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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0화

“원이, 달이...”

성도윤이 묵묵히 아이들을 떠올리자 눈 밑의 슬픔은 더욱 깊어졌다.

“제가 지금 이 꼴이 되었는데 무슨 체면으로 더 이상 그들의 아버지가 될 자격이 있겠어요. 그들도 나처럼 쓸모없는 아버지를 원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면 쓸모가 있으면 되잖아. 넌 단지 눈이 안 보이는 것뿐이야. 머리는 아직 남아 있으니 회사의 일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을 거야. 다만 이 기간에 넌 모습을 드러낼 수 없고 다른 사람에게 특히 성진 이 자식에게 네가 시력을 잃었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돼. 들통나면 일이 곤란해질 거야.”

소영금은 신중하게 일을 처리했다. 그녀는 성도윤이 엄중한 전염병에 걸려 지금 투병 중이기에 잠시 회사 업무를 처리하지 않고 외부인도 만나주지 않을 것이라는 소문을 퍼뜨렸다.

하지만 그런 거짓말도 잠시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들통이 날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최대한 빨리 백매 의료단 단장님을 찾아야 했다.

바로 그때 밖에서 하인의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 돼요. 성진 도련님, 사모님의 허락 없이 절대 누구도 마음대로 들어올 수 없으니 협조해 주세요.”

“그게 다 뭐예요. 저도 성씨 가문의 사람인데. 둘째 형님께서 투병 중이시라 하니 제가 너무 걱정되어서 병문안을 온 거죠.”

성진은 하인이 말리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가면서 경멸의 웃음을 지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빌어먹을 자식!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소영금은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성도윤에게 당부했다.

“넌 먼저 방에 돌아가. 내가 저 자식을 상대할게. 명심해... 절대 나서지 마!”

거실 안.

성진은 이미 뛰어 들어왔고 두 손을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

“큰어머니, 하인 교육을 잘했어야죠. 정말 왜 그러는 거죠. 저는 좋은 마음으로 투병 중이신 도윤 형님의 병문안을 왔는데 저 여자가 안으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남에게 알려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어요.”

소영금은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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