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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그가 말하지 않은 건 애초에 그런 대상이 없어서였지만, 유현진이 말하지 않는다는 건 설마 2주 사귀고 헤어졌다는 그 첫사랑은 아니겠지?

유현진은 항상 유혹해 놓고 끝까지 책임지지 않는 사람이었고 그녀는 두세 마디의 말로 강한서의 마음을 헤집어 놓고 다시 스크린으로 시선을 옮겼다.

영화가 끝나기 전까지 강한서는 영화에 다시 집중할 수가 없었고 그의 머릿속엔 온통 그 남자가 도대체 누구인가 하는 생각뿐이었다.

영화관에서 나올 때도 강한서는 계속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하고 있었다. 음료수를 사 온 유현진은 그런 축 늘어진 강한서의 모습에 차가운 음료수를 그의 목에 가져다 댔다.

차가운 감촉에 강한서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유현진이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왜, 아직도 생각나?”

“응?”

강한서는 “아직도 생각나”의 의미를 몰랐다. 그러자 유현진이 관심 없다는 듯 말했다.

“평소에는 아주 정직한 사람으로 보이더니, 한성우 씨랑 같은 취향일 줄은 몰랐네? 그런 쭉쭉빵빵한 몸매가 취향인 거야?”

강한서는 그제야 그녀가 말한 “아직도 생각나”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유현진은 속으로 질투하고 있었지만, 마음에도 없는 말을 입 밖에 꺼냈다.

“그래, 남자니까. 이해해.”

강한서는 미간을 꾹꾹 누르더니 살짝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넌 평소에도 상상하는 게 취미지? 그리고 네가 한 상상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나한테 덮어씌우는 거지?”

졸지에 정곡을 찔린 유현진은 순간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언제 너한테 덮어씌웠다고 그래? 네가 영화 속 여주인공을 보면서 장면 하나 안 놓치겠다고 눈도 깜박 안 한 거, 내가 잘못 본 거야?”

그러자 강한서가 일일이 열거했다.

“내 첫사랑 상대가 송민영인 줄 알고 나한테 바람났다고 덮어씌우고, 고작 다른 사람한테서 들은 두 마디 헛소리에 본인을 불륜녀로 만들고, 그리고 내가 너한테 손을 몇 번 안 댔다고 네가 일방적으로 내가 그런 방면에서 안 된다고-”

마지막 말까지 듣게 된 유현진은 황급히 그의 입을 손으로 막으면서 그를 노려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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