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 이 미친놈아!”차설아는 성진이 미친 줄만 알았을 뿐 그의 말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너 같은 사람은 어두운 곳에서 자란 이끼야. 네가 똑똑하다면 어두운 곳에 계속 조용하고 옹졸하게 자라겠지. 만약에 감히 내 앞에서 함부로 한다면 난 반드시 네가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그녀는 손에 장식품을 하나 집어 들고 성진한테 힘껏 던져서 그를 쫓아내려고 했다.성진은 늘씬한 몸매로 쉽게 피했고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화내지 마세요. 절 보고 싶지 않다면 제가 그냥 가면 되죠. 어차피 조만간에 저에게 부탁하러 올 거예요. 그때 저랑 함께 아이를 낳죠.”“꺼지라고. 변태 새끼야!”완전히 분노에 휩싸인 차설아는 다리에 상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진에게 달려들었다. 병실에서 들 수 있는 물건은 죄다 들어서 성진에게 던졌다.큰 소리가 나자 간호사들은 이내 달려왔다.“환자님, 이제야 위험에서 벗어났는데 이렇게 흥분하시면 안 돼요. 상처가 너 심해질 수 있어요...”“이 사람은 미친놈이에요. 빨리 쫓아내 주세요. 이 새끼가 가지 않으면 제가 갈게요!”차설아는 다리 상처의 고통을 참으며 미친 듯이 문밖으로 뛰쳐나갔다.이곳에는 1분도 더 있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있다가는 그녀가 성진을 죽일 것만 같았다.“환자가 정서적으로 불안정하니 먼저 자리를 피해주세요.”간호사는 차설아를 부축하며 강경한 태도로 성진이 떠나기를 요구했다.“좋아요. 지금 바로 갈게요. 설아 씨를 잘 보살펴야 합니다. 만약에 머리카락이라도 하나 다치면 저는 당신 병원의 모든 사람들을 전부 죽여버리겠어요.”성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농담 반 진담 반인 어조로 말하며 돌아서서 병실을 떠났다.“환자님, 지금 어때요? 호흡이 원활해요?”간호사는 차설아를 부축하여 다시 침대에 눕혔고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저 미친놈만 없다면 전 죽지 않아요.”차설아는 숨을 크게 들이쉬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성진이 만약에 계속 이곳에 있었다면 그녀는 이미 화가 나서 죽었을 것이다.“정
“어? 민이 이모는 이곳에 웬일이세요?”당황해진 차설아는 다리의 상처를 덮으려고 했다.“뭘 가리고 있어요. 정말 급해 죽겠네요.”민이 이모는 차설아를 안고 울기 시작했다.“아가씨가 무슨 바보 같은 짓을 했는지 다 알아요. 왜 이렇게 멍청한 거예요. 왜 그런 남자를 위해 강에 뛰어드는 거죠. 아가씨가 죽으면 두 아이는 어떡해요? 성철 도련님과 제 생각은 해본 적이 있어요? 아가씨께 만약 무슨 변고라도 생긴다면 저는 천번 만번 죽어도 아가씨의 부모님께 사죄드리기에 부족해요.”“죄송해요. 민이 이모, 저도 그때 머리가 텅 비어서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어요. 이모도 걱정하지 마세요. 크게 다치지는 않았으니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예요.”차설아는 가슴을 툭툭 치며 씩씩하게 말했다.“괜찮기는 뭐가 괜찮아요. 그건 시내를 도는 강이고 그렇게 높은 곳에서... 아래 곳곳에 돌멩이가 널려 있는데 자칫하면 영영 아가씨를 볼 수 없게 되었어요. 아이고...”“알았어요. 앞으로 이렇게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을게요. 어쨌든 저는 민이 이모의 귀염둥이잖아요. 이모 말씀 잘 들을게요.”차설아는 말하며 어린 시절처럼 민이 이모를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민이 이모는 그 모습을 보자 웃음을 터뜨렸다.“그런데 어떻게 이 일을 알게 된 거죠?”차설아는 원래 기쁜 소식만 전했고 나쁜 소식은 감추어 두고 있었다. 이런 일이라면 그녀는 절대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그들한테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성진이라는 자식이 알려줬어요.”민이 이모는 성씨 가문 사람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표정이 굳어졌다.“성진은 아가씨가 성도윤을 구하기 위해서 강에 뛰어들어서 생명이 위급하고 하며 이 병실로 찾아오라고 했어요. 그리고 아가씨를 잘 보살펴달라고 했어요. 말하는 걸 딱 봐서는 좋은 사람이 아닌 것 같아요.”“확실히 나쁜 새끼예요. 앞으로 상대하지 마세요.”차설아는 이제 숨길 수 없다는 걸 느꼈고 전부 말했다. 자신이 어떻게 소영금과 서은아에게 속아 넘어갔고 또 어떻게 위험에서
백매 의료단에 대해 사실 차설아는 알고 있는 바가 많지 않고 단지 신기한 조직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의학계에서 지위가 매우 높았다.전통 의학으로 잘 낫지 않는 많은 환자가 백매 의료단의 치료를 받으면 결국 전부 다 나았다.특히 백매 의료단 단장님은 보통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가 염라대왕과 사람을 빼앗는다고 말했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의술이 뛰어났다.소문에 따르면 백매 의료단 단장님은 쉽게 진찰하지 않고 제자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심지어 이 세상에 살아 있는지도 몰랐다.뜻밖에도 이렇게 유명하고 신비스러운 인물이 바로 민이 이모의 친아버지였다. 세상은 정말 작았다.“민이 이모, 정말 대단하네요. 그렇게 훌륭한 아버지를 두셨다니. 어쩐지 이모의 의술도 그렇게 뛰어나시더라니. 제 유모를 하기에는 아까운 재능이에요. 앞으로 민이 이모께서 백매 의료단을 물려받겠죠?”차설아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의님을 보는 것처럼 숭배하는 눈빛으로 민이 이모를 바라보았다.그와 동시에 묵묵히 민이 이모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의님의 딸인데 자기 옆에서 하인 노릇을 하게 했고 하찮은 일만 도맡아 하고 있으니 정말 후회스러웠다.민이 이모는 즉시 황송한 표정을 지으며 차설아의 손을 잡고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아가씨, 그게 무슨 뜻이에요? 혹시 제가 어디 잘못해서 저를 쫓아내려는 거예요? 제발 저를 쫓아내지 말아 주세요. 사모님께서 저의 민씨 가문에 생명을 구해준 은혜가 있어요. 할아버지께서는 저에게 어릴 적부터 말했어요. 저의 사명은 바로 차씨 가문을 지키는 것이라고요. 저는 이미 아가씨를 돌봐주는 데 익숙하죠. 만약에 굳이 저를 쫓아내신다면... 저는 죽음으로 은혜를 마저 갚겠어요.”“민이 이모, 오해하셨어요. 저는 단지 이모가 신의님의 딸로서 더 중요한 사명이 분명히 있을 텐데 저 때문에 원이 달이를 돌봐주면 이모의 재능이 아까워서 그러는 거죠. 이모께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백매 의료단을 계승해야 이번 생이 헛되지 않을 거예요.”
민이 이모는 신의님의 딸이고 게다가 수년간 의학을 열심히 공부해 왔기 때문에 의술은 신의의 레벨이 되지 못해도 세계적인 의학 전문가였다.민이 이모는 차설아의 상처를 자세히 검사한 후 특별히 설아의 체질에 맞게 약 처방을 썼고 한약을 달여서 줬다.차설아는 순순히 모두 마셨다. 원래 보름 정도 지나야 나을 수 있었던 상처는 3일도 안 되어 거의 다 나았다.차설아는 원래 움직이지도 못했지만 지금은 혼자 침대에서 내려와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그녀의 주치의조차 이건 기적이라고 외쳤다.“민이 이모, 약을 끓여줘서 감사해요. 정말 신기해요. 저 이제 혼자서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어요.”차설아는 3일 동안 푹 쉬었더니 기력이 회복되었고 되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민이 이모에게 물었다.“우리 오빠 그쪽에는 아직 말씀하지 않으셨죠?”민이 이모는 한편으로 차설아의 방을 정리하면서 한편으로 자신 있게 말했다.“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성철 도련님께는 아가씨가 요즘 기분이 안 좋아서 누구도 만나지 않는다고 했어요. 도련님도 충분히 이해한다고 하며 저보고 아가씨를 잘 보살펴 주라고 했어요. 원이와 달이는 도련님께서 잘 돌보겠다고 했어요.”민이 이모가 그렇게 말하자 차설아도 많이 안심되었다.“제가 그런 미련한 짓을 했고 심지어 병원에 입원했으니, 오빠가 알면 저를 죽도록 욕할 거예요. 그래서 절대 오빠가 알게 해서는 안 돼요. 그리고 저도 당분간 오빠와 연락 할 수 없어요.”“아가씨, 성철 도련님과 말다툼이 있었어요? 두 남매가 이제야 서로를 알게 되었는데 며칠도 함께 지내지 못했잖아요.”“왜냐하면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 때문에 오빠가 기분이 나쁠 수 있어요. 자칫 잘못하면 우리 남매가 원수가 될 수도 있어요. 심지어 나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도 있기 때문에...”차설아는 길게 한숨을 내쉬며 근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민이 이모는 차설아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녀를 말리지도 않고 진지하게 말
차설아는 점점 긴장되어 숨을 죽이고 성도윤의 병실 앞에 한 걸음씩 다가가 방문을 살짝 열어젖혔다.호화로운 병실은 넓고 깔끔하며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은은한 향기가 났다.성도윤은 병상에 반듯하게 누워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길고 빽빽한 속눈썹이 침대 머리맡의 오렌지색 불빛에 비쳐서 빛이 났다.성도윤은 아마 심하게 부딪힌 것 같았다. 머리에는 흰 붕대를 감고 있었고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에는 깁스하고 있었다. 마치 산산조각 난 마네킹을 다시 조립한 느낌이 들자 차설아는 마음이 아팠다.“...”차설아의 눈물이 금세 눈시울을 적시고 눈 앞을 가렸다.성도윤은 그녀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오래된 상처도 아직 낫지 않았는데 또 이렇게 새로운 상처를 입었으니 마치 무거운 족쇄가 심장을 조여오듯이 아마 숨 쉬는 것조차 힘들 것이다.‘바보야. 그렇게 똑똑하고 현명하다는 사람이 왜 날 위해서 이 정도까지 희생해야 해? 내가 너한테 이렇게 많은 빚을 졌으니, 평생 갚아도 부족하겠어.’성도윤은 깊은 잠에 빠졌기에 차설아가 옆에 있는 것도 몰랐다. 그는 아마 별로 좋지 않은 꿈을 꾸고 있는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냉랭한 얼굴로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바보야, 잠들었는 데도 아직 꿈에서 싸우고 있는 거야? 좀 편하게 잘 거지.”차설아는 의자 하나를 끌고 와서 성도윤의 병상 앞에 앉아 그의 잘생긴 얼굴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어 그의 치켜든 눈썹을 부드럽게 만졌다. 그러자 손끝에는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차설아는 성도윤이 즐겁고 느긋하게 살기를 바랐다. 꿈속에서도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이게 바로 민이 이모한테 말한 해야 할 일이었다.물론 성도윤을 떠나는 건 이미 정해진 운명이지만 떠나기 전에 그를 치료해 주고 싶었다. 그의 몸이든 마음이든 전부 치료가 필요했다.차설우의 이런 결정은 자기 오빠와 맞서 싸우는 것과 다름없기에 차성철에게 알리면 안 되었다.그리고 이 결정 때문에 자신이 나락으로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만 차설아
성도윤은 마치 고양이가 애교를 부리는 것처럼 차설아의 손을 잡아 자신의 윤곽이 뚜렷한 볼에 대고 비볐다.차설아의 손바닥이 그의 두 볼에 난 수염에 닿자, 그녀의 마음도 한결 부드러워졌다.눈물이 눈꼬리를 타고 흘렀다. 차설우가 입을 열려고 할 때 성도윤이 말했다.“약속해 줘. 앞으로 다시는 헤어지지 않겠다고... 은아야.”“...”차설아는 또 한 번 멍해졌고 굳은 표정으로 성도윤을 바라보았다.그의 눈은 분명히 회복되지 않았고 또 한 번 차설아를 서은아로 여겼다.“내가 강에 빠졌을 때 너무 춥고 피도 많이 흘렸고 깊은 어둠 속에서 난 몇 번이고 견딜 수 없었어. 다행히 네가 나와 함께 있었고 넌 나에게 인공 호흡을 해주었던 기억이 나. 우리는 덩굴같이 꼭 껴안고 있었지. 생사를 함께한다는 그런 느낌을 기억해. 난 이미 눈먼 장님이니 너한테 평생 기대고 싶어. 날 뿌리치려고 하지 마.”성도윤은 껌딱지처럼 차설아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손등에 입을 맞추며 뜨거운 사랑을 속삭였다.성도윤의 이런 다정한 모습은 낯설지 않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자신이 아닌 다른 여자였다...이보다 더 상처받을 수는 없었다.차설아는 숨도 쉴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팠고 그녀는 자신의 손을 떼고 울먹이며 말했다.“잘못 알고 있어. 난 서은아가 아니야.”“서은아가 아니라고?”부드러운 표정이던 성도윤은 갑자기 차가운 얼굴로 차설아의 손목을 힘껏 잡고 물었다.“그럼 넌 누구야? 왜 몰래 내 병실에 왔어?”“내가 누구라고?”차설아는 씁쓸하게 웃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입가로 흘러 들어가자 더욱 씁쓸해졌다.“모르는 척하는 거야? 아니면 정말 모르는 거야?”“넌 도대체 누구야?”성도윤의 차가운 시선에는 독기가 가득했다. 그는 바로 차설아의 손을 꺾으면서 소리쳤다.“더 이상 함부로 하면 내가 가만두지 않겠어!”으악!손에서 오는 고통보다 마음속의 고통이 더 아팠고 차설아는 눈살을 찌푸렸다.차설아의 실력으로 손쉽게 반항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전혀 반항할 의사가 없었
서은아는 성도윤의 옆에 다가가서 한 손으로 그의 등을 토닥이며 달랬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와 자연스럽게 손깍지를 했다. 보아서는 마치 결혼한 지 수십 년이 되는 노부부 같았다.“왜 미리 말도 없이 들어온 거예요? 제 남자 친구가 놀랐잖아요!”서은아는 차가운 눈빛으로 차설아를 바라보며 건방지게 말했다.사실 이런 오만함은 원래 차설아한테만 있었다. 그녀와 성도윤의 사랑에 대해 절대적인 자신감에서부터 온 거였다.그러나 이제 차설아는 그런 자신감도 없었다. 성도윤과 서은아의 다정한 모습을 본 그녀는 마치 오지 말아야 할 곳을 온 훼방꾼이 된 것처럼 어색했다.하지만 차설아는 절대 지려고 하지 않는 승리욕은 타고났다.비록 가슴이 아파 죽을 것 같고 눈물도 뚝뚝 떨어졌지만 차설아의 표정은 득의양양했고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아가씨가 그렇게 말씀하면 서운하죠. 저와 성도윤의 관계라면 미리 약속을 잡을 필요가 없다고 믿어요.”“뭐라고!”서은아는 화가 나서 이를 갈며 분통을 터뜨렸다.“간호사인 주제에 자기 신분을 분명히 알아야지요. 여기는 그쪽이 할 일이 없으니 꺼지세요.”“할 일이 있는지 없는지는 아가씨가 결정할 게 아니라 성도연이 결정할 일이죠.”차설아는 시선을 성도윤의 몸에 돌렸다. 그러자 차갑던 눈빛도 한결 부드러워졌다.“성도윤, 난 네가 아직 나에게 화를 내고 있다는 걸 알아. 일부러 내 목소리를 못 알아듣는 척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 난 정말 나쁜 짓을 많이 해서 네가 화를 내도 다 이해해. 하지만 내가 이곳으로 온 건 널 돕기 위해서야. 그러니... 날 내쫓지 마.”“...”성도윤은 입술을 오므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고 당혹한 기색이 역력했다.이런 당혹하는 표정은 일부러 화난 척하는 것 같지 않았다.서은아의 안색은 점점 나빠졌고 성도윤의 손을 놓고 힘껏 차설아를 밀쳐내면서 소리쳤다.“이제 그만해. 도윤 씨는 방금 생명의 위험에서 벗어났으니 더 이상 자극하지 마. 도윤 씨가 죽어야만 속이 후련한 거야?”차
차설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순순히 연고를 가지러 갔다.그녀는 성도윤이 정말로 그녀를 잊었는지 아니면 잊은 척하고 있는지 판단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차설아의 목적은 그를 치료해 주고 그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나머지는... 상관없었다.“성도윤 씨, 똑바로 누우세요. 약을 발라 드릴게요.”차설아는 끈적끈적한 연고를 천천히 손바닥에 쥐어짜며 서은아와 다정하게 대하고 있는 성도윤에게 요구했다.차설아는 남자를 처음 돌보는 게 아니었기에 꽤 익숙한 편이었다.차설아는 먼저 성도윤의 옷 단추를 풀고 그의 몸에 감긴 붕대를 뗀 다음 연고를 손바닥에 예열하여 천천히 그의 상처에 발라주었다.“그러면 잘 부탁드릴게요.”성도윤은 거절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고 대자로 누웠다. 그러자 늘씬하고 완벽한 몸매가 드러났다.차설아가 성도윤의 옷 단추를 풀려고 하자 서은아는 즉시 다가가서 막았다.“옷은 제가 풀게요. 이렇게 친밀해 보이는 행동은 하지 마세요.”차설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마음대로 하세요.”그래서 서은아는 성도윤의 옷 단추를 풀었다.차설아는 그의 가슴 위에 난 뒤엉킨 상처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성도윤이 차설아를 그렇게 싫어했던 건 원인이 있었다. 이 상처들은 전부 차설아 때문에 생긴 상처였기에 정말 그녀의 가죽을 벗긴다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좀... 참으세요. 이 연고가 자극적이어서 조금 아플 수 있어요.”차설아는 울먹이며 눈물이 시야를 가렸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검지로 연고를 갈아서 그의 갈라진 상처에 조금씩 발랐다.으악!성도윤은 아파서 얼굴을 찡그리며 끙끙거렸다.“뭐 하는 거예요. 왜 이렇게 어리바리한 거죠? 제 남자 친구가 아프다잖아요!”서은아는 차설아를 확 밀어버리고 도도하게 말했다.“할 줄 모르면 하지 마세요. 이 기회를 틈타 제 남자 친구를 유혹할 생각 마세요. 다른 사람은 모두 면봉으로 연고를 발랐는데 당신은 왜 손으로 직접 하려는 거죠?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다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