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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3화

유현진이 차에서 내려 강한서를 따라갔다.

엘리베이터에 타자 강한서가 갑자기 물었다.

“밖에 비가 더 오는지 모르겠네.”

유현진이 말했다.

“아마 아닐걸. 일기예보에 비 온다는 말 없었거든. 아마 소나기일 거야. 곧 그치겠지.”

강한서가 말했다.

“지난번에도 소나기였는데, 두 시간이나 내렸잖아.”

유현진은 바로 지난번 비를 쫄딱 맞았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가 말했다.

“내리면 내렸지 뭐. 어차피 이번엔 밖에 있는 것도 아닌데.”

말하는 사이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고, 강한서가 유현진을 따라 나오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비 오는 날 운전하면 위험한데.”

유현진이 멈칫하더니 순간 강한서가 왜 계속 비 오는 얘기를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이 자식, 자고 가려고 핑계를 찾는 거였어.’

강한서의 모습에 유현진은 마음속으로 웃음이 났지만 그녀는 정색하며 말했다.

“운전 천천히 하면 괜찮아.”

그러더니 그녀가 말했다.

“도착했어. 넌 이제 돌아가.”

강한서는 실망한 듯 “응.” 대답하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너 들어가는 거 보고.”

강한서는 유현진이 “불쌍한” 그를 보고 마음이 약해져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하라고 할 줄 알았지만 그녀는 “잘 가.”라고 인사한 뒤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강한서는 굳게 닫긴 문을 한참을 바라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집으로 돌어와 옷을 갈아입은 유현진은 자고 가고 싶으면서도 직접적으로 얘기는 하지 않고 결국 거절당해 축 처져 있던 강한서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걸어가 잠시 서 있더니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강한서가 쭈그려 앉아 멍때리고 있었다. 유현진이 문을 열자 그는 고개를 들어 쳐다보았다.

유현진의 심장이 쿵쾅대며 뛰었다. 그녀는 침착한 목소리로 물었다.

“왜 안 가?”

강한서가 말했다.

“너랑 조금 더 같이 있고 싶어서.”

유현진이 말했다.

“예전엔 내가 너랑 더 같이 있으려고 하면 귀찮아했잖아.”

강한서는 귀찮아하지 않았다고 대답하려고 했지만 곧 전에 자신의 말투를 떠올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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