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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7화

유현진과 전화를 끊은 유상수는 백혜주에게 임신을 했는지 물으러 갔다.

백혜주가 깜짝 놀라며 그에게 반문했다.

“누구한테 들었어요?”

그녀의 반응이 조금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챈 유상수는 사실을 숨겼다.

“회사 동료가 얼마 전 병원 산부인과에서 당신을 봤다길래.”

백혜주는 이번 주에 수술을 예약했었다. 하지만 수술을 하기도 전에 유상수가 그녀에게 그 일에 대해 물었다.

만약 임신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의심 많은 유상수가 분명 사람을 시켜 알아볼 것이었다. 그러다 거짓말을 들키기라도 하면 사태를 더욱 수습하기 힘들 것이다.

생각을 마친 백혜주가 머뭇거리며 말했다.

“저 임신한 거 맞아요.”

유상수는 백혜주의 말에 매우 놀랐다. 유서훈을 가졌을 때 이미 몇 년 동안 애를 썼었다. 몇 년 전 신체 검사에서도 의사가 그의 정자가 활력이 떨어진다고 했기에 그는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니 백혜주가 다시 임신하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또 아들이 생긴다고 생각한 유상수가 얼른 백혜주를 부축하며 말했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왜 나한테 말하지 않은 거야?”

백혜주의 눈빛이 슬프게 빛났다.

“말하지 않은 게 아니라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어요.”

유상수가 미간을 찌푸렸다.

“뭐라고?”

백혜주가 말했다.

“전에 병원에서 검사했을 때 의사가 태아가 불안정하대요. 혈당, 혈압도 좀 높고요. 낳으면 위험 부담이 크대요.”

“어느 의사가 그래. 몇 군데나 가봤어? 정확한 거야?”

“한주시에서 제일 좋은 병원에 갔어요. 거기서 잘못 보진 않았겠죠.”

유상수가 입술을 짓이겼다.

“성주네 막내도 걔 와이프가 40일 때 낳았어. 그때도 위험하니 어쩌니 했지만, 그래도 잘 자랐잖아. 의사들은 원래 겁주는 말을 하기 좋아하니까.”

백혜주는 이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유상수의 그 말은 정말 마음을 식게 만들었다.

그의 눈에는 아이를 낳는 것이 임산부의 안위보다 더 중요했다.

백혜주는 불쾌한 기분을 누르며 나지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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