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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3화

강한서는 당연히 송민준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그는 루나의 공격을 멈추게 할 방법을 알고 있었다. 다만 루나의 방어 시스템이 피동적으로 작동된 경우에는 배터리 소모량이 아주 높았기에 방어 시스템이 유지되는 시간을 짧게 설정할 수밖에 없었고 기껏해야 2시간뿐이었다.

물론, 이 2시간은 송민준에게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의 창피를 안겨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예를 들면, 집으로 돌아간 그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자마자 구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먼저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려버렸다.

한열은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송민준의 사진에 “현생과 나”라는 글귀를 적어 이모티콘으로 만들어 한씨 가문의 가족 단톡방에 보냈고 그렇게 송민준은 그들에게 한 해 동안 놀림을 당하게 되었다.

오후 회의가 끝난 후, 강한서는 민경하에게 다른 업무를 내려주고 있었다. 그가 말을 마치자마자 민경하가 바로 입을 열었다.

“대표님, 오늘 밸런타인데이인데 사모님이랑 같이 안 보내세요?”

강한서는 순간 멍한 표정을 짓더니 이내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왜 이제야 말해주는 거죠.”

그는 오늘이 밸런타인데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고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다.

민경하가 말했다.

“예전에도 제가 말해드린 적은 없습니다. 다 사모님께서 대표님께 말해드린 겁니다.”

“...”

강한서는 아무 말도 없이 민경하를 쓱 쳐다보며 흡사 눈빛으로 “그럼 왜 하루가 거의 다 지나가는 인제야 말해주는 겁니까”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민경하가 말했다.

“제가 두 분을 위해 영화표 두 장을 예매해 두었습니다. 듣기론 커플이라면 반드시 함께 봐야 하는 영화라더군요.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모시고 영화관 데이트를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순간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던 강한서는 바로 표정을 풀고 시계를 확인하면서 물었다.

“몇 시에 시작하는 영화죠?”

“영화는 저녁 8시에 시작하고 2시간 뒤에 끝납니다. 그리고 오늘 밤 능강에서 유등축제가 열린다고 하더군요. 영화가 끝나면 바로 가서 유등축제로 가시면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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