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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6화

그대로 집에 가지고 가도 됐지만 매번 유현진이 빈 도시락을 보며 기뻐하던 모습을 떠올리고는 집 앞에서 상한 도시락을 쓰레기통에 비워냈다.

물론 그는 하필 그 장면을 유현진이 보게 됐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로 인해 유현진이 해주는 도시락을 영원히 받지 못하게 되었다.

유현진이 놀라며 말했다.

“거짓말하지마. 너 분명 맛없다고 했어.”

강한서가 말했다.

“사실 너무 맛있는 건 아니었지만, 맛이 없지도 않았어. 네가 실력 발휘를 제대로 했을 때는 회사 구내식당보다 더 맛있었고 제대로 못 했을 땐, 오후 내내 물을 마셔야 했지만 그래도 괜찮은 편이었어. 도시락을 먹고 병원에 간 적은 없었으니까.”

유현진: ...

“평가하라고 안 했어.”

강한서가 씩 웃더니 유현진의 허리를 끌어안고 그녀의 손가락을 부드럽게 쓸었다.

“나 그렇게 양심 없는 놈 아니야. 네가 힘들게 만들었는데, 좋아하지 않았으면 아예 가져가지도 않았을 거야. 도시락을 싸서 출근하면 사람들이 얼마나 부러워했다고.”

이 점은 민경하가 장담할 수 있었다.

강한서는 분명 사무실에서 밥을 먹어도 됐지만, 그는 굳이 도시락을 들고 회사 구내식당에서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도시락을 데워달라고 했다.

상사가 오니 사람들은 편하게 식사를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가 가지도 않고 굳이 옆에 앉아 함께 밥을 먹으니 직원들도 모른 척할 수도 없어 아무 말이나 떠들어대야 했다.

그러니 한 직원이 물었다.

“대표님 도시락 싸 오셨어요?”

그러면 강한서는 담담하게 말했다.

“와이프가 밖에 음식은 건강하지 않다고 준비해줬어요.”

밥을 먹는 사람과 밥을 한 사람 모두 말을 하고 싶지 않아졌다.

물론 최대 피해자는 현재 옆집 902호에 살고 있었다.

유현진은 입술을 삐죽이며 말했다.

“왜 매번 내가 푸념하는 일은 네 입장에서 들으면 마치 내가 억지를 부리는 것처럼 되는 거야?”

강한서는 함정을 잘 피해 가며 대답했다.

“그건 우리가 소통이 부족해서 그래. 넌 이렇게 현명하고 착하고 온화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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