 걱정할 생각 안 해 봤어? 양심도 없는 놈 같으니라고.”“날 생각할 겨를도 있었어? 난 왜 모르겠지? 아까까지만 해도 키스
공공장소에서 마주치면 반드시 시비가 붙어서 말싸움을 하는 그런 사이였다.배경수는 캐주얼한 차림으로 피부가 까맣게 그을린 채 브라운 컬러의 와이드 데님 모자를 착용해 마치 자유로운 바람처럼 느껴져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를 뿜어냈다.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사도현을 위아래로 훑어본 후 심각한 표정으로 배경윤을 바라보았다. “이 계집애야, 너는 안과에 가봐야 해, 어떻게 안목이 이토록 나빠? 이놈은 해안에서 소문난 바람둥이야, 농락한 여자가 부지기수라고. 비록 네가 시집갈 수는 없어도 배고프다고 아무 남자나 만나는 건 아니지 않아?”“무슨 소리야!”배경윤은 발을 동동 구르며 화가 나서 반박했다.“바람둥이는 단지 그의 표면일 뿐이고, 실제로는 완전 순애보라고. 전에는 우리가 차설아 때문에 편견을 갖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다시는 그렇게 말하지 마.”“쯧쯧, 역시 여자는 크면 종잡을 수 없어, 너희 둘 얼마나 됐다고 너는 벌써 남의 편을 들어주는 거야. 좀 있으면 둘이서 도망이라도 가겠네.”“어이구, 넌 몰라, 나랑 도현이는 진정한 사랑이라고. 어쨌든 이 사람 난처하게 해서는 안 돼!”배경윤은 교활한 오라버니가 자신의 낭군을 다치게 할까 봐 사도현 앞을 가로막았다.“진정한 사랑?”배경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그의 시선은 배경윤의 머리 꼭대기를 넘어 사도현을 향했다.“처음부터 끝까지 이 계집애가 앞에 나서는데, 사내대장부가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사도현은 고개를 돌렸다.“난 할 말 없어. 네 말대로, 나는 해안의 유명한 바람둥이야. 나랑 진정한 사랑을 한다니, 재밌네.”“뭐라고?”배경수의 눈빛은 위험천만한 신호를 보냈다.그는 항상 배경윤을 괴롭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여동생을 매우 아끼고, 동생이조금이라도 억울함을 당하게 한 적이 없다. 누가 감히 배경윤을 괴롭히면 그의 손에 죽을 것이다.배경윤의 연애에 대해서는 더욱 철통같았다. 어떤 남자도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여 그녀더러 20년 넘게 모태솔로 생
결국 배경윤은 사도현을 떠나보냈다.더 있으면, 배경수의 성깔로 보아서 정말 경찰서까지 갈까 봐 무서웠다, 그러면 사도현이랑 영원히 헤어질 것이다.“양심도 없는 것, 이렇게 오랫동안 세계를 여행하면서 뜻깊은 에피소드 없었어? 중요한 건 나한테 줄 선물은 가져왔어?”배경윤은 열정적으로 배경수의 짐을 들어주며 무심히 물었다.“선물은 없고 뺨 한 대는 어때? 내가 정신 차리게 해줄게.”배경수는 화가 나서 그녀의 포동포동한 뺨을 두드리며 말했다.“그동안 그렇게 당했으면서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전에 강우혁은 그가 너무 봐줬던 탓에 배경윤이 속아 넘어갔다.하지만 지금의 사도현은 아주 능구렁이라 강우혁보다 훨씬 무서운 사람이다.경윤이가 아니더라도 배경수 자신도 그를 이길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내가 말했잖아, 사도현은 그런 엉망진창인 남자들과는 달라, 그는 나를 엄청 사랑하고 내가 사랑할 가치가 있어. 넌 편견이 너무 심해, 그 사람이 성도윤이랑 한패라고 생각해서 당연히 적의 친구도 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지?”“그렇게 쪼잔하지는 않아.”배경수는 마음에 찔린 듯 어색하게 코를 긁으며 다시 말했다.“걔가 널 사랑한다고? 네가 그러길 원하는 건 아니고? 아까 분명히 자기 입으로 말했잖아, 바람둥이라고. 걔는 조금의 진심도 없는데 넌 계속 들이대고, 아주 내 속을 뒤집어 놓지 아주!”“아니야, 넌 몰라, 걔 그거 교만이야, 날 사랑한다고 인정하지 않을 뿐이야. 너만 알려주는 건데 걔 핸드폰에 전부 몰래 날 찍은 사진이야, 매일 밤 자기 전에 본다고 말하는 걸 보면 걔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어...”“몰래 찍은 사진?”배경수의 얼굴은 더 찡그려졌다.“방자할 뿐만 아니라 변태기까지 하네, 이런 쓰레기를 만나고 싶은 거야?”“무슨 말을 그렇게 해? 됐어, 너랑 말하고 싶지 않아.”배경윤은 그의 배낭을 땅바닥에 툭 던지고는 허리에 손을 얹고 씩씩거리며 앞으로 갔다.“나야말로 너랑 말하기 싫거든!”배경수는 다리가 길어서 더 빨리 걷더니 앞에
배경윤은 바로 빠져나와서 얼른 위층으로 뛰어 올라가면서 계속해서 놀렸다.“배경수, 1년 동안 계속 우울한 척하더니, 방금 그 반응을 보니 여전히 놓지 못했구나, 세계 일주 괜히 돌았어, 넌 그냥 평생 차설아한테 묶여 살아.”“헛소리하지마, 다 내려놓았어.”“내려놓았다는 사람이 남의 이름 듣고 왜 그렇게 긴장해?”배경윤은 뭐가 생각났는지 갑자기 진지해졌다. “하지만 마침 잘 돌아왔어, 지금 천신 그룹이 난장판이야, 성대 그룹을 비롯한 세력에 의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어. 더군다나 성도윤이랑 차설아는 서로 연락하지도 않고 있어. 네가 나서서 보여줄 기회가 왔어.”배경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천신 그룹이 위기인 걸 알고 돌아온 거야. 설아 혼자 아이 둘을 데리고 사업까지 해야 하니 미처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거야.”“그러니까 말이야, 나까지 등 떠밀려서 사태를 처리하게 됐는데 내 능력이 모자라서 남한테 속아 넘어가서 하마터면 감옥에 갈 뻔했어.”배경윤은 반년 동안 설아를 도우며 성대 그룹과의 일을 처리했던 일들을 생각하기만 해도 피곤했다.쯧, 역시 슈퍼우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녀는 역시 빈둥빈둥 놀면서 죽기만을 기다리는 폐물이 더 잘 어울렸다.“네가 지금 돌아왔으니 됐어, 천신 그룹은 살았어. 제대로 반격해서 성대 그룹이 대소변도 가릴 수 없게 만들어야 해!”“바보 같으니라고!”배경수는 자신도 모르게 동생 때문에 웃게 되었고, 마음속으로는 앞으로 설아 곁에 남아서 그녀를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다음 날배성준 부부는 아들이 돌아왔다는 사실에 무척 기뻐했다.“이놈아, 너 돌아 올 줄도 아는 거였어? 나랑 네 엄마 너 기다리다가 하마터면 목 빠졌어.”“그러니까 말이야, 엄마는 네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줄 알았어, 너무 보고 싶었어...”사모님은 배경수를 끌어안고 흐느꼈다.“아버지, 어머니, 두 분 분리불안증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 그냥 여행 갔다 온 거고 중간에 연락도 드렸잖아요,
차설아도 배경수가 해안으로 돌아온 것을 알고 매우 기뻐했다.그녀는 배경수를 환영하기 위해 바다 곁에 있는 5성급 호텔에서 떠들썩한 환영 연회를 준비했다.오빠, 장재혁, 그리고 천신 그룹의 원로들과 업계 거물들도 초청했다.호화로운 연회장은 럭셔리하고 개성 넘치게 꾸며졌으며, 안에는 마블 히어로, 고급 차, 미녀 등 배경수가 좋아하는 요소들로 가득 찼다.차성철은 검은 정장을 입고 술잔을 든 채 심심한지 피아노에 기대어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사실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그였다.얼굴에 쓴 검은 깃털 가면이 너무 독특해서 쳐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이 연회에 대해 그는 사실 조금도 흥미가 없었다. 여동생이 여러 번 초청하여 이번 연회의 주인공이 그녀에게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절대 참가하지 않았을 것이다.차설아는 연회 주최자로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던 중 겨우 한숨을 돌렸고, 마침 심심해하던 오빠가 눈에 들어와 피식 웃었다.“오빠 너무 심심하면 재혁 씨랑 게임이라도 한 판 해.”그녀는 디저트를 집어 들고 다가갔다.그는 뒤돌아서 차설아를 보더니 찬미의 눈빛이 저도 모르게 나왔다.“역시 내 동생이야, 이 외모, 이 몸매, 하느님도 부러워하겠어.”“하하하, 오빠, 이 칭찬 마음에 드는걸? 좀 더 해 봐.”차설아는 빙그레 웃었다.그녀는 이날 세련된 은색 드레스를 입었다. 완벽한 허리선 커팅과 물고기 꼬리 같은 끝자락 디자인으로 깜찍한 몸매가 돋보였고, 가는 어깨끈은 산뜻한 느낌을 주었으며, 등의 V라인 트임으로 뽀얀 등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차성철은 술을 한 모금 마시며 거만하고 시큰둥하게 말했다. “그 사람이 너한테 그렇게 중요해? 그 사람을 환영한다고 이렇게까지 꾸미다니, 날 반길 때도 이렇게 성대하지는 않았어.”“말했잖아, 경윤이의 오빠라고, 우리랑 같은 이란성 쌍둥이야. 내가 힘들 때 날 도와준 사람이야, 좋은 동생이지. 그러니까 불같은 성격 다스려, 괜히 그 사람 놀라게 하지 말고.”“좋은 동생?”
1년 넘게 떠돌아다니면서 겪은 온갖 별난 경험은 밤새도록 말해도 다 털어놓을 수 없었다. 그는 이제는 태연하게 차설아를 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순간, 그는 자기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통제 불능이 되었다고 느꼈다.“이 자식, 난 그렇게 많이 말했는데 넌 오랜만이란 말뿐이야?차설아는 너무도 격동되어 눈시울까지 촉촉해 났고 배경수에게 하고 싶은 말도 많았지만, 배경수는 차갑고 담담한 반응을 보이며 그녀와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태도를 보여서 차설아는 서운함을 느꼈다.필경 배경수는 몇 안 되는 그녀를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미안해 보스, 너의 사정은 경윤이한테 얘기 들었어. 내가 많이 늦었지? 그동안 고생했어.”배경수의 눈꼬리도 살짝 붉어졌다.사실, 그도 격동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그냥 자책할 뿐이다.특히 차설아가 성도윤이랑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그녀가 겪었을 감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났다.“나는 내가 떠나면 네가 부담 없이 그와 함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역시 난 너무 이상적이었어. ”배경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한탄했다.“역시 많은 일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이번 유랑은 그의 시야를 넓히고, 성격도 단련시켰다. 그는 이전보다 훨씬 성숙하고 차분하며, 더욱 지혜로운 사람 같았다.“맞아, 모든 것은 운명이고, 우리는 모두 운명의 굴레에 묶여 헤어나올 수 없어.”차설아는 일련의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도 모르게 남자를 더 꽉 껴안았다.역시 배경수만은 그녀를 이해할 줄 알았다.옆에 있던 차성철은 보면 볼수록 기분이 좋지 않아 얼굴을 찡그리며 걸어가더니 손이 남자의 어깨에 내려앉았다.“이봐, 내 여동생이야, 충분히 끌어안지 않았나?”배경수는 여유롭게 가면을 쓴 차설아를 찬찬히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성철 형님, 유일하게 성가네를 뿌리째로 뒤흔든 그분이시군요, 존함은 오래전부터 들었습니다!”“하하, 네놈이 입은 살아있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난
불과 1년 만에 만난 것뿐인데, 그녀가 줄곧 “무술 폐물”이라고 불렀던 배경수가 실력이 이렇게 좋아질 줄 몰랐다.오라버니의 세 번의 공격을 쉽게 받아낼 뿐만 아니라, 한 번은 심지어 오라버니의 급소를 습격할 뻔했다.차성철은 스트레이트로 배경수의 턱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배경수는 옆으로 가볍게 몸을 피한 뒤 허리를 약간 숙여 바로 차성철의 다리를 걸었다.차성철은 민첩하고 가볍게 뛰어올라 재빨리 배경수의 어깨를 손바닥으로 잡아당겼다.하지만 배경수는 하반신이 매우 안정되어 꿈쩍도 하지 않았고 새로운 공격을 개시하였다.싸움은 상당히 긴장되고 자극적이어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고, 이는 모든 하객의 주의를 끌었다.“좋았어!”프로페셔널한 격투기를 보는 듯 하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차설아도 전 과정을 지켜보더니 놀람에 처해 끊임없이 감개무량함을 내뿜었다.“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배경수 몰래 수련이라도 한 거야? 어떻게 단기간에 실력이 이렇게도 늘 수 있는 거지?”“쯧, 그래도 허풍 떤 거는 아니네. 정말 제대로 된 사부를 만났나 봐, 오늘은 그나마 창피하지 않네.”배경윤은 도리어 덤덤해 하더니 앙증맞은 턱을 치켜들었다. 처음으로 오빠가 멋있다고 생각했다.“사부?”차설아는 고개를 돌리더니 눈빛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응, 오빠가 8개월 전 캄보디아 여행 중에 어떤 사람한테 찍혔는데 당지에서 세력이 대단한 사람이어서 오빠를 납치하려 했대. 근데 우연의 일치로 우리 오빠가 그 세력 밑에 있는 불법조직을 때려 부수면서 그 조직에 속아서 유괴당한 소년소녀들을 많이 구해냈대. 그래서 그 세력은 반드시 오빠의 목을 자르겠다고 이를 갈았고...”“이런 일도 있었어? 왜 나한테는 안 말했지?”“네가 걱정할까 봐 말하지 말라고 나한테 신신당부했어.” “나중에는 어떻게 됐는데?”“좋은 사람에게는 좋은 보답이 있는 거지, 우리 오빠가 구한 그 무리 중 한 여자아이의 양아버지가 대단한 사람이었어. 줄곧 그의 실종된 양녀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