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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9화

“...”

차설아는 입술을 오므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가 말하지 않자 성도윤의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그쪽 신분이 특수하기라도 하나요? 왜 이름도 밝히지 않는가요?”

그는 또 한 번 차설아에게 몰아붙이며 기필코 답안을 얻어야 말겠다고 작정했다.

차설아는 입술을 깨물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또박또박 말했다.

“별거 아니에요. 제 이름은 차설아라고 해요. 혹시 성도윤 씨가 기억하시나요?”

“차설아 씨, 이랬다저랬다 하는 거예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서은아는 감정이 격해지자 차설아를 밀치면서 소리쳤다.

서은아는 자기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빼앗긴 느낌이 들었고 당장이라도 차설아와 대판 싸우고 싶었다.

“차설아...”

성도윤 차가운 표정으로 이 세 글자를 반복하여 중얼거리면서 사소한 기억이라도 떠올리려 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었다.

차설아는 한편으로 허탈감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성도윤 씨는 기억할 필요가 없어요. 분명히 기억할 수도 없을 거예요. 우리는 전혀 모르는 사이죠. 저도 며칠 전에 병원에서 성도윤 씨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 되었어요.”

“우리는 정말 모르는 사이에요?”

성도윤의 차가운 얼굴에는 의심이 가득했다.

그는 뇌 절제술이 아닌 개두술만 했기에 지금 심지어 이전보다 더 똑똑하고 현명해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들의 관계가 모르는 사이인 것 같지는 않게 느껴졌다.

“네. 정말이에요. 저도 성도윤 씨와 함께 병원에 실려 왔어요. 저를 돌봐주던 간호사가 말하는데 성도윤 씨가 심하게 다쳐서 죽을지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그때 저도 제가 죽을 줄 알았어요. 저세상으로 갈 때 어쩌면 성도윤 씨와 함께 갈 수 있으면 심심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차설아는 진지한 얼굴로 허튼소리를 했다.

성도윤의 팔짱을 끼고 있던 서은아는 옆에서 듣다가 속으로 짜증이 났다.

‘이 여자는 정말 헛소리만 치고 있네. 입만 열면 말도 안 되는 소리야.’

하지만 성도윤은 열심히 듣고 있다가 눈을 찡그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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