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의 대원이 기뻐서 소리쳤다.“정말 말도 안 돼요. 이렇게 급한 강에서 살아남다니. 이건 기적이에요.”“쓸데없는 소리 말고 빨리 병원으로 옮겨요.”서은아는 사지가 온전하게 바닥에 누워있는 성도윤을 보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또 한편으로 마음이 답답했다.그녀는 나약한 자신이 싫었다. 만약에 성도윤을 구하려고 가장 먼저 뛰어내렸다면 지금 그의 옆에 함께 의지하고 있는 사람은 바로 자신일 것이다.“우리도 병원에 옮기고 싶은데... 두 사람은 떨어지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꽉 안고 있어요. 빨리 서 있지만 말고 와서 도와줘요.”구조대 대장은 이마에 땀을 닦으며 안간힘을 쓰며 성도윤과 차설아를 갈라놓으려고 했지만 그들은 전혀 꼼짝하지 않았다.여러 사람들이 와서 손을 썼지만 전혀 갈라놓을 수 없었다.“제가 할 게요.”옆에서 굳은 얼굴로 이 모든 걸 구경하던 성진이 차갑게 말했다.지금 그의 마음은 서은아와 마찬가지로 온통 질투뿐이었다.하지만 서은아와 다른 점이 있다면 성진은 차설아 따라 강에 뛰어들지 않는 것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았다.그녀를 가지려면 천만 가지 방법이 있다. 함께 죽는다는 건 가장 미련한 짓이었다.성진이 입을 열자, 구조대원들은 자리를 비켜주었다.성진은 몸을 웅크리고 앉아 차설아의 얼굴을 움켜쥔 다음 그녀의 입술을 빨기 시작했다.“변태 같은 새끼. 사람이 이 지경이 되었는데. 넌... 정말 너무 변태 같아.”성진은 마치 다른 세상의 사람처럼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어떤 시선으로 그를 보고 있어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차설아가 숨을 못 쉴 정도로 입맞춤했다.“으으...”이 방법은 정말 효과가 있었다.혼수상태이던 차설아는 숨을 쉬지 못해서 괴로운 모습을 보였고 몸이 불편한지 팔을 벌려 자기 앞에 있는 사람을 밀쳐내려고 했다.“빨리. 빨리! 손을 놓았어요. 빨리 떨어지게 잡아당기세요.”구조대원은 그 기회를 타서 재빨리 성도윤과 차설아를 떼어 놓았다.성도윤은 이내 구급차에 실려 갔고 성진은 차설아를 안
“정말 쓸데없는 소리만 하고 있네.”서은아는 손가락을 꼭 쥔 채 험악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깊은 좌절감에 빠졌다.성진이 한 말은 그녀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른 셈이었다.요 몇 년 동안 서은아는 성도윤과 친한 친구로 지내면서 손은 잡은 건 물론이고 같이 먹고 같이 잔 적도 있었다.하지만 그런 관계로 손을 잡는 것과 커플이 손을 잡는 것은 완전히 달랐다.서은아는 꿈에서도 성도윤과 진정한 커플이 되어서 손을 잡고 키스하고 달콤한 스킨십을 하고 싶었다.“이렇게 화를 내는 걸 봐서는 내 말이 맞았네. 오히려 넌 지금 고상한 척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달갑지 않을 거야. 그런 마음이 널 점점 더 비뚤어지게 할 뿐이지. 결국에는 나보다 더 심한 변태가 될 거고.”성진은 서은아에게 다가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난 너와 달라. 난 도윤 씨를 사랑하기에 그를 해치지 않아. 넌 네가 차설아를 사랑한다고 했지만 네가 한 일은 전부 그녀를 해치는 짓이었지. 차설아의 말이 맞았어. 너의 사랑은 사람을 상처 주었고 넌 변태 같은 사람이었어.”서은아는 경멸하는 어조로 성진에게 말했다.그녀와 성진은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이었지만 그녀는 성도윤의 편을 들기 때문에 자연히 이 녀석과 같은 편이 아니었다.성진이 자기 말만 들으면 서은아는 성도윤과 함께 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평생 성진과 말 한마디 하기도 귀찮았을 것이다.비록 성진은 확실히 약속을 지켰고 그녀는 성도윤과 함께 있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하하하. 우리 서 아가씨께서 양심의 가책을 받아 이제 물러서려는 거야? 설마 이 두 사람의 사랑을 축복할 만큼 마음이 너그러운 건 아니겠지?”성진은 마치 무슨 큰 우스갯거리라도 발견한 듯 소리 내어 웃었다.“축복은 됐고... 다만 이렇게 많은 일을 겪었으니 너무 지쳐서 더 이상 싸우지 못할 것 같아...”서은아는 동시에 켜져 있는 두 개의 구급 등을 보고 마음이 착잡했다.“난 항상 차설아 이
하룻밤이 지나자 체력이 차츰 돌아온 차설아가 깨어났다.“깨났군요. 느낌이 어때요?”성진은 침대 옆에 앉아서 그녀에게 사과를 깎아주고 있었다.그는 껍질을 아주 얇고 길게 사과를 깎고 있었다. 사과를 다 깎았는데도 껍질은 끊어지지 않았다.그가 일을 처리하는 것처럼 빈틈이 없고 완벽했다.차설아는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병실을 보자 살짝 당황해서 말했다.“이게 어디야. 내가 살아 있었어?”“물론이죠. 이렇게 운이 좋은 사람이신데 작은 강이 어떻게 설아 씨 목숨을 빼앗아 가겠어요. 의지력이 정말 대단해요. 그렇게 심하게 상처를 입은 다리로 하류까지 버티다니요. 정말 잘한 거죠.”성진은 마치 귀여운 애완견처럼 부드럽게 웃으며 다 깎은 사과를 차설아에게 주었다.차설아는 사과를 먹을 마음이 없었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도윤 씨는? 어떻게 됐어?”“걱정하지 마세요. 그놈의 의지력은 설아 씨보다 더 놀라워요. 피를 그렇게 많이 흘리고도 살아남다니. 그것도 대단한 거죠.”성진은 담담하게 말했지만 차설아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뭐라고. 그... 그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렸다고... 으악!”너무 충격적이어서 그녀는 일어서려다가 다리의 상처 때문에 너무 아파서 얼굴이 찡그려졌다.“아이고. 뭐가 그리 급해요. 몹시 아프죠?”성진은 얼른 비틀거리는 차설아를 부축하며 조심스럽게 그녀를 다시 침대에 눕혔다.“의사는 다리 부상 때문에 설아 씨는 보름 동안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한다고 말했어요.”“난 괜찮아. 도윤 씨는 어떻게 됐어? 왜 피를 많이 흘린 거야? 그렇게 엄중하게 다쳤어? 그러면...”“진정하세요. 그는 이미 위험에서 벗어났어요. 지금 그의 곁에는 서은아가 지키고 있어요. 상황도 꽤 좋아졌어요.”“그러면... 잘됐네.”차설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눈빛도 좀 어두워졌다.비록 성도윤을 서은아에게 양보할 준비는 다 되었지만... 정말 상황이 그렇게 되니 마음이 괴로웠다.“몸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정
“아니야.”차설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확실하게 말했다.차설아를 향한 성도윤의 깊은 사랑을 알게 되자 그녀는 그와 영원히 재결합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차설아는 예전에 성도윤이 무사하기만 하면 그녀는 그에게 철저히 멀리하겠다고 하늘과 거래를 했다.맹세는 맹세였다. 맹세를 한번 세우고 다시 깨뜨린다면 반드시 더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이번 사고도 아마 하늘이 그녀에게 준 경고일 것이다. 만약 그녀가 자신의 욕심 때문에 이 맹세를 깨려고 한다면 성도윤도 아마 더 이상 운이 좋게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건가요?”성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계속하여 차설아를 떠보았다.“나도 잘 모르겠어. 일단 상황을 봐야지.”차설아는 너무 지쳤기에 길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어찌 됐든 계획이라는 건 아무리 완벽하다고 해도 결국 정해진 운명을 벗어날 수 없었다.몇 달 전까지만 해도 차설아는 성도윤과 함께 원이와 달이 네 식구의 행복하고 즐거운 생활을 계획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전부 변해버렸다. 정말 모든 것이 운명이고 조금도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그래서 지금 차설아는 더 이상 어떤 계획도 세우고 싶지 않았고 되는대로 살고 싶었다.“나랑 함께해요...”성진은 갑자기 진지하게 차설아의 손을 잡고 그윽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처음으로 또렷하게 고백했다.“저도 이제야 깨달았어요. 전 설아 씨를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사랑했어요. 성도윤은 이미 끝장났어요. 성대 그룹의 미래는 지금 제 손에 달려있어요. 저는 설아 씨와 함께 성대 그룹, 나아가서 전체 성씨 가문의 운명을 지배하고 싶어요.”차설아는 담담하게 성진을 바라보면서 차갑게 말했다.“넌 역시 이번 싸움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이군. 내 생각이 맞았다면 네가 이렇게 큰 판을 짰으니 이제 슬슬 마무리하는 거지?”“아니에요. 설아 씨야말로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이죠. 제가 얻어낸 성과는 모두 설아 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였죠. 제가 성도윤을 꺾지 못한다면 설아 씨와
성진은 차설아의 어깨를 툭툭 치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허허. 입을 꼭 다물고 있겠다고?”차설아는 이 말이 너무 우스웠다.“네가 만약에 정말 입을 꼭 다물고 있겠다면 그 영상이 어떻게 서은아의 손에 들어갈 수 있어? 다시 말해서... 이건 단지 네가 성도윤을 꺾기 위한 수단이었지.”“죄송해요.”성진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제가 이렇게 한 것도 전부 설아 씨를 너무 사랑하고 설아 씨와 함께 있고 싶어서였죠. 성도윤을 설아 씨 곁에서 떠나게 할 다른 방법이 생각나지 않았어요...”성진은 그 말을 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사실 우리 도윤 형님은 정말 설아 씨를 사랑했어요. 서은아와 사귀는 건 두말할 것이 없고 성대그룹의 회장 자리를 내놓으라 해도 기꺼이 내줄 것 같았어요. 이 점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넌 정말 치사한 놈이야.”차설아는 성진은 매섭게 노려보며 경멸에 가득 찬 말투로 말했다.“넌 이전에 그를 이겨본 적이 없었어. 지금도 그를 이길 생각을 하지 마. 내 이 일은 내가 자수할 거야. 이 일로 그를 협박하여 대표 자리를 가지는 거라면 꿈 깨.”“아니에요. 제가 설아 씨를 그렇게 사랑하는데 어떻게 설아 씨의 명예와 자유를 걸고 모험할 수 있겠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저는 성도윤의 명예와 자유를 걸고 설아 씨를 위협하고 싶어요.”성진은 복잡한 표정으로 웃으며 눈빛에는 여우 같은 교활함이 배어 있었다.“날 위협한다고?”차설아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제가 말했다시피 저는 설아 씨를 너무 사랑해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설아 씨를 가질 겁니다. 성도윤과 서은아가 함께 있으면 저는 설아 씨는 성도윤을 멀리하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뜻밖에도 당신들은 헤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깊이 사랑하게 되고 심지어 함께 죽으려고 했죠. 제 마음이 얼마나 괴로운지 아세요?”“괴롭다면 가서 죽으면 되지. 나랑 무슨 상관이야!”차설아는 퉁명스럽게 말했다.그녀는 정말 죽도록 짜증이 났다. 성진 같은 미친놈을 건드렸으니
“꺼져, 이 미친놈아!”차설아는 성진이 미친 줄만 알았을 뿐 그의 말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너 같은 사람은 어두운 곳에서 자란 이끼야. 네가 똑똑하다면 어두운 곳에 계속 조용하고 옹졸하게 자라겠지. 만약에 감히 내 앞에서 함부로 한다면 난 반드시 네가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그녀는 손에 장식품을 하나 집어 들고 성진한테 힘껏 던져서 그를 쫓아내려고 했다.성진은 늘씬한 몸매로 쉽게 피했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화내지 마세요. 절 보고 싶지 않다면 제가 그냥 가면 되죠. 어차피 조만간에 저에게 부탁하러 올 거예요. 그때 저랑 함께 아이를 낳죠.”“꺼지라고. 변태 새끼야!”완전히 분노에 휩싸인 차설아는 다리에 상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진에게 달려들었다. 병실에서 들 수 있는 물건은 죄다 들어서 성진에게 던졌다.큰 소리가 나자 간호사들은 이내 달려왔다.“환자님, 이제야 위험에서 벗어났는데 이렇게 흥분하시면 안 돼요. 상처가 너 심해질 수 있어요...”“이 사람은 미친놈이에요. 빨리 쫓아내 주세요. 이 새끼가 가지 않으면 제가 갈게요!”차설아는 다리 상처의 고통을 참으며 미친 듯이 문밖으로 뛰쳐나갔다.이곳에는 1분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있다가는 그녀가 성진을 죽일 것만 같았다.“환자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니 먼저 자리를 피해주세요.”간호사는 차설아를 부축하며 강경한 태도로 성진이 떠나기를 요구했다.“좋아요. 지금 바로 갈게요. 설아 씨를 잘 보살펴야 합니다. 만약에 머리카락이라도 하나 다치면 저는 당신 병원의 모든 사람들을 전부 죽여버리겠어요.”성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농담 반 진담 반인 어조로 말하며 돌아서서 병실을 떠났다.“환자님, 지금 어때요? 호흡이 원활해요?”간호사는 차설아를 부축하여 다시 침대에 눕혔고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저 미친놈만 없다면 전 죽지 않아요.”차설아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성진이 만약에 계속 이곳에 있었다면 그녀는 이미 화가 나서 죽었을 것이다.“정
“어? 민이 이모는 이곳에 웬일이세요?”당황해진 차설아는 다리의 상처를 덮으려고 했다.“뭘 가리고 있어요. 정말 급해 죽겠네요.”민이 이모는 차설아를 안고 울기 시작했다.“아가씨가 무슨 바보 같은 짓을 했는지 다 알아요. 왜 이렇게 멍청한 거예요. 왜 그런 남자를 위해 강에 뛰어드는 거죠. 아가씨가 죽으면 두 아이는 어떡해요? 성철 도련님과 제 생각은 해본 적이 있어요? 아가씨께 만약 무슨 변고라도 생긴다면 저는 천번 만번 죽어도 아가씨의 부모님께 사죄드리기에 부족해요.”“죄송해요. 민이 이모, 저도 그때 머리가 텅 비어서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어요. 이모도 걱정하지 마세요. 크게 다치지는 않았으니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차설아는 가슴을 툭툭 치며 씩씩하게 말했다.“괜찮기는 뭐가 괜찮아요. 그건 시내를 도는 강이고 그렇게 높은 곳에서... 아래 곳곳에 돌멩이가 널려 있는데 자칫하면 영영 아가씨를 볼 수 없게 되었어요. 아이고...”“알았어요. 앞으로 이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을게요. 어쨌든 저는 민이 이모의 귀염둥이잖아요. 이모 말씀 잘 들을게요.”차설아는 말하며 어린 시절처럼 민이 이모를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민이 이모는 그 모습을 보자 웃음을 터뜨렸다.“그런데 어떻게 이 일을 알게 된 거죠?”차설아는 원래 기쁜 소식만 전했고 나쁜 소식은 감추어 두고 있었다. 이런 일이라면 그녀는 절대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그들한테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성진이라는 자식이 알려줬어요.”민이 이모는 성씨 가문 사람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표정이 굳어졌다.“성진은 아가씨가 성도윤을 구하기 위해서 강에 뛰어들어서 생명이 위급하고 하며 이 병실로 찾아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아가씨를 잘 보살펴달라고 했어요. 말하는 걸 딱 봐서는 좋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확실히 나쁜 새끼예요. 앞으로 상대하지 마세요.”차설아는 이제 숨길 수 없다는 걸 느꼈고 전부 말했다. 자신이 어떻게 소영금과 서은아에게 속아 넘어갔고 또 어떻게 위험에서
백매 의료단에 대해 사실 차설아는 알고 있는 바가 많지 않고 단지 신기한 조직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의학계에서 지위가 매우 높았다.전통 의학으로 잘 낫지 않는 많은 환자가 백매 의료단의 치료를 받으면 결국 전부 다 나았다.특히 백매 의료단 단장님은 보통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가 염라대왕과 사람을 빼앗는다고 말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의술이 뛰어났다.소문에 따르면 백매 의료단 단장님은 쉽게 진찰하지 않고 제자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심지어 이 세상에 살아 있는지도 몰랐다.뜻밖에도 이렇게 유명하고 신비스러운 인물이 바로 민이 이모의 친아버지였다. 세상은 정말 작았다.“민이 이모, 정말 대단하네요. 그렇게 훌륭한 아버지를 두셨다니. 어쩐지 이모의 의술도 그렇게 뛰어나시더라니. 제 유모를 하기에는 아까운 재능이에요. 앞으로 민이 이모께서 백매 의료단을 물려받겠죠?”차설아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의님을 보는 것처럼 숭배하는 눈빛으로 민이 이모를 바라보았다.그와 동시에 묵묵히 민이 이모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의님의 딸인데 자기 옆에서 하인 노릇을 하게 했고 하찮은 일만 도맡아 하고 있으니 정말 후회스러웠다.민이 이모는 즉시 황송한 표정을 지으며 차설아의 손을 잡고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아가씨, 그게 무슨 뜻이에요? 혹시 제가 어디 잘못해서 저를 쫓아내려는 거예요? 제발 저를 쫓아내지 말아 주세요. 사모님께서 저의 민씨 가문에 생명을 구해준 은혜가 있어요. 할아버지께서는 저에게 어릴 적부터 말했어요. 저의 사명은 바로 차씨 가문을 지키는 것이라고요. 저는 이미 아가씨를 돌봐주는 데 익숙하죠. 만약에 굳이 저를 쫓아내신다면... 저는 죽음으로 은혜를 마저 갚겠어요.”“민이 이모, 오해하셨어요. 저는 단지 이모가 신의님의 딸로서 더 중요한 사명이 분명히 있을 텐데 저 때문에 원이 달이를 돌봐주면 이모의 재능이 아까워서 그러는 거죠. 이모께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백매 의료단을 계승해야 이번 생이 헛되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