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50화

신우가 말했다.

“신고해. 잡아서 신문하면 다 말할 거야.”

잠시 침묵을 지키던 강한서가 물었다.

“해외 계좌 유동자금도 추적할 수 있어?”

신우가 멈칫했다.

“일단 상대방 계좌로 입금하면 추적하기 힘들어. 아니면… 협박범이 누군지 알았으면, 무슨 방법을 쓰든 돈세탁을 해서 다시 국내 계좌로 보내려고 할 거야. 그러니까 국내 계좌만 잘 감시하면 다시 추적할 수 있어. 이 돈을 갖고 해외로 도주할 생각만 아니라면 말이야.”

유상수는 당연히 이곳에서 이룬 모든 것을 버리고 해외로 이주할 생각은 없을 것이다. 그의 모든 것이 이곳에 있었다. 인생의 절반을 투자하여 꾸린 회사를 내버려 둘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이런 사기 수법을 생각하지도 않았을 테니.

강한서는 민경하에게 전화해 100억을 다섯 번으로 나눠 상대방이 알려준 해외 계좌에 입금하라고 했다.

찻잔을 가져와 차를 한모금 마시던 신우가 말했다.

“왜 바로 신고하지 않고?”

강한서가 담담하게 말했다.

“사기 미수로 만들 수는 없지.”

그의 말에 조금 놀란 기색을 보이던 신우는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말을 하지 않았다.

역시 강한서는 이 바닥에서 제일 고지식한 인간이었다. 공격할 때에도 법률의 힘을 빌려 상대방을 단죄하려고 하니 말이다.

사기 미수와 거액의 사기 범죄를 비교하면 당연히 후자의 형량이 제일 높았다.

꼭… 지난번 술집에서 누군가 유현진에게 약을 탔을 때와 비슷했다. 그때도 이미 유현진을 구했기에 뒷일은 경찰에 맡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는 굳이 용의자를 과일 가게로 유인해 상대방이 칼을 쥐고 자신을 다치게 할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정당방위를 빌미 삼아 용의자를 중증이 되도록 패버렸다.

그는 불법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법률을 교묘하게 이용했다. 특히 유현진의 일에는 더더욱.

그때를 떠올리던 신우는 피식 웃어버렸다.

강한서가 그런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왜?”

신우는 주먹으로 입을 막으며 가볍게 기침했다.

“아냐. 네가 이혼한 건 어쩐지 꽤 억울한 일인 것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