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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성도윤은 마치 고양이가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차설아의 손을 잡아 자신의 윤곽이 뚜렷한 볼에 대고 비볐다.

차설아의 손바닥이 그의 두 볼에 난 수염에 닿자, 그녀의 마음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눈물이 눈꼬리를 타고 흘렀다. 차설우가 입을 열려고 할 때 성도윤이 말했다.

“약속해 줘. 앞으로 다시는 헤어지지 않겠다고... 은아야.”

“...”

차설아는 또 한 번 멍해졌고 굳은 표정으로 성도윤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분명히 회복되지 않았고 또 한 번 차설아를 서은아로 여겼다.

“내가 강에 빠졌을 때 너무 춥고 피도 많이 흘렸고 깊은 어둠 속에서 난 몇 번이고 견딜 수 없었어. 다행히 네가 나와 함께 있었고 넌 나에게 인공 호흡을 해주었던 기억이 나. 우리는 덩굴같이 꼭 껴안고 있었지. 생사를 함께한다는 그런 느낌을 기억해. 난 이미 눈먼 장님이니 너한테 평생 기대고 싶어. 날 뿌리치려고 하지 마.”

성도윤은 껌딱지처럼 차설아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손등에 입을 맞추며 뜨거운 사랑을 속삭였다.

성도윤의 이런 다정한 모습은 낯설지 않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였다...

이보다 더 상처받을 수는 없었다.

차설아는 숨도 쉴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고 그녀는 자신의 손을 떼고 울먹이며 말했다.

“잘못 알고 있어. 난 서은아가 아니야.”

“서은아가 아니라고?”

부드러운 표정이던 성도윤은 갑자기 차가운 얼굴로 차설아의 손목을 힘껏 잡고 물었다.

“그럼 넌 누구야? 왜 몰래 내 병실에 왔어?”

“내가 누구라고?”

차설아는 씁쓸하게 웃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입가로 흘러 들어가자 더욱 씁쓸해졌다.

“모르는 척하는 거야? 아니면 정말 모르는 거야?”

“넌 도대체 누구야?”

성도윤의 차가운 시선에는 독기가 가득했다. 그는 바로 차설아의 손을 꺾으면서 소리쳤다.

“더 이상 함부로 하면 내가 가만두지 않겠어!”

으악!

손에서 오는 고통보다 마음속의 고통이 더 아팠고 차설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차설아의 실력으로 손쉽게 반항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전혀 반항할 의사가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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