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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2화

성진은 더 이상 아무렇지도 않은 듯 소영금과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 그는 눈꼬리를 붉히며 성도윤의 침실 쪽을 향해 소리쳤다.

“성도윤, 이 겁쟁이야. 내 말 들려? 네 엄마가 차설아를 죽이려고 하는데 넌 아직도 찌질하게 가만히 있을 거야?”

“닥쳐!”

소영금은 성도윤이 그 소리를 듣고 달려올까 봐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네가 그 여자를 구하고 싶다면 기회를 줄게. 지금 7번 창고에 있어. 빨리 움직이면 아마 목숨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

“좋아요.”

성진은 소영금이 이렇게 쉽게 차설아의 위치를 알려줄 줄은 몰랐다. 그는 복잡한 시선으로 소영금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보아하니 큰어머니는 생각보다 인간미가 있고 좋은 시어머니라 할 수 있겠네요. 적어도 우리 엄마보다는 많이 낫죠.”

“허튼소리 하고 있네. 내가 너에게 그녀의 행적을 알려주는 건 단지 널 빨리 쫓아내고 싶었을 뿐이지 마음이 약해진 건 절대 아니야. 빨리 꺼져!”

소영금이 차설아에게 마음이 약해졌다면 소영금은 죽어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소영금은 차설아처럼 악독한 여자는 천번 만번 죽어도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성진은 더 이상 지체하지 않고 몸을 돌려 성씨 저택을 떠나서 가장 빠른 속도로 7번 창고를 향해 달려갔다.

소영금은 길게 한숨을 내쉬면서 이번 일은 이렇게 끝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성도윤이 이미 그녀와 성진의 대화를 전부 들었다는 사실은 몰랐다.

성도윤은 더듬더듬 문을 나섰고 휴대 전화로 차를 불러 7번 창고로 향했다.

이미 밤은 깊었다.

7번 창고는 교외에 있었고 옆에는 강이 흘렀고 인적이 드물 뿐만 아니라 지세가 매우 험악했다.

“살려... 주세요. 살려주세요!”

캄캄한 창고에서 서은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남자들은 이미 차설아의 명령에 따라 현장을 떠났고 그녀를 혼자 창고에 묶어두었다.

특수한 상황 때문에 차설아는 바로 서은아를 놓아주지 않았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사람을 보내 그녀를 풀어줄 계획이었다.

줄곧 소리를 지르던 서은아도 지쳤는지 목소리가 점점 허약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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