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아는 서둘러 차설아를 내쫓으려 했다.아무 말도 안 하고 있던 성도윤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나랑 같은 날에 다쳤다고요?”“그게...”차설아는 표정이 굳어졌고 순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망했어. 잘못 말했어.’“어떻게 다쳤어요?”성도윤은 계속 추궁했다.“전... 그냥 길을 걷다가 부주의로 넘어졌어요.”차설아는 아무 이유나 말해서 재빨리 병실을 나갔다.사실 차설아는 성도윤이 자신을 알아차리는 걸 전혀 바라지 않았다. 그녀는 단지 묵묵히 그의 곁에서 돌봐주다가 그가 몸이 다 나을 때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고 조용히 떠나고 싶었다.하지만 오늘 이런 일이 발생했으니 더 이상 숨기려고 해도 아마 어려울 것 같았다...“갔어?”성도윤는 살짝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왜, 보내기 아까워? 방금 나를 너무 사랑해서 당장이라도 나랑 결혼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서은아는 속으로 아주 불안했고 그와 동시에 질투심이 가득했다.서은아는 성도윤의 목을 껴안고 적극적으로 키스를 하며 말했다.“그녀는 이미 떠났어. 이제 울 둘밖에 없다고.”“...”하지만 성도윤의 방금 열정은 이미 식어버렸고 그는 건성으로 서은아를 반겨 주었다.지금 그의 모든 생각은 약을 가져다주러 온 그 여자에게 있었다.차설아는 한약 달이는 솥 앞에 꼬박 네 시간 동안 기다린 후에야 손바닥만 한 작은 탕약 한 그릇을 만들었다.차설아는 재빨리 김이 모락모락 나는 탕약 한 그릇을 들고 성도윤의 병실로 갔다.서은아는 그녀를 보자 또 강적을 만난 듯한 표정으로 차설아보고 재빨리 약을 탁자 위에 놓고 떠나가라고 손짓했다.그러자 차설아는 살금살금 걸어 들어와 약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바로 떠나려고 했다.약 냄새를 맡은 성도윤은 그녀가 온 것을 알아차리고 즉시 물었다.“이름은 뭐예요?”“...”차설아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아니. 약 바꾸는 사람 이름은 왜 물어보는 거야?”서은아는 영역표시를 하듯 성도윤의 손을 잡은 채 애교 섞인 말투로
“...”차설아는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말하지 않자 성도윤의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그쪽 신분이 특수하기라도 하나요? 왜 이름도 밝히지 않는가요?”그는 또 한 번 차설아에게 몰아붙이며 기필코 답안을 얻어야 말겠다고 작정했다.차설아는 입술을 깨물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또박또박 말했다.“별거 아니에요. 제 이름은 차설아라고 해요. 혹시 성도윤 씨가 기억하시나요?”“차설아 씨, 이랬다저랬다 하는 거예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서은아는 감정이 격해지자 차설아를 밀치면서 소리쳤다.서은아는 자기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빼앗긴 느낌이 들었고 당장이라도 차설아와 대판 싸우고 싶었다.“차설아...”성도윤 차가운 표정으로 이 세 글자를 반복하여 중얼거리면서 사소한 기억이라도 떠올리려 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었다.차설아는 한편으로 허탈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성도윤 씨는 기억할 필요가 없어요. 분명히 기억할 수도 없을 거예요. 우리는 전혀 모르는 사이죠. 저도 며칠 전에 병원에서 성도윤 씨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우리는 정말 모르는 사이에요?”성도윤의 차가운 얼굴에는 의심이 가득했다.그는 뇌 절제술이 아닌 개두술만 했기에 지금 심지어 이전보다 더 똑똑하고 현명해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들의 관계가 모르는 사이인 것 같지는 않게 느껴졌다.“네. 정말이에요. 저도 성도윤 씨와 함께 병원에 실려 왔어요. 저를 돌봐주던 간호사가 말하는데 성도윤 씨가 심하게 다쳐서 죽을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그때 저도 제가 죽을 줄 알았어요. 저세상으로 갈 때 어쩌면 성도윤 씨와 함께 갈 수 있으면 심심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어요...”차설아는 진지한 얼굴로 허튼소리를 했다.성도윤의 팔짱을 끼고 있던 서은아는 옆에서 듣다가 속으로 짜증이 났다.‘이 여자는 정말 헛소리만 치고 있네. 입만 열면 말도 안 되는 소리야.’하지만 성도윤은 열심히 듣고 있다가 눈을 찡그리며 말했다.
차설아는 성도윤과 일정한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소탈하게 떠났다.민이 이모의 약은 정말 효과가 대단했다.성도윤은 겨우 한 그릇만 마셨는데 효과가 아주 뚜렷하게 나타났다. 다음날 깨어나 보니 상처가 덜 아팠고 정신이 아주 좋아졌다.“도윤 씨, 물 좀 마셔.”서은아는 성도윤에게 물 한 잔 따라주며 물컵 위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을 보며 조심스럽게 떠보기 시작했다.“도윤 씨가 그날에 퇴원하면 바로 나랑 결혼하겠다는 게 사실이야?”성도윤은 잔을 잡고 벽에서 전해지는 열기를 느끼며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말했다.“당연하지. 그런데 왜 그런 질문을 해?”“며칠 동안 너무 정신이 없어서 불안해서 그러지 뭐.”서은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애교를 부리며 미래를 동경하기 시작했다.“사실 오래전부터 그날만을 기다려왔어. 우리 결혼식 장소는 아마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아.”“왜? 내 기억 속에는 네가 꿈꾸던 결혼식 장소는 따이띠라고 했어.”성도윤이 왜 이토록 따이띠를 고집하는 이유는 그의 자잘한 기억 속에서 서은아는 따이띠에서 로맨틱한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말을 많이 들은 것 같았다.사실 이 기억도 그냥 나온 게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었다.다만 여자 주인공이 서은아가 아닌 차설아였을 뿐이었다.그동안 성도윤은 차설아가 말한 그 말을 마음속에 담아두고 계획적으로 실현하고 싶었다.“아이고. 사람은 변하는 거잖아. 예전에는 따이띠를 좋아했는데 지금은 파리가 더 좋아. 파리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건 어때?”서은아는 바닷가 결혼식을 원한다는 말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굳이 바닷가에서 결혼식을 하자고 고집하는 성도연을 보니 기필코 그의 기억에 뭔가 착오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렇다면 서은아는 그의 기억을 다시 바로잡아야 했다. 천천히 남의 기억은 지워버리고 자기 기억을 집어넣어야 했다.“말 좀 해봐 봐. 고대 성루 같은 곳에서 결혼식을 한다면 얼마나 로맨틱하겠어. 나도 공주처럼 분장하고 오랫동안 사랑했던 왕자님과 결혼하고 싶어...”서은아는
“뭐라고요? 이미 퇴원했다고요?”서은아는 조금 의아했고 기뻐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몰랐다.“이 여자는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간다면 간다고 말이라도 해야지.”서은아는 차설아가 전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성도윤이 다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지금 성도윤은 전혀 낫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도망쳤으니 정말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혹시 서은아 씨에요?”간호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제가 서은아예요. 무슨 일이죠?”서은아는 짜증이 난 상태였기에 눈꺼풀을 치켜들고 퉁명스럽게 물었다.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차설아가 갑자기 작별 인사도 없이 사라지자 서은아는 매우 불안했다. 왠지 이 여자가 이렇게 쉽게 물러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혹시 뭔가 큰 꿍꿍이를 꾸미고 있을까 봐 두려웠다.“이 처방은 차설아 씨가 저보고 서은아 씨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했어요. 성도윤 씨의 상처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뛰어나다고 했어요. 서은아 씨께서 이 처방에 따라 한약을 잘 달여주세요.”호사는 말하면서 네모나게 접힌 종이 한 장을 서은아에게 건네주었다.“저한테 준다고요?”서은아는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이 차설아는 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서은아는 처방을 보았지만, 지렁이처럼 생긴 글씨들이 빽빽하게 적혀있었고 한 글자도 읽을 수 없었다.‘차설아가 도윤 씨를 치료하라고 이렇게 친절하게 이런 신기한 처방을 나한테 순순히 줄 리가 없을 텐데. 아니야.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이 처방은 분명 문제가 있을 거야. 어쩌면 독약 처방으로 일부러 날 해치려는 것일 수도 있어. 섣불리 사용해서는 절대 안 돼!’서은아는 소심한 마음으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다시 성도윤의 병실로 돌아왔다.성도윤은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청력은 매우 예민했다. 문밖에서 인기척이 들리자 그의 차갑던 얼굴은 이내 밝아졌고 기대하는 목소리로 물었다.“드디어 저에게 약을 가져다주러 온 거예요?”서은아는 그 말을 듣고 더욱 짜증이 났지만 화
문을 열고 들어온 소영금은 이 장면을 보자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았다.소영금의 뒤에는 그녀가 성도윤에게 직접 골라준 하녀 려윤도 있었다.갑자기 들어온 사람 때문에 로맨틱한 분위기가 깨지자 서은아는 화를 내려고 몸을 돌렸다. 그 순간 소영금과 시선이 마주치자, 서은아는 재빨리 성도윤에게서 떨어졌고 조심스럽게 말했다.“아… 아주머니, 어떻게 이곳까지 오셨어요!”서은아가 성진과 힘을 합쳐 뇌신경외과 의사에게 뇌물을 줘서 성도윤에게 기억 삭제 개두술을 한 후로부터 줄곧 불안감에 사무쳤고 누구를 봐도 불안했다.“내 아들이 입원했는데 엄마라는 사람이 와서 보면 안 돼?”소영금은 미간을 찌푸린 채 화를 내며 말했다.그는 서은아가 일 처리하는 방식에 상당히 불만족스러웠기에 바로 서은아를 나무라기 시작했다.“넌 정말 대단하구나. 내 아들이 이렇게 심한 상처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꼬박 나를 일주일 동안 속이고 있었다니 말이야. 넌 내가 이 일주일 동안 미친 듯이 아들을 찾고 있었다는 건 알고 있었어?”비록 지금의 성도윤은 보기에는 별로 크게 다친 것 같지 않았지만 항상 아들을 아끼던 소영금은 성도윤이 깁스도 하고 붕대도 감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치 자신이 중상을 입은 것처럼 마음이 아팠다.“죄송해요. 아주머니. 저도 그때 너무 당황스러워서 많은 생각을 미처 못했어요. 게다가 아주머니가 알면 걱정하실까 봐 그래서…”“이런 변명 따위는 하지 마. 분명히 뭔가 찔리는 게 있는 거지? 설마 네가 우리 도윤이를 이 정도로 해친 거야?”“아니에요. 전…”서은아는 소영금이 여러 번 진지하게 질문하자 어떻게 말해야 할 지도 몰랐다. 그래서 소영금은 점점 더 의심이 갔다.그러자 성도윤이 눈썹을 찡그리며 엄숙한 어조로 말했다.“어머니, 저를 보았으면 됐잖아요. 왜 은아에게 화를 내시는 거예요.”소영금은 살짝 놀랐고 성도윤과 서은아를 엇갈아 보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도윤아,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네가 언제부
려윤은 가늘고 보드라운 손으로 성도윤의 손목의 맥을 짚었고 이내 눈썹을 찡그렸다.“어때? 도윤이가 심각한 상태야?”옆에 서 있던 소영금도 려윤이 미간을 찌푸리자 덩달아서 마음이 조였다.려윤은 대략 1분 정도 진찰한 후에야 손을 옮기고 길게 한숨을 쉬었다.“도윤 도련님의 맥은 실처럼 가늘고 급하고 아주 혼란스러워요. 전형적인 심근경색과 뇌사죠. 특히 뇌에... 큰 타격을 입은 것 같아요. 상황이 좋지 않아요.”“뇌에... 뇌에 심한 상처를 입었다고?”그렇게 아끼던 아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는지 몰랐던 소영금은 안타까운 시선으로 성도윤을 바라보았다.도둑이 제 발 저리다고 서은아는 흥분한 어조로 려윤에게 소리쳤다.“나이도 젊어 보이는 아가씨가 말은 함부로 해서는 안 되죠. 병원의 전문가가 방금 준 진단서에요. 도윤 씨의 몸 상태는 지금 안정되었다고 했는데 무슨 심근경색과 뇌사라고 하는 거예요? 도윤 씨가 정말 그렇게 되기를 저주하는 거죠?”려윤은 나이가 어렸지만 성격은 차분했고 당당하게 입을 열었다.“이건 제가 한의사의 관점에서 진단한 결과예요. 서은아 씨가 정확하지 않다고 느끼시면 병원을 바꿔서 성도윤 씨가 다른 의사한테서 전신 검사를 받게 해줘요. 그러면 더 공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죠.”“그게 말은 쉽죠. 도윤 씨가 지금 아직 몸도 채 회복되지 않았는데 또 병원을 옮기면 그를 해치는 것이잖아요!”서은아는 절대 성도윤이 병원을 옮기게 할 수 없었다.그렇지 않으면 그녀와 성진이 저지른 그 일은 들킬 것이고 그녀와 성진은 아마도 완전히 끝장날 것 같았다.“서은아 씨, 제 능력을 믿으세요. 도윤 도련님의 맥은 정말 이상해요. 병원을 옮기지 않더라고 해도 한의약으로 몸을 회복해야 해요. 이러는 건 거절할 이유가 없겠죠?”려윤은 자신의 중요성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서은아가 거절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된 이상 서은아가 계속 거절하려면 분명히 무리수를 부리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서은아는 그제야 눈앞에 아직 젊은 려윤이 정말 실력이
려윤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그녀의 예쁜 얼굴에는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한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이분의 의술은 정말 너무 뛰어나요. 심지어 우리 아버지 려명호보다 더 훌륭해요. 서은아 씨, 이분은 어디에 계시는지 아세요? 저를 이분께 만날 수 있도록 소개해 주세요.”“이... 이게 어떻게 가능해요?”서은아는 망연자실한 눈빛으로 침을 꼴깍 삼켰다.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차설아, 네 이놈... 정말 예사롭지 않은 여자야. 이토록 마음이 넓다니. 나와 성도윤씨를 도와주겠다 하고 신기한 약 처방만 남기고 사라진다고... 대단하네.’“그게 무슨 불가능할 수 있겠어요. 도윤 도련님께서 평소에 착한 일을 많이 했기에 지금 도련님을 구할 수 있는 귀한 분을 만나게 된 거죠. 장담하건대 도윤 도련님께서 이 약을 세 번만 열심히 드시면 분명 다시 건강을 되찾을 것이고 완쾌하실 겁니다.”려윤은 눈에 빛이 반짝이며 유일무이한 처방을 칭찬하고 있었다.소영금은 그제야 안색이 조금 좋아졌고 서은아를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보아하니 너도 수고가 많았구나. 도윤이를 위해 그렇게 귀한 분도 찾아주고.”서은아는 어색한 듯 얼굴을 만지작거리다가 얼버무렸다.“그... 그냥 우연일 뿐이에요. 도윤 씨가 운이 좋은 거죠.”려윤은 쭈글쭈글한 처방을 보고 입술을 오므리며 천진난만한 말투로 말했다.“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건 이렇게 대단한 약 처방인데... 서은아 씨는 왜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린 거죠? 도윤 씨가 빨리 나으면 좋지 않나요?”“그게...”서은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말문이 막혔다.서은아는 려윤을 매섭게 노려보면서 마음속으로 려윤에게 욕설을 퍼부었다.‘이 빌어먹을 년, 왜 쓸데없는 말을 하는 거야.’소영금은 서은아가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가볍게 기침하며 수습하려 했다.“됐어. 나도 은아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신중하게 처리했다고 봐. 약을 절대 함부로 먹어서는 안 돼.”“네네. 맞아요! 아주머니, 역시 아주머니께서 저
소영금이 이렇게 말하자 서은아는 깜짝 놀랐다.서은아는 침을 꿀꺽 삼키고 다급하게 말했다.“아주머니, 그게 아니라... 사실 이 약 처방을 준 사람이 신분이 너무 특별해서 그 사람을 도윤 씨에게 접근 못 하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그게 무슨 말이야?”소영금은 수상쩍은 표정을 지었다.‘그 사람이 도윤을 구하고 싶어 하는데 왜 도윤에게 접근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하는 거지? 모순 되잖아.’휴!서은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성도윤을 힐끗 쳐다본 뒤 소영금에게 귓속말로 모든 것을 고백했다.소영금은 문득 깨달았다는 듯 말없이 손가락을 오므리며 마음이 복잡해졌다.“됐어. 이 처방의 내력이 분명하지 않으니 그렇게 힘들여서 그 사람을 되찾을 필요가 없어. 만약 그 사람이 지금 먼저 도윤한테 좀 도움을 주고 후에 도윤이를 해치면 그때 가서 곤란하게 될 것이야.”“아주머니 말씀이 맞아요. 저도 그 사람이 그렇게 우리를 해칠까 봐 감히 이 처방을 쓰지 못한 거죠. 결국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아무 일도 없이 우리한테 좋은 일을 하는 건 분명히 엉큼하게 다른 생각하고 있었을 거예요.”“그래. 찾지 말자. 찾지 말자.”서영금은 서은아와 함께 연기를 하는 것처럼 서로 맞장구를 치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려고 애썼다.려윤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즉시 이 처방의 주인이 특별한 신분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즉시 대답했다.“사실 이 처방도 그렇게 신기한 건 아니죠. 몇 가지 약재를 적절히 배합하면 목숨을 구하는 것이고 부적절하게 배합하면 사람을 해치는 것이죠. 이 약을 써보지 않은 이상 누구도 함부로 믿을 수 없죠.”“...”성도윤은 입술을 오므린 채 말이 없었고 누구도 종잡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성도윤은 더더욱 바보가 아니었기에 세 여자의 서투른 연기를 이내 발견했다. 성도윤은 차설아라는 사람이 그에 있어서 단순한 생사를 함께 넘나들었던 친구뿐이 아니라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됐어요. 시끄러워요. 좀 피곤하니까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