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미주는 무표정을 지으면서 아주 다정한 목소리로 말하는 유현진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만약 그녀가 유현진과 함께 있지 않았다면 유현진의 목소리만 듣고 그녀는 분명 유현진이 유상수의 꿍꿍이에 넘어갔을 것으로 생각했다.명백하게 하자는 말에 유상수는 역시 뜸을 들였다.“그... 그래서 어떻게 명백하게 할 생각이지?”“적어도 입양 절차 정도는 해주셔야죠. 입양 신청하고, 유언장에 제 이름도 써주시고. 만약에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이 두 서류가 없이는 전 유산을 단 한 푼도 못 받게 되거든요.”유상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그저 유현진을 이용하여 그에게 다리를 놓는 역할만 해주길 바랐고 그녀에게 유산 받을 권리까지 주고 싶지 않았다.“현진아, 지금 이런 말을 하기에는 아직 이르단다. 내가 아직 건강하게 살아있으니, 유언장은 좀 아닌 것 같구나. 게다가 넌 이미 성인이 되었으니 입양 신청은 할 수 없을 테지. 그건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더냐? 그래도 걱정은 하지 말거라. 그 두 가지가 없어도 난 널 내 친딸처럼 여길 거고 다른 사람들 눈에도 넌 정정당당한 유씨 가문의 아가씨가 될 거다. 네가 미래에 강한서랑 다시 재혼하든, 아니면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든 유씨 가문은 영원히 널 지켜줄 거다.”그의 입에서 강한서의 이름을 듣게 되자마자 유현진은 바로 그가 갑자기 계속 전화를 걸어온 의도를 알아차리게 되었다.유상수는 이익을 따지는 사람이었고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녀를 갑자기 수양딸로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아마도 어디서 뭔가를 들은 게 틀림없었다.유현진은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아무것도 못 해주면서 저보고 어떻게 믿으라는 거죠? 적어도 저한테 성의는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유상수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자그마한 성의를 보이지 않는 한 정말로 이젠 유현진을 쉽게 속일 수 없는 것 같았다.“아빠로서 당연히 성의를 보여야겠지. 그래. 네 외할아버지께서 남기신 자그마한 저택이 하나 있단다. 전에는 내가 사업을 하느라 그 저택을 담보로 내걸었지만,
유상수는 그동안 한성 그룹을 등에 업고 아주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그는 본인과 강씨 가문의 관계를 들먹이며 주문을 받아냈지만, 제품의 세대교체에 신경조차 쓰지 않았고, 또한 제품에 정말로 관심 있는 고객들을 늘리지도 않았다. 그녀가 강한서와 이혼을 하자마자 강씨 가문과의 관계도 끝나버렸고 유상수는 떠나가는 고객들조차 붙잡지 못했으니 회사가 망하는 건 시간문제였다.그러나 유씨 가문의 회사는 오랜 기간 기반을 다져온 회사였고 유상수도 꽤나 많은 재산을 모았을 것이었기에 이렇게 쉽게 망할 위기에 처할 리가 없었다. 그녀가 알지 못하는 다른 일이 있는 것이 분명했고 그 일로 인해 유상수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던 유현진은 아예 생각을 포기하기로 했다.이 녹음 기록으로 그녀는 하현주의 저택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그녀는 주강운에게 문자를 보내 문의해 보려고 했다. 그러다 그녀는 메시지 내용을 쓰다 말고 갑자기 동작을 멈추더니 이내 내용을 삭제해 버렸다.주강운에게 물어보는 것은 물론 아주 편리했지만, 질투의 화신인 강한서가 알게 된다면 분명 또 난리를 칠 것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말했다.“미주야, 전에 동창 중에 변호사가 있다고 하지 않았어? 유산 문제도 해결해 준대?”차미주가 말했다.“아마도 가능할걸? 걔는 사건이라면 다 받아. 근데 왜 주 변호사님을 찾지 않고 다른 사람을 찾는 거야? 주 변호사님 엄청 실력 있잖아. 승소율도 높고.”“계속 주 변호사님께 부탁할 수는 없잖아. 일단 네가 아는 그 변호사 카톡 아이디 알려줘.”차미주는 휴대폰을 보면서 말했다.“너 혹시 강한서가 질투해서 확 엎어버릴까 봐 그러는 거지? 넌 정말 강한서에게 물러도 너무 물러! 이혼까지 했는데 강한서가 너한테 송민영에 대해 변명을 하지 않는 거 보면 둘 사이에 뭔가 있다는 거잖아. 그동안 널 가만히 내버려 두다가 왜 인제 와서 다시 좋아한다고 그러는 거야? 너도 얼른 다른 남자를 만나서 강한서
대표님이 지시한 일이니 그는 하는 수 없이 해체해야만 했다.그는 공구함을 열고 안에서 각종 소형의 공구들을 꺼냈다. 루나가 기계 눈으로 한 무더기의 공구들을 스캔하더니 갑자기 말을 했다.“아저씨, 저를 해체하려면 반드시 원래 있던 공장에서 해체해야 해요. 루나의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맘대로 해체하면 다치게 될 거예요.”그 사람은 순간 깜짝 놀라 하마터면 손에 든 공구를 놓칠 뻔했다.“송 대표님, 그래도 해체를 안 하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이런 지능이 높고 인간의 행동까지 예측 가능한 로봇을 그가 해체하면 다시 조립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송민준은 다리를 꼬더니 차를 한 모금 마셨다.“해체하라면 해체하세요. 말이 많은 것 같으면 당장 전원을 끄시고요.”그 사람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루나의 전원 버튼을 눌러 전원을 꺼버렸다. 그리고 제어판의 위치를 찾은 뒤 해체 작업을 시작했다.제어판 주위에 있던 나사를 제거하자 제어기의 모습이 드러나게 되었다.그가 기계 본체 안으로 손을 뻗자 전원을 꺼둔 루나가 갑자기 그의 손목을 확 잡아챘다.그리고 송민준은 작았던 철 덩어리에 사지가 생기고 변형되는 장면을 두 눈으로 목격하게 되었고 120cm 정도였던 작은 철 덩어리는 순식간에 성인 남자의 키만큼 커지게 되었다. 로봇에게 팔을 잡힌 남자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송민준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찻잔을 몸에 엎어버렸지만, 그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뭐야 이거? 트랜스포머야?”루나는 이미 방어 모드로 전환되어 있었고 그 남자의 팔을 놓아주더니 이내 머리를 빙 돌려 송민준을 목표물로 고정하고는 바로 다리를 들어 그에게 다가갔다.송민준의 앞까지 온 루나는 그의 손에 있던 찻잔을 뺏어 들고 로봇 팔로 찻잔을 박살 냈다.이윽고 찻잔을 박살 낸 그 로봇 손이 송민준을 향해 점점 다가오고 있었고 그제야 정신을 차린 송민준은 바로 도망쳤다.루나는 그를 쫓아갈 뿐만 아니라 파괴 모드로 전환하더니 자신의 길을 막는 물건들을 닥치는 대로 파괴하면서 그를 쫓아갔다.
“그런 상황은 우리 실험 단계에서도 아직 한 번도 나타난 적이 없었는데,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송민준은 당연히 자신이 사람을 불러 루나를 해체하려고 했다는 것을 말할 수 없었다.“내가 로봇한테 무슨 짓을 했겠어? 그냥 너희들이 만든 로봇에 버그가 생긴 거겠지!”이내 송민준은 그를 재촉하면서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얼른 이거 어떻게 멈추는지나 알려줘 봐!”강한서는 가볍게 피식 웃더니 속으로 송민준도 참 고집이 세다고 생각했다.그는 진지하게 답했다.“기다려 봐. 내가 가서 물어보고 올 테니까.”“얼른!”전화를 끊은 후, 송민준은 바닥에 엎드렸다.그의 두 팔은 이미 루나에 의해 뒤로 잡혀있었다. 로봇은 인간처럼 힘을 제어할 수 없었기에 송민준은 자신의 두 팔이 곧 탈골될 것 같은 느낌에 아프고 저렸다.“오빠, 이 로봇 한서 오빠가 만든 거야?”송가람은 계단 위에 멀찍이 앉아 궁금한 듯 물었다.송민준은 불쾌한 기색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걔 아니면, 누가 이런 물건을 만들 수 있겠어!”“한서 오빠 정말 대단하네.”“대단하긴 뭐가! 정말 그렇게 대단했다면 이 철덩이가 통제를 벗어났겠어?”송가람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송민준은 그렇게 그 자세로 10여 분간 엎드려 있었지만, 여전히 연락 없는 강한서에 다시 전화를 걸었다.“물어는 봤냐? 이걸 어떻게 멈춰!”“방금 물어봤어.”강한서가 말했다.“연구개발팀 직원이 그러는데 방어 시스템이 작동된 거 같대.”사실 강한서는 애초에 물어보지 않았다. 그는 아까 송민준의 연락을 받고도 의자에서 일어난 적이 없었다.“무슨 시스템인지는 내 알 바가 아니고, 그래서 이걸 도대체 어떻게 멈춘다는 거냐!”그는 지금 강한서가 시간을 끌고 있다고 의심했다!강한서는 아주 느긋하게 대답했다.“아, 그래. 그건 아직 설정 안 해줬는데.”송민준의 안색이 파래졌고 그는 이를 빠득 갈면서 말했다.“뭐라고?”“아직 강제 종료시키는 시스템을 설정해 두지 않았다고. 어쨌든 아직도 연구개발 중
강한서는 당연히 송민준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그는 루나의 공격을 멈추게 할 방법을 알고 있었다. 다만 루나의 방어 시스템이 피동적으로 작동된 경우에는 배터리 소모량이 아주 높았기에 방어 시스템이 유지되는 시간을 짧게 설정할 수밖에 없었고 기껏해야 2시간뿐이었다.물론, 이 2시간은 송민준에게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의 창피를 안겨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예를 들면, 집으로 돌아간 그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자마자 구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먼저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려버렸다.한열은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송민준의 사진에 “현생과 나”라는 글귀를 적어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한씨 가문의 가족 단톡방에 보냈고 그렇게 송민준은 그들에게 한 해 동안 놀림을 당하게 되었다.오후 회의가 끝난 후, 강한서는 민경하에게 다른 업무를 내려주고 있었다.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민경하가 바로 입을 열었다.“대표님, 오늘 밸런타인데이인데 사모님이랑 같이 안 보내세요?”강한서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왜 이제야 말해주는 거죠.”그는 오늘이 밸런타인데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고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다.민경하가 말했다.“예전에도 제가 말해드린 적은 없습니다. 다 사모님께서 대표님께 말해드린 겁니다.”“...”강한서는 아무 말도 없이 민경하를 쓱 쳐다보며 흡사 눈빛으로 “그럼 왜 하루가 거의 다 지나가는 인제야 말해주는 겁니까”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민경하가 말했다.“제가 두 분을 위해 영화표 두 장을 예매해 두었습니다. 듣기론 커플이라면 반드시 함께 봐야 하는 영화라더군요.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모시고 영화관 데이트를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순간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던 강한서는 바로 표정을 풀고 시계를 확인하면서 물었다.“몇 시에 시작하는 영화죠?”“영화는 저녁 8시에 시작하고 2시간 뒤에 끝납니다. 그리고 오늘 밤 능강에서 유등축제가 열린다고 하더군요. 영화가 끝나면 바로 가서 유등축제로 가시면 될
한성우는 눈썹을 치켜세웠다.“뭐라고? 신호가 안 좋아서 잘 못 들었는데.”강한서가 말했다.“부가티 빌려줄게.”한성우의 휴대폰 신호도 순간 좋아졌다.“오케이.”이윽고 유현진과 차미주가 준비를 마치고 외출하려던 차에 멋지게 차려입은 한성우가 901호의 초인종을 눌렀다.문을 연 차미주는 한성우임을 확인하고 어두워진 낯빛으로 문을 닫으려고 했다.한성우는 급하게 문 사이로 발을 끼워 넣었다.“에이, 그러면 안 되지. 난 네가 날 골탕 먹이려는 거 알고도 네가 해준 거 다 먹었잖아. 그런데도 화가 안 풀린 거야?”차미주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그래, 아주 쌤통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이젠 공평해졌으니 앞으로도 우리 집엔 그만 찾아와.”그녀가 다시 문을 닫으려고 하자 한성우는 바로 차 키를 꺼내 보였다.“내가 사죄하는 의미로 부가티 태워줄게, 어때?”차미주의 눈동자가 빠르게 한성우의 손에 있는 차 키로 돌아갔다.솔직하게 말해서.그녀는 마음이 흔들렸다.“너 설마 가짜 차 키를 만들어 날 속이려는 건 아니지?”한성우는 속으로 그 두 가지 일로 이미 차미주 마음속 그에 대한 신용도가 0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며 반드시 강한서의 부가티 어느 한 곳을 망가뜨려 줘야겠다고 생각했다.“차는 이미 지하 주차장에 주차되어 있어. 네가 나랑 같이 내려가서 확인해 보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게 되잖아? 내가 정말로 널 속였다면 그럼 앞으로 나 무시해 버려.”차미주는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난 원래부터 너랑 말 섞고 싶지 않았어! 난 널 내 친오빠처럼 여겼는데 그동안 나한테 그런 짓이나 하고!”한성우는 웃으며 그녀의 손목을 잡고 끌어당겼다.“알았어. 화내지 마. 내려가서 확인하자. 정말 거짓말이면 날 바닥에 내리꽂아도 괜찮아.”유현진이 옷을 갈아입을 새로 차미주는 그렇게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곧이어 그녀는 차미주에게서 걸려 온 전화를 받게 되었다.“현진아, 나 갑자기 일이 생겨서 영화 보러 못 갈 것 같아. 다른 사람에게 같이 보러 가자고 물어봐.
한서 오빠...그녀는 시선을 떨구고 천천히 다시 몸을 움직여 휴대폰을 보는 척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누구시죠?”“???”그녀도 알아들은 목소리를 강한서가 못 알아듣자 유현진은 순간 머릿속에 의문이 생겼다.하지만 강한서의 모습을 보니 확실히 모른 척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상대가 누군지 모르는 것 같았다.3초간의 정적이 흐르고 상대는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한서 오빠, 저 가람이에요. 전에 카톡도 추가하고 문자도 보냈었는데 답장 안 하셨잖아요.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전화한 건데, 혹시 방해되었나요?”그녀가 이름을 말하자 강한서는 그제야 누군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카톡 답장을 하지 않은 이유도 사실 그는 루비 팔찌를 사고 송가람에게 계좌이체를 해준 뒤 바로 송가람의 카톡 알림 끄기 설정을 해두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당연히 송가람이 문자를 보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강한서는 운전을 하면서 물었다.“그래서, 무슨 일인데?”송가람이 말했다.“한주시 근처를 좀 구경하고 싶은데 제가 길을 잘 몰라서요. 오늘 하루만 제 여행가이드 해주시면 안 될까요?”거절당할까 봐 두려웠던 송가람이 나직하게 말을 이었다.“전에 같이 식사하실 때 구경시켜 준다고 하셨잖아요.”유현진은 강한서를 힐끔 쳐다보았다.강한서는 그런 그녀의 기분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심지어 송가람이 왜 굳이 밸런타인데이 저녁에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는지도 눈치채지 못했다.송가람이 말을 마치자마자 강한서가 답했다.“저녁에 한주시를 구경해봤자 볼 수 있는 건 가로등밖에 없을 텐데.”송가람이 말했다.“가로등도 괜찮아요. 도시 외곽에서 풍등 축제를 한다는 소식도 있길래 저도 가서 소원 빌고 싶었거든요.”유현진은 속으로 강한서가 또 본인의 전문 분야를 들먹이며 송가람에게 안전 지식 수업을 한바탕할 거라 생각했다.그러나 강한서는 그녀의 예상을 벗어나 송가람에게 풍등의 위험성 같은 것을 말해주지 않았다.“지금 어디야
유현진은 강한서가 송가람을 강현우에게 맡길 줄 몰랐다. 그가 전화를 끊자마자 유현진이 입을 열었다.“강현우에게 가람 씨를 부탁하는 건 좀 위험하지 않을까?”유현진의 뜻을 알아차린 강한서가 말했다.“걱정하지 마. 강현우는 절대 감히 그럴 생각하지 못할 거야.”둘째 삼촌 내외는 송씨 가문과 혼인을 맺고 싶어 했기에 강현우는 당연히 송가람에게 잘 보이려고 애를 쓸 것이었고 절대 나쁜 짓을 할 리가 없었다.“그러다 정말 두 사람이 결혼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들이 똘똘 뭉쳐서 널 한성 그룹에서 내쫓으면 어떡해?”유현진은 비록 이런 분야에 대해 잘 몰랐기만 강현우가 만약 송씨 가문의 송가람과 결혼하게 된다면 강한서에게 얼마나 불리할지는 잘 알고 있었고, 그녀는 강한서가 멍청하게 그 기회를 만들어 줬다고 생각했다.강한서는 살짝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힐끔 쳐다보았다.“만약 정말로 결혼이 소용이 있었다면 우리 아버지께서는 이미 둘째 삼촌의 손에 내쫓겼을 거야.”송민희의 친정은 신미정의 친정보다 더욱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곰곰이 생각하던 유현진이 입을 열었다.“아무리 널 쫓아내지는 못한다고 해도 어쨌든, 너에게 불리한 건 맞잖아?”“응.”강한서가 가볍게 대꾸하였다.확실히 그에게 불리한 영향을 주었다. 여하간에 둘째 삼촌 내외가 송씨 가문과 혼인을 맺게 된다면 자금과 인맥 방면에서 분명 절대적인 힘을 갖게 되는 것이었다.유현진은 한참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만약 그 두 사람이 정말 결혼하게 된다면, 넌 어쩔 생각이야?”강한서는 핸들을 돌리며 말했다.“열심히 점수를 채워야지. 난 절대 제일 마지막에 결혼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거든.”유현진의 귀가 순간 붉게 물들었다.“... 내 말은 회사 말이야! 어떻게 할 거냐고!”강한서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더니 이내 웃으면서 말했다.“아무리 궁지에 몰린다고 해도 내가 다른 누군가와 결혼할까 봐 걱정할 필요 없어. 난 너랑만 결혼하고 싶거든.”안전벨트를 잡고 있던 유현진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