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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1화

서은아는 성도윤의 옆에 다가가서 한 손으로 그의 등을 토닥이며 달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와 자연스럽게 손깍지를 했다. 보아서는 마치 결혼한 지 수십 년이 되는 노부부 같았다.

“왜 미리 말도 없이 들어온 거예요? 제 남자 친구가 놀랐잖아요!”

서은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차설아를 바라보며 건방지게 말했다.

사실 이런 오만함은 원래 차설아한테만 있었다. 그녀와 성도윤의 사랑에 대해 절대적인 자신감에서부터 온 거였다.

그러나 이제 차설아는 그런 자신감도 없었다. 성도윤과 서은아의 다정한 모습을 본 그녀는 마치 오지 말아야 할 곳을 온 훼방꾼이 된 것처럼 어색했다.

하지만 차설아는 절대 지려고 하지 않는 승리욕은 타고났다.

비록 가슴이 아파 죽을 것 같고 눈물도 뚝뚝 떨어졌지만 차설아의 표정은 득의양양했고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아가씨가 그렇게 말씀하면 서운하죠. 저와 성도윤의 관계라면 미리 약속을 잡을 필요가 없다고 믿어요.”

“뭐라고!”

서은아는 화가 나서 이를 갈며 분통을 터뜨렸다.

“간호사인 주제에 자기 신분을 분명히 알아야지요. 여기는 그쪽이 할 일이 없으니 꺼지세요.”

“할 일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가씨가 결정할 게 아니라 성도연이 결정할 일이죠.”

차설아는 시선을 성도윤의 몸에 돌렸다. 그러자 차갑던 눈빛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성도윤, 난 네가 아직 나에게 화를 내고 있다는 걸 알아. 일부러 내 목소리를 못 알아듣는 척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 난 정말 나쁜 짓을 많이 해서 네가 화를 내도 다 이해해. 하지만 내가 이곳으로 온 건 널 돕기 위해서야. 그러니... 날 내쫓지 마.”

“...”

성도윤은 입술을 오므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고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런 당혹하는 표정은 일부러 화난 척하는 것 같지 않았다.

서은아의 안색은 점점 나빠졌고 성도윤의 손을 놓고 힘껏 차설아를 밀쳐내면서 소리쳤다.

“이제 그만해. 도윤 씨는 방금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났으니 더 이상 자극하지 마. 도윤 씨가 죽어야만 속이 후련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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